2023년 09월 1주차

BOOK SUMMARY
 인문 

유럽의 필란트로피, 어떻게 변화하고 있나

저자 크리스토퍼 카니(역:박선령)
출판 교유서가
출간 2022.03
진화하는 유럽의 필란트로피를 들여다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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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필란트로피, 어떻게 변화하고 있나?


서문

서론

기부, 진화하다

우리는 스페인 북부 빌바오에 위치한 중소 규모의 스페인 NGO(비정부기구) 본부에 와 있다. 오늘 회의에는 이사도 한 명 참석했다. 그는 은퇴를 곧 앞두고 있는 마드리드의 유명 법률회사 변호사이며 고향에서는 중도우파 성향의 정당인 인민당의 지방의원이기도 하다. 그는 오래전부터 NGO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전문적인 조언을 하고 기부금을 후원해왔다. 그에게 필란트로피 활동에 대해 물어보았다. 그는 필란트로피 활동은 자신의 의무, 즉 반드시 필요한 일이며, 사적인 문제라고 말했다. 아무도 그에게 필란트로피스트가 되라고 말하지 않았지만 그냥 그래야 한다고 그 스스로 느낀 것뿐이었다. 그는 자신의 필란트로피 활동에 대해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하지 않는다. 아주 일반적인 부분을 제외하고는 저녁식사 자리에 어울리는 대화 주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탈리아에서 온 또 다른 필란트로피스트는 가족재단을 소유하고 있다. 40대인 그는 이탈리아 엔지니어링 가문의 성공한 후손으로 가족이 설립한 거대 투자기업의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이 투자지주회사는 수익의 1퍼센트와 창업 파트너 급여의 1퍼센트를 장애인을 후원하는 가족재단에 기부한다. 그는 왜 필란트로피스트가 되었을까? 그는 어릴 때 매해 8월이면 밀라노 북부 산악지대에 있는 큰 별장에 고아들을 초대하던 어머니가 생각났다. 그는 어머니의 사명감을 물려받았다. 나는 자신의 필란트로피 활동에 대해 이야기하는 그의 모습을 보면서 스페인 변호사보다는 좀 더 적극적이라고 느꼈다. 하지만 필란트로피 활동은 여전히 사적 영역의 일인 경우가 많다.


이는 유럽 전역의 필란트로피 활동이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지 보여주는 사례다. 스페인 변호사와 이탈리아 기업가의 모습은 대부분의 유럽 필란트로피스트 행동 양식과 일치한다. 수백만의 유럽인은 필란트로피 활동이 부()에 대한 세금처럼 일종의 개인적 의무라고 보는 도덕적 규범을 물려받았다. 이런 규범이 반드시 종교적인 것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돈이 있으면 그것으로 선행을 해야 할 의무가 있는 것과 같이 필란트로피 활동과 관련된 믿음을 제공하는 것이 종교다. 필란트로피 활동은 아주 오래전부터 시작되었지만 역사가 시작된 순간부터 유럽에 필란트로피 활동이 존재했다는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그리고 지금도 계속 진화하고 있다. 스페인 변호사를 좀더 면밀히 들여다보면 그가 기부 방식을 개선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는 필란트로피스트들의 모임인 스페인 재단 네트워크 이사회에 소속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탈리아 기업가는 사실 그가 추진하고자 하는 특정한 사회변화를 위해 사회적 기업과 비영리단체를 결합한 ‘필란트로피 투자자(philanthropic investor)다.


현재 유럽에서는 필란트로피 활동이 진화하고 있다. 20세기 초 영국의 유명한 복지개혁가 윌리엄 베버리지(William Beveridge)는 1942년 보고서(Penn, 2011)에서 “필란트로피 활동은 끊임없이 새로운 형태를 취할 수 있는 힘을 증명했다”고 했는데, 오늘날 유럽은 필란트로피 활동을 위한 아이디어, 상품, 프로젝트, 형태, 재정적 발명품의 장()처럼 느껴진다. 이런 아이디어 실험실은 때로는 이상하고, 때로는 멋진 일들을 시험할 수 있는 돈과 경험, 영향력을 지닌 고부가가치 필란트로피 활동의 세계다.



새로운 사람들

필란트로피스트

바닥에 앉기

유럽파운데이션센터(European Foundation Centre: EFC)의 콘퍼런스는 원래 양복에 넥타이를 매고 서로 아는 체하며 고개를 끄덕이는 나이든 백인들로 가득한 매우 위엄을 세우는 행사였다. 원로 정치인들만을 위한 자리라고 할까. 하지만 지금 EFC콘퍼런스에 오면 매우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노련한 경비원은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이제는 단정하게 차려입은 스위스 은행가와 프랑스 투자 매니저 사이에 20대 대표단이 앉아 있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유럽에서는 필란트로피 활동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바뀌고 있다. 아니 적어도 그런 것처럼 보인다.


모금담당자, 자산관리 전문가, 재단은 스스로 부를 일군 신세대 필란트로피스트들이 존재한다는 사례 증거를 갖고 있다. 그리고 개인적인 진술 외에도 유럽의 벤처 필란트로피 성장, 필란트로피 세력으로서 여성의 등장 유럽 재단 수의 급속한 증가 같은 변화 증거도 갖고 있다. 이 신세대는 필란트로피에 대해 부모나 조부모와는 다른 관점을 갖고 있으며 ‘기부보다는 ‘투자를 통해 전략적으로 베풀고 싶어한다. 이런 사고의 변화는 광범위한 사회적 변화를 반영한다.


필란트로피스트 모임과 네트워크의 존재는 유럽의 필란트로피가 변하고 있다는 증거다. 자신의 필란트로피 활동 동기, 부의 규모, 동료 집단에서 느끼는 감정 등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유럽의 오래된 기부 전통에서는 가능하지 않거나 예의바르지 않은 행동이다. 사람들은 필란트로피에 대해 배우고 주변 사람들을 통해 필란트로피를 전략적으로 수행하는 방법을 익히고 이런 배움에 대한 열망은 유럽 필란트로피 분야 혁명의 중요한 요소다.


19세기와 20세기 초에는 여성들의 필란트로피 활동이 활발했지만 그 시기 이후 이 주제는 조용히 사라졌다. 오늘날 유럽 여성들의 상황은 과거와 매우 다르다. 여성의 권리 또는 최소한 권리의 일부는 법에 의해 보호되고, 여성은 부의 생성자이자 소비자로서 경제에 막강한 힘을 발휘하며, 여성은 사회적 변화가 계속될 것임을 확실시한다.


유럽 필란트로피 활동에서 가장 중요한 발전 중 하나는 ‘벤처 필란트로피스트의 등장이다. 이 모델은 1990년 후반에 하버드 대학(Letts, Ryan, Grossman, 1997)에서 만들어져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 커뮤니티재단에서 실용화되었다. 벤처 필란트로피의 경우 필란트로피스트들은 벤처 캐피털 투자와 관련된 많은 기술을 필란트로피에 적용한다. 그들의 목표는 보조금, 부채, 자본 같은 맞춤형 재원을 이용하여 측정 가능한 사회적·환경적 임팩트를 만들어내고 사회적 목적이 있는 조직을 강화하고 성장시키기 위해 재무 외적인 조직 후원을 지원하는 것이다.


2016년 유럽벤처필란트로피협회 회원 수는 200개가 조금 넘는 정도로 벤처 필란트로피 활동을 하는 조직 수는 적지만 상당수의 대규모 유럽 재단과 일부 초대형 재단들이 벤처 필란트로피 모델을 일부 받아들였기 때문에 그 임팩트는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적어도 유럽에서 정의하는 바에 따르면 벤처 필란트로피는 임팩트 투자와도 밀접한 관련을 갖는데, 이는 상당한 규모의 자금이 사회와 환경 부문에 투입될 수 있게 한다. 7장에서는 유럽의 벤처 필란트로피 분야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살펴볼 것이다.


고액 필란트로피는 거의 항상 대대적인 환영을 받는다. 하지만 여기서도 몇 가지 문제가 생긴다. 그중 하나가 수혜자에게 직접 기부하는 문제다. 일부 기부자는 파트너와 프로젝트를 후원하기 위해 북반구에 있는 NGO에 기부하는 것이 아니라 남반구의 개발도상국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올라 프로젝트에 직접 기부한다. 출처는 불분명하지만 한 부유한 가문에서 자란 선한 마음씨를 가진 후손이 비행기 비즈니스석을 타고 콩고민주공화국으로 가서 사륜구동차를 빌려 타고 돌아다니다가 자기가 발견한 첫 번째 프로젝트에 현금을 기부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이런 행동은 20세기 이후 유럽의 NGO를 지탱해온 모델에 위협이 될까?



정부는 필란트로피를 좋아한다

정부가 행동하는 이유

정부는 왜 필란트로피 사업을 지원하는가?

대서양 건너편, 또는 해협 건너편에서 바라보는 유럽은 동질적인 집단처럼 보일 수 있다. 안정적인 민주주의 국가들이 시민에게 권리를 보장하고, 대부분 자본주의 경제권이며, 이 책의 주제와 관련해서는 활발한 시민사회단체가 국가와 필란트로피 파트너들의 지원을 받는다. 하지만 차이도 있고 고액 필란트로피 사업의 경우 이런 차이가 두드러질 수 있다. 유럽에서는 시민사회의 네 가지 모델을 확인할 수 있다.


유럽의 시민사회 네 가지 모델은 ‘유럽의 필란트로피(Philanthropy in Europe, MacDonald & Tayart de Borms, 2008, p.8)에 잘 요약되어 있다.


많은 이에게 친숙한 모델은 영국과 미국의 앵글로색슨 모델로 시민사회단체(civil society organization:CSO)를 ‘국가에 대항하는 균형추로 여긴다. 이 모델에는 “강력한 자원봉사문화가 있고 재단은 정부가 돌보지 않는 사안에 지원금을 제공하고 시민사회를 지원한다.”


라인강 모델(벨기에, 독일, 네덜란드)에서는 시민사회단체가 정부와 계약을 맺고 보건, 교육 같은 분야에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들은 정부 지원금에 의존하기 때문에 “재정적·법적 분위기상 기부와 증여를 별로 선호하지 않으며” 재단의 성장 속도도 더디고 늦다.


라틴/지중해 모델은 전통적으로 교회가 ‘자선을 베풀고 국가는 사회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책임을 진다. “국가는 강력한 경제 주체이고······CSO는 독립적이고 자율적인 주체로 받아들여지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조직과 협회를 정치적으로 통제하려는 노력도 있다.” 이런 상황은 다양한 방식으로 일어날 수 있다. 예를 들어 국가가 이탈리아 금융재단이나 프랑스에 있는 특정 재단 이사회에서 공식적인 정부 대표권을 주장하는 것이다.


이와 달리 스칸디나비아 모델에서는 자원봉사와 개인의 주도성을 긍정적으로 여긴다. 이곳에서는 시민사회단체가 도움이 필요한 곳을 찾아내면 나중에 정부가 그 요구를 충족시켜주므로 양자의 관계가 공고하다. 그러나 “재정 시스템은 기증과 기부를 강하게 장려하지 않는다.”


저자들은 “이 모델들도 물론 우리 사회처럼 진화하면서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상기시킨다. 예를 들어 기부금에 대한 세금 감면 혜택에서는 매우 강력한 진화와 약간의 융합을 볼 수 있다. 그러나 그 차이는 아직 구별이 가능하므로 정부가 필란트로피 활동을 촉진하거나 촉진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지 이해할 수 있다.


정부, 세금, 필란트로피

필란트로피스트에게는 정부가 필요하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브리즈와 로이드(2013, p.42)는 부유한 영국 인터뷰 대상자의 말을 인용하여 이렇게 말한다. “필란트로피만으로는 빈곤이나 환경 파괴를 종식할 수 없고 문화 부문을 건설할 수도 없다. 이 모든 부문에는 부자에게 세금을 부과하여 가난한 사람들을 지원하거나 오염 유발자를 처벌하는 법을 제정하거나 예술을 대중에게 알릴 수 있는 국가 파트너가 필요하다.”


이는 정부가 필란트로피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라서가 아니다. 또 필란트로피가 정부만큼 많은 돈을 움직일 수 있어서도 아니다. 필란트로피 사업에 기부된 액수와 개인 세금으로 거두어들인 액수 사이의 차이는 엄청나다. 예를 들어 자선지원재단의 추산에 따르면 2014년 영국 성인들인 자선단체에 기부한 총액은 106억 파운드였다. 한편, 같은 해에 경제협력개발기구가 계산한 영국 정부가 개인 소득세로 거둔 총수입은 1606억 파운드로 기부 소득의 16배였다. 프랑스에서는 이 상황이 더 극단적이었다. 2011년에 신고된 기부금 총액은 21억 유로인 반면, 2011년에 정부가 개인 소득세를 통해 얻은 총수입은 1504억 유로로 자선 기부금의 70배가 넘었다. 신고된 기부금 액수가 전년에 비해 8.6퍼센트 증가했는데도 차이가 크게 난 것이다. 프랑스의 경우 이 기부금은 세금 감면을 위해 당국에 신고된 액수이므로 실제로 기부된 총액은 21억 유로보다 많을 것이다.


우리는 왜 유럽 정부들이 필란트로피 사업을 장려하는지 말할 수 있다. 우리의 사고방식을 발전시키고, 국가와 비영리단체의 관계를 현대화하며, 국가와 시민사회의 이해관계를 융합하고, 국가와 영리 부문이 제공하지 못하는 물자와 파급 이익을 제공하며, 비영리 부문이나 시민사회의 민주주의 구축 잠재력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그들이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도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변화 이론을 뒷받침할 꽤 만족스러운 증거가 있느냐고 묻는다면 대답하기 곤란하다. 표면적으로는 모든 것이 다 좋아 보이지만 유럽의 많은 지역과 마찬가지로 확신할 수 있는 자료는 부족하다. 그리고 그로 인해 우리는 이런 관계나 세금 감면 혜택을 없애버리고 싶어 하는 좌파와 우파의 정치인들에게 노출된다. 증거가 없으면 수많은 조직이 의존하고 있는 세금 감면 혜택이 사라질 위험이 있다.



기부 재설계

선행을 하는 방법

필란트로피스트가 선행을 하는 방법에는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 도움: 나이든 이웃이 매주 쇼핑을 할 수 있게 도와준다.

■ 자원봉사: 적십자나 적신월사에서 자원봉사를 하는 등 기관이나 단체를 통해 도움을 준다.

■ 기부: NGO에 일회성 기부를 하는 등 기관이나 단체에 현금을 기부한다.

■ 세금 전환: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납세자는 연간 소득 신고서를 제출할 때 세금의 일부(이탈리아의 경우 0.5퍼센트)를 사회를 위해 기부할 수 있다.

■ 서약: 기관이나 단체에 최소 햇수, 일반적으로 4년 동안 기부하겠다고 약속한다. 유럽의 많은 지역에서 일반적인 ‘기부와 혼동하는 이 약정에는 법적인 무게가 있으며 재산을 가족에게 남기기 위한 법적 요건보다 우선시될 수 있다.

■ 선행을 위한 구매: 상품 또는 서비스를 구입하거나 구매한 돈의 일부가 비영리 기관이나 단체에 전달되는 것을 알고 하는 자선 신용카드를 프리미엄 가격으로 사용한다.

■ 크라우드 펀딩: 베르카미(Verkami)같은 웹 플랫폼을 통해 특정 프로젝트를 지원하기로 약정-크라우드펀딩이 목표에 도달한 경우에만 약정한 돈을 기부한다.

■ 소액 대출: 키바 같은 웹 플랫폼을 통해 특정 개인, 일반적으로 소상공인에게 돈을 빌려준다.

■ 소액 후원자: 개인이 도전 과제를 완수할 경우 어떤 대의를 위해 기부하겠다고 약정한다. 예를 들어 친구가 마라톤 42.2킬로미터를 완주하면 1킬로미터당 1유로씩 NGO에 기부하는 것이다.

■ 가입: ‘테이트미술관 회원이나 ‘루브르의 친구들(루브르박물관 회원)에 가입하는 등 기관이나 단체에 정기적으로 회비를 납부하는 회원이 된다.

■ 서클 가입: 개인이 만들거나 암스텔담 콘세르트헤바우에 있는 네 개의 ‘링처럼 기관이나 단체가 만든 서클에 가입한다. 각 링은 차등적인 금전저거 기부에 대한 대가로 회원들에게 특정한 혜택을 제공한다.

■ 기부자조언기금 조성: 기관이나 단체에 일정 액수의 기금을 기부하여 퐁다시옹 드 프랑스의 후원을 받는 산하 ‘재단이나 지역사회 재단을 통해 기부자조언기금을 조성하겠다고 약속한다.

■ 유산남기기: 유언장을 통해 기관이나 단체에 유산을 남긴다.

■ 비영리단체에 대출: 비영리단체, 특히 주택 부문의 단체들은 개인투자자에게 채권을 제공한다.

■ 사회적 기업 투자 또는 설립: 개인적으로 또는 컨소시엄을 통해 사회적 기업에 투자한다.

■ 사회성과연계채권의 지분 일부 매입: 자선 상점 네트워크를 확장하는 데 자금을 지원하는 영국 스코프의 2000만 파운드 규모 채권 프로그램 같은 사회성과연계채권의 지분 일부를 투자 조언을 통해 매입한다.

■ 재단 설립: 등록된 공익재단에 돈이나 그 밖의 자산을 기부한다.

■ 프로그램 또는 미션 연계 투자: 투자 가능한 재단 기부금의 일부 또는 전부를 프로그램 연계 투자에 직접 투자한다. 예를 들어 여성이 이끄는 기업에 투자하는 등 재단의 목표와 연관성이 있는 곳에 투자한다.



변화를 위한 준비

결론 및 미래

이 책 첫머리에서부터 완전히 새로운 필란트로피 문제를 다루는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를 확실히 했다. 중세 이슬람 국가인 알안달루스 통치자로부터 벤처 필란트로피스트에 이르기까지 수세기 동안 끊임없이 재활용된 아이디어를 다루고 있다. 또 이 글을 쓰는 시점에 혼란에 빠져 있는 유럽을 통해 미래를 예측하려는 것은 ‘안개 낀 현재를 통해 희뿌연 미래를 내다보려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도전하고 싶은 충동을 억제하기는 어렵다. 그러난 여기서 일어나는 모든 실수에 책임을 져야 한다.


필란트로피, 생활의 일부가 되다

필란트로피가 종료되거나 ‘임팩트 투자 때문에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끝없는 혁명과 재창조를 통한 생존의 증거는 필란트로피의 지속성을 예측하는 좋은 기반이다. 자크 아탈리(Jacques Attali, 2008, p.273)는 미래를 폭넓게 바라보면서 “자신의 행복이 타인의 행복에 달려 있음을 이해하는······ 이타주의자”이자 우리를 “과잉민주주의(hyperdemocracy)”시대로 이끌 사람들인 “트랜스휴먼(transhuman)”에 대해 썼다. 네덜란드의 필란트로피스트 겸 사회적 투자자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기본적인 동인은 같다. 뭔가 좋은 일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다. 우리에게는 물려받은 재산과 선을 행해야 하는 도덕적 의무가 있다. 우리는 부와 책임의 균형을 맞추어야 한다. 부모님은 우리에게 당신들의 가치체계를 주입했다. 우리 가족은 모두 나와 똑같은 포부를 갖고 있다. 그것이 우리가 관심을 갖는 것들에서 추구하는 가치의 중심이다.”


캐런 윌슨이 생각하기에 필란트로피는 천부적인 것이지만 변하지 않는다는 의미는 아니다.


“필란트로피는 우리 생활의 일부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람들이 사업과 필란트로피를 바라보는 시각에 근본적인 변화가 생겼다. 예전 모델은 ‘당신은 필란트로피스트고, 당신은 사업가다. 그 두 가지는 혼합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사람들은 필란트로피 활동부터 영리 투자까지 이어지는 범위 안에서 자기가 원하는 곳을 선택할 것이다.”


장마리 데스트레도 미래세대의 필란트로피스트에 대해 긍정적이다.


“필란트로피 변화는 가장 부유한 사람들에게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다. 사회 현실과 자주 접촉하는 젊은 사람, 즉 중간급 필란트로피스트가 변화의 주체다. 가장 최근에 출시한 신규 펀드는 서른 살 된 상속인이 만들었다. 그는 ‘불로소득 생활자로 살고 싶지 않다고 결심하고 자기가 물려받은 유산의 50퍼센트를 재단에 기부했다. 그리고 자기도 다른 자원봉사자들처럼 ‘정글이라고 불리는 칼레의 난민 수용소에 가보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젊은 사람들은 느낌과 의미를 찾는다. 돈이 있는 젊은 사람에게 이런 필란트로피 활동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그래서 확신에 찬 예측을 적어도 한 가지는 할 수 있다. 필란트로피는 적어도 애정을 쏟을 인류가 남아 있는 한 계속 존재할 것이다.


시작의 끝

이 책에서는 현재 유럽의 고액 필란트로피 분야에서 진행되고 있는 일들을 포착하려고 노력했다. 필란트로피 상황을 묘사하기에 완벽한 시기는 없다. 경제 침체, 이민, 불안정한 러시아 상황, 기후 변화에 유럽연합 토대까지 흔들리는 지금도 필란트로피 이야기를 하기에 적당한 때다. 하드 데이터가 거의 존재하지 않는 것은 이런 다른 요소들에 비하면 사소한 장애다. 그래도 나는 불평하지 않는다. 이런 모든 요소 덕분에 필란트로피가 흥미로워지고 고액 필란트로피 분야의 도전의식을 북돋울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제시한 이미지는 흐릿하고 얼룩져 있지만 이를 통해 유럽에 존재하는 인간의 선량함을 엿볼 수 있기를 바란다.


* * *


본 정보는 도서의 일부 내용으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보다 많은 정보와 지식은 반드시 책을 참조하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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