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1주차 |
BOOK SUMMARY | ||
완벽이라는 중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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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토머스 커런 (지은이), 김문주 (옮긴이) 출판 북라이프 출간 2024.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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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의 시대에 고군분투하는 우리 모두를 위한 필독서 | ||
도서요약 보기완벽이라는 중독 당신도 완벽주의자인가요? 잘하고 있다고 말해줘 : 주변에 숱하게 존재하는 완벽주의자의 3가지 유형 2017년 어느 맑은 여름밤, 나는 신망받는 교수 고든 플렛(Gordon Flett), 폴 휴잇(Paul Hewitt)과 함께 외출했다. 우리는 차가운 맥주를 마셨고, 교수들은 내게 저마다의 연구 실적을 들려줬다. 고든은 전형적인 학자 차림이었다. 체크무늬 셔츠를 치노 팬츠에 단정하게 넣어 입고, 편안하면서도 기능적인 워킹 슈즈를 신고 있었다. 이런 옷차림이 그의 명랑하고 따뜻한 표정과 합쳐지면서 이 동네 여행 가이드 같은 분위기를 자아냈고, 그의 흥분한 몸가짐에서도 꽤나 비슷한 에너지가 풍겨 나왔다. 완벽주의자들에 대한 가장 큰 오해는 완벽주의자의 주된 관심사가 어떤 탁월한 행동을 해내는 일이라는 생각일 것이다. 완벽주의자와 종종 헷갈리는 나르시시스트와 달리 우리 완벽주의자들은 그저 스스로 써내려가고 있는 불멸의 서사를 믿지 않을 뿐이다. 우리가 완벽한 기준에 눈높이를 맞추는 건 그 기준을 달성해야만 이 세상에 업적을 남길 수 있거나 탁월해 보일 수 있기 때문이 아니다. 중요하게 취급받을 만큼 좋은 사람이 아니라거나 다른 사람들로부터 사랑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수치심을 바탕으로 하는 두려움에서 벗어나려면 뭔가를 정확히 맞게 해내야만 하기 때문이다. 이 수치심을 바탕으로 하는 두려움은 중요하다. 완벽주의를 논하는 과정에서 우리의 외적인 행위들과 내적인 감정들을 쉽게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치심은 우리가 사랑받거나 인정받을 가치가 없다고 스스로 의식하는 감정이다. 이 감정은 우리가 더 이상 잘할 수 없어 거절당하거나 더 심하게는 무시당한다고 생각할 때 생겨난다. 수치심은 아프다. 우리 존재의 모든 측면에 구석구석 퍼져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자신을 보는 방식에 영향을 미친다. 그리고 완벽주의자들이 완벽에 심하게 집착해 생겨나는 수치심은 내 할아버지처럼 성실한 유형의 사람들이 느끼는 자긍심보다 훨씬 크다. 수치심은 우리 정체성의 핵심을 이루는 집착이자, 또 타인에게 우리가 얼마나 부족해 보일지 그 의식의 정수에 닿아 있는 강박이다. 자기지향 완벽주의(self-oriented perfectionism)는 내면의 지시를 받는다. 나는 완벽해야 하고 완벽하지 않고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존재 방식을 골자로 한다. 자기지향 완벽주의에서 가장 눈에 띄는 특성은 단 한 번도 충분히 잘한다고 느끼기를 거부하는, 이 초경쟁적인 면일 것이다. 초경쟁은 일종의 역설을 보여준다. 기묘하게도 자기지향 완벽주의 성향이 높은 사람들은 실패에 대한 두려움과 다른 사람들에게서 인정받지 못하리라는 두려움으로 경쟁에서 도망칠 수 있기 때문이다. “자기지향 완벽주의자들은 기본적으로 성공하고자 하는 욕구와 실패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사이에서 불안해해요. 한편으로는 주변 사람들에게 존경받고 인정받기 위해 끊임없이 애쓰려고 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스스로 충분하지 못하다는 수치심을 피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걸 하려고 하죠.” 이런 갈등 탓에 자기지향 완벽주의자들은 완벽을 추구하다가 자기 자신을 꾸짖느라 갈팡질팡하며, 생각 과잉과 미루기처럼 스스로 방해하는 행동을 하기 쉽다. 하지만 자기지향 완벽주의자들은 가끔 다른 사람들이 뛰어나다고 여기는 일들을 해낸다. 성공했다는 흔적을 감추고 우선 노력하려 할 때부터 잔혹할 정도로 자기 자신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어 그 사실을 알아차리기 어려울 뿐이다. 이들은 강박적으로 자신을 땜질하고 이를 반복하며 전면적인 완벽함을 추구하는데, 이는 자신의 상상 속 불완전함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것이 전적으로 현실이라고 고집하는 증거이다. 사회부과 완벽주의(socially prescribed perfectionism)는 환경의 영향을 받는다. 다른 사람들이 내가 완벽하길 기대한다는 신념을 골자로 한다. 사회부과 완벽주의는 자기지향 완벽주의와 비슷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경우 완벽해져야 한다는 욕구는 외부 세계의 압박에서 비롯한다. 사회부과 완벽주의자들은 자신이 불완전하다면 가혹하게 평가받으리라 믿는다. 따라서 다른 사람들, 가끔은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에게서 검증과 인증을 확보하기 위해 완벽을 추구한다. 완벽함을 뿌려대는 세계에서 우리가 평가받고 있다는 신념은 실제의 살아 있는 경험에 굳건히 뿌리내리고 있다. 하지만 그럴 필요 없다. 사회부과 완벽주의는 진짜이든 상상이든 간에 다른 사람의 요구를 해석하는 렌즈일 뿐이다. 타인지향 완벽주의(other-oriented perfectionism)는 외부를 향한다. 다른 사람들이 완벽해야 한다는 신념을 골자로 한다. 타인지향 완벽주의자들은 눈에 쉽게 띈다. 이 사람들은 기준에 맞지 않는 사람에게 자제심을 잃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행동에는 분명히 문제가 있으며, 특히 인간관계 면에서는 더욱 그렇다. 다른 사람에게 완벽하기를 요구하면서 비판적으로 군다면 항상 충돌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요구사항이 많은 직장 상사나 비판적인 코치, 늘 시시비비를 가리려는 친구와 말다툼했던 때를 떠올려보자. 결코 유쾌한 경험이 아니다. 완벽주의가 우리에게 저지르는 일 죽지 않을 만큼만 : 불안에서 수치심까지, 아픈 감정의 이해 수백 건의 연구에 따르면 자기지향 완벽주의는 자존감과 행복 같은 좋은 것들과 상관관계가 있지만 우울과 불안, 절망, 신체 이미지 우려와 거식증 같은 아주 나쁜 것들과도 상관관계가 매우 높다. 심지어는 자기지향 완벽주의가 자살 충동을 부추긴다는 증거도 있다. 다만 그 영향력은 아주 미미해 감지할 수는 있으나 다른 요인들이 더 중요할 뿐이다. 최근 종합적인 고찰에서 구체적으로 언급된 자기지향 완벽주의의 악영향으로는 불안과 긍정적인 상관관계가 있으며, 시간이 흐를수록 우울증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이런 영향은 일회성 연구에서는 종종 감춰져 있기도 하다. 타인지향 완벽주의는 대부분 인간관계의 맥락에서 연구되는 만큼 흥미로운 사례이지만 여기에서 발견된 바는 역시 문제가 된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타인지향 완벽주의는 높은 보복성, 존경받고 싶은 거창한 욕구, 타인을 향한 적대심뿐 아니라 낮은 이타성과 사회규범 준수, 신뢰 부족과 연관 있다는 점이 발견됐다. 친밀한 관계에서도 타인지향 완벽주의는 문제가 된다. 이는 침실에서도 상당한 문제를 일으켜, 파트너와의 갈등이 커지고 성관계 만족도는 낮아진다. 자기지향과 타인지향 완벽주의에 대한 이런 식견들은 상당히 암울한 그림을 보여준다. 하지만 폴과 고든이 가장 크게 걱정하는 것은 이 두 유형이 아니라 사회부과 완벽주의이다. 사회부과 완벽주의 수준이 높은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높은 고독감과 미래에 대한 걱정, 인정 욕구, 열악한 인간관계, 반추와 곱씹기, 다른 사람들에게 불완전함을 들킬 수 있다는 두려움, 자해, 신체건강 악화, 삶의 만족도 저하, 만성적으로 낮은 자존감 등을 보인다. 또한 심각한 정신적 고통에도 취약하다. 한 예로 상관연구에서 이들은 높은 수준의 무력감과 거식증, 우울증, 불안장애 등을 나타낸다. 또 자기지향 완벽주의와 마찬가지로 사회부과 완벽주의도 자살 충동과 관련 있는데, 그 정도도 훨씬 크게 느낀다. 우리 시대의 통념은 기본적으로 항상 성장하고, 늘 긍정적이어야 하며, 쓰러져도 유연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말한다. 나쁜 일이 벌어져도 괜찮아. 툭툭 털고 다시 일어나 다음에 더 좋은 결과를 내기 위해 계속 노력해야 해. 스트레스받는 일을 겪고 불행해하거나 혼란스러워하고, 약간 피곤해하거나 비탄과 증오, 슬픔에 빠지는 것처럼 평범한 형태로 고통을 느끼는 건 나약하고 나태하며 야망 없는 자들의 특징이야. 강해져야 해. 타협을 모르고 겁 따위는 없어야 하지. 슈퍼히어로 대 겁쟁이의 싸움이야. 고통과의 이 흥미로운 관계 때문에 나는 우리가 완벽주의와 정신적 고통의 상관관계를 다소 느슨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완벽주의가 우리를 아프게 한다는 사실을 당연하게 여긴다. 그 아픔이 나를 파괴하는 게 아니라 잘 살아가게 하는 비결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죽지 않을 만큼의 고통은 나를 더 강하게 만들어줄 테니까. 폴과 고든은 그 말이 옳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나 역시 그 의견에 동의한다. 완벽주의는 우리가 착각하듯 망토를 두른 슈퍼히어로가 아니다. 자기희생적인 끈기도 아니고, 실패에 대비해 미리 핑계를 준비하는 자기 손상화(Self-handicapping)로 인한 동요도 아니다. 완벽주의는 니체의 유명한 격언이 피할 수 없는 종착역으로, 자주 언급되지는 않지만 은둔한 채 괴로워하며 불면증에 시달리는 사람은 이를 항상 마주하게 된다. 니체의 격언과 반대로 완벽주의자들은 역경을 헤쳐나가는 동안 강해지지 않는다. 이들은 약해진다. 치유받지 못한 채 반복적으로 타격을 입다 보면 자존감이 심하게 상처받아 무력감을 느끼고, 극단적인 경우 나처럼 가망이 없다고 느낄 수도 있다. 완벽주의는 이토록 무시무시하게 해악을 입힌다. “완벽주의를 회복탄력성이 다른 사람들보다 높다는 의미로 추정하는 경우가 있어요. 하지만 실제로 완벽주의는 회복탄력성과 반대예요. 말하자면 반 회복탄력적이죠. 사람들을 사소한 일에도 극도로 불안하고, 자의식 강하고, 취약하게 만들어요. 도움을 구하지 않으면 그 약점이 얼마다 커다란 절망으로 이어지는지 쉽게 볼 수 있어요.” 폴이 내게 말했다. 내가 끝낼 수 없는 일을 시작해버렸어 : 직장에 게으른 완벽주의자들이 늘어나는 이유 완벽주의에 긍정적인 면이 있는가 하는 문제는 오랜 논쟁거리이다. 그러나 본론에 들어가기 전에 분명하게 짚고 넘어갈 한 가지가 있다. ‘긍정적인, ‘건강한, 심지어 ‘평범한 완벽주의를 이야기할 때 우리가 실제로 말하는 건 자기지향 완벽주의이다. 이 유형의 완벽주의는 고된 노력과 그릿, 그리고 과제 지속 시간 등의 진취적인 특성을 포함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는 사회부과 완벽주의나 타인지향 완벽주의와는 다르다. 이 특성이 어떤 식으로든 적응력이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많은 논문에서 자기지향 완벽주의와 동기 부여된 성과 사이에 연관성이 있다고 보고한다. 자기지향 완벽주의는 학교, 스포츠, 업무 등 다양한 영역에서 동기를 부여하는 매우 강력한 힘으로 작용하며, 강한 직업 윤리와도 연결되어 가장 일상적인 업무에서도 집요하게 끈기를 발휘하는 데 기여했다. 심지어 일중독과 같은 병적인 형태의 노력에 기여할 수 있다는 설득력 있는 증거도 있다. 우리가 자기지향 완벽주의와 그 유형의 엄격한 기준들에 대해 알고 있는 것들을 감안해보면 이 발견들은 그리 놀랍지 않다. 여기서 핵심적으로 던져야 할 질문은 숨 가쁘게 노력하는 모든 것이 더 나은 성과로 이어지는지 여부이다.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학교에서의 성과를 연구한 결과부터 살펴보자. 완벽주의 연구를 처음 시작했을 때 나는 완벽주의가 고등학생에게 미치는 영향에 관심이 많았다. 당시 완벽주의와 고등학교 성적의 연관관계를 보고하는 논문들은 상대적으로 최근 연구된 것들이었다. 나는 몇몇 연구실에서 완벽주의가 학문적인 성취를 예측하는지 진지하게 연구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알고 매우 기뻤다. 더 최근에는 몇몇 집단이 이 주제에 대해 메타분석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그 메타분석 가운데 하나는 학생들을 두 개의 성취도 집단으로 나눠 상위권 학생은 높은 성취도를, 하위권 학생은 낮은 성취도를 보인 연구를 종합한 것이었다. 성취도가 높은 학생들이 성취도가 낮은 학생들보다 자기지향 완벽주의 수준이 높다면 자기지향 완벽주의가 성취도를 높일 수 있다고 추론할 수 있다. 이런 차이를 실험한 연구 열네 건을 종합한 결과 성취도 향상 효과는 발견되지 않았다. 자기지향 완벽주의와 성취도가 공유하는 분산은 약 1퍼센트였다. 실질적으로 이는 미미한 수치이며, 학생이 자기지향 완벽주의에서 몇 점을 받았는지 아는 것으로는 학업 성취도가 높을 가능성이 있는지에 대해 거의 알 수 없다는 점을 의미한다. 학교에서의 증거가 엇갈린다면 직장에서는 어떨까? 완벽주의는 긴박하고 압박도 심한 현대의 업무 환경에서 성과를 올리기에 분명 유리한 점이 있다. 최근 한 메타분석에서는 완벽주의와 생산성이나 생산량 숫자 같은 업무 능력의 상관관계를 살펴봤다. 자기지향 완벽주의와 사회부과 완벽주의가 다른 완벽주의의 범위로 합쳐진 탓에 그 영향력을 해독하기는 그리 쉽지 않았다. 하지만 결과는 유익했다. 열 건의 연구를 통틀어 자기지향 완벽주의를 포함해 완벽주의의 정도가 업무 성과와 공유한 분산은 0, 제로, 무였다. 겉보기에 자기지향 완벽주의는 직장에서의 성공과 아무 관계가 없었다. 당혹스러운 결과이다. 자기지향 완벽주의자들이 투자하는 시간과 밤샘 작업, 사소한 일에도 쏟는 순수한 노력 등을 고려하면 훨씬 더 크게 성공해야 한다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대신 이 메타분석 결과는 성공의 역설을 일부 보여준다. 완벽주의자들이 성공하기 위해 하는 행동들이 결국은 성공의 기회를 방해한다는 역설이다. 달리 말해 완벽주의자들은 확실한 이득도 없이 상당한 고통을 감내하고 있다고 보인다. 이 어리둥절한 진실을 잘 이해하기 위해 우리는 캐나다로 날아가 패트릭 고드로(Patrick Gaudreau)를 만나봐야 한다. 패트릭이 보기에 완벽주의자들은 비료를 과하게 준 농작물에 가깝다. 처음에 비료를 주면 농작물은 순조롭게 화학물질을 흡수해 성장을 촉진하는 데 사용한다. 하지만 어느 정도 자란 뒤에는 점차 더디게 반응한다. 농작물이 모종이었을 때 차근차근 자라게 했던 비료 양으로는 추수할 준비가 됐을 때 머리카락만큼도 자라게 하지 못한다. 더 크게 키우려고 비료를 더 많이 뿌리면 농작물은 오염되고 시들고 만다. 성장을 촉진하기는커녕 정확히 반대의 효과를 낸다. 패트릭이 궁극적으로 이야기하려던 바는 인간의 노력은 농작물의 성장과 같이 한계가 없지 않다는 점이다. 우리는 영원히 전진할 수 없으며, 어느 순간 한계점을 넘어가면서 결국 자기 자신을 망가뜨리고 만다. 결국 더 노력해 성과를 향상하려는 행위는 0으로 소멸된다. 거기서 멈추지 않고 더 많은 노력이 더 나은 성과와 전혀 다르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면 이익이 줄어드는 구간에 접어들어 더 많은 노력이 역효과를 일으킨다. 이 구역이 바로 완벽주의자들이 자주 빠지는 곳이다. 인간 본성의 이해 내가 가지지 못한 것 : 과잉의 시대에 두려움을 피하는 법 이 핵폭발 같은 소비가 지속되려면 우리가 구매하는 제품뿐 아니라 제품에 대한 우리의 욕망도 만들어내야 한다. 이런 이유로 과거 40년 동안 PR과 마케팅, 광고, 금융산업은 폭발적으로 발전해 왔다. 지금은 이런 산업 규모가 방대해져서 이 책을 읽는 당신도 매우 높은 확률로 이 중 한 분야에 종사하고 있을 수 있다. 그게 맞다면 당신은 제품을 ‘트렌디하고 ‘쿨하고 ‘힙하고 ‘반짝반짝하고 ‘새삥이며 ‘신나고 ‘신선하고 ‘럭셔리하면서 ‘동경의 대상으로 만드는 것이 소비자들에게 실제 사용 가치를 설명하는 것보다 훨씬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 것이다. 광고는 평범한 제품조차도 어이없을 정도로 근사하고 발작에 가까운 흥분을 얹어 판매한다. 스트로보 조명과 미러볼은 그저 중요한 함의를 증폭시키는 데 도움이 될 뿐이다. 긍정적으로 생각해! 잠재력을 펼쳐봐! 넌 해냈어! 자, 여기 체육관 멤버십이야. 이 오랜 산업의 몹시도 얄팍한 외관을 벗겨내 보면 시공을 초월한 디테일이 틀림없이 드러날 것이다. 충분히 멋지지 않고, 충분히 날씬하지 않고, 충분히 매력적이지 않고, 충분히 생산적이지 않아. 이 특정한 상표, 구독 서비스, 도구, 상품이 없다면 말이야. 이 전체성 탓에 대다수 사람이 자기 수용에 어려움을 겪는다. 그리고 자신이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느끼지 못한다. 만족이 손에 닿을 듯 말 듯 애태우는 한, 우리는 광고주의 손에 놀아난다. 그리고 이들이 끌고 가는 대로 삶과 라이프 스타일에서 완벽을 좇는 절망적인 모험을 하며 갈망하고 소비하고 또 갈망하고 소비할 것이다. 그리고 여기서 쟁점은 더욱 확대된다. ‘성장이 전부인 경제에서 불만족은 영원히 우리 삶에 내재해 있어야만 한다. 다른 대안은 없다. 삐딱하게 들릴 수 있지만 필요한 물건을 가지고 싶다면 가지고 있지 않은 물건들을 계속 사야만 한다. 이제 의료보험, 안전, 교육, 직업 등 인생의 필수품은 우리가 더 많은 것을 약속받는 대신 현재의 행복을 내놓는 거래에 계속 의존한다. 잠시 숨 돌릴 틈을 허용하면 홀로그램 바깥으로 나와 우리 존재 자체가 기적이라는 만족감을 발견하고, 갈망을 멈추게 되기 때문이다. 갈망을 멈추면 우리는 소비를 그만둔다. 그러면 기업은 문을 닫고, 일자리가 없어진다.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들이 사라지기 시작하고, 우리가 아는 사회의 기반은 무너지고 말 것이다. 사회부과 완벽주의는 성장에만 의존하는 경제에서 불가피하다. 이는 우리가 사회부과 완벽주의를 피해갈 수 없으며, 동시에 더 만족스럽고 목적 있는 삶을 살아가기 위해 할 수 있는 것들이 있다는 뜻이다. 내가 보기에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 연민, 즉 자기 자신을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이다. 우리에게는 모두 결점이 있다. 이런 면이 들춰지거나 노출될 때, 광고에서 우리의 부끄러운 내면을 떠올리게 하는 장면을 목격할 때 우리는 본능적으로 거기에 집중하고 자신을 혐오하게 된다. 자신에게 뭔가 큰 문제가 있는 것처럼 반응한다. 크리스틴 네프(Kristin Neff)는 아마도 가장 법의학적인 자기 연민 연구자일 것이다. 그녀는 자기 연민과 자존감을 구별했다. 네프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자존감이 긍정적인 자아상을 만들어낼 수 있는 반면 그런 자아상은 쉽게 무너지고 깨질 수 있다. 하지만 자기 연민은 자기 명확성을 만들어낼 수 있다. 자기 명확성은 자기 자신을 돌보는 방법을 성찰하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가 무엇을 가졌는지, 어떻게 보이는지로 자신의 가치를 측정하는 대신 우리의 생각과 감정에 초점을 맞춘다. 자기 명확성은 근본적으로 다음과 같이 흘러가는 내적 대화이다. “무슨 일이 벌어지든, 다른 사람들이 뭐라고 말하고 행동하든 나로서 충분해. 나는 나 자신을 친절하게 돌볼 거야.” 연구에 따르면 자기 연민이 높은 사람은 자기 표현에 대한 걱정이 적고, 완벽해져야 할 필요성을 덜 느끼며, 자기 연민이 낮은 사람보다 자신의 신체에 더 감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스트레스 상황에 훨씬 잘 적응하며 대처하고, 고민하고 반추하는 일이 적으며, 불안과 우울 같은 정신건강 문제도 더 적다. 이 모든 것이 불안과 불만이라는 출발점보다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데 더 건강한 발판으로 보인다. 그러니 자존감이 가장 필요할 때 그저 사라지도록 내버려두지 말고 자기 자신에게 친절해지겠다고 약속하자. 네프가 이야기했듯 이는 자신의 불완전함을 받아들이고, 공통의 인류애를 인식하며, 우리 문화가 아무리 반대로 가르치려고 애써도 아무도 완벽하지 않고 모두 불완전한 삶을 살아간다고 이해한다는 뜻이다. 그렇게 한다고 약속할 때 처음에는 느리고 버벅대더라도 우리가 느껴야 했던 수치심을 막기 시작할 수 있다. 네프의 연구가 보여주듯, 자기 연민을 지킬 때 수치심과 반추, 외모에 대한 걱정이 점점 덜 거슬리게 된다. 우리는 있는 그대로의 우리이다. 매일 밤 불완전함을 안고 잠드는 불완전한 덩어리이다. 이 결점들을 포용하고, 자신에게 친절하며, 인간은 실수할 수 있는 존재라고 인정하는 것은 완벽주의에 큰 망치를 드는 일과 같다. 세상이 당신을 짓밟으려 할 때마다 자기 연민을 연습하자. 광고에서 뭐라고 말하든, 그 물건을 구매하든 말든 당신은 불완전한 존재로 살아갈 것이다. 그리고 그 존재로 충분하다. 영원히 그럴 수밖에 없다. * * * 본 정보는 도서의 일부 내용으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보다 많은 정보와 지식은 반드시 책을 참조하셔야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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