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4월 4주차

BOOK SUMMARY
 인문 

머리가 좋다는 건 무슨 뜻일까?

저자 모나이 히로무 (지은이), 안선주 (옮긴이)
출판 갈매나무
출간 2025.02
뇌과학자가 알려주는 AI시대 똑똑한 뇌 사용법
도서요약 보기



머리가 좋다는 건 무슨 뜻일까?


좋은 머리는 타고나는 것일까?

당신의 머리가 나쁘다는 착각

IQ가 높다고 머리가 좋은 건 아니다

- VUCA 시대 필요한 뇌의 8가지 기능

현대사회는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불확실한 시대라는 의미에서 VUCA 시대라고 불린다. VUCA란 Volatility(변동성), Uncertainty(불확실성), Complexity(복잡성), Ambiguity(모호성)의 앞 글자를 따서 만든 단어로, 현대사회의 복잡하고 불확실한 상황을 나타낸다.


현대사회는 글로벌화, 기술의 급속한 진전, 환경문제, 불안정한 정치적, 경제적 상황 등 다양한 요인의 영향으로 VUCA의 특징이 짙어지고 있다. 기업과 조직이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전략과 경영 방식을 재고해야 할 뿐 아니라 다가올 환경에 적합한 리더십과 의사결정, 유연한 사고와 혁신적 발상이 필요하다. 개개인도 기존의 지식과 기술에 얽매이지 않고 새로운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유연하고 창조적인 사고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이 책에서는 VUCA 시대에 매사 끈기 있게 도전하고 좌절하지 않는 뇌의 작용을 뇌 지구력이라고 부르기로 한다. 그리고 이 뇌 지구력을 중심으로 VUCA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필요한 진정한 지성을 이야기해 보겠다.


머리가 잘 돌아가는 사람의 비밀 : 모험을 즐기는 뇌

왜 나이가 들수록 뇌는 굳어가는 걸까?

지능이 뇌의 작용과 관련이 있음은 분명하다. 뇌는 세포로 구성되어 있고 화학물질(신경전달물질)로 작동하는 장기에 불과한데, 뇌가 잘 돌아간다는 것 그래서 지능이 좋다는 것은 구체적으로 무슨 의미일까?


- 유연한 머리의 과학적 정의

여기서 말하는 머리는 뇌를 가리키는데, 뇌가 굳는다는 것은 과학적으로 어떠한 현상일까? 최신 과학은 나이를 먹거나 새로운 일에 도전하지 않으면 물리적으로 뇌가 굳는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뇌도 세포로 구성되어 있으므로 뇌세포끼리 서로 정보를 주고받는다. 따라서 뇌세포 작용의 관점에서 머리가 유연한 상태는 뇌세포 간 소통이 원활하고 효율적인 상태를 가리킨다.


뇌에서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뇌세포를 신경세포(뉴런)라고 부른다. 인간의 뇌에는 천억 개 정도의 뉴런이 존재한다. 세포라고 하면 둥근 모양을 떠올릴 테지만, 뉴런은 돌기가 많은 나뭇가지 모양의 구조가 특징이다. 그중에서도 매우 가느다란 가지돌기(수상돌기)는 다른 세포가 보내는 정보를 받아들이는 안테나 역할을 한다.


실제 뉴런의 정보 전달은 뉴런과 뉴런의 이음매에서 일어나는 화학전달로 이 접합부가 시냅스(synapse)이며, 신경전달에 사용되는 화학물질인 신경전달물질을 통한 정보 전달이 시냅스 전달이다. 하나의 뉴런에는 수천 개에서 수만 개의 시냅스가 존재한다.


지금까지 알려진 신경전달물질은 100종 이상이다. 예를 들어 마음과 몸의 균형을 잡아주는 세로토닌, 보상을 기대하고 고양감을 느끼게 하는 도파민, 각성이나 흥분을 일으키는 노르아드레날린 등을 들어본 적 있을 것이다. 일반적으로는 시냅스 전달이 성격이나 기질, 운동 능력이나 지능 등에도 관여한다고 알려졌다.


- 시냅스 가소성, 자유자재로 변화하는 뇌

이 시냅스 전달은 항상 일정한 것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강화시키거나 약화시켜서 효율이 장기간에 걸쳐 변화하는 성질이 있다. 이 효율을 변화시키려면 한 번에 방출하거나 수취하는 신경전달물질의 양을 늘리는 방법이 있다. 시냅스후 뉴런의 스파인 크기가 커지기도 한다. 이를 통해 단위 면적당 존재하는 수용체의 수가 늘어나 한 번에 많은 정보를 처리할 수 있는 것이다.


이 현상을 통틀어 시냅스 가소성(synaptic plasticity)이라고 한다. 가소성은 영어로 plasticity, 즉 부드럽고 자유자재로 형태를 바꿀 수 있는 플라스틱과 어원이 같다. 뇌의 시냅스 전달도 상황에 따라 변화할 수 있다. 바로 이 상황에 따라 자유자재로 변화할 수 있는 상태가 머리가 유연하다라는 말의 정체다. 장기간에 걸쳐 전달 효율이 변화하는 현상을 장기 강화(LTP, long-term potentiation)라고 하는데, 이것이 학습과 기억의 기본적인 기반을 이룬다.


어떻게 해야 학습 능률이 오를까?

학습 효율을 올리려면 어느 쪽 시냅스 효율을 높일지를 판단하는 것이 중요한데, 그 법칙은 의외로 간단하다. 캐나다의 심리학자 도널드 헵(Donald O. Hebb)은 자주 사용하는 시냅스는 강화되고 잘 사용하지 않는 시냅스는 약화된다는 학습 법칙을 제안했다. 헵의 법칙(Hebbs rule)이라고 불리는 이 간단한 법칙은 현재 사용되는 AI의 주류 알고리즘인 인공신경망(artificial neural networks)에도 활용된다. 뉴런이 활동전위를 일으키는 것을 속칭 발화한다(fire)고 표현하는데, 헵의 법칙은 Fire together, wire together, 즉 함께 발화하는 신경세포는 서로 연결된다는 문구로도 집약된다.


- 어른의 뇌와 아이의 뇌

시냅스 가소성은 나이가 들수록 떨어진다. 뇌는 에너지 절약을 우선시하므로 입력할 때마다 시냅스 전달의 효율을 변화시키려면 필요 이상으로 에너지를 사용해야 한다. 따라서 중요도에 변화가 별로 없는 정보는 쉽게 강화하거나 상실하지 않도록 시냅스 외측에서 깁스처럼 씌워버린다. 이것이 나이가 들면 머리가 물리적으로 굳어지는 이유다.


어른이 되면 이러한 상황에서는 이렇게 한다라는 정형적인 행동 패턴이 어느 정도 정해지기 마련이다. 다시 말하면 뇌의 자율주행 모드 같은 것이다. 예를 들어 집 근처 편의점에 가는 길이 특별히 달라지지 않으면 그곳에서 새로운 학습과 기억이 생길 여지는 없다. 정형적 뇌의 반응 패턴은 상식이라고 부를 수도 있다. 그럼에도 뇌 가소성은 생애에 걸쳐 계속되므로 섣불리 포기해서는 안 된다.



머리가 좋다는 건 무슨 뜻일까?

기억하는 일보다 잘 잊는 것이 중요하다! : 망각하는 뇌

모든 기억은 뇌의 창작물일 뿐

- 뇌의 기억과 몸의 기억

기억은 지식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어린 시절에 나는 가족과 이야기하다가 “그때 그거 먹었잖아”라고 부모님도 기억하지 못하는 일을 기억해 내 놀라게 한 적 있다. 최근에는 기억력이 떨어졌지만 말이다. 기억력이 좋은 사람은 다양한 에피소드는 물론 당시에 느낀 기분까지 빠짐없이 기억한다. 이처럼 그때 그랬잖아라는 종류의 기억을 일화기억이라고 한다.


이 밖에도 기억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기억은 크게 단기기억과 장기기억으로 나뉜다. 단기기억이란 일회용 패스워드처럼 숫자를 일시적으로 기억해서 입력하고 일이 끝나면 완전히 잊어버리는 기억이다. 스마트폰이 없던 시절에는 전화를 걸 때 잠깐 동안 전화번호를 외우는 것이 단기기억의 예시로 설명되었다. 단기기억이 유지되는 시간은 2~3분 정도로 짧다. 내가 지금 뭘 하려고 했더라와 같은 종류의 건망증은 이 단기기억의 일시적 상실이다.


반면 오랫동안 유지되는 기억은 장기기억이다. 장기기억에도 다양한 종류가 있는데, 예를 들어 역사적 연도나 수학 공식처럼 보편적 사실 등에 관한 기억은 의미기억이라고 한다. 또 그때 그랬지와 같이 생각나는 기억은 일화기억이다. 이러한 기억은 말로 표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진술기억 또는 선언적 기억이라고도 한다.


기억 중에는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기억도 있다. 예를 들어 한동안 자전거를 타지 않아서 겁을 먹었는데 의외로 곧잘 탔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바로 몸이 기억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기억은 절차기억이라고 한다. 말로 표현할 수 없으므로 비진술기억 또는 비선언적 기억이라고도 한다. 잠재기억이라고 하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잠재기억은 비의식적으로 생기는 것으로, 이를테면 특정 소리가 울리면 특정 반응이 일어나는 정형 반응 패턴도 있다. 유명한 예로는 종을 울린 뒤 개에게 먹이를 주는 행동을 반복하자 나중에 종소리만 울려도 침을 흘린다는 파블로프의 개 실험이 있다. 이는 고전적 조건 형성 또는 반응적 조건 형성이라고도 한다.


참고로 진술기억은 언어화할 수 있어 의식해서 기억을 떠올릴 수 있으므로 잠재기억과 대비해 현재 기억이라고도 한다.


기억력을 좌우하는 지혜 주머니 기억

- 현대판 걸어 다니는 백과사전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은 날마다 쌓여 추억을 보관해 준다. 그 날 먹은 음식이 생각나지 않아도 사진으로는 남아 있다. 그러나 그 때 느낀 기분까지는 기록하지 못한다. 그것은 뇌에만 새겨진 고유한 기억이다. 또 수만 가지의 사고와 행동은 외울 의도가 없었더라도 뇌에 절차기억으로 단단히 새겨져 지금의 나를 만든다. 몸이 기억하는 것이다.


기억해 두어서 인생에 도움이 되는 것은 사전적 지식의 나열이 아니라 지식과 지식 간의 유기적 연결이다. 언뜻 관련 없어 보이는 지식 사이에서 의외의 관계를 발견하고 아무도 생각해 내지 못한 가설을 세우려면 말이다. 발이 넓어서 곤란한 일이 있을 때 도와줄 적절한 사람을 소개해 주는 걸어 다니는 백과사전도 마찬가지다.


책을 많이 읽고, 경험을 여럿 쌓고, 다양한 사람과 만나고, 시행착오를 겪으며 수많은 성공과 실패를 경험한 사람 곁에는 사람들이 모여든다. 다음에는 어떤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줄지 기대를 품게 한다. 그런 사람이야말로 지성을 갖춘 진정한 현자, 즉 현대판 걸어 다니는 백과사전이다.


일화기억은 진술기억이므로 언어화할 수 있지만, 처세술이나 인생훈 등은 그 사람 나름의 감성이나 취향이라서 반드시 언어화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정확히 표현할 수는 없지만, 누구에게나 세상을 살아가는 요령 같은 것은 있기 마련이다. 그 기억은 카페 화장실 벽면이나 찻잔에 쓰여 있는 일본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격언집 아버지의 충고 또는 생활의 소소한 지혜라는 뜻의 할머니의 지혜 주머니와 같은 처세술이나 생활의 지혜와도 닮았다.


생각한 대로 신체를 움직일 수 있는가? : 몸과 교감하는 뇌

실측과 예측 사이, 프로와 아마추어의 뇌

- 운동선수와 예술가의 좋은 머리 비결

캐논이 실시한 연구에서는 사진을 감상할 때 프로 사진가는 아마추어보다 다섯 배나 더 시선을 움직일 뿐만 아니라 아마추어가 못 보고 지나친 여백이나 세부까지에도 시선이 향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또 다른 연구에서도 그림을 볼 때 일반인은 주로 사람 얼굴에 곧장 눈이 가지만, 전문가는 다른 곳부터 보기 시작한다고 한다. 동물의 경우는 얼굴에 시선이 향하는 시간이 짧다고 하는데, 무심코 얼굴을 주시하는 것은 사람만의 인지라고도 할 수 있다.


프로 운동선수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예술가와 마찬가지로 더욱 넓은 시야로 다양한 곳에 시선이 향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럴 여유가 있다고 말하는 것이 정확하겠다. 또 프로야구의 타자는 아마추어보다 빨리 공에서 눈을 뗀다는 흥미로운 보고도 있다. 어느 정도 실측이 끝나면 나머지는 예측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빠른 판단이 프로와 아마추어를 나누는 차이일 것이다.


근력 운동보다 뇌 훈련이 중요한 이유

- 내 몸에 귀를 기울여야 뇌를 활성화할 수 있다

우주에서 지구로 막 귀환한 우주비행사라면 모를까, 보통은 땅에 서거나 앉거나 걸을 수 있는 정도의 근력은 가지고 있다. 그러니 뇌와 근육의 연결을 단련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운동 명령을 가동하는 경험을 많이 쌓는 것이다. 바로 신체 인지 능력을 올리는 작업이다.


무조건 많은 움직임을 다양하게 경험해야 한다. 그래서 같은 움직임을 계속해서 반복하는 식의 근력 운동은 그다지 효율적이지 않다. 운동학습은 정지화면이 아닌 동작으로 받아들여야 하므로 일상 동작의 연장선상에서 무작위의 다양한 움직임을 경험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신체 움직임이나 뇌의 작동 방법도 자칫하면 에너지 절약을 우선시하여 같은 패턴에 빠지기 쉽다. 실제로 동작을 분석해 보면 하루에 경험하는 동작은 정형적인 반복일 것이다. 신체는 좀 더 다양한 움직임이 가능한데도 그 움직임을 경험하지 못해서 동작의 신경회로 시냅스 결합이 약해지고 만다. 그래서 결국 같은 움직임만 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악순환이다. 이렇게 쌓인 부정적 루프가 곧 지금의 자기 신체가 된다.


그러한 악순환에서 벗어나려면 가장 먼저 과거에는 경험한 적 있지만 몇십 년째 한 적 없는 신체의 움직임을 시도해 다시 그 회로를 활성화해야 한다. 그러려면 온몸에서 내는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그러나 내 감각 필터는 무슨 기준에서인지 필요하지 않은 정보를 비의식적으로 취사선택해 좀처럼 뇌로 전달하지 않게끔 설계된 듯하다. 어떻게 하면 이 정보를 뇌로 보낼 수 있을까?


최고의 장난감은 자기 몸이다

중요한 것은 어디에 어떻게 집중할 것인가다. 자기 몸의 소리를 듣는 첫걸음은 지금 자신이 어느 부위를 움직이고 있는지, 어떤 감각에 노출되어 있는지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다.


자신이 어떻게 걷는지, 말할 때는 어디에 혀를 두는지를 생각해 본 적 있는가? 그런데 막상 주의를 기울이면 제법 적절히 움직이고 있음을 깨닫는다. 이러한 자기 내면에 대한 주의를 내적 집중(internal focus)이라고 한다. 반면 “이 받침대에서 떨어지지 않도록 균형을 잡아보라”고 하면 특정 근육에 주의를 기울이기보다 일단 다양한 움직임을 시도하며 균형을 잡으려고 한다. 이처럼 자기 몸에서 의식을 멀리하는 것을 외적 집중(external focus)이라고 한다. 운동학습에서는 양쪽 모두가 중요하다.


비의식적으로 자기 신체를 생각한 대로 움직일 수 있으려면 어느 정도 반복 훈련은 필요하지만, 같은 행동을 매번 반복할 것이 아니라 뇌에 다른 자극을 주어서 지혜 주머니 기억을 쌓아나가는 과정도 필요하다.


- 변화를 위해서는 루틴이 필요하다

신체 인지를 정확히 하기 위해서는 어떤 단서가 필요하다. 더 나은 가설을 세우려면 단서가 많은 편이 유리하므로 정지화면보다는 동영상으로 이해하는 편이 낫다. 우리는 다양한 국면에서 정지화면 방식의 사고를 하는 경향이 있다.


오늘은 몸 상태가 좋다거나 별로라거나 하는 자기평가와 그것을 뒷받침하는 수치 데이터 같은 성과 사이의 괴리를 가능하면 최소화하고 싶을 것이다. 그러려면 가능한 한 많은 데이터를 확보해 정확한 가설을 세워야 한다. 변화를 알려면 루틴이 필요하다. 다만 이때 뇌는 같은 것에 익숙해지면 사고도 동작도 단축해 버리는 습관이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따라서 매일 체조만 할 것이 아니라 오늘 체조를 했으면 내일은 요가, 내일모레는 태극권을 하는 식으로 다른 움직임으로 자기 신체 상태를 측정해 보자. 아직은 과거에 경험한 적 있지만 벌써 몇십 년째 한 적 없는 신체의 움직임이 있을 테니 새로운 움직임을 실행해 보았을 때 적응 정도로 그날의 몸 상태를 평가하는 것이 좋다.



AI 시대에 꼭 필요한 뇌 지구력

AI에는 없고 인류의 뇌에만 있는 것 : 뒷정리 잘하는 뇌

별아교세포, 뇌를 지켜주는 수호신

뇌척수액이 존재하는 근본 의의는 뇌의 물리적 손상을 완충하기 위해서다. 두부 팩 안에 물을 넣는 원리와 같다. 단순히 뇌를 잠기게 해서 보호만 하는 것이 아니라 늘 새롭게 만들어 교체하는 과정에서 뇌의 노폐물을 배출하는 역할도 한다. 뇌척수액은 하루에 네다섯 번 교체될 정도로 천천히 흐르는데 이 흐름이 정체되면 불상사가 일어난다. 뇌의 노폐물은 뇌세포에 긴 시간 머물면 과잉 활성화를 일으키거나 독성을 유발하므로 신속하게 제거해야 한다. 별아교세포는 노폐물을 흡수해서 제거하는 역할도 하지만, 이와 더불어 뇌 속 액체로 씻어 내는 방법도 활용한다.


뇌척수액은 늘 흐르고 교체되지만, 물의 흐름은 항상 일정하지 않아서 수면과 각성 같은 몸 상태에 따라 변동되기도 한다. 별아교세포는 틈의 부피로 물의 드나듦을 조절하는데, 공간이 넓어지면 그 사이로 물이 잘 흐르고, 공간이 좁으면 물이 잘 흐르지 않는다. 잠을 자는 동안에 이 공간이 넓어져 물이 잘 흐르며, 특히 깊은 잠을 잘 때 노폐물이 씻겨 내려간다. 이를테면 뇌의 고압 세정이다.


세탁기 안에 먼지가 쌓이면 성능이 떨어지는 것처럼 뇌 속 환경도 얼마나 신속하게 원래 상태로 돌아가는지가 중요하다. 따라서 머리가 좋은 사람의 뇌는 뒷정리를 잘하는 뇌인 셈이다.


지능을 좌우하는 별아교세포의 메타 가소성

실제로 별아교세포가 지성에 영향을 준다면 대체 어떤 과정을 거치는 것일까?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에너지 공급과 노폐물 제거 등으로 뉴런이 작용하는 환경을 정비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것이다. 별아교세포는 혈관과 시냅스 양쪽에 연결되어 있다. 학습과 기억에는 뉴런의 이음매인 시냅스 전달 효율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시냅스 전달 효율은 늘 일정하지는 않아서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강화되거나 약화된다. 이때 별아교세포가 시냅스에 작용해 가소성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도 드러나고 있다.


- 수수께끼를 풀 열쇠를 찾다

그렇다면 별아교세포는 언제 어떻게 어느 시냅스를 강화하려는 판단을 내릴까? 언제 어느 때 별아교세포가 활성화되는지는 아직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분명한 것은 뇌가 위기에 빠졌을 때, 즉 저혈당, 저산소, 저혈압 등과 같은 물리적으로 장해를 받는 상태나 강한 정동 환기가 일어나는 색다른 체험을 할 때이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는 노르아드레날린(noradrenaline)이라는 뇌의 경고 시스템을 활성화하는 뇌내 물질의 방출이 높아져 별아교세포를 활성화한다.


단순한 반복으로 얻어지는 가소성보다 강한 정동 체험을 동반한 가소성은 쉽게 손실되지 않는다. 후자일 때는 뇌가 과거의 기억을 총동원해 어떻게든 극복하려고 하거나 지금 처한 상황을 확실히 학습해 다음을 대비하려는 등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남다른 경험, 즉 불확실한 상황에 견디는 힘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어쩌면 별아교세포의 지원을 받은 시냅스 가소성의 지속성이 높을 수 있다. 이것이 바로 끈기 있는 가소성의 정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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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정보는 도서의 일부 내용으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보다 많은 정보와 지식은 반드시 책을 참조하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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