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비앤비, 아마존, 페이스북... 현재 정상에 있는 기업들도 사업 초기엔 모두 엄청난 어려움을 겪었다. 좋은 아이디어가 존재한다 해도 자신의 아이디어에 투자한다는 투자자를 찾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국 그들은 자신만의 방법으로 투자자와 고객들에게 확신을 주었고 전폭적 지지 속에 상승세를 탔으며, 그 결과 전 세계적으로 놀라운 성장을 이어가는 유니콘 기업이 되었다.
사업 초기 아이디어만으로 승부를 봐야 할 때, 투자자도 고객도 없는 초라한 상황일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이 책의 저자는 상대를 내 아이디어의 열렬한 ‘지지자’로 만드는 것이 중요한데, 그러기 위해선 사업 준비 기간의 8할을 ‘자기 확신’을 쌓는 데 써야 한다고 말한다. 강한 자기 확신이 있어야 자신의 아이디어를 상대방에게 전달할 때에 흔들림 없고 차별화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고, 결국 그 에너지가 상대방의 마음을 움직여 상대를 열렬한 지지자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에는 자기 확신을 바탕으로 실패의 아이콘에서 혁신의 아이콘이 되기까지 저자의 인생과 커리어를 바꾼 7단계의 변화 과정이 담겨 있다. 현재 창업을 꿈꾸고 있다면, 직장을 다니면서 멋진 아이디어를 사업화하고자 구상 중에 있다면, 스타트업을 꾸렸는데 한 단계 점핑하고자 투자 유치하고자 애쓰고 있다면 반드시 일독하길 권한다. 당신 앞에 결정적 기회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 저자 수닐 굽타
저자 수닐 굽타는 애플 앱스토어 ‘올해의 앱’으로 선정된 모바일 플랫폼 기업 ‘라이즈(RISE)’ 설립자이다. 미국 시카고에 있는 노스웨스턴대학교 로스쿨(Northwstern University School of Law)을 졸업하고 브라우저 파이어폭스를 만드는 모질라(Mozilla)에 입사해 제품 개발 및 론칭 프로젝트를 이끌었다. 이후 소셜 커머스 기업 그루폰(Groupon)에 스카우트되어 제품 개발 부사장(Vice President)으로 일했다. 무명 스타트업에 불과했던 그루폰은 ‘포브스’에서 ‘역사상 가장 빨리 성장하는 회사’라고 소개될 정도로 큰 주목을 받았으나 무리한 확장으로 막대한 손실을 입었고, 회사의 시장가치는 1년 만에 130억에서 30억 달러로 추락하고 말았다.
1년 후 굽타는 개인과 영양사를 연결해 주는 모바일 플랫폼 ‘라이즈’라는 회사를 공동 설립했다. 여전히 고객과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와중에 ‘뉴욕타임스’에 페일콘에서 강연한 그의 사진이 실린다. ‘실패의 대명사’라는 꼬리표를 반드시 지우고 싶었던 그는 열악한 상황에 좌절하지 않고 이를 기회로 삼았다. 그는 성공한 사람들에게 기사 링크를 걸어 이메일을 보내면서 조언을 청했다. 팀 페리스, 브라이언 그레이저, 레고나 픽사 같은 대기업의 임원들, 유니콘 스타트업의 창업자 등등이 심층 인터뷰를 수락했다.
그는 성공한 사람들의 경험담을 들으며 ‘자기 확신’의 중요성을 깨닫는다. 결국 상대방의 마음을 움직이는 사람은 뛰어난 아이디어나 카리스마의 소유자가 아니라 자신의 아이디어에 대해 확신을 가진 사람이라는 것. 그는 이 책에서 혁신적 아이디어는 있는데 상업화하거나 성공하지 못해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상대방에게 확신을 심어주고 결정적 기회를 얻어낼 수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해답을 제시한다.
라이즈는 굽타가 보여준 확신의 힘을 통해 구글 벤처스(Google Ventures) 등 벤처 캐피털에서 투자를 받아 성장했다. 백악관에서 진행한 비만 퇴치 운동의 협력 업체로 선정되었으며 2016년 의료 서비스 기업 ‘원 메디컬(One Medical)’에 2,000만 달러로 인수되었다. 현재 굽타는 하버드대학교 의과대학 객원 교수(Visiting Scholar)로 학생들에게 ‘아이디어로 투자를 받을 수 있는 전략’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 역자 박슬라
역자 박슬라는 연세대 인문학부를 졸업하였으며 영문학, 심리학을 전공했다. 현재 인트랜스 소속 전문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한니발 라이징’, ‘마인드 세트’, ‘미래를 읽는 기술’, ‘회사형 인간’, ‘스틱!’, ‘부자 아빠의 투자 가이드’, ‘부자 아빠의 금/은 투자 가이드’, ‘인비저블’, ‘순간의 힘’ 외 다수가 있다.
■ 차례
들어가며_ 시작하지 않으면 달라지는 것도 없다
PART 1. 결국 기회를 만든 사람들의 비밀
제1단계 나 자신을 먼저 설득하라
스스로 확신하기 위한 숙고의 시간 / 가장 어려운 질문부터 깨라 / 매일 조금씩 시도하고, 묻고, 조정하라 / 당신의 감정적 생존 기간은 얼마인가?
제2단계 이야기의 중심 캐릭터를 창조하라
우리는 익명의 소비자가 아닌 ‘한 사람’에게 공감한다 / 숫자보다 스토리보드를 보여줘야 하는 이유 / 누구를 위해 시작했는지 항상 상기하라
제3단계 상대를 홀리는 나만의 비결을 습득하라
구글 검색에서 찾을 수 없는 것을 찾아라 / 성실하게 노력하는 사람은 거절하기 어렵다
제4단계 왜 이 아이디어가 ‘불가피’한지 증명하라
‘안락의자 인류학자’처럼 세상을 관찰하라 / 홀로 뒤처질지 모른다는 두려움을 이용하라 / ‘우리는 이미 시작하고 있습니다’ / 창업자의 비전은 공상이 아닌 ‘현실’이어야 한다
제5단계 그들을 같은 팀으로 끌어들여라
아이디어의 명확성보다 가능성을 제시하라 /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의 이야기다 / 스스로 이야기 속 영웅이 되어라 / 이야기를 끝맺지 말고 상상의 여지를 남겨라
제6단계 본 경기 전 시범경기를 무수히 치러라
진짜 스타에게 너무 작은 무대란 없다 / 말하는 능력을 타고난 사람은 없다 / 하지 말아야 할 질문, ‘어떻게 생각하세요?’ / 당신을 진심으로 지지하는 이들을 끌어모아라 / 회복 근육을 만드는 ‘21의 법칙’ / 패배를 통해 자신을 재부팅하라
제7단계 나를 내려놓을 때 비로소 길이 드러난다
말보다 직접 보여 줄 때 사람들이 모여든다 / ‘나’가 아닌 ‘메시지’에 스포트라이트를 비춰라 / 진짜 나는 말하는 게 아니라 드러나는 것
PART 2. 불꽃같은 성공을 이룬 9명과의 밀착 인터뷰
‘면도날’처럼 날카롭게 확신을 새기는 법_커스틴 그린
‘타이타닉’을 현실로 만드는 몰입의 힘_피터 처닌
‘친환경’ 트렌드가 아니라 지속가능한 미래를 보는 브랜드_애덤 로리
안락의자 인류학자의 본질은 관찰이 아닌 공감_티나 샤키
과거와 미래보다 지금 여기의 데이터에 정직하라_앤디 던
누구나 공감하는 ‘스토리’가 가장 독창적인 이유_브라이언 그레이저
조용하지만 강한 스토리텔링의 매력_앤 미우라코
‘나랑 같이 놀든가 아니면 나가든가’_트레버 맥페드리스
기침과 열정은 숨길 수도, 꾸며 낼 수도 없다_존 팰프리
나가며_ ‘언젠가’가 아닌 ‘지금’이라는 게임을 하라
감사의 말
주
수닐 굽타는 그루폰에서 임원으로 일하다가 회사의 가치 급락과 함께 떠나게 되었고, 창업의 길에 나섰지만 초기에는 투자자를 찾지 못하고 고객 유치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심지어 뉴욕타임스에 실린 그의 실패 기사로 인해 "실패의 아이콘"이 되기도 했습니다.<br>하지만 굽타는 이 실패를 활용하여 자신을 브랜딩의 기회로 만들었습니다. 그의 경험을 통해 성공한 사람들이 어떻게 결정적 기회를 만들었는지에 대한 노하우를 배워봅시다.
결정적 기회를 만드는 힘
결국 기회를 만든 사람들의 비밀
나 자신을 먼저 설득하라
이 책을 쓰기 시작했을 때 나는 기회를 얻는 사람들이 청중의 관심을 끌기 위해 사용하는 특정한 방법을 찾아낼 수 있을 줄만 알았다. 예를 들면 눈 마주침이나 손동작, 말하는 속도를 활용하는 방법 같은 것들 말이다. 그러나 더 깊이 파고들수록 실제로는 그런 게 중요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사람을 움직이는 건 카리스마가 아니라 확신이다. 기회를 얻는 이들은 자신이 하는 말을 진심으로 믿고 있으며 가장 자연스럽다고 느끼는 방식으로 표현한다. 자신이 하는 말을 진심으로 믿지 않는다면 아무리 화려한 PPT 슬라이드나 손동작도 당신을 구해 주지 못한다. 다른 사람을 설득하고 싶다면 먼저 자기 자신을 설득해야 한다.
스스로 확신하기 위한 숙고의 시간
머릿속에 떠오른 아이디어는 완전하지 않으며 아직 현실 세계에서 상호작용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그러나 우리는 가능성이라는 것 자체에 너무 신이 난 나머지 아이디어가 아직 준비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사람들에게 공유하는 실수를 저지르곤 한다. 나도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마다 곧장 사람들에게 달려가 몽땅 털어놓고 싶은 유혹에 시달리곤 한다. 그러나 이 단계에서는 상대가 아무리 좋은 의도로 말해줘도 아이디어의 핵심을 무너뜨릴 수 있다. 바라던 반응을 얻지 못하면 의욕이 꺾인다. 머릿속에 떠오른 것을 아직 구체적으로 생각해 보지 않아 미완성에 불과한데도 반응은 완벽하길 바라는 것이다. 반응이 나오지 않으면 현실은 당신의 열정에 찬물을 끼얹는다.
수년간 단체나 조직에서 사람들을 교육하다 보니 깨달은 게 있다. 새롭고 참신한 아이디어는 대부분 회의실에서 살해되는 게 아니다. 그것들이 죽는 곳은 대부분 복도나 휴게실이다. 사람들은 아이디어가 생각나면 충분히 성숙시키지 않고 섣불리 털어놓고, 원하는 피드백을 받지 못하면 서랍 깊숙이 처박아 놓는 경향이 있다. 아이디어가 형편없어서가 아니다. 그저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질 준비가 안 되어 있기 때문이다.
가장 어려운 질문부터 깨라
나는 새 아이디어를 소개할 때 주로 PPT 슬라이드를 사용하지만 그게 프레젠테이션에 아주 큰 도움이 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화려한 슬라이드는 반론을 정면 돌파하는 게 아니라 간결하게 정리된 포인트 설명과 멋들어진 그래픽 뒤로 숨을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제프 베이조스(Jeff Bezos)는 고위경영진과 회의할 때 PPT를 사용하지 않는다.
핵심 요약이 당신이 ‘무엇을 믿는지를 설명한다면 완전한 문장으로 이뤄진 서술은 ‘왜를 설명한다. 서술문을 작성하면 아이디어에 대해 적어도 세 개 이상의 중요한 반론을 예상할 수 있고, 거기에 대해 완벽한 답변을 준비할 수 있다. 간단하게 핵심만 추려 명사형으로 표현하는 게 아니라 ‘왜냐하면 같은 단어를 써서 생각을 보다 구체적이고 세밀하게 표현하기 때문이다. 나는 발표하기 전에 다른 사람에게 내가 뭐라고 썼는지 보여 주지 않는다. 그건 나 자신을 먼저 설득하기 위한 개인적인 도구이기 때문이다.
핵심 포인트
- 스스로 확신하기 위한 숙고의 시간
아이디어를 숙성시키지 않고 섣불리 공개하면 미적지근한 반응을 얻을 뿐이다. 그 결과 열정이 식거나 아예 사라질 수 있다. 사람들을 설득하는 것은 카리스마가 아니라 확신이다. 본인 스스로 확신을 갖지 못하면 남을 설득할 수도 없다. 아두리스는 매년 3개월 동안 레스토랑 문을 닫고 새로운 메뉴를 선보이기 전에 확신과 자신감을 다진다. 대부분의 새로운 아이디어가 회의실이 아니라 복도와 휴게실에서 죽는다는 사실을 명심하라. 충분한 숙고 기간을 갖고 아이디어를 발전시켜라.
- 가장 어려운 질문부터 깨라
잠재적 지지자의 입장이 되어 당신의 아이디어에 대한 세 가지 주요 반론을 예상하라. 프레젠테이션을 할 때 반대 의견을 피하지 말고 신중하게 귀를 기울여라. 회피는 더 많은 질문으로 이어질 뿐이며 상대방이 남은 시간 내내 당신의 프레젠테이션을 탐탁지 않게 생각할 가능성만 높인다. 링크드인의 투자 유치를 위해 처음 프레젠테이션을 했을 때 리드 호프먼은 회사가 매출을 한 푼도 못 올리는 문제를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부딪쳐 수익을 올릴 방법을 제시했다. 잠재적인 비판에 미리 선수를 친다면 신뢰를 얻을 수 있다.
이야기의 중심 캐릭터를 창조하라
우리는 익명의 소비자가 아닌 ‘한 사람에게 공감한다
어느 날 빌 게이츠가 딸에게 소아마비에 걸린 한 어린 소녀에 관한 영상을 보여 주었다. 아이는 다 망가진 나무 목발을 짚고 흙길 위를 힘겹게 걸어가고 있었다. 영상을 본 딸이 아빠를 쳐다보며 물었다.
“그래서 뭘 하셨어요?”
게이츠는 딸에게 그가 세운 재단이 소아마비 근절을 위해 어떻게 노력하고 있는지 설명했다. 재단이 기부하고 있는 수억 달러와 그들의 목표 그리고 나이지리아의 소아마비 발생 건수가 1년에 700건에서 30건 이하로 줄어든 것까지, 이제껏 달성한 숫자와 통계치를 세세히 설명해 주었다.
“아니, 아니, 그런 거 말고요.”
딸이 아빠의 말을 가로막고는 영상을 가리키며 물었다.
“‘쟤를 위해 뭘 하셨느냐고요.”
숫자보다 스토리보드를 보여줘야 하는 이유
스토리보딩의 핵심은 지지자와 고객을 잇는 ‘공감의 다리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빌 게이츠의 딸과 나이지리아에 사는 이름 모를 소녀를 연결해 준 짧은 동영상처럼 말이다. 이는 다른 사람의 눈으로 세상을 보게 해주고 다른 사람이 느끼는 것을 느끼게 해준다. 스토리보딩의 이런 점은 프레젠테이션할 때 특히 중요한데 대부분 경우 지지자는 당신의 고객이 아니기 때문이다. 벤처 투자자는 그가 개인적으로 사용하지 않을 애플리케이션에 투자한다. 출판인들이 자신이 읽고 싶은 책만 출간하는 것은 아니며, 제작사 사장도 자신이 보고 싶은 영화만 만드는 것은 아니다. 당신을 후원할 사람들은 스토리보드를 통해 당신이 상품을 제공하고자 하는 사람들과 연결된다.
왜 이 아이디어가 ‘불가피한지 증명하라
‘안락의자 인류학자처럼 세상을 관찰하라
티나 샤키(Tina Sharkey)는 지난 25년 동안 기회를 얻을 만한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판매해 왔다. 커리어 초반에 그녀는 소비자 브랜드인 아이 빌리지(iVillage)를 설립했고 이를 통해 경영진의 신임을 받아 세서미 워크숍(Sesame Workshop)내 디지털 부서를 이끌었다. 이후에는 온라인 사업 회사 AOL을 거쳐 베이비센터(BabyCenter)를 맡았다. 내가 샤키에게 어떻게 그렇게 계속 성공을 거둘 수 있었느냐고 물었을 때 그녀는 ‘문화인류학자 모자가 주효했다고 답했다.
샤키는 그 역할이 다음과 같은 질문에서 시작된다고 말한다. ‘세상에서 일어나고 있는 어떤 변화가 내 아이디어를 중요하게 만드는가? 그러곤 곧장 해결책을 알아내기 위해 뛰어드는 대신 인류학자의 모자를 쓰고 세상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관찰하고 파악한다. 그런 다음에 세상의 거대한 변화에 자신의 아이디어를 맞추는 것이다.
처음에 나는 반대가 되어야 하는 게 아닌가 생각했다. 내 목표가 특정한 아이디어를 제시해 상대방을 설득하는 것이라면 나를 지지해 줄 사람의 시간을 굳이 그런 거시적인 전망으로 낭비할 필요가 있을까? 그러나 대기업, 중소기업 가릴 것 없이 여러 분야에서 기회를 얻은 사람들을 만나 얘기를 나눠 본 결과, 그들 모두가 이런 ‘안락의자 인류학자(armchair anthropologist)가 되어 투자자에게 세상이 지금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를 먼저 보여 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홀로 뒤처질지 모른다는 두려움을 이용하라
대니얼 카너먼(Daniel Kahneman)은 인간의 의사결정 기제를 연구해 노벨상을 받은 심리학자다. 그의 핵심 이론 중 하나는 심리학자들이 ‘손실 회피(loss aversion)라고 부르는 것이다. 간단히 말하면 우리가 손실로 인해 느끼는 심리적 고통은 이득으로 인해 느끼는 기쁨보다 ‘두 배 더 크다는 이론이다. 카너먼은 대부분 사람이 “40달러 이상을 벌 수 있다는 확신이 없다면 20달러를 잃을 도박을 거부한다.”라고 설명한다.
손실 회피는 우리 자신과 동료, 친구들의 많은 행동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사고를 한 번도 낸 적 없는 모범 운전자가 어째서 추가 비용을 내고 교통사고 보험을 드는 걸까? 사람들은 왜 하락세인 주식을 팔지도 않고 계속 가지고 있는 걸까? 또한 이 이론은 잠재적 지지자들이 왜 안전하다고 확신할 수 없는 것에 투자하길 꺼리는지 알려 준다. 위험 부담이 크고 수익률이 높은 투자를 찾는 대담한 벤처 투자자들마저도 실은 대부분의 놀라운 아이디어를 퇴짜 놓는다.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아마존은 수많은 투자자로부터 거절당했다. 한 유명 벤처 투자자는 내게 이렇게 말하기도 했다. “제가 접하는 아이디어를 전부 다 안 된다고 100퍼센트 거절해도 그중 99퍼센트는 제가 옳을 겁니다.”
잘못된 아이디어에 투자하는 두려움이 아이디어의 성공으로 얻는 기쁨보다 두 배나 강력하다면 성공의 기쁨으로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상쇄할 순 없을 것이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상쇄할 유일한 것은 실패에 대한 두려움뿐이다.
포모증후군(Fear Of Missing Out, FOMO), 이른바 고립공포감에 대해 생각해 보자. 투자자들에게는 뭔가를 놓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만큼이나 강력한 것은 바로 혼자서만 놓치는 것이다. 할리우드의 어떤 제작사가 ‘스타워즈 같은 영화를 놓치고 싶을 것이며 어떤 대학이 아인슈타인을 거절하고 싶겠는가. 블록버스터(Blockbuster) 경영진이 넷플릭스를 5,000만 달러에 인수할 기회를 놓쳤던 것을 생각해 보라. 현재 블록버스터는 망했고 넷플릭스는 2,000억 달러 가치를 자랑한다.
그들을 같은 팀으로 끌어들여라
창의성은 두 단계로 구성된 공식이다. 바로 훌륭한 아이디어와 훌륭한 실행이다. 그러나 그 두 단계 사이에 ‘비밀 단계가 숨어 있으니, 바로 아이디어가 실행 단계에 이르렀을 때 모두 함께 도달하도록 외부인을 내부인으로 끌어들이는 것이다. 당신이 알고 있는 모든 위대한 조직과 사회운동, 캠페인들도 모두 이 비밀 단계를 거쳤다.
1940년대에 즉석 케이크 믹스가 미국 전역의 식료품 가게에 유통되어 대대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쳤다. 맛있는 케이크를 만들기 위해 소비자가 할 일이라곤 믹스에 물을 섞어 반죽을 팬에 담아 굽는 것뿐이었다. 겨우 30분이면 케이크 하나가 뚝딱 만들어졌다. 그런데 이 제품이 전혀 팔리지 않자 마케터들은 경악했다.
그 원인을 파헤친 것은 심리학자인 어니스트 디히터(Ernest Dichter)였다. 전국의 주부들에게 이유를 물은 결과 디히터는 충격적인 결론에 도달했다. 케이크 믹스는 요리를 ‘지나치게 쉽게 만들어 주었다. 다시 말해 소비자들에게서 창조적 과정을 전부 박탈했던 것이다. 그 사실을 알게 된 제조사는 이번에는 새로운 접근법을 시도했다. 케이크 믹스에서 달걀 성분을 제거해 만드는 사람이 직접 달걀을 깨트려 섞도록 만든 것이다. 그러자 매출량이 급격히 치솟았다.
그 뒤로 수십 년 동안 연구자들은 이런 패턴이 수없이 반복되는 것을 경험했다.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마이클 노튼(Michael Norton)과 동료 두 사람은 이 같은 현상을 ‘이케아 효과라 부르면서 사람들이 완성품을 구입하기보다 직접 조립한 제품에 약 다섯 배나 더 큰 가치를 부여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사물을 다루는 데 소요된 시간”은 “소유와 가치에 대한 감각”을 부여한다.
그렇다면 지지자도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에 주인의식을 느낄 수 있을까? 처음에 나는 그 연결 고리를 보지 못했다. 그래서 크고 작은 세부 사항을 모두 고려해 철저한 계획을 세웠다는 사실을 보여 주는 데 주력했다. 기회를 얻으려면 철벽같은 준비를 해야 한다고 믿었다.
그러나 지지자들에게 아이디어를 소개하면서 새로운 사실을 깨달았다. 계획이 확정되어 있을수록 청중으로부터 열정적인 반응을 끌어내기가 더 어려웠다. 프레젠테이션 결과가 가장 좋을 때는 적어도 하나 이상의 열린 의문이 남아 있고 이를 지지자들에게 제시했을 때였다. 그런 경우는 대개 프레젠테이션이 시작되었을 때 탁자 반대쪽에 앉아 있던 지지자들이 결국엔 다 같이 내 노트북이나 전화기 주위에 머리를 맞대고 몰려 있는 상황으로 끝나곤 했다. 여기서 나는 기회를 얻고자 하는 이들에게 도움이 될 교훈을 얻었다. 사람들은 주인의식을 느끼는 아이디어를 옹호할 때 가장 열렬히 싸우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이 사실이 왜 중요할까? 설령 지지자들이 당신의 아이디어를 좋아하더라도 그들 역시 늘 다른 사람을 설득해야 하기 때문이다. 벤처 투자자가 당신의 창업 아이디어를 좋아한다면 그는 자신의 파트너를 설득해야 한다. 당신 회사의 CEO가 당신의 신제품 아이디어를 좋아한다면 그는 다른 경영진에게서 동의를 받아야 한다. 편집자가 당신이 제안하는 책의 콘셉트를 마음에 들어 하더라도 실제로 기획에 들어가려면 팀원들을 설득해야 한다.
바로 그런 이유로 프레젠테이션을 할 때 단순히 당신의 아이디어를 좋아해 줄 사람을 찾아서는 안 된다. 당신에게는 적극적인 지지자가 필요하다. 당신의 아이디어를 당신과 똑같은 열정으로 설파하고 다닐 사람 말이다. 살만 루슈디가 이런 글을 쓴 적이 있다. “우리 삶에서 중요한 대부분의 일은 우리가 없을 때 발생한다.” 우리는 프레젠테이션을 할 수는 있을지 몰라도 복도에서 이뤄지는 대화나 다른 회의실에서의 모임, 아이디어의 운명을 결정짓는 이메일 소통에는 끼어들지 못한다. 당신의 지지자는 함께 아이디어를 생각하고 실행하는 같은 팀이 될 때 더욱 열렬한 옹호자가 될 것이며 직접 달걀을 깨고 믹스에 넣어 섞을 것이다.
본 경기 전 시범경기를 무수히 치러라
말하는 능력을 타고난 사람은 없다
연습은 처음 할 때가 가장 어렵다. 아직 서툴고 미흡한 프레젠테이션을 누군가에게 보여 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내가 처음에 프레젠테이션 연습을 하고 싶지 않았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부정적인 피드백을 피하고 싶어서였다.
그러나 리드 호프먼은 내가 그런 선입견 때문에 발전하지 못하고 있다고 알려 주었다. 모질라에서 내가 맡은 첫 프로젝트는 파이어폭스 인터넷 브라우저의 바탕색이나 분위기를 취향대로 설정하는 테마 부문이었다. 한참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데 당시 경영진이었던 호프먼이 고객들이 해당 제품에 어떻게 반응하고 있는지 물었다. 나는 제품이 아직 준비되지 않아 고객 테스트를 하지 못했다고 대답했다. 그는 나를 빤히 쳐다보며 말했다. “제품의 최초 버전으로 창피를 당하지 않는다면 그건 너무 늦게 출시하는 걸세.”
기회를 얻는 사람들은 장기적 성공이 단기적인 낭패감에서 기인한다는 걸 알고 있다. 즉석에서 발현되는 자연스러운 말과 태도는 대개 지독한 연습의 산물이다. 너무도 많이 연습한 나머지 꼭 연습하지 않은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모린 테일러(Maureen Taylor)는 실리콘밸리에서 커뮤니케이션 코치로 일하며 디즈니와 GE, 힐튼 같은 대기업 고위경영진을 고객으로 두고 있다. 그에게 얼마나 많은 고객이 뛰어난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타고났느냐고 내가 묻자, 그는 조금도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그런 사람은 없어요.”
하지 말아야 할 질문, ‘어떻게 생각하세요?
나는 친구에게 내 아이디어를 설명하고 나면 방금 들은 내용을 다시 말해 달라고 부탁한다. 그러면 상대방이 아이디어를 얼마나 잘 이해했는지 파악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남에게 설명하는 새로운 방식을 생각하는 데 도움이 된다. 처음 이 책에 대한 아이디어를 떠올렸을 때 내 프레젠테이션을 듣고 다시 말해 준 사람은 베스트셀러 작가 댄 핑크(Dan Pink)였다. 사실 그는 나보다 더 말솜씨가 좋았다. “뛰어난 사람들은 단순히 능력만 뛰어난 게 아니라 기회를 얻는 능력이 있다는 거군요.”라고 그는 말했다. 이 책을 완벽하게 한 문장으로 요약한 말이었다.
사람들에게 내 아이디어를 자신의 언어로 설명해 달라고 부탁하면 그들이 어떤 부분에 가장 공감하는지 알 수 있고, 덕분에 필요 없는 대목을 쳐내고 효과적인 부분을 강화할 수 있다. 이는 영화업계에서 대본 리딩을 활용하는 방식과도 비슷하다. 배우들이 테이블 주위에 둘러앉아 각본을 처음부터 끝까지 각자 맡은 부분을 소리 내어 읽는다. 감독은 배우들이 각각의 대사에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주의 깊게 살펴보고 호응을 받지 못한 대사들은 잘라 내고 좋은 대목은 발전시킨다.
시범경기의 목표는 가능한 솔직하고 직접적인 피드백을 받는 것이다. 프레젠테이션 연습을 한 뒤에 “어떻게 생각하세요?”라고 묻지 마라. 그런 방법으로는 가장 까다로운 지지자를 설득할 통찰력을 얻을 수 없다. 그보다는 구체적인 질문을 활용해 피상적인 피드백이 아닌 심도 깊은 반응을 끌어내라.
불꽃같은 성공을 이룬 9명과의 밀착 인터뷰
‘면도날처럼 날카롭게 확신을 새기는 법_커스틴 그린, 벤처 투자자
“벤처캐피털 세계는 지금 가능하면서도 미래와 밀접하게 관련된 것을 찾을 것을 요구해요. 그 균형점을 찾으려면 미래에 대한 비전을 발전시키는 한편 향후 12개월간 무엇을 해야 할지 실질적인 접근법을 찾아야 해요. 저는 현재와 미래 모두에 적절한 균형을 갖춘 아이디어에 기회를 주고 투자합니다.”
칼리: 기회를 얻지 못하는 프레젠테이션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가장 흔히 저지르는 실수는 뭐죠?
커스틴: 전체적인 그림을 보여 주는 사람이 드물어요. 누구에게나 강점은 있기 마련이고 비즈니스를 운영하거나 투자 유치 프레젠테이션을 할 때는 그런 강점에 의존하는 게 제일 편하죠. 그래서 때로는 프레젠테이션이 한쪽으로 치우치게 돼요.
어떤 사람은 매우 전략적, 기능적이고 숫자 중심적인 접근법으로 기회를 제시하는데 그러면 전 별로 내키지 않거나 납득이 안 될 때가 많아요. 창업자가 결과를 강요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또 반대로 어떤 사람은 지나치게 창의성에 집착하고 프레젠테이션의 미적 측면이나 원대한 비전에만 집중할 뿐 전술적인 부분에는 구체적인 사항을 내놓지 않아요. 그러면 투자자는 ‘좋아, 그러면 저기에 뭘 채워야 하지?라고 생각할 여지가 생기죠. 그리고 ‘저 사람이 자기 인식을 얼마나 잘하고 있지?라는 질문에 집중하게 되고요.
수닐: 지나치게 숫자 중심적이거나 디테일에만 집중하는 사람에게 비전에 대해 생각하도록 가르칠 수 있을까요?
커스틴: 전 누구든 비전을 가질 수 있고 자신 있게 확장할 수 있다고 믿어요. 대부분 사람은 작긴 해도 중요한 것을 항상 갖고 있어요. 제가 생각하는 비전이 있는 사람이란 지금 일어나는 변화를 인식하고 더 나은 서비스를 통해 변화를 끌어내는 사람이에요. 점과 점을 연결할 줄 알고 뻔하지 않은 방식으로 그걸 추진할 수 있는 사람이요. 하지만 매우 보기 드문 특성이죠.
전 우리가 기회를 준 모든 사람이 처음부터 그랬을 거라곤 생각 안 해요. 그렇게 되고자 하는 야망과 지성, 호기심, 열정을 충분히 보여 주었기 때문에 그들이 비전을 더욱 발전시키고 실현하는 과정에서 뭔가를 발견하리라 믿었던 거죠. 첫날부터 정답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요. 전 시간이 지날수록 자기 비즈니스에 더 큰 영향을 미칠 방법을 찾는 사람을 원합니다.
* * *
본 정보는 도서의 일부 내용으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보다 많은 정보와 지식은 반드시 책을 참조하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