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공부하는 석유·가스 산업
 
지은이 : 오성익 (지은이)
출판사 : 매일경제신문사
출판일 : 2024년 12월




  • 단순히 석유 산업의 기술적이고 경제적인 측면을 넘어서, 글로벌 석유 시장의 동향, 한국의 석유 정책, 국제 협력 현황 등 다양한 분야를 종합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특히, 광권계약에서부터 탐사, 개발, 생산, 수송, 비축, 판매에 이르는 석유 개발의 각 단계와 과정을 체계적으로 설명해줍니다.


    처음 공부하는 석유, 가스 산업


    석유 개발 전 알아야 할 여섯 가지

    석유자원은 누구의 소유인가

    주체에 따른 소유권 개념

    소유권의 주체를 개인 중심이냐, 국가 중심이냐 또는 복합적으로 고려하느냐에 따라 소유권의 개념이 조금씩 달라진다.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총 세 종류로 나뉘어 볼 수 있는데, 미국의 경우처럼 개인 소유의 토지에서 나온 석유가스는 토지주의 소유로 보는 것이다. 반면 헌법이나 법률로서 석유가스의 소유권을 국가나 국민 전체에 속한다고 규정해두는 곳도 있다. 중동과 남미, 특히 봉건제의 전통이 남아 있는 영국, 노르웨이 등의 나라가 여기에 해당한다. 이외에도 석유가스를 관리하는 권리를 정부에 두고, 탐사와 생산의 조건을 정해두는 나라들도 있다.


    - 개인 소유로 보는 미국

    미국에서는 개인 소유 토지에서 채굴된 석유가스에 대해 토지주의 소유권을 인정한다. 따라서 석유가스의 탐사개발권을 얻기 위해서는 해당 토지주가 누구인지를 먼저 찾고, 그를 상대로 협상해 탐사개발권에 해당하는 리스권(lease)을 확보해야 한다. 한국에서 전셋집을 찾을 때 공인중개사 사무실을 활용하듯, 미국에서 석유가스가 나올 가능성이 있는 지역의 시추권을 획득하는 일을 하는 것이 광권 중개인(petroleum landman)이다. 당사자 간 합의에 의해 채굴된 석유가스는 석유개발기업이 갖게 되고, 통상 매출의 일정 부분을 땅 주인에게 지급한다. 국가 경제적으로 석유가스가 아무리 중요하더라도, 법이나 행정명령에 의해 탐사개발권을 처분하도록 강제하거나 수용의 대상으로 할 수 없는 것이 원칙이다.


    - 국가 소유로 보는 나라들

    헌법이나 법률에서 석유가스의 소유권이 국가 또는 국민 전체에게 존재한다고 명시적으로 규정한 국가들이 있다. 중동, 남미, 봉건제의 전통이 있는 영국, 노르웨이, 스페인 등이 여기에 속한다. 이들 나라에서는 석유에 대해 국가의 자산(Property of the State), 왕의 재산(Crown Property), 국유재산(State Assets), 국가의 소유(Belong to the State) 등의 표현을 사용한다. 탐사개발권의 절차가 법령에 상세하게 규정되며, 탐사개발권을 가진 국가 혹은 국가기관은 대개 국영석유회사를 설립해 구체적인 업무를 맡긴다.


    - 국가의 재량을 전제한 나라들

    석유가스가 탐사될 때까지는 누구의 소유도 아니며, 정부는 관리자로서의 지위에 근거해 탐사와 생산에 대한 조건을 정할 수 있다. 정부는 탐사개발권을 재량에 의해 석유개발회사에 부여하는데, 공정성을 중시하기 때문에 규정에 따라 진행되고, 채굴된 석유가스의 소유권과 이전에 대해 정부가 정한다. 한국과 일본 및 다수 산업국가에서 적용되는 방식이다.


    자원량과 매장량 그리고 성공 가능성

    우선 자원량과 매장량이란 말을 구분해보자. 자원량(resource)은 기술, 경제성에 대한 고려 없이 그 자리에 있다고 추정하는 양이고, 매장량(reserve)은 기술적으로 채굴 가능하고 상업성 있는 것으로 보는 양을 의미한다. 이때, 매장량은 개발 시기를 고려해서 특정하는 시점에 상업적 회수가 가능하다고 판단되는 석유자원량을 말하는데, 상업성 있는이란 표현을 하는 이유는 채산성만이 아니라, 시장상황과 지정학적 상황까지 검토해야 하는 것이다.


    탐사자원량

    시추탐사 이전 단계의 물리조사와 탄성파 자료를 기반으로 추정한 수치로서, 아직 발견되지 않은 석유가스의 집적구조로부터 잠재적으로 채굴할 수 있는 것으로 기대되는 석유가스의 양이다. 2024년 6월 4일 정부가 밝힌 동해심해가스전에 최대 140억 배럴 매장가능성이 있다고 한 것은 개념상 탐사자원량(prospective resources)에 해당한다. 확률 90%의 보수적 예측치인 최소(low estimate)가 35억 배럴이고 확률 10%의 낙관적 예측치인 최대(high estimate)가 140억 배럴인데, 확률 50%로 실제로 채굴 가능한 것으로 기대되는 예측치인 최적(best estimate)은 보름 후에 74억 배럴이라고 발표되었다.


    탐사자원량에는 확실한 정도에 따라 유망구조(prospect), 리드(lead), 플레이(play)가 있다. 유망구조(prospect)라 함은, 상업적으로 채취할 수 있을 정도로 자연적으로 석유가스가 집적된 곳으로 분포상황을 비교적 명쾌하게 정의내릴 수 있는 가설적 지역이다. 탄성파 자료 등에 의해 지질구조가 밝혀지고 시추 위치가 정의되어 있는 유망한 석유가스 집적구조로서, 1개의 시추공으로도 충분히 확인할 수 있다고 한다. 아브레우 박사에 따르면, 동해심해광구에서 7개의 유망구조를 발견했다고 한다. 리드(lead)는 석유가스 집적구조에 대해 거의 밝혀져 있지 않으며, 유망구조로 분류되기 위해 추가적인 자료의 확보와 평가가 필요한 것이고, 플레이(play)는 지질학적 관점에서 상호 연관된 하나 또는 여러 개의 매장 유망지의 지리적 발달양상으로서, 추가자료가 필요하고 사업성숙도는 리드에 이르지 못한 것이다.


    발견잠재자원량

    발견잠재자원량(Contingent Resources)은 시추탐사를 통해 확인된 탄화수소 집적구조로부터 생산은 가능하나 판매시장을 확보하지 못했거나 상업성을 명확히 판단하기에 불충분한 것으로 판단되는 석유가스의 양을 말한다. 동해심해가스전과 비슷한 규모로 언급되고 있는 스타브록 광구의 가이아나 유전의 운영자인 엑슨모빌에 따르면, 2015년부터 초심해 시추탐사를 통해 찾은 총채굴가능자원량(gross recoverable resource)이 약 110억 배럴이라고 했는데, 시추탐사 이후에 추정한 수치라서 발전잠재자원량으로 볼 수 있다. 만약 한국 동해에서 2024년 12월~2025년 1월에 있을 웨스트 카펠라호의 시추탐사에서 나오는 데이터는 발견잠재자원량을 판단하는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다. 비유컨대, 소의 등급을 매길 때 일부 부위의 마블링 정도로 등급을 정하는 것과 유사하다.


    매장량

    매장량(reserve)이란 확인된 석유가스 집적구조에서 프로젝트에 의해 특정하는 시점에 상업적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는 석유자원량을 의미한다. 상업적 개발(commercial development) 개념이 중요한데, 개발을 보장할 시장의 존재, 수송 가능성, 법적 계약상 사업 환경과 기타 사회경제적 여건이 석유가스생산을 실제 진행하는 데 결정적 제한이 되지 않는다는 점이 확인되어야 한다. 특히 가스생산의 경우 구매자의 존재는 중요한 고려요소이다. 동해가스전의 경우, 2004~20021년간 상업생산이 이루어졌던 17년 동안 183.07bcf의 천연가스를 한국가스공사가 구매했다.


    매장량은 회수확실성에 따라, 상업적 회수가 합리적으로 확실시 되는 90% 확률의 확인 매장량(proved reserve), 50% 확률의 추정 매장량(probable reserve), 10% 확률의 가능 매장량(possible reserve)으로 분류한다. 매장량은 석유회사의 가치평가와 밀접한 사안이라, 주식시장에 상장된 민간회사들의 사업보고서(annual report)는 매장량의 의미를 명확히 표시하게 한다.


    동해심해가스전의 성공 가능성은?

    계약을 통해 광권을 확보하면 탐사에 들어간다. 시추탐사하기 전에 탄성파 조사 등을 통해 분석자들은 석유가스 존재 가능성을 미리 예측해본다. 2024년 6월 7일, 한국을 방문한 엑트지오의 아브레우 고문은 한국 동해에서 유전개발 성공 가능성을 20%라고 했다. 2015년에 대형유전이 발견된 가이아나 유전 탐사 당시의 성공 가능성 16%보다도 높다고 했다. 그러면서, 5개가 있으면 그중 하나는 터진다고 설명했다.


    성공 가능성(COS, Chance of Success)은 석유 및 가스 탐사에서 사용되는 개념으로, 특정 탐사대상 지역에서 석유가스 발견에 성공할 확률을 나타낸다. 이 확률은 지질학자들이 탄성파 조사 등 시추 직전까지의 탐사자료에 근거해, 축적된 경험과 노하우를 기반으로 나름의 모델링에 근거한 확신(confidence)을 숫자로 표현한 것이다. 유의할 점은, “몇 개 파면 몇 개가 된다”와 같이 우리에게 익숙한 확률적 설명은 지질 구조가 유사한 경우를 전제로 해 석유가스를 발견할 가능성을 말한다는 점이다. 또한 여기서의 성공은 석유가스 발견의 성공이지, 상업적 성공이나 유전 사이즈의 이슈가 아니다.


    성공 가능성은 주어진 유망구조에서 석유가스를 발견하는 데 유리한 요소들이 존재한다는 것에 대한 확신(confidence)을 기반으로 한다. 탄화수소 축적물의 존재에 대한 구성요소의 존재 가능성을 곱해 얻어지는데, 단순화해서 설명하면 저류층, 근원암, 덮개암, 트랩구조의 확률을 곱해 계산한다. 단, “다섯 개 중 하나는 성공”한다는 아브레우 박사의 산술적 설명은 유망구조들이 유사하다는 전제 하에서 설명된 것이다.


    성공률 20%는 다섯 개 중 하나는 성공한다는 것은 절대 아니라고 하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우리 일상에서 비슷한 비유를 든다면, 주사위를 던지기의 확률보다는 사람 A의 성실성에 대해 몇 점을 주느냐고 평가하는 것과 유사하다고 할 것이다. A의 성실성에 대해 100점 만점에 95점을 준다고 하면 괜찮은 사람이라는 뜻이지, 100번 중 95번은 성실하고 5번은 게으르다는 뜻이 아닌 것을 이해할 것이다. 전문가로서 어느 정도의 감을 숫자화한 것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파봐야 안다는 점이다. 그래서 7광구 사안의 근원에 있는 에머리 보고서에서도, 최대 140억 배럴의 석유가스가 동해에 매장되어 있는 것 같다고 언급한 아브레우 박사도, 시추해야 더 정확히 알 수 있다고 하는 것이다.



    세계를 움직이는 석유기업

    슈퍼메이저

    석유개발 역사상 오랜 전통을 쌓은 초대형 석유회사들을 슈퍼메이저(Super Major)라 부르며 석유개발과 정제, 판매까지 담당한다. 슈퍼메이저라 하면 통상 엑슨모빌(Exxon Mobil)과 쉘(Royal Dutch Shell), BP, 쉐브론(Chevron), 코노코필립스(ConocoPhilips), 토탈(Total), 에니(ENI)를 말한다. 이들은 대부분 1970년대 이전 세븐 시스터즈(Seven Sisters)라고 불렸던 엑슨(Exxon), 모빌(Mobil), 걸프(Gulf), 텍사코(Texaco), BP, 쉘이 합병 등을 통해 현재의 모습에 이른 것이다. 21세기 들어 메이저들은 전 세계 석유생산의 약 14%밖에 차지하지 않지만, 정제 부문은 24%를 점유하고 있다. 메이저들은 최근 세계적인 분쟁 증대로 보다 안정적인 지역 위주로 투자를 변화시키고 있다는 분석이 있다. 슈퍼메이저는 향후 동해유전개발 등 한국의 대륙붕개발에 있어 중요한 잠재적 파트너다.


    엑슨모빌_세계에서 가장 큰 석유가스 기업(뉴욕증권거래소 종목코드: XOM)

    엑슨모빌(ExxonMobil)은 전 세계 석유가스 관련 민간기업 중 가장 큰 회사로서, 2024년 포브스 선정 글로벌 2000 기업 중 14위이다. 상류 부문인 석유의 탐사생산에서 하류 부문인 정제, 판매, 석유화학까지 수행한다. 20세기 초 미국 반독점법에 의해 분해되었던 록펠러의 스탠더드 오일이 모체인데, 1999년에 엑슨이 모빌을 흡수통합해 세계 1위의 석유기업으로 탄생했다. 2006년부터 2016년까지 엑슨모빌의 CEO를 역임했던 렉스 틸러슨이 미국 트럼프 1기 행정부의 국무장관으로 재임하기도 했다.


    엑슨의 석유가스 생산은 주로 미국(32%)과 아시아(35%)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엑슨의 미국 생산량 중 절반은 퍼미안 분지에서 생산하고 있고, 595억 달러 규모의 M&A를 통해 파이오니어(Pioneer) 사를 인수함으로써 1일 생산 80만 boe의 미국 국내 석유생산 1위 기업으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시아에서는 아제르바이잔, 카자흐스탄, 카타르, 이라크, UAE,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태국에서 탐사개발을 진행하고 있고, 아시아에서 1일 130만 boe의 석유가스를 생산하고 있다. 새로운 생산기반을 쉘가스, 심해 및 LNG에서 찾고 있는데, 가이아나의 스타브록 광구에서 총 110억 boe의 심해유전이 발견되어 생산에 들어갔다.


    엑슨모빌은 1973년 윤활유 사업으로 한국에 진출했고 LNG를 비롯해 윤활유, 화학사업, 해양구조물 등을 추진하고 있다. 엑슨모빌은 모잠비크에서 초심해 천연가스 개발사업에 한국가스공사와 함께 각각 25%, 10% 지분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 사업은 2.4Tcf의 초대형 천연가스전 사업으로서 2022년부터 생산에 들어갔는데, 삼성중공업에서 건조한 FLNG, 즉 부유식 LNG 생산시설이 가동되고 있다. 2024년 6월에는 엑슨과 SK온이 리튬 공급 MOU를 체결했는데, 엑슨이 2023년 11월부터 직접리튬추출(Direct Lithium Extraction, DLE) 기술로 미국 아칸소 주에 있는 리튬염호에서 생산하는 리튬을 SK온이 10만까지 공급받는 내용이었다. 엑슨은 한국의 대륙붕개발에 참여한 적은 없지만, 엑슨의 시퀀스 충서 해석기술이 동해가스전 발견에 활용되기도 했다.


    2024년 현재, 한국의 관심사는 엑슨모빌이 동해유전 개발사업에 참여할 것인가인데, 엑슨모빌은 신중하게 접근할 가능성이 높다. 2021년 34억 8,600만 달러 – 2022년 58억 7,700만 달러 – 2023년 116억 5,900만 달러 순서대로 미국 내 투자비중을 늘리고, 반면 아시아 지역에서의 탐사지출은 2021년 4,700만 달러 – 2022년 3,800만 달러 – 2023년 1,800만 달러로 축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큰 인센티브가 있어야 탐사 참여를 유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해양석유개발

    해양유전에 대해

    한국이 산유국이 된다면 대왕고래 프로젝트나 7광구 등 해양석유 가스개발을 통해 실현될 가능성이 높다. 해양유전개발은 육상유전개발의 자연적인 연장이긴 하지만, 나름의 특징이 있다. 육상유전에 비해 많은 비용이 드는 데 반해, 일단 발견된 해양유전은 매우 높은 생산성을 보이는 경향이 발견되고 있다. 2015년 이후의 저유가시기를 거치면서 석유개발 서비스회사의 비용경쟁력 제고로 2014년과 2018년 사이에 30%, 그 이후 16% 추가 비용절감이 이루어져, 2020년 기준으로 심해석유개발의 손익분기점은 배럴당 평균 43달러가 되었다. 참고로, 2024년 10월 말 기준 두바이유는 배럴당 72달러이다.


    해양유전개발의 역사

    해양유전개발은 해안저조선의 바다 쪽에서의 석유가스 개발이며, 전 세계 석유가스생산의 약 30%를 담당한다. 해상유전개발은 육상유전 개발의 자연스러운 확장 과정에서 나타났는데, 세계 최초는 1877년 개발된 아제르바이잔 바쿠의 비비-헤이밧(Bibi-Heibat) 유전이었고, 미국 최초의 해상 유정은 1897년 캘리포니아 섬머랜드 해안에서 300피트 떨어진 부두 끝에서 시추한 것이었다. 초기 해양시추는 수심 300피트 미만의 연안에서 이루어졌다. 진정한 해양유전개발, 즉 육상에서 보이지 않는 시야 밖 바다에서의 유전개발은 현재 옥시덴탈에 합병된 1947년 커맥기석유산업(Kerr-McGee Oil Industries)가 루이지애나주 해안에서 10.5마일 밖의 얕은 바다에서 이루어졌다.


    미국에 이어 1960년대 후반의 북해유전 발견으로 북해가 해양유전개발의 무대가 되었고, 뒤이어 브라질 캄포스 분지, 나이지리아와 앙골라 등의 서아프리카 해안, 카스피해, 멕시코 캄페체만의 칸타렐 유전 등 새로운 해양유전이 나타났다.


    해양유전개발 자체의 위험부담과 육상유전 대비 4~5배의 생산비용에도 불구하고 해양유전으로 가는 이유는 육상유전 생산의 한계로 생산여력을 새로운 곳에서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생산량 유지와 세계 유일의 스윙 프로듀서(swing producer)의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해양유전을 본격 탐사 개발하면서 2004년과 2008년 사이 시추선 임대료가 일당 3만 달러에서 15만 달러로 급등하기도 했다. 2024년 기준 세계에서 가장 큰 해양유전은 1951년 발견된 사우디아라비아의 사파니아(Safaniya) 유전인데, 2,200km 면적에 매장량이 약 370억 배럴이다.


    해양유전개발 현황

    1970년대에 해양유전은 비전통적 탄화수소(non-conventional hydrocarbon)로 분류되었는데, 이는 기술 부족으로 인해 수심 200m보다 깊은 바다의 석유가스는 생산이 너무 어렵고 과도한 비용을 필요로 했기 때문이다. 석유개발 서비스기업인 테크닙의 분석에 따르면, 드릴링 기간을 30~100일로 보면 해양유전의 경우, 탐사비용이 800만~2,000만 달러가 소요되는 반면, 육상유전은 약 200만~500만 달러가 든다고 보았다.


    또한 해양유전은 해상구조물이 비용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특이한 점은 예전에는 콘덴세이트 같은 비전통적 탄화수소는 매장량 산출에 포함시킨 데 반해, 채굴이 어려운 해저석유자원은 매장량(proven reserve)에 포함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유는 매장량의 정의 자체가 현재 또는 가까운 미래에 경제적, 기술적 관점에서 채굴 가능해야 한다는 점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기술의 발전은 심해시추의 중요성을 더하고 있다. 심해지역 공당 시추비용이 줄어들었고, 탐사성공률이 육상과 얕은 바다보다 높아져서, 심해와 초심해에서 발견된 석유가스가 경제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되는 비율이 각각 45%, 55%나 된다고 한다. 또한 유정 1개당 초심해 유정은 얕은 바다보다 4배, 육상보다 6배의 매장량이 발견된다고 한다. 이러한 가운데, 기존의 산유국과 다른 국가들이 해양유전개발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시추 시 위험요소와 환경

    해양유전개발은 석유가스라는 인화성 물질의 통제 실패 시 유출, 폭발에 따른 인명피해, 대규모 해양오염 등을 유발할 수 있다. 게다가 육지로부터 멀리 떨어진 해상에서 제한된 공간의 플랫폼이라는 특수한 작업환경은 리스크를 증폭시킨다. 장기간의 루틴화된 작업의 특성 등에 기인한 인적 요소와 함께, 거친 해양환경에 맞지 않는 구조물 디자인이 사고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위험상황

    시추작업 진행 중에 발생할 수 있는 상황에는 일수현상(lost circulation), 시추관 고착(stuck pipe), 유해가스, 유정폭발(blow-out) 등이 있다. 무엇보다도, 시추 시 시추정 내 압력관리에 문제가 있을 시 지층압이 시추관 내부보다 높아지면 지층 유체가 시추정 안으로 유입되는 킥(kick)이 발생하며, 이를 통제하지 못할 경우에는 유정폭발(blow-out)이 발생한다. 시추작업 중 주요 위험요소인 킥의 발생을 인지하고 통제하는 작업을 유정통제(well control)라고 하며, 대표적인 통제장비로 방폭 장치(Blow-out Preventer, BOP)를 설치한다. 유정폭발이 발생할 경우 인력, 재산손실, 법적, 재정적 제재 등 큰 문제를 가져오기 때문에 유의해야 한다. 시추선업체 또는 시추선의 신뢰도와 관련해서도 시추 시 위험 요소에 대한 대응능력이 시추 시 유전 발견 성과보다도 더 중요하게 여겨진다. 미국 멕시코만에서의 딥워터 호라이즌호 기름유출 사고라는 대형사고가 있은 후에도 멕시코만에서 계속 인적과실, 킥, BOP 문제 등으로 유사사고들이 발생하는 것을 볼 때, 지속적인 관리와 주의가 요구된다.


    이외에도 기반암을 구멍 낼 수 있는지, 저류층 유체의 간극 압력, 깊이 등 지질학적 불확실성이 있고, 시추비트의 병목 등 예상치 않은 상황과 어려움이 시추작업을 지체시킬 수 있다. 시추비용의 3/4은 시추기간에 비례하는데, 시추선 용선 비용과 작업 감독비용이 그러하다.


    사전대응

    해양석유 및 천연가스 생산기업은 오염, 유출 및 해양환경에 대한 중대한 변화를 방지하기 위해 예방 조치를 취해야 한다. 해양 굴착장치는 허리케인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해상석유 및 천연가스 유정이 더 이상 경제적일 만큼 충분히 생산적이지 않으면 해당 규정에 따라 밀봉된다.


    깊은 바다에 시추할수록 해양라이저를 비롯한 장비들의 용량이 커지고, 해양환경과 관련해 더 많은 비용을 투자해야 한다. 특히 안전과 환경규제가 강화될수록 유정제어의 중요성이 더해지고 있다. 킥의 방지와 감지, 시추공의 폐쇄, 킥의 다양한 방지방법이 잘 적용되어야 한다.


    시추 추진과정에서 시추제안서를 제출하고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여기에는 시추에 대한 기본 내용과 함께 위험요소와 대책, 환경영향 평가를 담게 된다. 또한 머드액은 해양시추에서 많은 역할을 하는데, 자연환경이나 인체에 해를 주지 않아야 한다. 환경문제를 고려해 합성머드액을 주로 사용한다. 머드액은 유정제어와도 밀접히 관련되어 있어 주의 깊은 감독관리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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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정보는 도서의 일부 내용으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보다 많은 정보와 지식은 반드시 책을 참조하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