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우의 인물지
 
지은이 : 이한우
출판사 : 21세기북스
출판일 : 2023년 07월




  • 당태종, 홍무제, 강희제 등 위대한 제왕들의 공통점은 사람 보는 눈이 탁월했다는 것입니다. 이들이 활용했던 인사 지침서, 유소의 ‘인물지’를 통해 지인(知人)과 용인(用人)의 혜안을 얻어보세요.


    이한우의 인물지


    아홉 가지 징후

    만약에 사람의 재주와 바탕을 헤아리려 한다면 다섯 사물에서 살펴보아야 한다. 다섯 사물의 징후는 또한 각각 그에 해당하는 물체에서 드러난다. 예를 들면 근육이 한창일 때 색은 청색이고 피가 한창일 때 색은 붉은색인데, 이는 속에서 움직이면 겉으로 형체화하는 것이니 어찌 숨길 수가 있겠는가!


    뼈가 꼿꼿하면서도 부드러운 자를 일러 도량이 넓고 과단성이 있다라고 하는데, 홍의는 어짊의 바탕이다. 나무는 그늘을 드리우니, 어질의 바탕이 된다. 바탕이 넓고 굳세지 않으면 어짊을 이뤄낼 수가 없다.


    기운이 맑으면서 또랑또랑한 자를 일러 애쓰는 이치를 잘 안다라고 하는데, 문리는 일을 다스림의 근본이다. 불은 환히 비춰 살피니 일을 다스림의 근본이 된다. 근본에 애쓰는 이치가 없으면 일의 이치는 이뤄지지 않는다.


    몸이 반듯하고 꽉 찬 자를 일러 반듯하고 굳다라고 하는데, 정고는 믿음의 터다. 흙이나 땅은 반드시 생기를 토해내니, 믿음의 터가 된다. 터가 반듯하고 굳지 않으면 믿음은 이뤄지지 않는다.


    근육이 강하고 정밀한 자를 일러 용기 있고 과감하다라고 하는데, 용감은 마땅함이 터지는 곳이다. 쇠는 무엇이든지 끊고 잘라낼 수 있으니, 마땅함이 터지는 곳이 된다. 터지는 것이 용기 있고 과감하지 않으면 마땅함은 이뤄지지 않는다.


    낯빛이 평온하면서 쫙 펴져 있는 자를 일러 은미함에 정통하다라고 하는데, 통미는 앎의 원천이다. 물은 흘러 막힌 곳을 터주고 구석구석까지 도달하니, 앎의 원천이 된다. 원천이 은미함에 정통하지 않으면 앎은 이뤄지지 않는다.


    이런 다섯 가지 바탕은 오래가는 성품이나 본성이니, 그래서 이를 일러 오상이라고 한다.


    본성을 다 발휘한 것이 바로 아홉 가지 바탕의 징후다. 음과 양이 서로 생겨나게 해주지만 수는 구를 넘지 못한다. 그래서 본성과 정이 달라지면 바탕 또한 그에 따라 짝을 이루게 된다. 그렇다면 평평한지 기울어졌는지의 바탕은 정신이나 의지에 달렸다. 정신이란 바탕을 주관하는 자이기 때문에 정신이 평평하면 바탕도 평평하고 정신이 기울어지면 바탕도 기울어진다.


    눈 밝은지 어두운지의 실상은 정밀함에 달렸다. 정밀함이란 실상이나 실질의 근본이다. 그래서 정기가 맑으면 실상은 밝아지고 정기가 흐리면 실상은 어두워진다.


    용감한지 비겁한지의 기세는 근력에 달렸다. 근력이란 기세의 쓰임이다. 그래서 근육이 강하면 기세는 용감하고 근육이 약하면 기세는 비겁하다.


    강한지 약한지의 기틀은 뼈대에 달렸다. 뼈대란 기틀의 근간이다. 그래서 뼈가 굳세면 기틀은 강하고 뼈가 부드러우면 기틀은 약하다.

    조급한지 차분한지의 결정은 기에 달렸다. 기란 결정이나 결단의 지반이니, 기운은 조급함에서는 왕성하게 결단하고 차분함에서는 부질없이 결단한다.


    슬픈지 기쁜지의 감정은 색에 달렸다. 색이란 감정이 드러나는 것이니, 근심하는 낯빛은 슬픈 감정에서 비롯되고 기뻐하는 낯빛은 기쁜 감정에서 비롯된다.


    흐트러지는지 단정한지의 모습은 거동에 달렸다. 거동이란 형체가 드러난 것이니, 흐트러진 거동은 위태로운 모습에서 비롯되고 단정한 거동은 엄숙한 모습에서 비롯된다.


    태도의 움직임은 행동거지에 달렸다. 행동거지란 움직임의 신호와도 같다. 그래서 움직임이 흐트러질 때는 용모 또한 산만하고 움직임이 단정하면 용모에 절도가 있다.


    느긋하고 급하고의 상황은 말에 달렸다. 말이란 마음 상태다. 그래서 마음이 넉넉하게 남을 품어주면 말이 느긋하고, 마음이 협량하면 말은 급해진다.


    그 사람됨이 바탕이나 근본은 소박하고 평온담백하며 내면은 슬기롭고 외면은 명랑하며 근육은 강하고 뼈는 단단하며 목소리는 맑고 낯빛은 즐거우며 거동은 단정하고 용모는 곧을 경우 아홉 가지 징후가 다 갖춰지게 되니, 이것이 바로 순수한 다움이다. 지극한 다움을 갖춘 대인이 아니고서 그 누가 능히 이런 경지에 이를 수 있겠는가?



    성격에 따른 구별

    엄격하고 곧아서 굳세고 꼬장꼬장한 사람의 경우, 잘못된 것을 바로잡는 재주는 있지만 지나칠 정도로 남의 숨은 일까지 들춰내 헐뜯는 문제점이 있다. 남의 잘못을 들춰내고 헐뜯는 것은 굳세고 엄격함에서 생겨난다.


    부드럽고 고분고분해 편안하고 동정심이 많은 사람의 경우, 매사에 너그럽고 남을 잘 품어주지만, 결단력이 부족한 문제점이 있다. 의심이 많은 것은 남을 지나치게 품어주거나 마음이 나약한 데서 생겨난다.


    씩씩하고 사나우며 호걸스럽고 강건한 사람의 경우, 맡은 일이 있을 때 담대하고 화끈하지만, 시기심이 많은 문제점이 있다. 법을 우습게 여기는 것은 호걸스럽고 사나운 데서 생겨난다.


    정밀하고 선량하며 매사 두려워하고 조심하는 사람의 경우, 장점은 공손하고 삼가는 데 있지만, 의심이 많은 문제점이 있다.매사 의심하며 어려워하는 것은 두려워하고 조심하는 데서 생겨난다.


    강인하고 모범적이며 굳건하고 끈질긴 사람의 경우, 나라의 근간으로 쓸 수 있지만 모든 것을 제 마음대로 하고 자기 고집을 내세우는 문제점이 있다. 매사 자기 마음대로 하려는 것은 굳건하고 끈질긴 데서 생겨난다.


    시비에 대한 논리가 정연하고 이치를 잘 풀어내는 사람의 경우, 얽히고설킨 것들을 풀어내는 능력이 있지만, 쓸데없이 말로만 떠들어대는 문제점이 있다. 남을 깔보며 말로만 떠들어대는 것은 그때그때 말재주를 잘 부리는 데서 생겨난다.


    오지랖이 넓어 두루 남의 급한 일을 주선하고 해결해주는 사람의 경우, 남을 감싸주는 넉넉함을 갖고 있지만 두루뭉술하다가 때가 묻는 문제점이 있다. 어지럽고 흐리게 행동하는 것은 두루 주선해주려는 데서 생겨난다.


    깨끗하고 기개가 있으며 깐깐하고 정결한 사람의 경우, 검소하고 원칙을 지키는 절개가 있지만 좀스럽게 작은 일에 갇히는 문제점이 있다. 좀스럽게 작은 일에 갇히는 것은 깐깐하고 정결한 데서 생겨난다.


    움직임이 시원시원해 작은 일에 구애되지 않는 사람의 경우, 시원시원하게 일을 처리하는 장점이 있지만 엉성하고 덤벙거리는 문제점이 있다. 엉성하고 덤벙거리는 것은 작은 일에 구애되지 않는 데서 생겨난다.


    침착하고 고요하며 꼬치꼬치 일의 요체를 따지는 사람의 경우, 그 정밀함이 오묘함과 미묘함에까지 이르지만 굼떠서 일을 지체시키는 문제점이 있다. 굼떠서 일을 지체시키는 것은 침착하고 고요한 데서 생겨난다.


    질박해 숨김이 없고 마냥 순진한 사람의 경우, 마음속이 진실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은미한 일을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문제점이 있다. 속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것은 마냥 순진한 데서 생겨난다.


    지혜가 풍부하면서도 칼집에 칼날을 숨기듯 속내를 잘 숨기는 사람의 경우, 속임수와 책략을 통해 임기응변을 잘 발휘하지만, 가부 결단을 하지 못해 우물쭈물하는 문제점이 있다. 우물쭈물하며 뭔가를 숨기거나 원칙을 어기는 것은 속내를 잘 숨기는 데서 생겨난다.


    강하고 꼬장꼬장한 사람은 사납고 굳세어 남과 화합하지 못하고 자기의 강함이 가져올 마찰이나 충돌을 미리 경계하지 않는다. 그래서 순리에 고분고분함을 굽힘이라고 여기고 자기의 고항함을 내세우는 데만 힘쓴다. 이 때문에 이런 사람과는 더불어 법을 세우는 일은 함께할 수 있지만 더불어 은미한 일을 하는 경지에 함께 들어가기는 어렵다.


    부드럽고 고분고분한 사람은 마음이 느슨해 결단력이 부족하고 일에 임해 제대로 처리하지 못함을 미리 경계하지 않는다. 그래서 굳게 잡아쥠 남을 해치는 것이라 여기고 느슨하게 퍼져 있는 것을 편안히 여긴다. 이 때문에 이런 사람과는 더불어 상식을 따르는 일은 함께할 수 있지만 더불어 의심스러운 사안을 권도로 결단해야 하는 일은 함께하기 어렵다.


    씩씩하고 사나운 사람은 기운을 맹렬하게 떨쳐 용감하게 결단을 내리지만 그것이 지나쳐 만용을 부리다가 상대로부터 당하거나 스스로 자빠질 것을 미리 경계하지 않는다. 그래서 고분고분함을 겁먹는 것이라 여기고 자기가 가진 힘을 끝까지 다 쓰려고 한다. 이 때문에 이런 사람과는 더불어 어려움을 건너는 일은 함께할 수 있지만 더불어 스스로를 다잡는 일은 함께하기 어렵다.


    두려움이 많고 신중한 사람은 환난을 두려워하고 꺼리는 게 많아서 마땅한 일을 행함에 있어 나약해질 수 있음에 대해 미리 경계하지 않는다. 그래서 용기 있는 행위를 경솔한 짓이라 여기고 그에 대한 의심이나 망설임을 더한다. 이 때문에 이런 사람과는 더불어 자기 몸이나 지키고 온전히 하는 일은 함께할 수 있지만 더불어 절의나 지조를 세우는 일은 함께하기 어렵다.


    스스로 남보다 강하다고 여기며 그것만을 모범으로 삼는 사람은 자기 소신을 꽉 잡아 쥐고 자기만 옳다고 굳게 여기느라 그런 성정이 지나치게 고집스러울 수 있다는 것을 미리 경계하지 않는다. 그래서 시비분변을 위선이라 여기고 자기 독선을 더 강화한다. 이 때문에 이런 사람과는 더불어 바른 도리를 지키는 일은 함께할 수 있지만 더불어 중론에 부합하는 일은 함께하기 어렵다.


    논변이 뛰어나고 널리 아는사람은 논리가 그럴싸하고 말재주가 있어서 그 말이 실상과 동떨어져 둥둥 떠다닐 수 있다는 것을 미리 경계하지 않는다. 그래서 모범으로 삼아야 할 것을 어디에 얽매이는 것이라 여기고 자기 말의 흐름에 휩쓸려 간다. 이 때문에 이런 사람과는 더불어 이런저런 주제에 대해 떠들어대는 일은 함께할 수 있지만 더불어 마음을 다잡는 일은 함께하기 어렵다.


    널리 사람을 사귀고 두루 잘 베푸는 사람은 뜻이 남을 아껴주는 데 있어 두루 흡족하게 해주려 하다 보니 그런 사귐이 마구 어지럽고 뒤섞일 수 있다는 것을 미리 경계하지 않는다. 그래서 굳게 절개를 지키는 것을 소극적이고 속 좁다고 여기고 그 맑지 못한 사귐을 계속 넓혀간다. 이 때문에 이런 사람과는 더불어 무리를 어루만져주는 일은 함께할 수 있지만 더불어 풍속을 맑게 바로잡는 일은 함께하기 어렵다.


    지조가 강하고 굳세어 절개를 지키는 사람은 맑음을 극히 좋아하고 흐림을 물리치지만, 그 행하는 도리가 좁을 수 있다는 것을 미리 경계하지 않는다. 그래서 두루 사귐을 더럽다고 여기고 그 구애됨을 더해간다. 이 때문에 이런 사람과는 더불어 절의를 지키는 일은 함께할 수 있지만, 그 달라짐을 통하게 하는 일은 함께하기 어렵다.


    움직임이 시원시원한 사람은 남보다 뛰어나기를 지향하고 좋아하기에 그 뜻이 지나치게 외람될 수 있다는 것을 미리 경계하지 않는다. 그래서 고요함을 정체된 것이라고 여기고 그 날카로움 혹은 재빠른 처신을 더 과감하게 한다. 이 때문에 이런 사람과는 더불어 저돌적으로 나아가는 일을 함께할 수 있지만 더불어 남 뒤에 머물며 겸손해하는 일은 함께하기 어렵다.


    침착하고 고요한 사람은 도리를 잡아 쥐어 생각하고 또 생각하기에 그 고요함이 남보다 크게 뒤처질 수 있다는 것을 미리 경계하지 않는다. 그래서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것을 덤벙거림이라고 여기고 자신의 나약함을 오히려 아름답게 여긴다. 이 때문에 이런 사람과는 더불어 심사숙고해야 하는 일은 함께할 수 있지만 더불어 신속하게 처리해야 할 일은 함께하기 어렵다.


    질박해 숨김이 없는 사람은 마음속이 알차고 소박하며 천진해 그 알참이 지나치게 거칠고 우직할 수 있다 미리 경계하지 않는다. 그래서 기술을 허튼짓이라 여겨 자신의 속내를 쉽게 드러낸다. 이 때문에 이런 사람과는 더불어 신의를 세우는 일은 함께할 수 있지만 더불어 생겨났다 사라졌다 하며 변하는 상황에 대처하는 일은 함께하기 어렵다.


    속내를 감추고 속이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의 마음속으로 파고들어 잘 헤아려서 남으로부터 용납받으려 하다 보니 그 술책이 바른 도리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을 미리 경계하지 않는다. 그래서 온 정성을 남김없이 다하는 것을 어리석다고 여기고 실상과 동떨어진 것을 귀하게 여긴다. 이 때문에 이런 사람과는 더불어 남의 좋은 점을 칭찬해주는 일은 함께 할 수 있지만 그릇된 일을 바로잡는 일은 함께하기 어렵다.



    사람을 알아보는 법

    무릇 청절지인은 바름과 곧음을 사람 보는 척도로 삼는다. 그래서 그가 여러 재질의 사람을 짚어볼 때는 능히 성품과 일을 행함의 일정함을 잘 알아차리지만 간혹 법가나 술가의 궤변이나 책략에 대해서는 의심을 품는다. 바른 도리를 지키면 충분히 지극한 다스림을 행할 수 있는데 어째서 법가나 술가를 행할 필요가 있는가라는 말이다.


    법제지인은 분수를 사람 보는 척도로 삼는다. 그래서 능히 반듯하고 곧은 사람의 역량을 잘 알아차리지만 그때마다 달라지고 바뀌는 술수는 귀하게 여기지 않는다. 법률과 분수를 지키면 충분히 일을 이룰 수 있는데 어째서 술수와 모의를 쓸 필요가 있는가라는 말이다.


    술모지인은 사려와 모책을 사람 보는 척도로 삼는다. 그래서 능히 책략의 기이함을 이뤄낼 수 있지만 법을 준수하는 선량한 마음을 알지는 못한다. 사려와 모책이 있으면 충분히 백성을 교화할 수 있는데 어째서 법률과 제도를 쓸 필요가 있는가라는 말이다.


    기능지인은 변호를 사람 보는 척도로 삼는다. 그래서 능히 방략의 규모는 잘 알아차리지만 제도의 근원은 알지 못한다. 방략과 계책이 있으면 충분히 공로를 세울 수 있는데 어째서 제도를 쓸 필요가 있는가라는 말이다.


    지의지인은 남의 속내의 근원으로 올라가는 것을 사람 보는 척도로 삼는다. 그래서 능히 감춰진 꾀로 임기응변하는 것은 잘 알아차리지만 법과 교화의 일정함을 귀하게 여기지 않는다. 남의 속내의 근원으로 올라갈 줄 알면 충분히 바른 도리를 행할 수 있는데 어째서 법과 교화를 따로 쓸 필요가 있는가라는 말이다.


    기량지인은 공로를 추구하는 것을 사람 보는 척도로 삼는다. 그래서 능히 진취하려는 공로는 잘 알아차리지만 도리와 다움으로 교화를 이뤄내는 일은 이해하지 못한다. 기량이 있으면 충분히 일을 이뤄낼 수 있는데 어째서 도리와 다움이 따로 있어야 하는가라는 말이다.


    장부지인은 몰래 살피는 것을 사람 보는 척도로 삼는다. 그래서 능히 꾸짖거나 따끔하게 주의를 주는 눈 밝음은 잘 알아차리지만 큰 기개를 가진 사람의 탁월함은 이해하지 못한다. 꾸짖고 주의를 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교화를 이뤄내는데 어째서 너그러움과 넓은 마음을 쓰겠는가라는 말이다.


    언어지인은 변석을 사람 보는 척도로 삼는다. 그래서 능히 민첩하게 대응하는 혜택은 잘 알아차리지만 마음속에 품고 있는 아름다움은 알지 못한다. 일을 분별하고 논하는 것이 곧 다스림인데 어째서 마음속에 아름다움을 품고 있는 것을 쓰겠는가라는 말이다.



    사람을 살피는 여덟 가지

    첫째, 그가 남의 것을 빼앗거나 남을 구원해주는 바를 잘 살핌으로써 그 사이에 섞여 있는 복합 감정을 밝혀낸다. 혹 자애로운 마음에 남을 구제하고 구휼하려 하면서도 인색한 마음이 작동해 어짊을 베풀려는 마음을 빼앗아가고 혹 구제하려 함이 넓고 두터워 보이지만 식초를 구해다 주는 것을 은혜로움이라고 여긴다.


    둘째, 그가 상황이 달라지는 것에 감응하는 바를 잘 살핌으로써 그가 평소에 갖고 있는 일정한 원칙을 깊이 들여다본다. 그가 서운해하거나 부끄러워하는 바를 가까이에서 살펴보면 평소 그가 가진 일정한 원칙을 들여다볼 수 있다.


    셋째, 그가 품고 있는 뜻과 바탕을 잘 살핌으로써 그가 가진 지질 명성의 근본을 알아낸다. 그가 지향하는 바와 바탕이 상응하는지를 잘 살펴서 그 명성이 실상과 부합하는지를 알아낸다.


    넷째, 그가 말미암는 동기나 이유를 잘 살핌으로써 그가 사이비인지 아닌지를 판별해낸다. 남을 까발리는 것인지 곧은 발언인지를 한순간에 밝히는 것은 어렵지만, 그가 마음속으로 편안해하는 바를 꿰뚫어 보면 명확하게 분별할 수 있다.


    다섯째, 그가 사랑하고 공경하는 바를 잘 살핌으로써 그가 통하는 실상과 막히는 실상을 알아낸다. 순전히 사랑하면 외물은 가까워져 실상이 통하게 되지만, 순전히 공경만 하면 이치는 소원해지고 실상은 막히게 된다.


    여섯째, 그의 마음속 기틀을 잘 살핌으로써 그가 받아들이는 바와 의혹을 품는 바를 판별해낸다. 그가 하고자 하는 바를 얻게 되면 받아들일 수 있고, 그가 하고자 하는 바와 어긋나게 되면 의혹을 품게 된다.


    일곱째, 그의 단점을 잘 살핌으로써 그의 장점을 알아낸다. 까발리거나 남을 찌르는 것이 비록 단점이긴 하지만, 곧다는 점에서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여덟째, 그의 귀 밝음과 눈 밝음을 잘 살핌으로써 그가 어디에 얼마까지 통달한지를 알아낸다. 한 몸에 많은 재주를 갖고 있다 하더라도 재주가 눈 밝고 귀 밝지 못해 일마다 가려지고 막힌다면 그런 사람을 어찌 통달했다고 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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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정보는 도서의 일부 내용으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보다 많은 정보와 지식은 반드시 책을 참조하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