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자는 시대의 이단아였다. 그는 왕이 올바르게 행동하지 않는다면 천하를 구하기 위해 백성은 마땅히 혁명을 일으켜 왕을 쫓아낼 수 있다고 말했다. 왕의 권위에 도전했다가는 추풍낙엽처럼 목숨이 날아가던 시절에 맹자는 거침없이 자신의 주장을 펼치며 천하를 주유했다. 남들은 감히 꿈도 꾸지 못했던 역성혁명론 같은 언행을 구사하면서도 그가 무사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자신의 사상을 직접 체화하여 심지어 왕조차 감히 넘볼 수 없는 품격을 보여 줬다. 맹자가 유교의 원조인 공자의 말씀을 이어받았지만, 오히려 더 추앙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맹자의 가르침은 국가나 사회 차원의 문제만 다룬 것이 아니다. 개인의 자기 관리나 대외적 처신, 사회적 사교술까지 많은 부분에서 한 차원 높은 통찰력이 담겨 있다. 인간의 본성에 관해 깊은 통찰력을 가진 맹자는 어떤 상황에서도 두려워하기는커녕 언제나 당당하고 자신만만했다.
저자는 맹자의 가르침에서 추상적인 의미를 찾거나 형이상학적인 이론을 정의하기보다는 인생의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하는 방법에 초점을 맞춘다. 개인이 문제를 인지하는 패턴, 성장할 수 있는 근본 자세, 긍정적 자신감과 더불어 효과적인 의사결정을 하는 방법과 관련된 인간 본성의 비밀을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특히 이 책에서 저자는 풍부한 현실 사례를 들어 현대인의 시각에서 맹자의 말씀이 가진 의미를 이해할 수 있게 돕는다. 구구절절 무릎을 치게 하는 맹자의 인생 지침을 듣다 보면 고전은 고리타분할 거라는 생각이 얼마나 큰 오해였는지 알게 된다. 휘둘리지 않고 꺾이지 않으며 단단한 내면으로 앞으로 나아가는 삶을 살고자 한다면 지금 당장 맹자의 가르침에 귀 기울여 보자.
■ 저자 판덩
‘판덩독서’ 창시자. 시안교통대학에서 학사, 석사 과정을 이수했으며, 베이징 사범대학교에서 박사 과정을 마쳤다. 2004년부터 베이징 교통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친 뒤 자신의 이름을 딴 ‘판덩독서회’를 창립했다. 2018년 ‘판덩독서회’는 ‘판덩독서’로 명칭을 바꾼 후 지금까지 6천만 명이 넘는 회원에게 영향을 주었다. 판덩독서는 유료로 지식 및 정보를 제공하는 비즈니스 모델의 선두 주자로, ‘책을 읽는 사람이 한 사람 늘어날 때마다 세상이 더 아름다워진다’라는 철학을 가지고 있다. 2020년에는 ‘제3회 상하이 문화 기업 올해의 인물 10인’에 선정되었으며, 2021년에는 ‘2021년 전 국민 독서 홍보대사’로 선정되었다.
주요 작품으로는 『나는 불안할 때 논어를 읽는다』, 『어른이 되기 전에 꼭 한 번은 논어를 읽어라』, 『아이와 함께하는 평생 성장』, 『아이 마음 읽는 법』, 『평생 독서 습관』, 『한 권의 책을 이해하는 법』, 『복제 가능한 리더십』, 등이 있다.
■ 역자 유연지
경기대학교 화학과 및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하고 서울외국어통번역대학원 중국어 순차통번역학과를 졸업했다. SK China,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에서 중국어 통번역 및 연구원으로 재직했으며, 통번역 에이전시에서 중국어 한중/중한 리뷰어로 재직했다. 현재 번역 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에서 출판기획 및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역서로는 『아버지에게 보내는 작은 배』, 『내 감정은 내가 지키겠습니다』, 『관우의 마음에서 배우다』, 『엉뚱발랄 동자승 마음일기』 등이 있다.
■ 차례
들어가며 _ 나의 가장 큰 저력은 바로 나 자신이다
1장 초심의 힘
. 나만의 고결함이 있다면 거칠 것이 없다
. 고민하라, 무엇을 ‘낙(樂)’으로 삼을 것인가?
. 행동을 변화시키는 ‘내면의 힘’
. 악취의 지름길이 아닌 강직한 꽃길을 걸어라
. 인간관계라는 물결의 가장 중심은 ‘사심(私心)’이다
. 잃어버린 ‘본심(本心)’을 찾아서
.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하라
2장 순리에 따르는 인생의 법칙
. 씨앗을 뿌려 싹을 틔우듯 인생의 순리를 따르라
. 어떤 일이든 일의 ‘가치’를 빛나게 하라
. 우물의 깊이를 파악한 뒤 우물질을 하라
. 선구자들이 가진 기본 원칙, ‘꾸준함’
. 사소한 관찰도 배움이 되는 삶의 깊이
. 성장의 불꽃을 지피는 ‘네 가지 심성’
. 아이는 ‘사랑이 가득 찬 마음과 반짝이는 눈빛’이면 된다
. ‘훌륭한 부모’라는 최고의 교육 환경
. 먼 이상을 좇으면 마음의 괴로움도 그만큼 커진다
3장 선택의 지혜
. 정(正)과 반(反)의 틈새 속 합(合)을 찾아라
. 원칙과 유연성, 그 사이 어디쯤
. 선택하라, 목숨만큼 진중한 선택을 하라!
. 적절히 조화를 이루는 갈대처럼 흔들려라
. 비워야 채울 수 있는 인생이라는 상자
. 시대의 흐름에 몸을 맡긴 뒤 때를 기다려라
. 세상을 벗어난 마음으로 세상에 얽매인 일을 하라
4장 친구를 대하듯 세상을 느끼는 마음
. 타인의 마음을 분별하는 방법, 지언(知言)
. 오랜 친구를 만들기 위한 ‘삼불(三不)원칙’
. 친구를 위한 최고의 덕, ‘공경’
. 만 권의 책으로 만드는 인생의 정신적 지주
. 천하를 얻기보다 힘든 사람의 마음
. 나를 속이는 위선적 선행
5장 반성의 깊이
. 내면에서 일어나는 갈등의 근원은 바로 나 자신이다
. ‘나의 문제는 무엇인가?’ 질문하고 또 질문하라
. 내 안의 예와 인을 먼저 점검하라
. 진취적인 인생을 만드는 ‘부끄러움’의 동력
. 부딪힐 것 같으면 더 세게 밟아라!
. 현재의 위치에서 불확실성에 대비하라
. 비교의 진정한 의미
6장 선한 마음이 만들어내는 기적
. 선한 마음의 바탕, ‘측은지심’
. 명성보다 더 중요한 것은 선한 마음이다
. 마음을 나누면 두 배의 마음이 돌아온다
. 화장실 청소도 즐거울 수 있는 건 결국 ‘태도’ 때문이다
. 인(仁)과 의(義)를 품은 마음엔 거침이 없다
. 내면의 보이지 않는 강력한 힘, 호연지기
. 하루의 진중한 가치가 모여 인생 최대의 가치를 만든다
. 매 순간 시간과 하나 되는 참 즐거움을 즐겨라
7장 성장의 방향
. 인생의 방향을 결정짓는 사고의 유연성
. 세상에 맞서 견디는 내면의 단단함
. 의지가 있다면 금지의 영역은 없다
. 인생의 빌런, ‘자포자(自暴者)’와 ‘자기자(自棄者)’
. 죽을 각오를 이길 힘은 세상에 없다
. 근본이 있는 물은 영원히 마르지 않는다
. 타고난 소질보다 우월한 재능, 피나는 노력
. 결코 멈추지 말아야 할 두 가지, 호흡과 탐구
. 진보하는 인생을 원한다면 ‘인생 사계’를 기억하라
맹자의 가르침에는 삶의 본질을 깨우치는 지혜가 들어 있습니다. 불안을 벗어나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자신의 마음을 돌보아야 하고 이를 위한 구체적인 방법을 맹자로부터 배워봅니다.
인생의 저력
초심의 힘
나만의 고결함이 있다면 거칠 것이 없다
사람들은 남에게 인정받고 대접받고 싶어 하는 마음이 강하다. 그래서 명예와 이익, 높은 직급과 고액 연봉을 얻고자 애쓴다. 이러한 것들을 타인을 통해 얻거나 혹은 외부 환경에서 쟁취했을 때 우리는 타인에게 인정받고 대접받았다고 생각한다. 이처럼 외부 환경에서 얻어지는 명예, 직급, 재물 등을 맹자는 ‘인작이라 불렀다. 이와 상대적인 개념이 바로 ‘천작이다. 여기서 ‘작이라는 한자는 ‘벼슬과 녹봉을 의미한다.
‘인작이란 물질적인 것, 외적인 것에 치중된 작위다. 인작은 타인으로부터 위임받거나 계승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대학교수에게 심사를 받고 그 심사에서 통과하면 학교는 학생에게 학위를 수여한다. 여기서 학위는 ‘인작에 속한다.
반면 ‘천작이란 정신적인 것, 내적인 것으로부터 얻어지는 작위다. 천작은 누군가로부터 위임을 받거나 하사를 받을 필요가 없으며, 대대손손 물려줄 수도 없다. 가령 우리가 시인이 되고 싶다면 시를 잘 쓰면 되고, 선한 사람이 되고 싶다면 선한 행동을 많이 하면 된다. 이러한 것들은 우리가 언제 어디서든 나의 의지로 행할 수 있다. 그로 인해 얻게 되는 존경과 명예 역시 우리의 행동으로 생긴 자연스러운 결과이다.
물론 ‘인작과 ‘천작 모두 얻고 난 뒤에는 타인으로부터 존경을 받게 된다. 하지만 본질적으로 이 둘은 아주 분명한 차이가 있다. 어느 것을 얻고자 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선택을 하게 되기 때문이다.
안영(안자의 본명)은 제나라를 대표하는 사신으로 초나라를 방문했을 때 온갖 모욕과 모함을 당했다. 초나라 왕이 어떻게든 안영을 억누르려고 한 이유는 그런 방식으로라도 자신의 존재가 얼마나 대단한지를 보여주기 위함이었다. 심지어 그는 초나라에서 모욕에 가까운 접대를 받고도 분노하거나 떠나지 않았다. 안영은 오히려 “모자란 임금에게는 모자란 사신을 보내는데 제가 가장 어리석고 모자란 사람이므로 초나라에 사신으로 온 것입니다.”라는 재치있는 말로 상황을 역전시켰다. 안영은 자신의 확고한 소신 덕분에 결국 초나라 왕의 존경을 받게 된다. 안영의 이러한 처사는 자신의 존엄은 물론이고 자국의 존엄까지 지켜냈다.
안영은 제나라에서 왕의 두터운 신임을 받는 인물이었다. 그는 높은 관직을 맡고 있음에도 단 한 번도 권세를 과시하지 않았으며, 사치와 낭비를 일삼지 않았다. 또한 안영의 생활은 한결같이 검소해 당시 제나라 왕이었던 경공이 친히 하사하는 것조차 마다했다.
한번은 안영이 다른 나라에 사신으로 간 사이, 경공은 자기 임의대로 안영의 오래된 집을 개조하고 화려한 마차까지 가져다 놓았다. 경공은 안영의 지위에 걸맞은 재물을 하사하고자 그리한 것이다. 하지만 안영은 제나라로 돌아온 뒤 한사코 개조된 집에 들어가려 하지 않았다. 안영은 그 이유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제가 검소하게 사는 것은 백성들에게 본보기를 보여 사치 풍조가 만연해지는 것을 막기 위함입니다. 만약 임금과 신하가 모두 향락에 젖게 되면 백성들도 너 나 할 것 없이 이를 보고 배우고 따라 할 것입니다. 그리되면 결국 백성들의 품행이 나빠지게 될 테고, 나중에는 이를 바로잡고 싶어도 힘들어집니다.” 경공은 결국 어쩔 수 없이 안영의 집을 원래의 상태로 되돌려 놓았고, 안영은 그제야 자기 집으로 돌아갔다.
“귀해지고 싶은 마음은 사람 누구나 다 똑같다. 사람은 누구나 각자 귀한 것을 가지고 있지만, 그것을 잘 생각하지 못한다.”
이 구절의 의미를 좀 더 구체적으로 해석해 보자. 존경받고 귀한 대접을 받고 싶어 하는 마음은 누구에게나 존재한다. 그리고 누구나 존경받고 귀한 대접을 받을 만한 점을 갖고 있다. 다만 우리가 미처 그것을 생각하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아울러 타인에게 받는 인정, 존경, 동경 같은 것은 결코 진정한 고귀함이 아니다.
화신은 일평생 명예와 이익을 좇으며 어마어마한 부를 축적했으나, 최후에는 아주 비참한 말로를 맞이한 인물이다. 그는 젊었을 때부터 총명하고 민첩하여 건륭제의 신임과 총애를 한몸에 받았다. 또한, 후에는 그의 장자가 황실과 혼인 관계를 맺음으로써 황실의 인척이 되었다. 높은 벼슬과 막대한 부를 거머쥐며 승승장구하던 화신은 거기서 만족하지 못하고 여전히 권세와 이익을 좇았다. 이후로도 화신의 탐욕은 나날이 커졌다. 그는 자신의 권력을 이용해 온갖 부정한 방법으로 사리사욕을 챙겼다.
화신이 좇던 관직과 재물이 바로 앞서 말했던 ‘인작이다. 관직은 그의 손에 권위를 쥐여주었고, 그의 재물은 사람들이 그를 떠받들게 만들어줬다. 후에 가경제는 화신의 죄상을 낱낱이 밝힌 뒤 관직을 박탈하고 그를 하옥시켰다. 화신은 결국 자결형에 처해지고 모든 재산을 몰수당했다. 한동안 민간에서는 ‘화신이 무너지니 가경이 배부르다라는 민요가 유행처럼 돌았는데, 이는 화신이 생전에 착복한 재물이 막대했음을 시사한다. 오늘날까지도 화신의 사례는 여전히 현대인들이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사건이다.
잃어버린 ‘본심(本心)을 찾아서
빈센트 반 고흐, 이 이름을 모르는 이는 없을 것이다. 반 고흐는 시대를 잘못 타고난 위대한 화가다. 27살에 정식으로 화가의 길을 걸었던 반 고흐는 인생 최후의 10년 동안 2,000여 점이 넘는 작품을 그렸다. 그중에는 우리에게도 익숙한 ‘자화상 시리즈, ‘별이 빛나는 밤 시리즈, ‘해바라기 시리즈 등이 포함돼 있다. 현재 반 고흐가 남긴 수많은 작품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하고 귀한 예술품 반열에 올라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는 생전에 사회의 인정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세상 사람들로부터 냉대를 받고 궁핍한 생활을 보내면서도 반 고흐는 화가로서의 꿈을 단 한 번도 포기하지 않았다.
예술에 대한 반 고흐의 집착은 거의 광적이었다. 그는 정신 분열 상태에서 제 손으로 자신의 한쪽 귀를 잘라냈는데, 그 이유는 다름 아닌 자화상을 그리기 위해서였다. 어쩌면 단순히 고갱과의 다툼으로 홧김에 잘랐을 수도 있고, 그게 아니면 자신의 감정 기복을 억누르려다 그렇게 된 것일 수도 있다. 어쨌든 반 고흐에게 대체 어떤 사정이 있었던 것인지 우리는 정확히 알지 못한다. 하지만 막상 반 고흐의 <귀를 자른 자화상>을 접했을 때 귀를 잘라낸 고통보다는 마치 끔찍한 참상을 겪은 자의 눈빛, 그 눈빛에 서려 있는 비통함과 절망감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든다. 이 작품 자체가 한 예술가의 필사적인 외침인 셈이다.
이게 바로 반 고흐 그 자신이다. 그는 시장에서 잘 팔릴만한 상품을 그리려고 하지 않았다. 그는 철저히 자신의 ‘본심을 들여다보는 데 집중하며 자신이 그리고 싶은 그림을 그렸다. 반 고흐는 생전에 명예와 이익을 얻기는커녕 젊은 나이에 요절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의 삶이 실패한 인생인 걸까? 어쩌면 전혀 그렇지 않을지도 모른다.
맹자는 「고자 상」에서 이렇게 말했다. “‘삶도 내가 원하는 것이고 ‘의 또한 내가 원하는 바이다. 만약 이 둘을 함께 얻을 수 없다면 나는 삶을 버리고 의를 택할 것이다.”
이 말은 ‘삶과 의로움 모두 내가 원하는 것이나, 두 가지를 모두 얻을 수 없다면 목숨을 버리고 의로움을 선택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다음 이어지는 구절에서 맹자는 좀 더 설명을 덧붙였다. “물론 삶도 분명 내가 원하는 것이다. 그러나 사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으므로 구차하게 살아갈 수는 없다.”
앞선 구절에서 ‘의란 우리가 흔히 말하는 ‘의리가 아니다. 바로 개개인의 내면 깊은 곳에서 원하는 것, 우리가 마음속에 품고 있는 도의, 즉 ‘본심을 말하는 것이다.
선택의 지혜
선택하라, 목숨만큼 진중한 선택을 하라!
우리는 살면서 수많은 갈림길 위에 서게 되고, 몇 차례의 큰 기회를 만나기도 한다. 사실 우리는 인생의 갈림길에 설 때마다 ‘선택이라는 문제에 부딪힌다. ‘선택이란 취사, 즉 취하거나 버리는 것을 의미한다. 자신의 의지로 얻는 것, 남이 내게 줘서 갖는 것, 심지어 타인을 위한 헌신까지도 선택으로 결정된다.
청나라 국정을 쥐락펴락했던 화신은 어렸을 적 무척 가난했고 일찍이 부모를 여의었다. 하지만 화신은 남달리 총명해서 금세 두각을 드러내 23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황제의 시종이 되었다. 그때부터 화신은 지위가 날로 상승하며 승승장구했다.
이후 화신은 운남과 귀주 두 지역을 관리하던 이시요의 재물 횡령 사건을 조사하던 중 선택의 기로에 선다. 본래대로라면 공정하게 사건을 처리했을 그였지만, 막상 이시요와 그를 따르던 무리가 횡령한 거액의 재산을 보고 나니 사사로운 욕심에 눈이 멀고 만다. 결국 화신은 그들의 재산을 개인적으로 빼돌려 착복하는 선택을 하게 된다. 여기에 건륭제가 하사한 재물까지 더해지니 화신은 막대한 재물이 가져다주는 쾌락과 권력에 취하고 만다. 그때의 선택으로 인해 화신의 야심은 나날이 커졌다. 그는 자신의 직위를 이용해 재물을 가로채고 불한당들과 작당하여 사리사욕을 채웠다. 또한 자신의 의견과 다른 사람들은 가차 없이 제거했다. 이후 막대한 권력을 손에 쥐게 된 화신은 황제를 기만하고 조정의 일을 제멋대로 좌지우지하는 등 점점 타락의 길로 빠졌다.
하지만 화신은 건륭제가 붕어한 뒤 빠르게 권력을 잃게 된다. 가경제는 화신이 저지른 중죄 열 가지를 열거한 뒤 화신의 재산을 몰수하고 그를 감옥에 가두었다. 그리고 최후에는 옥중에서 자결하라는 명령을 내렸는데, 그때 화신의 나이가 고작 49세였다. 황제의 총애를 받고 막대한 권력을 쥐었던 화신은 재물과 권력을 탐닉하는 잘못된 선택을 했다. 그로 인해 결국 목숨까지 잃게 되었다.
화신이 매 순간 내린 선택들이 결국 이 같은 비극을 초래한 것이다. 선택에 관해 맹자가 남긴 가르침이 있다. “가져도 되고 가지지 않아도 되는데 가진다면 청렴함을 해치게 되고, 줘도 되고 주지 않아도 되는데 준다면 은혜의 깊이를 떨어뜨리게 된다. 또한 죽어도 되고 죽지 않아도 되는데, 죽는 것은 용맹함의 진정성을 떨어뜨리게 된다.”
여기서 ‘줘도 되지만 주지 않아도 되는 것이라는 대목이 잘 이해되지 않을 것이다. ‘기꺼이 타인과 나누려는 마음과 선행을 베푸는 행동은 나쁠 게 없지 않나?, ‘어차피 줘도 되고 안 줘도 되는 것이면 차리라 주는 것이 더 편하지 않을까? 아마도 이런 생각이 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맹자는 타인에게 무언가를 주는 행위에도 신중함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 이유는 이렇다. 마음 내키는 대로 베푸는 행동은 본래의 의도가 변질하여 마치 상대를 동정해서 주는 행위, 또는 인정을 파는 행위로 보일 수 있다. 또한, 기회비용을 중요하게 따지는 이들의 경우 받는 것에 익숙해져 나중에는 상대에게 받을 생각만 하게 된다.
따라서 베풂에도 지혜가 필요하다. 베푸는 목적을 생각해야 하고 베푸는 방법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물고기를 주는 것보다 물고기 잡는 법을 알려주는 게 낫다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이 말 역시 받는 것에 익숙한 이에게는 무조건 베푸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이치를 담고 있다.
반면 남에게 신세 지는 것을 극도로 불편하게 여기는 사람들도 있다. 이런 사람들은 누군가의 베풂이 자신의 처지를 동정해서 주는 것이라 여길 수 있다. 가령 줘도 되고 안 줘도 되는 상황인데 이들에게 무언가를 주는 선택을 하게 되면, 오히려 서로 간의 감정을 상하게 할 수 있다. 따라서 반드시 누구에게나 다 베풀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질 필요는 없다. 베풂으로 모두에게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 또한 버려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베푸는 자가 해야 할 올바른 선택이다.
시대의 흐름에 몸을 맡긴 뒤 때를 기다려라
나는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가 인터뷰에서 했던 말이 기억에 남는다. 그는 인터뷰에서 “저는 학교에서 학생들이 다른 동창들의 연락처를 찾기가 너무 어렵다고 불만을 토로하는 모습을 자주 봤어요. 그래서 대학생 명부 같은 것이 있으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라는 말을 했다. 저커버그는 자신이 더 빠르고 편리하게 동창의 연락처를 찾을 수 있는 명부를 학교 측에 만들어 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 문제를 계기로 페이스북이 탄생하게 되었다
예전에 광저우에 위치한 한 쇼핑센터의 사장은 평소 정부에서 발표하는 각종 정책 및 결정 사항 등을 유심히 읽고 연구하기를 좋아했다. 어느 날 그는 광둥성 정부에서 공시한 문건을 보게 되었다. 문건에는 자금 회전이 빠르게 이뤄질 수 있게 각 사업체 및 공장별로 재고 물건을 처리하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 쇼핑센터 사장은 이런 생각이 들었다. ‘기업들이 오랫동안 묵혀둔 재고들을 처리하려면 분명 상업 관계 부처에 저렴한 가격으로 대량의 상품을 넘기려 할 거야. 만약 내가 대형 할인점을 오픈한다면 기업과 소비자에게 모두 큰 관심을 받게 되겠지.
결국 그는 각 공장에 사람을 보내 저가로 대량의 재고 물품을 사들였고, 이와 동시에 대형 할인 매장을 오픈했다. 그 결과 값싼 물건을 사려는 수많은 고객이 할인 매장에 몰려왔다. 방치되어 있던 재고는 순식간에 인기 상품이 되었다. 쇼핑센터 사장은 수많은 공장이 재고를 처리하도록 도움을 주었을 뿐 아니라 본인 역시 큰돈을 벌 수 있었다.
이러한 것들이 바로 시기를 잘 포착하여 일을 성공으로 이끈 사례다. 맹자의 말을 빌리자면, 위 일화의 주인공은 ‘시기를 포착하는 것과 ‘때를 기다리는 것에 능한 사람인 셈이다.
시기를 잘 포착하고 때를 기다리는 것이 창업과 일의 성공을 이끄는 관건임은 확실하다. 시대를 잘못 타고나거나 시기가 맞지 않으면 아무리 노력해도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할 수도 있다. 역사상 수많은 발명가가 그러했다. 그들은 많은 시행착오와 우여곡절을 거쳐 발명품을 세상에 내놓았지만, 시대를 잘못 타고난 탓에 사람들에게 인정받지 못하고 결국 궁핍한 생활을 면치 못했다. 반면 후세에 시대의 흐름에 잘 편승했거나 시기를 잘 포착한 이들은 이전 세대의 발명가들이 개발한 발명품을 이용해 큰돈을 벌어들이기도 했다.
성장의 방향
세상에 맞서 견디는 내면의 단단함
‘마음이 풍족하다라는 말을 꺼냈을 때, 대다수 사람은 이 말을 침착하다, 너그럽다, 온화하다 등으로 이해할 것이다. 물론 그것들 모두 풍족함의 일부분은 맞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이상을 향한 뚝심, 나 자신에게 도전하는 과감성, 남들과 다른 삶을 시도하는 용기가 바로 그것이다. 이런 특성을 지닌 사람은 세상의 편견이나 남들이 하는 말에 거의 신경 쓰지 않는다. 또한 다양한 의견과 주장 앞에서도 나의 원칙을 잃지 않고 자기 내면의 열정에 따를 줄 안다. 이런 사람은 특출나게 뛰어나지는 못해도 마음은 항상 풍족하다.
반면 이와 정반대의 사람들도 있다. 당신이 그들에게 미래에 대한 상상과 꿈에 대해 이야기하면 그들은 이렇게 대꾸할 것이다. “나도 꿈이 있긴 해. 단지 돈과 시간적 여력이 없어서 이루지 못하는 것뿐이야.”라고 말하거나, “나도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어. 하지만 나는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못 해.”라고 말할 것이다.
이것이 바로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의 대답이다. 마음에 여유가 없는 사람은 누가 봐도 뛰어난 능력을 갖고 있음에도 속으로는 끊임없이 자기 비하를 한다. 심리학자들은 다음 두 가지 원인이 사람의 마음을 가난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첫 번째는 어릴 때부터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습관이다. 이런 사람들은 자신보다 뛰어난 사람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마음이 불안해지면서 끊임없이 자신을 낮게 평가한다. 심각한 경우 자신의 능력을 의심하는 지경에 이르기도 한다.
두 번째는 유년 시절 내면의 욕구가 채워지지 않아 온전한 자아가 형성되지 못한 경우다. 가령 부모에게 무시를 당했거나 혹은 충분한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자란 사람은 매번 자신에게서 잘못을 찾으려 하고 끊임없이 자신을 위해 변명하게 된다. 이처럼 지나치게 스스로를 비하하는 사람은 자아 존중감을 잃을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이런 상태가 지속될수록 마음가짐을 바꾸지 못하거나 혹은 차마 바꿀 용기를 내지 못하게 된다. 실수하고 실패하는 것이 두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행동하지 않으면 당연히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없다.
열등감을 동력으로 바꾸는 사고의 전환
그렇다면 자기 비하를 멈추고 마음을 풍족하게 만들 방법은 없을까? 진정으로 달라지고자 한다면 자존감을 높여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모두에게 오스트리아의 심리학자 알프레드 아들러가 쓴 책 『심리학이란 무엇인가?』를 추천한다. 이 책에서 아들러는 누구나 많든 적든 열등감을 느낀다고 말한다. 구체적으로 개인에게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열등감을 느끼면 당면한 상황을 적절히 넘기거나 대처하지 못하고, ‘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어., ‘나는 역부족이야.라는 생각에 사로잡힌다. 하지만 이런 열등감을 오히려 앞으로 나아가는 동력으로 바꿀 수 있다면 누군가의 가치는 사회 전체의 가치와 하나가 될 수 있다. 이때 사람들의 내면에 더할 나위 없이 강한 힘이 뿜어져 나오게 된다.
머리로는 알지만 온갖 핑계를 대며 행동으로 실천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면 그들의 머릿속에 아무리 많은 아이디어가 있어도 결국 그것은 머릿속에 갇혀있는 생각에 불과하다. 행동으로 실천하지 않으면 그들의 삶에는 어떤 변화도 일어나지 않으며 내면은 여전히 가난한 상태에 머물러 있을 것이다.
결코 멈추지 말아야 할 두 가지, 호흡과 탐구
사람은 태어나서 눈을 처음 뜬 순간부터 이 세상을 탐색하기 시작한다.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성장하면서 걷는 법, 뛰는 법을 배우고 복잡한 모국어를 습득하게 된다. 그 뒤로는 기나긴 학창 시절이 시작된다. 이 시기에는 저마다 다른 선택을 한다. 미래에 좋은 직업을 갖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는 이들도 있고, 사회의 각종 유혹에 휩쓸려 학업에 소홀히 하는 이들도 있다. 또 어떤 이들은 탐구하는 것을 포기하는가 하면, 자신만의 방법으로 새로운 분야를 탐구하는 이들도 있다. 문제는 이 시기에 많은 이들이 매우 중요한 것들을 포기한다는 것이다.
맹자는 어떤 것을 선택하고 포기해야 하는지에 대해 깊이 고민한 후 이런 말을 남겼다. “그만두면 안 될 상황에서 그만두는 사람에게 그만두지 않아야 할 일이라고는 없으며, 후하게 해야 할 것임에도 박하게 하는 사람에게 박하게 하지 않아야 할 일이라고는 없다. 또한 나아가는 것이 빠른 사람은 물러감도 빠르다.”
이 말의 의미를 해석해 보자. 사람의 일생에서 언제나 제일 중요한 일은 영원히 멈추지 않는 것이다. 만약 우리가 멈추면 안 되는 일을 멈추게 된다면 우리에게 포기하지 말아야 할 일이라고는 존재하지 않게 된다. 간단하게 우리 삶에서 멈출 수 없는 것들에 대해 생각해 보자. 가령 호흡이 그러하다. 호흡은 우리가 매 순간 하는 것으로, 우리는 하루에 몇만 번 이상의 호흡을 한다. 그런데 만약 누군가가 어느 날 숨쉬기를 중단하겠다고 말한다면, 그런 사람이 바로 ‘그만두면 안 될 상황에서 그만두는 사람이다.
누군가는 분명 이런 질문을 할 것이다. 맹자가 말한 ‘그만두면 안 되는 일이 숨 쉬고, 밥 먹고, 잠자는 것 등이라면 이런 것들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숨 쉬고, 밥 먹고, 잠자는 일은 반드시 할 수밖에 없는 일들이 아닌가. 당연히 교육자인 맹자의 생각이 그렇게 얕을 리가 없다. 맹자는 숨 쉬고, 밥 먹고, 잠자는 것 외에도 인생을 살면서 매 순간 멈추면 안 되는 아주 중요한 일이 더 있다고 보았다. 그것은 바로 ‘올바른 것을 가려 택하고, 그것을 굳게 지키는 것이다. 이 말은 즉, 꾸준히 자기 몸과 마음을 갈고닦고 자신의 부족한 점을 성찰하고 개선하여 끊임없이 스스로 발전해야 한다는 뜻이다. 아울러 이 일은 결코 멈추면 안 된다. 설령 아무리 빛나는 명예, 뛰어난 능력, 수많은 돈을 얻었다 해도 말이다.
오늘날 많은 사람이 사회에서 고군분투하며 살아가고 있다. 누군가는 명예를 위해, 또 누군가는 이익을 위해 바쁘게 살고 있다. 게다가 온라인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똑똑한 젊은 친구들 중에는 이미 어린 나이에 돈과 명예를 모두 거머쥔 이들도 있다. 그중에는 자신의 성공을 잘 활용해서 스스로 선순환을 이어가는 이들도 있지만, 반대로 돈과 명예를 얻은 뒤 탐구를 멈추고 안주하는 삶을 사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이런 사람은 머지않아 점점 자신의 영혼 깊숙한 곳의 공허함을 느끼게 될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평생 탐구하고 배우려는 노력을 멈추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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