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소크라테스 철학의 정수를 이 책 한 권으로 만난다!</b><br/><br/>기원전 5세기경 질문과 대화로 사람들의 무지를 일깨웠고, 죽음 앞에서도 초연했던 위대한 철학자 소크라테스. 예수, 석가모니, 공자와 함께 세계 4대 성현 중 한 명이자 서양철학의 원류이자 근간인 소크라테스 사상의 진수를 이 한 권의 책으로 만날 수 있다. 소크라테스는 생전에 단 한 권의 책도 저술하지 않았지만 그의 사상은 수제자인 플라톤의 저서를 통해 후대에 전해지고 있다. 소크라테스의 죽음과 관련된 책들인 『소크라테스의 변론』 『크리톤』 『파이돈』과 ‘에로스’를 예찬하는 『향연』은 『플라톤의 대화편』이라고 불리는 25편의 대화편 중 초기와 중기의 저작들이다. 이 번역본은 소크라테스 사상의 정수를 온전히 담아낸 플라톤의 저작 4권을 완역해 통합한 것으로, 현대의 독자들은 이 책 한 권만 읽으면 소크라테스 사상의 정수를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br/><br/>소크라테스에 대한 호기심으로 고전을 펼치게 되면 몇 페이지 넘기지 않아 당황하기 십상이다. 플라톤이 지은 이 4권의 저작은 이야기가 오간 당시 상황과 등장인물을 모르면 현대의 독자들이 내용을 이해하며 읽어나가기가 결코 쉽지 않다. 내용을 읽다 보면 화자가 누구인지도 헷갈릴 정도로 미로에 빠지기 쉽다. 이에 이 번역본에서는 각 작품의 맨 앞에 이야기가 오간 당시 상황을 정리해 넣었으며, 이야기를 주고받는 등장인물들에 대한 상세한 소개 내용도 넣어 독자들이 보다 손쉽게 읽어나갈 수 있도록 했다. 또한 당시의 역사적 사실, 철학자들 특유의 추상적인 비유와 상징이 가득해 주석이 없으면 현대의 독자들이 내용을 온전히 이해하며 읽어나가기가 어렵기에 누구나 불편 없이 읽어나갈 수 있도록 상세한 주석을 풍부하게 넣었다. 그리고 4권의 상세한 작품 해제와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의 생애를 정리한 연보도 책 맨 뒤에 따로 실었다.
삶이 흔들릴 때 소크라테스를 추천합니다
소크라테스의 변론
『소크라테스의 변론』의 배경
소크라테스의 법정 변론을 그의 제자 플라톤이 심혈을 기울여 정리한 것이다. 소크라테스는 생사의 갈림길에서도 자신의 소신을 지키고 죽음을 담대하게 받아들이며 아테네 시민들 앞에서 당당하게 변론했다. 당시 재판정에는 고발자 3명과 추첨으로 선정된 500여 명의 배심원들이 모여 있었다.
『소크라테스의 변론』의 등장 인물
소크라테스: 철학자 소크라테스는 젊은이들을 타락시키고, 국가가 신봉하는 신이 아닌 다른 신을 믿는다는 혐의로 고발당한다.
멜레토스: 소크라테스를 고발한 인물이다.
멜레토스의 주장입니다. 소크라테스는 젊은이들을 타락시키고, 국가가 인정하는 신들을 인정하는 대신 다른 새롭고도 악마적인 것을 믿음으로써 불법을 저지르고 있다.
이것이 고소 내용입니다.
멜레토스는 내가 젊은이들을 타락시킴으로써 불법을 저지르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아테나이인 여러분, 나는 멜레토스야말로 사람의 목숨을 놓고 경솔하게 고소나 하고 여태껏 아무 관심도 없던 일들을 진지하게 염려하는 척 함으로써 중대사를 놓고 희롱하는 잘못을 저지르고 있다고 주장하는 바입니다. 그것이 사실이라는 것을 내 여러분에게도 보여드리겠습니다.
"자, 멜레토스여, 내게 가까이 와서 말해보시오! 젊은이들이 최대한 훌륭해지는 것이 그대에게 매우 중요한 일이지요, 그렇지 않습니까?"
"당연히 그렇습니다."
"자, 이번에는 여기 이 배심원들에게 말해보시오. 누가 젊은이들을 더 훌륭하게 만들고 있습니까? 그대가 그 일에 그토록 관심이 있다면 잘 알 것 아니오. 그대 주장대로라면 내가 젊은이들을 타락시켰기 때문에 나를 여기 배심원들 앞에 데려와 고소했으니 말이오. 그러니, 자, 젊은이들을 더 훌륭하게 만드는 사람이 누구인지 여기 이분들에게 알려드리시오! 오 멜레토스여, 그대가 침묵하며 아무런 말도 할 수 없다는 게 그대도 보이시오?
이는 실로 부끄러운 일이며, 그대가 이 일에 아무 관심도 없었다는 내 말이 사실임을 충분히 입증하는 것이라고 생각되지 않는 거요? 말해보시오, 누가 젊은이들을 더 훌륭하게 만들고 있습니까?"
"법률이오."
"이것 보시오, 멜레토스! 내가 묻는 것은 그게 아니라, 그대가 말하는 법률 지식을 최우선으로 생각 하는 사람이 누구인가 하는 것이오."
"여기 이 배심원들이오, 소크라테스!"
"무슨 말이오, 멜레토스? 이분들이 젊은이들을 교육해서 더 훌륭하게 만들 수 있다는 말입니까?"
"그렇고 말고요."
"이분들 전부가 그렇습니까, 아니면 일부는 그렇고 일부는 그렇지 않습니까?"
"전부 다요."
"헤라에 맹세코, 참으로 반가운 소식이로군요.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들이 그토록 많다니 말이오. 그럼 이건 어떻습니까? 여기 방청객들은 젊은이들을 더 훌륭하게 만듭니까, 만들지 않습니까?"
"이분들도 그렇게 하지요."
"그럼 평의회 회원들은 어떻습니까?"
"평의회 회원들도 그렇습니다."
"그렇다면 멜레토스여, 민회에 참석하는 개별 회원들도 젊은이들을 타락시키지 않겠지요? 그들도 모두 젊은이들을 훌륭하게 만듭니까?"
"그분들도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나를 제외한 모든 아테나이인이 젊은이들을 훌륭하게 만드는 것 같군요. 오직 나만 젊은이들을 타락시키고요. 이 뜻입니까?"
"전적으로 그런 뜻이오."
"그래서 그대는 나를 그토록 욕하는 것이군요!
"함께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받기보다 해를 입기를 원하는 사람이 있을까요? 대답하시오. 누구든 해를 입기를 원하는 사람이 있을까요?"
"물론 없겠지요."
"좋습니다. 내가 젊은이들을 타락시키고 더 사악하게 만든다고 해서 그대가 나를 법정에 피고인으로 세우는 것이라면, 내가 고의적으로 그렇게 하고 있다는 겁니까?"
"고의적으로 그렇게 한다고 생각합니다."
"멜레토스여, 그렇다면 뭐요? 그 나이의 그대가 이 나이의 나보다 더 지혜롭다는 겁니까? 그래서 그 대는 나쁜 자들은 가까운 이웃들에게 항상 나쁜 짓을 하고 착한 사람들은 늘 착한 일을 한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나는 가까운 이웃들 중 누군가를 나쁘게 만들면 그에게 해코지 당할 위험이 있다는 것조차 모를 만큼 무식해서 그대의 말처럼 고의적으로 그런 악행을 저지른단 말입니까? 멜레토스여, 나는 그대 말을 믿지 않으며, 다른 누구도 그대를 믿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오.
나는 그들을 조금도 타락시키지 않고, 혹시 타락시키더라도 그건 내 의도한 바가 아니니, 어느 경우건 그대는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이오. 또한 내가 본의 아니게 타락시키는 것이라면, 그런 본의 아닌 과오 때문에 사람을 피고인으로 법정에 세울 것이 아니라 개인적으로 데려가 가르치고 훈계하는 것이 정당한 조치겠지요. 가르침을 받으면 나는 분명 본의 아닌 행동을 그만 두게 될 테니 말이오. 그러나 그대는 나와 만나기를 회피하고 나를 가르치기를 거절하더니 나를 피고인으로 법정에 세우는구려. 법은 가르침이 필요한 사람이 아니라 처벌이 필요한 사람을 법정에 세우도록 요구하는데도 말이오.
아테나이인 여러분, 이제 멜레토스는 내 말대로 이런 일들에 대해 많고 적고를 떠나 전혀 생각하지도 않았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멜레토스여, 그래도 한번 말해 보시오. 내가 어떻게 젊은이들을 타락시킨다는 것이오? 그대가 작성한 고소장에 따르면 나는 국가가 인정한 신들 대신 다른 새로운 신들을 믿도록 가르침으로써 젊은이 들을 타락시키고 있다고 했는데, 맞습니까?"
"맞소. 내 말은 그런 뜻이오."
"그렇다면 멜레토스여, 우리가 지금 논의하고 있는 바로 그 신들에 맹세코, 나와 여기 이 배심원들에게 좀 더 분명히 말해주시오! 그대의 말을 이해하지 못해서 그러오. 그러니까 그대는, 내가 어떤 신들을 믿도록 젊은이들을 가르치는데- 그렇다면 나는 신들의 존재를 믿는 것이니 절대로 무신론자가 아니며, 그 점에서 나는 불의를 저지르지 않은 셈이오 - 그 신들이 국가가 인정한 신들과는 다른 신들인지라, 그래서 그 이유로 나를 고소한다는 것이오? 아니면 내가 신의 존재를 아예 믿지 않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믿지 말라고 가르친다는 뜻이오?"
"내 말은 그대는 신들을 아예 믿지 않는다는 뜻이오."
"멜레토스여, 그대는 참 이상한 사람이구려. 어째서 그런 말을 하는 게요? 그러니까 나는 남들처럼 해와 달도 신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말이오?"
"배심원 여러분, 제우스에 맹세코, 그는 인정하지 않습니다! 그는 해를 돌이라 하고 달을 흙이라 주장하고 있습니다."
"멜레토스여, 그대의 말이 난 이해가 안 되오. 그대 자신도 아마 그럴 것이오. 아테나이인 여러분, 이 사람이 이토록 오만방자한 걸 보니, 순전히 오만방자한 마음과 젊은 혈기에서 나를 고소한 것 같습니다."
크라테스는 내가 장난삼아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을 한다는 것을 과연 알아차릴까? 내가 그와 다른 방청객들을 속일 수 있을까? 하고 시험해보려는 것이지요. 이 사람이 고소장에서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을 하는 것 같기에 하는 말입니다. 그건 마치 이렇게 말하는 것과도 같습니다. "소크라테스는 신들을 믿지 않지만 신들을 믿음으로써 불법을 저지르고 있습니다." 한낱 말장난에 불과한 것입니다."
"멜레토스여, 인간적인 일은 있다고 믿으면서 인간은 없다고 믿는 사람이 세상에 있겠습니까?"
여러분, 그가 대답하게 하시고, 자꾸 딴전을 부리지 못하게 해주십시오! 말(馬)은 없다고 믿으면서 말들에 관한 일은 있다고 믿는 람이 있겠습니까? 혹은 피리 연주자는 없다고 믿으면서 피리에 관한 일은 있다고 믿는 사람이 있을까요? 아니오, 그런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그대가 대답하려 하지 않으니 내가 대신해서 그대와 여기 이 배심원들에게 대답하겠소.
하지만 다음 질문에는 꼭 대답하시오.
"초인간적인 일은 있다고 믿으면서 초인간적인 존재는 없다고 믿는 사람이 있습니까?"
"없습니다."
멜레토스여, 간단히 말해 그대는 우리를 떠보기 위해서, 아니면 나를 고소할 만한 진짜 죄과를 찾아내지 못해서 이런 고소장을 작성했다고밖에 볼 수 없소. 동일한 사람이 초인간적인 일과 신적인 일을 믿으면서도 초인간적인 존재도 신도 영웅도 믿지 않을 수 있다고 그대가 아무리 주장해봤자, 조금이라도 분별력 있는 사람이라면 결코 설득당하지 않을 것이오."
그러니 아테나이인 여러분, 나는 멜레토스의 고소장 내용과는 달리 아무 죄도 저지르지 않았기에 긴 변론이 필요치 않으며, 이상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변론 첫머리에서 내가 많은 사람들에게 심한 미움을 샀다고 말한 바 있는데, 그 말이 사실이라는 것은 꼭 알아주십시오!
혹시 내가 유죄 판결을 받게 된다면, 바로 그 때문일 것입니다. 내가 유죄 판결을 받는다면, 그것은 멜레토스 때문도 아니고 아뉘토스 때문도 아니며, 많은 사람들의 편견과 시샘 때문일 것입니다. 그런 것들로 인해 많은 무고한 사람들이 유죄 판결을 받았으며 앞으로도 그러할 것입니다. 그런 것들이 나와 함께 끝날 것이라 염려치 마십시오.
크리톤
『크리톤』의 배경
사형판결을 받은 후 감옥에 갇혀 있는 소크라테스와 그의 친구인 크리톤이 감옥에서 나누는 대화다. 크리톤은 법정에서 소크라테스의 사형 대신 보석금을 내겠다고 자처했으며, 사형이 확정된 후에는 간수들에게 호의를 보여 소크라테스가 감옥에서 불편하지 않게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크리톤』의 등장인물
소크라테스: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소크라테스가 자신의 신념과 원칙을 강조하며 탈옥을 거부한다.
크리톤: 소크라테스의 절친한 친구이다.
소크라테스: 어떻게 벌써 이 시간에 온 건가, 크리톤? 감옥의 간수가 크리톤 자네에게 문을 열어주려 했다니 놀랍군.
크리톤: 그 사람은 이미 나와 아주 친해졌다네. 내가 여기에 자주 오니까 말일세. 게다가 내 쪽에서도 그에게 감사의 표시를 빠뜨리지 않고 있고.
소크라테스: 어쨌거나 자네는 왜 그렇게 일찍 왔나?
크리톤: 자네에게 전해줄 슬픈 소식이 있어서네. 어쩌면 자네에게보다는 내게, 그리고 자네의 모든 친구들에게 슬프고도 힘든 소식이겠지. 무엇보다 내게는 가장 견디기 어려운 소식인 것 같네.
소크라테스: 델로스에서 배가 돌아왔다는 뭐 그런 건가? 도착한 후에는 내가 죽기로 되어 있는 그 배 말일세.
크리톤: 아직은 도착하지 않았지만, 내 생각에는 오늘 들어올 것 같네. 수니온에서 먼저 돌아온 사람들 몇몇이 그렇게 알려주더군. 그 사람들 소식대로라면 배가 오늘 돌아올 것이고, 그러면 자네는 내일 생을 마감하게 될 걸세.
소크라테스: 그렇다면 크리톤, 행운이 함께하기를! 신들께서 그러길 원하신다면 그렇게 하시길!
크리톤: 여보게, 소크라테스, 이제라도 내 말대로 자네 목숨을 구하도록 하게. 자네가 죽으면 그건 내게 그저 불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내 결코 다시는 찾을 수 없는 그런 친구를 잃게 되는 것이라네.
소크라테스: 국법은 아마 이렇게 말할 걸세. “잘 생각해보게. 만약 우리가 여태껏 말한 것이 진실이라면, 그대가 지금 하려는 짓은 부당한 짓일세. 우리는 그대가 태어나고 자라고 교육받게 해주었고, 우리가 줄 수 있는 온갖 혜택을 그대와 다른 모든 시민들에게 배풀었으니 말이네. 그럼에도 우리는 모든 아테나이인에게 자유를 허용함으로써, 원한다면 누구나 성인이 된 후에 국정 운영과 우리들 국법을 익히고 나서 우리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재산을 챙겨 어디든 원하는 곳으로 떠나도 좋다고 선포하고 있네.
그대들 가운데 누군가가 우리가 법률 사건을 어떻게 조정하고 또 그 밖의 다른 국정은 어떻게 운영하는지를 보고 나서도 이곳에 머무른다면, 우리는 그가 우리의 어떤 명령에도 복종하기로 사실상 합의한 것이라고 주장한다네.
그래서 우리의 명령에 복종하지 않는 자는 삼중으로 불의한 짓을 저지르는 것이라고 우리는 말하지. 소크라테스, 내 장담하건데, 그대가 지금 마음속에 두고 있는 것을 실행에 옮기면 그런 비난들을 면치 못할 걸세. 아테나이인들 가운데 비난을 가장 적게 받는 사람들 축에 끼기는커녕 아마 가장 많은 비난을 받게 될 걸세.
그대는 이스트모스에 딱 한 번 간 것 말고는 축제를 구경하려고 우리 도시를 떠난 적이 없지, 군복무 이외의 다른 목적으로는 다른 곳에 간 적도 없고, 남들처럼 여행을 한 적도 없으며, 다른 국가와 다른 나라 국법을 알고 싶어하지도 않았네. 그대는 우리와 우리들의 국가만으로 충분했던 것이지. 그대는 그처럼 단호히 우리를 택했고, 시민으로서의 모든 삶에서 우리를 따르기로 합의했다네.
게다가 그대가 이 나라에서 자식들을 낳은 것은, 이 나라가 그대의 마음에 들었다는 증거지. 그래, 재판을 받을 때도 그대가 원했다면 그대가 추방형을 제의할 수도 있었네. 그랬더라면 지금 그대가 국가의 의사에 반해 행하려고 하는 것을 그때 국가의 승인을 받아 행할 수 있었을 것이네. 하지만 그때 그대는 죽어도 여한이 없다고 호언장담하면서 그대 말대로 추방형보다는 사형을 택했네.
그런데 지금 그대는 그때 한 말은 아랑곳하지 않고, 우리들 국법을 무시하고 우리를 파괴하려고 기도하고 있군. 그대는 시민으로서의 삶을 살겠다며 우리에게 약속한 모든 계약과 합의사항을 어기고 도주하려고 기도하는데, 그것은 가장 질 나쁜 종이나 할 법한 짓일세.
먼저 이 질문에 대답해보게. 그대가 시민으로서의 삶에서 우리들 국법을 단순히 말뿐이 아닌 행동으로 따르기로 했다고 우리가 주장한다면, 이 말은 진실인가, 진실이 아닌가?”
국법의 질문에 우리는 뭐라고 대답해야 하겠나, 크리톤? 시인하면 안 되겠는가?
크리톤: 시인해야 한다네, 소크라테스!
소크라테스여, 그대를 양육해준 우리에게 복종하고, 자식도 목숨도 그 밖의 어떤 것도 정의보다 더 중히 여기지 말게. 그래야만 그대가 저승에 갔을 때 이 모든 것이 저승의 지배자들 앞에서 그대를 변호해졸 수 있을 걸세.
만약 그대가 지금 계획하고 있는 일을 실행에 옮긴다면, 그것은 이승에 있는 그대에게도 그대의 친구 들 그 누구에게도 더 좋아 보이지도, 더 옳아 보이지도, 더 경건해 보이지도 않을 것이네. 또한 그대가 저승에 가더라도 그대에게 더 좋지 않을 것이네. 하지만 그대가 지금 이승을 떠난다면 그대는 우리들 국법이 아니라 인간들에게 부당한 일을 당하고 떠나는 것이 되네.
그러나 그대가 불의와 악행을 똑같은 것으로 되갚아주고, 우리와의 약속과 계약을 어기면서, 그대가 가장 해쳐서는 안될 그대 자신과 그대의 친구들과 조국과 우리들 국법을 해치고 그렇게 수치스럽게 떠난다면, 그대가 살아 있는 동안에는 우리가 그대에게 분개할 것이고, 저승에서는 우리 형제들인 저승의 국법이 그대가 있는 힘을 다해 우리를 유린하려 했다는 것을 알기에 그대를 반갑게 맞이하지 않을 것이네. 그러니 그대는 크리톤이 하는 말을 듣지 말고, 우리가 말하는 대로 하게나."
사랑하는 친구 크리톤이여, 내게는 국법이 이렇게 말하는 것처럼 들리네. 그 국법의 목소리가 귀에 쟁쟁해서 내게는 다른 말은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다네. 그러니 알아두게. 지금 나는 그렇게 확신하고 있으니 아무리 자네가 이의를 제기해도 다 소용없네. 그래도 혹시 자네가 말을 해서 무언가 이룰 수 있는 게 있다고 생각되면 어디 한 번 말해보게!
크리톤: 아닐세, 소크라테스, 할 말 없네.
소크라테스: 그렇다면 되었네, 크리톤. 그럼 이제 국법이 권하는 대로 하세. 신께서 우리를 그쪽으로 인도하고 계신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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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정보는 도서의 일부 내용으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보다 많은 정보와 지식은 반드시 책을 참조하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