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매일 같은 일상을 반복하며 돈을 벌고, 미래를 계획한다. 하지만 인생의 본질적인 질문은 여전히 남아 있다. 우리는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가? 돈과 성공이 삶의 목적이 될 수 있는가?
투자자이자 작가인 저자는 경제적 자유를 넘어, 진정으로 의미 있는 삶을 찾기 위한 여정을 시작했다. 투자자로서 큰 성공을 거두었지만, 그는 돈만을 좇는 것이 인생의 궁극적 목표가 될 수 없음을 깨달았다. 결국 중요한 것은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죽음을 두려워하기보다, 지금 이 순간을 어떻게 살아가느냐에 달려있다.
이 책은 스토아 철학을 바탕으로, 감정적 회복력과 자기 통제력을 기르는 법, 흔들리지 않는 내면을 구축하는 법, 그리고 돈과 욕망에 휘둘리지 않고 스스로의 길을 설계하는 법을 이야기한다. 불확실한 세상 속에서 자신만의 철학을 세우고, 보다 의미 있는 인생을 살고자 하는 모든 이들에게 소중한 나침반이 되어줄 것이다.
■ 저자 비탈리 카스넬슨
저자 비탈리 카스넬슨은 러시아 무르만스크에서 태어나 1991년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주했다. 1997년 콜로라도 덴버에 본사를 둔 가치투자 회사 IMA에 입사한 후 2007년 최고 투자 책임자가 되었고 2012년 CEO로 취임했다. 투자에 관한 두 권의 책 ‘적극적 가치투자’, ‘횡보하는 증시에 관한 작은 책’을 출간했다. 그의 글은 참신하고 창의적인 상식이 넘친다고 평가받으며, 포브스는 그를 “새로운 벤자민 그레이엄”으로 칭송했다. 파이낸셜 타임즈, 배런즈, 인스티튜셔널 인베스터 등의 매체에 글을 기고한다. 덴버에서 아내와 세 자녀와 함께 살고 있으며 회사를 경영하면서 투자, 독서, 클래식 음악 감상, 체스, 인생에 관한 글쓰기를 즐긴다.
■ 역자 함희영
역자 함희영은 대학에서 영어를, 대학원에서 TESOL을 전공했다. 대안교육기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으며, 글밥아카데미 수료 후 바른번역 소속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니키의 도크 다이어리 15’, ‘생각의 연금술’이 있다.
■ 차례
추천사
한국어판 서문
들어가며 - 이 책을 읽는 법
1장. 인생 학교의 영원한 학생
원산지: 러시아, 제조국: 미국
소울 인 더 게임
말문이 막혔어요
막내의 탄생
행복은 이런 느낌
왜 아이들을 클래식 음악으로 고문하냐구요?
읽기와 듣기
철없는 아빠
걸스 갬빗
나의 러시아 책
부모는 돈키호테
2장. 세상을 깊이 들이마시다
내 마음은 샌프란시스코에
산타페를 기억해 줘
유럽을 내 안으로
3장. 하루하루를 쌓아라
나는 디저트를 먹지 않는다
8%
잠은 저축할 수 없어요
나는 돼지고기를 안 먹는 사람
나는 매일 파티에 간다
늦더라도 안 하는 것보다 낫다
너는 네가 길들인 것에 책임이 있어
타이머는 6개월로
인생을 바꾼 재무 조언
4장. 스토아주의 1부 - 삶의 운영 시스템
스토아주의라는 프로그램
앎과 행함
통제 이분법
사건, 판단, 반응 프레임워크
부정적 시각화
마지막 순간
리프레이밍
일시적 광기
날마다 새로운 오늘
타인의 생각
모욕
베타 버전
자, 어서 네 이웃의 아내를 탐내라
소피스트들의 말 잔치
잠재의식에 스토아적 루틴 세우기
찬물 샤워
되고 싶은가? 실천하라!
5장. 스토아주의 2부 - 가치와 목표
물질적 성공
항상 옳은 사람
만약
반전, ‘만약’으로 습관 세우기
좋은 가치는 좋은 문제에서 출발한다
고통을 감내할 의향이 있는가?
좋은 가치
움직임 속의 고요함
네 권의 책
한 가지 더
6장. 창조성에 관하여
환경에 휘둘리지 말라
말하는 대로
오페라, 고통, 그리고 투자
글쓰기의 힘
AC/DC 효과
창조의 롤러코스터
7장. 인생을 음악처럼 연주하라
나는 왜 작곡가에 대해 쓰는가
감정의 대가, 차이코프스키
타인의 그늘
프란츠 리스트가 일으킨 혁명
쇼팽의 양면성
환상적인 〈환상교향곡〉
겸손하고 기괴한 모태 솔로 광신도, 브루크너
의미 있는 삶을 위한 기술
나가며 - 설탕은 이제 그만
돈만을 좇는 것이 인생의 궁극적 목표가 될 수 없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죽음을 두려워하기보다, 지금 이 순간을 어떻게 살아가느냐에 달려있습니다. 불확실한 세상 속에서 자신만의 철학을 세우고, 보다 의미 있는 인생을 살고자 하는 모든 이들에게 소중한 가르침을 전합니다.
죽음은 통제할 수 없지만 인생은 설계할 수 있다
인생 학교의 영원한 학생
원산지: 러시아, 제조국: 미국
아버지
스토아 철학자들이 훈련한 기법 중에는 ‘부정적 시각화’라는 것이 있다. 무언가 또는 누군가를 잃는 상황을 미리 상상하는 훈련이다. 이 훈련에는 2가지 효과가 있다. 첫째, 상실의 고통을 줄여주고, 둘째, 자신의 소유와 주변 사람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해준다. 누구에게나 큰 도움이 되는 방법이다.
로마의 스토아 철학자 세네카는 이렇게 쓰기도 했다. “우리에게 소중한 모든 것을 사랑해야 한다. 그러나 그것을 영원히 지키리라 장담할 수 없다는 사실, 아니 다만 오랫동안이라는 기간만큼도 장담할 수 없다는 사실을 언제나 염두에 두어야 한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 몇 달 동안 나는 아버지마저 잃을까 봐 두려웠다. 악몽을 꾸기도 했다. 아버지를 잃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내 머리를 가득 채웠다. 원하거나 의도하지 않았지만, 나도 깨닫지 못한 채 부정적 시각화를 연습하고 있었던 것이다.
어머니의 죽음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싶진 않지만, 한 가지 좋은 변화는 있었다.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자 나는 아버지와 더 가까워졌다. 어머니가 떠난 뒤 몇 개월에 그치지 않고 수십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렇다. 나는 20대 후반에 결혼하기 전까지 아버지와 살았다. 30대와 40대에는 적어도 일주일에 한두 번은 꼭 아버지를 만났다. 아침 산책을 함께 하기도 하고, 주중에 한두 번 아버지 집에 들러 아침에 같이 식사를 했다. 일 년에 한두 번씩 함께 여행도 했는데, 처음에는 아버지와 단둘이, 나중에는 아이들도 함께 갔다. 아버지와 나는 마치 친구처럼 부자 관계 이상의 훨씬 깊은 관계를 누린다.
어머니를 잃은 직후 아버지도 잃을 수 있다고 상상, 즉 부정적 시각화를 하게 되면서 아버지의 존재에 깊이 감사하는 마음이 들었다. 어머니의 죽음 이후 내가 아버지와 더 가까워진 까닭은 아버지가 그동안 어머니 덕분에 머물 수 있었던 학문의 세계에서 밖으로 나와야 했기 때문이다. 양육의 책임을 나눠지던 어머니가 떠났으니 나를 책임지는 일은 전적으로 아버지의 몫이 되었다. 그나마 두 형이 해병사관학교 생도였으니, 아버지가 돌볼 사람은 나 하나였다.
아버지는 한부모가 된 상황을 잘 헤쳐 나갔다. 나는 명랑한 아이였지만 게으르고 공부에 욕심이 없었다. 선생님은 나를 좋은 학생으로 평가하지 않았고, 나도 그 판단이 틀렸다는 것을 증명할 생각이 없었다. 아버지로서는 다루기 어려운 과제를 맡은 셈이었지만 그래도 아버지는 최선을 다했다. 아버지가 나를 믿어주고 항상 그것을 표현했기에 마침내 그 믿음은 결실을 볼 수 있었다. 참고로 이는 내 인생의 업적들을 자축하려는 게 아니라, 어릴 때 스스로 세웠던 매우 낮은 기준을 뛰어넘었다는 의미이다.
하루하루를 쌓아라
나는 디저트를 먹지 않는다
나는 정신적으로 좋은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신체적으로도 좋은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 말은 습관을 바꿔야 한다는 뜻이다. 나쁜 습관을 버리고 좋은 습관을 들여야 했다. 나쁜 습관을 버리기 위해서는 2가지 방법이 있다. 첫째 환경을 바꾸는 것, 둘째 반쪽 선택지를 만드는 것이다.
환경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환경에 휘둘리지 말라”에서 더 나누도록 하겠다. 사소한 선택이라도 의식적으로 환경을 바꾸면 우리가 만드는 창조적 결과물과 좋은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역량도 달라진다. 나쁜 습관을 버리기 위한 또 하나의 방법은 ‘반쪽 선택지’를 만드는 것이다. 나는 롤프 도벨리의 훌륭한 책 ‘불행 피하기 기술’을 읽은 후로는 디저트를 끊었다. 케이크, 쿠키, 사탕, 아이스크림 등을 더 이상 먹지 않으며, 자주 스스로에게 말한다. “나는 디저트를 먹지 않는다.”
조금만 인내심을 가지고 들어주시길 바란다. 내가 가끔, 가령 2%의 시간만 디저트를 먹는다고 가정하면 2%가 아무리 짧은 시간이어도 디저트를 먹을지 말지에 대한 고민이 생긴다. 그러나 단호하게 “나는 디저트를 먹지 않는다”라고 정해놓는다면 아예 고민이 사라지게 된다. 나는 이것을 ‘반쪽 선택지’라고 부른다. 보통 선택지가 ‘예’와 ‘아니오’의 고민이라면 반쪽 선택지에는 오직 ‘아니오’만 있다.
나는 의식과 잠재의식의 관계에 대해 생각하고 관련 책을 읽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잠재의식은 호흡, 혈액 공급, 소화 등 우리의 모든 신체 기능을 작동시키는 놀랄 만큼 강력한 컴퓨터다. 잠재의식이 거대한 메인프레임의 정보처리 능력을 가지고 있다면, 의식은 아이폰이라 할 수 있다. 잠재의식은 의식으로부터 명령을 받으면 그대로 실행한다.
잠재의식은 모든 명령을 문자 그대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아이러니를 이해하지 못한다. 따라서 의식적으로 명확하게 “나는 디저트를 먹지 않는다”라고 명령을 전달하면 잠재의식은 맹목적으로 충실하게 명령대로 수행한다.
어떻게 들릴지 짐작이 가지만, 의지력은 결코 내 장점에 들지 못했었다. 실제로 나는 설탕 중독이기도 했다. 하지만 반쪽 선택지를 실천한 이후로는 디저트를 먹지 않고 있다. 생일 파티는 물론 주변에서 모두 디저트를 먹고 있는 저녁 식탁도 마찬가지다. 디저트를 먹지 않는 데에 소모되는 의지력이나 에너지도 없다. 전혀 없다! 결정하지 않겠다는 결정을 내렸지만, 전보다 불행해지거나 그러지 않았다. 최근에 혈액 검사를 했더니 콜레스테롤 수치도 현저하게 개선되었다. 나는 좋은 습관을 기르는 것보다 나쁜 습관을 버리는 것이 나에게는 좀 더 쉽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반면, 내가 운동을 시작하기 위해서는 외부의 압박이 필요했기 때문에 트레이너를 고용했다. 내 트레이너 세르게이는 우크라이나 출신 역도 세계 챔피언이다. 할리우드 영화에 나오는 전형적인 러시아 마피아의 근육질 행동대원을 상상해 보라. 딱 그렇게 생긴 세르게이가 말하면 반드시 나는 그 말을 따르게 된다. 천천히 조용하게 말해도 나는 세르게이가 하라면 하게 된다. 일주일에 2번 세르게이에게 알렉스 형과 함께 훈련을 받는다.
스토아주의 1부 - 삶의 운영 시스템
통제 이분법
“어떤 일은 우리에게 달려있지만 어떤 일은 우리에게 달려 있지 않다.” 에픽테토스는 통제 이분법 사고를 이렇게 소개했다.
이어서 이렇게 설명했다. “우리의 힘 안에 있는 일이란 자신의 의견, 목표, 욕망, 혐오감 등 한 마디로 자기 자신 안에 속한 모든 것이다. 우리의 힘 밖에 일이란 우리의 신체, 재산, 명성, 지위 등 실제로는 우리 자신에게 속했다고 할 수 없는 모든 것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우리에게 달려있는가? 우리가 가진 의견, 우리의 행동, 우리의 감정, 우리가 자신을 위해 설정한 목표, 우리의 욕망. 이런 것들은 내부적 요소들로서 우리가 완전히 통제할 수 있다. 그밖에 모든 것은 외부에 존재하기 때문에 우리에게 통제할 수 있는 힘은 거의 없다. 이 사고의 설계가 내가 처음 스토아 철학에 매료된 이유이다. 스토아 철학은 내가 다른 사람과 관계 맺는 방식을 바꿔주었다. 그렇다. 아마도 내 부정적 감정의 가장 큰 원인은 사람일 것이다.
당신은 내일 해가 뜰까를 얼마든지 걱정할 수 있다. 하지만 태양은 당신의 존재나 당신의 걱정을 전혀 인식하지 못한다. 해는 뜰 수도 있고 뜨지 않을 수도 있다. 에픽테토스는 이렇게 탁월하게 설명했다.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일에 가치를 부여할수록 우리는 점점 통제력을 잃게 된다.” 절대 통제할 수 없는 것에 대한 걱정은 불필요한 부정적 감정을 일으키고 더욱 증폭시킨다. 부정적 감정은 서로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사소한 걱정도 많아지면 큰 스트레스로 이어진다. 당신이 통제할 수 없는 일을 걱정하면 더욱 오랫동안 고통을 겪게 된다.
에픽테토스는 “자기 자신의 주인으로 살지 않는 사람은 자유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우리의 목표는 우리 자신의 주인으로 사는 것이다.
인간관계에서 우리의 목표는 상대방이 나를 사랑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자신의 가치관에 맞게 행동하는 것, 그리고 상대방에게 친절하고 배려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어야 한다. 다른 사람들이 우리를 사랑할지 말지는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일이지만 우리 자신의 행동과 태도는 통제할 수 있다.
이름 붙이기
일상에서 부정적 감정을 유발하는 일이 발생할 때 나는 각각에 대해 ‘내부’ 혹은 ‘외부’로 나누어 이름을 붙인다. 어느 날 아내가 내가 유독 싫어하는 말을 했는데, 나는 마음속으로 이름 붙이기를 하지 못하고 큰 소리로 말해 버렸다. “여보, 당신은 외부야!”라고 소리친 것이다. 아내는 앞으로 나보고 거실 소파에서 살라는 표정을 지었다.
나는 스토아주의를 정신적 합기도라고 생각한다. 합기도는 20세기에 탄생한 일본 무술로서 어느 정도는 주짓수에 기반을 두고 있다. 합기도는 수련자와 상대를 모두 보호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전통적인 무술의 방식처럼 상대의 공격을 강하게 막는 대신, 상대의 에너지를 이용해 수련자의 몸에서 상대의 공격을 멀리 떨어뜨리는 방향으로 전환한다. 나는 어떤 면에서는 통제 이분법도 이와 같다고 생각한다. 부정적 감정을 일으키는 것이 외부 요소라고 인지하면 생각을 통해 나로부터 멀리 보내버린다.
마르쿠스는 “당신은 외부에서 일어나는 사건은 통제할 수 없지만 당신 마음을 통제할 힘을 가지고 있다. 이것을 깨달으면 당신은 강한 힘을 얻을 것이다. 로마 황제와 논쟁하고 싶지 않으나 한 마디를 덧붙이면 강한 힘 외에 행복도 얻을 수 있다. 당신의 삶에서 부정적 감정을 없애는 것은 요리할 때 음식에 소금 한 꼬집을 더하는 것과 같다. 풍미를 가져오고 행복을 끌어올린다.”
스토아주의 2부 - 가치와 목표
만약
행복을 ‘만약’과 연결해서는 안 된다. 조너선 하이트는 ‘바른 행복’에서 ‘만약’이 행복으로 이어지지 않는 이유를 훌륭하게 설명했다. 첫째, 즐거움은 목표를 향해 가는 과정에서 오며 실제로 목표를 성취하는 데서 오지 않는다. 목적지에 도착한 기쁨이 여행 과정에서 크고 작은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얻는 기쁨보다 더 크지 않다.
두 번째 이유에 대해 하이트는 이렇게 말했다. “인간의 마음은 조건의 변화에는 매우 민감하지만, 절대 기준에 대해서는 그다지 민감하지 않다.” 다른 말로 하면 우리는 적응하는 존재라는 뜻이다. 우리는 좋은 일과 나쁜 일 모두에 적응한다. 만약 쾌락이 우리의 핵심 가치라면 궁극적으로 우리는 불행에 다다를 것이다. 우리의 마음은 끊임없이 새로운 수준의 쾌락에 적응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행복을 유지하려면 쾌락의 수준을 지속적으로 높여야 하는데 쾌락이 증가할 때마다 오히려 행복감은 점점 줄어든다.
심리학자들이 ‘쾌락 적응’이라고 부르는 이 현상은 삶의 즐거움을 떨어뜨리는 힘이 있다.
‘만약’으로 시작하는 사고는 인간의 기본값으로 설정되어 있다. 행복을 외부 요소와 연결하면 원하는 것을 얻었을 때 일시적인 행복감을 느끼지만, 곧 쾌락 적응의 지옥에 빠진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로건 피어솔 스미스의 말을 빌리자면, “인생에는 2가지 목표가 있다. 첫 번째는 원하는 것을 얻는 것. 두 번째는 얻은 것을 누리는 것이다. 가장 현명한 사람만이 두 번째 목표를 성취한다.”
부정적 시각화를 연습하면 쾌락에 적응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윌리엄 B. 어빈은 이렇게 썼다. “행복의 열쇠는 적응 과정을 사전에 방지하는 것이다. 어렵게 노력해서 얻은 것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을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쾌락 적응을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은 쾌락 적응을 다룰 필요조차 없는 목표로 설정하는 것이다. 이것이 내가 IMA의 목표를 ‘얼마’의 운용 자산에 도달하는 것으로 정하지 않은 이유이다. 결국 미래는 어떻게 될지 정확히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당신이 계속 ‘만약’에 지속적으로 빠진다면 현재를 간과하고 사는 셈이다. 당신도 알지 못하는 사이에 인생은 당신 옆으로 지나쳐 간다. 네브라스카의 스토아주의자가 했던 말을 빌리자면, ‘만약’에 빠져 끊임없이 미래를 생각하는 것은 노년을 위해 즐거움을 미뤄놓는 것과 같다.
우리는 세네카의 말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진정한 행복은 미래에 대한 불안함 없이 현재를 누리는 것이다. 인류의 가장 큰 축복은 우리 안에 있고 우리 손이 닿는 곳에 있다. 현명한 사람은 없는 것을 바라지 않고 무엇이든 있는 것에 만족한다.”
창조성에 관하여
환경에 휘둘리지 말라
저명한 행동 경제학자인 댄 애리얼리가 블룸버그 텔레비전 인터뷰에서 “살을 빼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라는 질문을 받 았다. 애리얼리는 이렇게 답했다. “주변 환경부터 바꾸세요. 출근했을 때 책상 위에 도넛 한 상자가 있다면 살을 빼기 어려울 것입니다. 그리고 냉장고를 열어 보면, 다이어트에 좋지 않은 음식들이 코앞에 놓여 있고, 반대로 건강한 식습관에 필수적인 과일과 채소는 손이 닿지 않는 맨 아래 칸 서랍에 파묻혀 있죠.”
매일 우리가 쓸 창조적 에너지의 샘은 유한하다. 주변 환경이 우리의 샘에 에너지를 더하거나 뺄 수도 있고 아무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도 있다. 댄 애리얼리의 도넛 비유를 좀 더 깊이 생각해 보자. 책상에 앉아 도넛의 유혹을 뿌리치려면 의지력이 소모되기 때문에 단순히 도넛을 책상에 두는 것만으로도 에너지의 샘이 고갈된다. 반대로 도넛 대신 과일과 채소 바구니를 놓아두면, 먹는 데는 의지력을 소모할 필요가 없고 비타민과 에너지가 더해진다.
마지막으로 책상 위에 도넛도, 과일이나 채소도 없다면 에너지의 샘에는 아무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다. 사소하지만 의식적인 행동으로 주변 환경을 조정하는 것이 창조적 결과물과 올바른 의사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친다. 우리는 올바른 환경을 선택하는 데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함께 일하는 사람은 물론, 평소에 어울리는 사람들도 올바른 사람으로 선택해야 한다.
많은 연구 결과에서 인간이 멀티태스킹에 취약하다고 밝혀졌다. 우리는 불필요한 정보를 잘 거르지 못하고 새로운 정보에 너무 민감하게 반응한다. 집중은 멀티태스킹의 정반대 개념이다. 나는 비행기에서 가장 생산성이 높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비행기에서 헤드폰을 쓰고 독서나 글쓰기에 집중한다. 이메일이나 SNS, 메신저, 전화 등으로 방해받는 일도 전혀 없다. 사무실에서 이틀 동안 하는 일보다 비행기에서 4시간 동안 더 많은 일을 한다. 그렇다고 해서 집중하자고 일부러 마일리지를 쌓을 필요는 없다. 하루에 몇 시간 정도만 ‘오프 모드(off mode)’로 전환하면 된다. 인터넷을 끄고, 휴대전화를 끄고, 해야 할 일을 한다.
환경에 대해 명확히 인식하고 창조의 샘에서 에너지를 극대화하려면 매일 또는 매주 가장 주된 활동을 파악한 다음 거기에 맞는 효율적인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주중에 나는 리서치를 하고 재무 모델 구축과 수정, 회사 관리, 고객 상담, 독서와 글쓰기를 주로 한다.
시간 불변의 법칙
내가 많이 받는 질문 중에는 “어떻게 일하시나요?” “글 쓸 시간을 어떻게 확보하세요?” 같이 시간 관리에 대한 질문이 많다. 사람들은 내가 리서치를 할 시간이 있는지, 리서치는 내가 직접 다 하는지 아니면 다른 사람이 대신 하는지를 궁금하게 생각한다. 여기에 대해서 몇 가지 생각을 나누려 한다. 다른 투자 전문가뿐 아니라 다른 직종의 전문가에게도 도움이 되길 바란다.
질문에 대한 답은 다양한 방식으로 할 수 있다. 우선 매일 2시간 정도 글을 쓴다는 것부터 말하고 싶다. 1년에 500~700시간 또는 1년에 4만에서 6만 단어를 쓰며 대략 작은 책 1권 분량으로 환산할 수 있다. 글은 많이 쓸수록 특히 매일 쓴다면 더 잘 쓸 수 있게 된다. 나는 2004년부터 글을 써왔다. 그래서 전문 작가만큼은 아니지만 일반인보다는 많은 단어를 써낼 수 있다. 양이 곧 질을 의미하지는 않지만 별로 뛰어나지 않은 조셉 스탈린의 말을 빌려 “양은 그 자체로 질이다”라고 설명할 수 있다.
그리고 나는 IMA라는, 많은 직원과 고객을 보유한 투자회사의 CEO이기도 하다. 내 업무 가운데 가장 우선순위에 있는 중요한 책임은 리서치다. 고객들은 IMA에 와서 순자산의 대부분을 넘기며 기본적으로 이렇게 말한다. “비탈리, 제발 말아먹지 마세요.”
IMA의 CEO를 맡고 있으면서 리서치에도 충실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지금의 자리에 오기까지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듭한 결과, 주식 투자 분석과 관리 업무에 집중하기 위해 몇 가지 방법을 찾았다.
나는 아웃소싱을 활용하고 업무를 위임한다. 비서를 고용했다. 그리고 내가 해야 할 모든 일을 검토해 보았다. 내게 덜 중요하거나 내가 좋아하지 않는 일은 나의 훌륭한 비서인 바바라에게 맡겼다. 누군가 나와 통화 일정을 잡으려면 바바라와 얘기해야 한다. 내가 너무 중요한 사람이라서가 아니라 통화 일정 관리에도 시간이 꽤 걸린다. 이메일 3통에 5분이 걸리니 일주일에 4번이면 20분이 소요된다. 내가 중요도를 크게 부여하지 않는 일이다. 이런 일들이 많이 쌓였다.
그래서 내린 결론은 내 약점을 고용하기로 한 것이다. 사실 나에게는 매우 쉬운 일이다. 약점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나는 이메일 관리를 정말 못 한다. 잊어버리고 답장을 쓰지 않거나 몇 주 지나 뒤늦게 보내곤 한다. 바바라의 받은 편지함에는 한 통의 이메일도 남아있지 않다. 내 편지함의 이메일 수는 민망할 정도다.
우리가 애널리스트를 채용할 때 나는 우리와 가치투자에 대한 열정과 가치관이 같고 나의 약점을 상쇄해 줄 강점을 지닌 상호보완적인 사람을 찾았다.
포천 500대 기업을 운영하는 사람과 점심을 먹으며 사람을 채용하면서 어떤 점을 중요하게 보느냐고 물었다. “2가지 C를 봐요. 역량(Competency)과 성품(Character)입니다. 업무를 주도적으로 해내는 사람을 채용하세요.” 내가 찾는 자질도 똑같다. 그리고 어떤 이에게 듣고 마음에 새긴 조언이 또 있다. “채용은 천천히, 해고는 신속하게.”
나는 내 시간을 보호한다. IMA 웹사이트를 통해 나와 연락하려고 시도하면 자동응답기에서 당신은 잠재적 고객이며 연락하고 싶다면 브로셔를 먼저 읽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들을 것이다. 나는 브로셔를 읽지 않은 잠재 고객과는 통화하지 않는다. 잠재 고객이 전화로 묻는 질문은 대부분 브로셔에 이해하기 쉽게 답이 적혀 있다.
시간 관리의 패턴이 보이리라 생각한다. 나의 행복 공식은 이렇다. 내가 즐겁게 하고 창조적인 만족감을 얻는 일들을 내가 좋아하지 않는 일로 나눗셈하는 것이다. 목표는 분자를 최대화하고 분모를 최소화하는 것이다. 좋아하는 일에 집중한 덕분에 나는 더 집중을 높이고 더 많은 에너지를 발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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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정보는 도서의 일부 내용으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보다 많은 정보와 지식은 반드시 책을 참조하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