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천체물리학자 위베르 리브스의 대표작 『우리는 별의 먼지다』가 독자들을 찾아왔다. 이 책은 우주의 팽창이나 별의 탄생을 설명하는 지식 전달용 과학서가 아니다. 할아버지가 손녀에게 밤마실을 제안하며 시작되는 이 다정한 대화는, 광활한 시공간 속에서 인간이라는 존재가 점유하는 철학적 위치를 깊이 탐구하는 우주 에세이이다.
저자는 과학적 사실 위에 인간의 지성과 생명에 대한 경외감을 덧입히며 우주와 인간의 연결고리를 상기시킨다. 수십억 년 전 소멸한 별들이 남긴 원자들이 오늘날 우리의 심장을 뛰게 한다는 경이로운 사실은 위축된 현대인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존재론적인 위로가 되어 준다.
이 책은 무한한 우주와 비교하면 한 점 먼지보다 작은 인간이, 어떻게 우주 전체를 품는 지성과 사랑을 갖추게 되었는지 묻는다. 교과서에 갇힌 죽은 지식이 아니라 삶을 사랑하게 만드는 살아있는 문장들로 가득한 이 책은 독자들에게 밤하늘을 올려다보는 것만으로도 철학적인 사유에 젖어 들게 하는 마법 같은 시간을 선물할 것이다.
■ 저자 위베르 리브스(Hubert Reeves)
프랑스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천체물리학자로 미국항공우주국(NASA)에서 고문으로 일했고,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받았다. 천체물리학의 대중화에 앞장서고 환경운동가로서 자연보호 운동에도 적극 참여하는 등 다방면에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우주이야기』 『천체물리학자 위베르 리브스의 은하수 이야기』 『위베르 씨, 내일의 지구를 말해주세요』 『우주』 등이 있다.
*수상내역*
- 알버트 아인슈타인상
- 프랑스 물리학회상
- 블레즈 파스칼상
- 프랑코포니 그랑프리상
■ 차례
1장 밤하늘 아래서
2장 별까지의 거리는 얼마나 되나요?
3장 별은 무엇으로 만들어졌죠?
4장 태양은 무엇 때문에 뜨거운 거예요?
5장 태양의 나이는 어떻게 알아요?
6장 우리는 별의 먼지다
7장 벌집과 은하
8장 팽창하는 우주
9장 우주의 역사
10장 우주의 나이는요?
11장 우주에는 우리밖에 없는 건가요?
12장 자연은 문자의 구조와도 같다
13장 자연의 단계
14장 파스칼과 사다리의 위쪽
15장 돌판
16장 멀티버스
17장 시계와 시계공
18장 블랙홀이 뭔가요?
19장 암흑 물질
20장 암흑 에너지와 우주의 미래
21장 고민
우주의 팽창이나 별의 탄생을 설명하는 지식 전달용 과학서가 아니다. 할아버지가 손녀에게 밤마실을 제안하며 시작되는 이 다정한 대화는, 광활한 시공간 속에서 인간이라는 존재가 점유하는 철학적 위치를 깊이 탐구하는 우주 에세이이다.
우리는 별의 먼지다
밤하늘 아래서
할아버지! 내가 할아버지랑 같이 우주에 대한 책을 쓴다고 했더니 친구들이 이런저런 질문을 했어요. 할아버지한테 물어봐 달래요.
그래, 예를 들면 어떤 질문이 있을까?
우주의 크기는 얼마나 클까? 빅뱅이 일어나기 전에는 어땠을까? 세상의 끝이 있을까? 있다면 어떨까? 그리고 또 있어요. 생물이 살고 있는 또 다른 별이 있을까? 참, 할아버지가 외계인을 믿느냐는 질문도 있었어요. 친구들이 그러는데 할아버지 책에는 요리와 비교한 내용이 많대요. 문자 수프나 증조할머니가 만들어주셨다는 포도 푸딩 얘기도 하던걸요?
그럼 이 질문들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꾸나. 과학 덕분에, 특히 천체학 덕분에 많은 걸 알게 되었지. 하지만 아직 답을 알 수 없는 질문들도 많단다. 풀리지 않은 수수께끼가 많지. 우리가 모든 걸 알고 있다고 생각하면 안 된단다. 그래서 너에게도 설명하려는 거야.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계는 아직 신비에 쌓여 있단다...... 우선 의자에 편히 눕고 눈을 감아보렴. 네 몸의 모든 기관에 집중을 하는 거야. 네 발, 손, 손가락...... 그리고 네 눈, 귀, 코까지. 어때, 느껴지니?
네, 제 몸이 다 느껴져요.
세상은 바로 이렇게 시작된단다. 우리 각자에게 모두 그렇지. 바로 네가 느끼는 것, 볼 수 있도록 해 주는 것, 들을 수 있도록 해주는 것, 그리고 네 안의 세상뿐만 아니라 바깥세상까지 이해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 거기서 시작되는 거야. 너는 이 세계에 속한 사람이란다. 그러니 너의 몸과 영혼을 통해 세계를 탐험해 보는 거야. 이제 눈을 떠라. 지금은 밤이고 하늘은 맑구나. 온통 별로 가득하지? 반짝반짝 빛나는 별도 있고 희미하게 빛나는 별도 있어. 육안으로 겨우 볼 수 있는 그런 별들까지 말이다. 우선 우리를 지탱해 주고 있는 지구가 있지. 낮이 되어 밝혀주는 태양도 있고, 희미한 달님도 있어. 이게 바로 다 세상이고 우주란다. 이 모든 것이 다 말이야. 하지만 시작하기 전에 일단 이것부터 물어보자. 네가 몇 살이지?
곧 열다섯이 돼요.
그럼 지금으로부터 20년 전에 넌 어디에 있었지?
제가 존재하지도 않았었죠!
물론 그렇지! 나는 있었지만 너는 없었지. 그러던 어느 날, 아주 놀라운 일이 생겼단다. 바로 네가 태어난 것이지. 네가 세상에 태어나 존재하기 시작한 거야. 바로 이 우주에 들어온 것이란다. 그전에는 너라는 존재가 없었어. 네가 태어난 그날, 즉 해마다 축하하는 너의 생일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니란다. 그로부터 9개월 전, 네 아빠와 엄마가 사랑을 해서 너를 만들었던 바로 그 순간을 말하는 거야. 바로 그날이 너에게는 네 생일보다 중요하단다. 바로 그날, 태양 주위를 돌고 있는 지구라는 별에 모습을 나타낸 거란다. 그리고 그 태양은 이 우주의 수많은 은하들 중 우리가 속해 있는 은하수 주위를 돌고 있지. 또 이 모든 것은 네 엄마의 배 속에서 이루어졌단다. 긴 꼬리를 가지고 있는 수백만 개의 아주 작은 정자들이 아빠에게서 나왔어. 그리고 서로 경주를 시작한 거야. 이 세포들은 앞다퉈 난자로 향했던 거지. 바로 이 난자가 너의 또 다른 반쪽이었거든. 그 경쟁이 얼마나 치열한지 모를 거다!
난자를 향해 달려온 수많은 구혼자들 중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건 단 하나의 세포란다. 바로 그 경주에서 이긴 세포지. 그 세포가 난자로 들어가 수정이 이루어지는 거야. 경주에 참여했던 다른 정자들은 그렇게 죽고 만단다. 이렇게 만난 두 개의 세포가 자라 네가 된 거야. 그 덕분에 네가 존재하게 된 거지. 이렇게 너는 우주의 주민이 된 거야. 바로 그 순간이 네 인생의 긴 여행이 시작된 순간이란다. 그 후로 9개월 동안 난할이 시작되고 태아가 된 거야. 네가 살아갈 수 있도록, 그리고 네가 태어나는 그 날, 즉 엄마 배 속에서 나온 그날부터 이 세상을 알아갈 수 있도록 네 몸의 세포들이 자리를 잡게 된 거지. 그런 네가 얼마 후 눈을 뜨고 세상을 보게 되었단다. 그리고 이렇게 이 할아비에게 질문을 하게 된 거지. 할아버지, 우주가 뭐예요, 하고 말이다.
우리는 별의 먼지다
하늘을 보면서 이마를 만져보렴. 네 몸을 이루고 있는 원자들이 저 별에서 온 거라면 믿을 수 있겠니? 하지만 바로 그게 망원경을 통해 천문학자들이 발견한 거란다. 물론 오랜 연구 끝에 알게 된 것이기도 하지. 이미 말했다시피 저 별들의 중심부는 아주 뜨겁단다. 몇백만 도도 넘는다니까 말이야. 그리고 그 안에서 원자력 반응이 일어난단다. 그렇게 별에서 새로운 원자들이 생겨나고, 그 원자들이 천체에 쌓이게 되는 거야. 그러다 시간이 지나면 죽는 별들도 생기고 일부가 떨어져 나가는 그런 별들도 생기겠지? 그럼 그 원자들이 우주 속을 헤매게 되는 것이란다. 그중 어떤 것들은 우리 지구를 이루는 물질 속에 들어가게 되지. 땅에서 움직이거나 대양을 돌아다니거나 하면서 말이야. 그러다 이 원자들이 생명체 안으로 들어가게 된단다. 그 이후로 이 원자들이 각 인간의 구성체가 되었던 거지.
네가 음식을 먹음으로써 원자들이 쉴 새 없이 네 몸 안으로 들어가는 거야. 그러니 우리 인간들은 별의 먼지라고 할 수 있지 않겠니? 이렇게 생각하면 저 하늘의 별들이 바로 인간들의 조상인 셈이지. 어떤 시대의 사람이든 상관없이. 물론 지구에 존재하는 모든 생물의 조상이기도 하고 말이다. 사람이 죽으면 몸에 있던 원자들이 땅속으로 들어간단다. 그 원자들은 다른 생물체, 즉 식물이나 동물을 만드는 데 다시 쓰여. 원자는 결코 죽지 않거든. 지구라는 거대한 시스템 속에서 지속적으로 재생된단다.
그런 재생이 계속되나요?
50억 년 후 태양이 죽을 때까지는 계속되겠지. 그때가 오면 태양은 노란색에서 붉은색으로 바뀌고, 그 부피도 엄청나게 커질 거야. 안타레스처럼 적색 거성이 되는 거지. 전갈자리의 눈 역할을 하고 있는 안타레스는 여름이 되면 남쪽에서 보여. 지평선 바로 위쪽에 뜨거든. 어쨌든 거대해진 태양이 뿜어내는 열기를 우리 지구도 받게 되겠지? 그러면 물이 증발하고 땅도 마를 거야. 그게 지속된다면 돌마저도 증발해 버리지. 지구에 있는 모든 원자들이 우주로 돌아가고 새로운 먼지구름을 만들 거야. 그런 성운에서 너같이 예쁜 소녀가 살게 될 또 다른 행성이 생겨날지 모르지. 할아버지에게 이런저런 질문을 해대는 우리 손녀 같은 사람들이 살 별...... 그럼 거기서도 지구에서와 같이 재활용 시스템이 이루어지는 거야.
사람들은 이런 질문을 하지. 과연 망원경이며 천체학이 무슨 도움이 되느냐고 말이야. 우리 손녀딸은 그 질문에 대한 여러 답들 중 적어도 하나는 알게 되었어. 망원경이며 천체학 덕분에 아주 멀리 있는 별이라 할지라도 우리와 깊은 관계가 있다는 걸 알게 되었으니까 말이다. 별이 없다면 원자도 없고, 또 원자가 없다면 질문을 만들어낼 똑똑한 뇌도 생기지 않겠지? 우주에서 어떤 일이 생기는지, 또 우리는 어떻게 존재하게 되었는지 알아보려고 했던 노력이 헛된 것은 아니었어. 과학 덕분에 우주에 대해 알게 되었고, 우린 곧 우리 자신에 대해 알게 되었지. 과학은 하늘과 땅에서 이루어진 일들을 찾아내고 이해하려 한단다. 그런 여러 현상 때문에 우리가 존재하는 것이고 말이야...... 바로 과학이 우리 인간들의 역사와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단다.
우주에는 우리밖에 없는 건가요?
할아버지 생각은 어떤가요?
나도 잘 모르겠구나. 우리 인간들이 아주 오래전부터 해오던 질문이야. 하지만 지구 외에 다른 별에 생명체가 살고 있다는 증거는 아직 없단다. 물론 여기서 조심해야 할 것이 있어. 아직 그런 증거를 못 찾았다고 해서 그런 별이 없다는 말은 아니라는 점! 그저 모른다고 솔직히 말하는 거지. 이런 말도 있잖니? 증거가 없다고 해서 그것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증거는 아니다! 단순히 아직은 모른다는 뜻이야. 몇십억 개가 넘는 저 별들 중에 생물체가 살고 있는 별이 있을 수도 있어. 또 지구 외에는 생물체가 살고 있는 별이 없을 수도 있고.
그걸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우선 우리가 말하는 그 생물체가 어떤 생물체냐를 생각해야지. 예를 들어 개미들은 우리처럼 이렇게 의자에 앉아서 우리가 이 우주에 유일한 존재일까, 라는 질문은 하지 않잖아?
하지만 개미들도 살아 있는 생물이잖아요!
생명이란 무슨 뜻일까? 이 지구에서만 해도 여러 모습으로 그 생명들이 존재한단다. 박테리아부터 시작해 거대한 나무, 고양이, 캥거루 등등 정말 다양하지. 이 모든 존재들의 공통점이 뭐겠니? 태어나고 살고 죽는다는 거지? 양식을 먹고, 새끼를 낳고, 또 다른 일을 하고!
우선 오늘 밤에는 한 가지 특별한 예를 들어보기로 하자꾸나. 바로 우리 인간들처럼 텔레비전을 가지고 있고, 또 저녁이면 뉴스를 보는 그런 생명체가 또 있는지.
지구에서 전파를 보내기 시작한 게 한 세기가 채 되지 않아. 안테나를 통해 광속으로 전파를 보내는 거지. 우주로 말이야. 한 세기 동안 이 전파는 광속 1세기에 달하는 거리로 퍼져나갔어. 천 조에 달하는 킬로미터 정도지. 우리가 보낸 전파가 닿은 엄청난 크기의 우주에 수많은 별들이 있는 거야. 게다가 그 별 중에는 위성을 가진 별이 많단다. 그러니 이런 위성의 안테나를 통해 우리가 보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이 잡힐 거야.
텔레비전 앞에 앉아서 시청하는 모습이 상상돼요!
생각해 보렴. 광속 30년 거리에 위치한 별에 사는 거주자들이 지금으로부터 30년 전에 방송되었던 프로그램을 보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고 말이야.......
그런데 만일 그 거주자들이 우리가 보는 프로그램을 볼 수 있다면 우리도 그들이 보는 프로그램을 들을 수 있지 않아요?
이미 지구에서는 50년 전부터 전파천문학자들이 우주의 전파에 귀를 기울이고 있지. 아주 강력한 전파망원경, 특히 푸에르토리코의 직경 백 미터가 넘는 대형 망원경 같은 기기로 외계 문화에서 보내지는 메시지를 잡으려고 하는 거지.
그들의 언어를 이해할 수 있을까요?
물론 아니지. 하지만 소리의 구조를 알아내는 게 그리 어렵지만은 않아. 언어와 잡음은 구별할 수 있잖니. 예를 들면 주파수가 잘 맞지 않은 라디오에서 나는 치직거리는 소리 말이야.
생명체가 사는 아주 먼 별이 있다는 걸 알 수 있을까요? 물론 그 생명체들이 전파를 쏘지는 않지만요.
이 연구에 있어 아주 중요한 일이 최근에 있었단다. 태양이 아닌 다른 별 주위로도 태양계와 같은 시스템이 존재한다는 발견이었지. 태양계 외의 별들이라고 한단다. 현재 백 개가 넘는 별들을 발견했어. 예전에는 그런 별이 있을 거라고 예상만 했지만 지금은 확실한 증거가 있는 거야.
그런 별 중에 지구와 비슷한 별도 있나요?
현재는 일단 목성과 토성 정도의 크기를 가진 거대한 별들을 발견했지. 우리 지구처럼 작은 별보다는 이렇게 큰 별들을 확인하기 쉽기 때문이야.
그렇게 거대한 별에 생명체가 살 수도 있지 않아요?
그렇진 않을게다. 어쨌든 지구에 사는 생물체와는 전혀 다를 거야. 하지만 생명에 대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생각이 너무 협소한 것일 수도 있어. 그럴 가능성은 다분하단다. 아직 우리가 모르는 새로운 형태의 생명이 어딘가 살고 있을 수도! 3세기 전 유럽인들이 호주에 처음으로 발을 디뎠을 때 여태껏 그들이 알아오던 것과는 다른 형태의 동물이며 식물을 발견하지 않았겠니. 캥거루, 오리너구리뿐만 아니라 다른 신기한 동물들을 말이야. 그러니 무엇이든 받아들일 수 있는 열린 사고와 마음을 갖는 건 중요하단다.
생물체가 사는 또 다른 별이 있다는 건 어떻게 알아요? 그 생명체들이 우리에게 전파를 보내는 것도 아닌데 말이에요!
그걸 알아볼 수 있는 일종의 단서들이 있을 수 있어. 바로 우리 태양계를 관측하고 연구한 결과로부터 나오지. 이를테면 우리 태양계에서 대기 중에 산소를 포함하고 있는 별이 지구밖에 없다는 거야.
왜 하필 지구예요? 다른 별도 많은데.......
왜냐하면 우리 지구에 생명체가 살기 때문이지. 지금으로부터 40억 년 전에 생명체가 나타났어. 당시 대기는 탄소 가스로 구성되어 있었단다. 30억 년이 넘는 세월 동안 생명체가 살긴 했으나 아주 미소한 세포의 형태로 존재했단다. 이를테면 바닷속의 이끼 같은! 그리고 호흡을 통해 이런 생명체들이 지구의 공기를 바꾼 것이지. 이 현상을 통해 산소가 나타나게 된 것이야. 지구에 생명체가 사라진다면 공기는 다시 탄소 가스로 바뀌고 말걸? 화성이나 금성처럼!
우리 태양계 외의 별에서 산소를 찾는다면 그곳에는 생명체가 산다고 생각해도 되는 거네요, 그럼?
확실하지는 않지만 가능성은 있지. 생명체를 찾는 좋은 단서가 되지 않겠니?
왜 확실하지 않다고 말씀하시는 거예요, 할아버지?
과학은 늘 신중하고 또 신중해야 한단다. 산소가 존재하는 다른 이유가 있을 수도 있으니 말이다. 뭐 어쨌든, 산소가 있는 또 다른 별이 나타난다면 그것이야말로 대단한 발견이 되겠지! 지구 외의 다른 별에도 생명이 살고 있다는 걸 믿어볼 만한 좋은 증거니 말이야.
고민
내가 강조하고 싶은 것이 하나 있단다. 그건 바로 과거의 역사가 있는 우주에 우리가 살고 있다는 거야. 계속해서 새로운 일이 벌어지고, 그렇게 벌어진 일이 앞으로 있을 또 다른 일에 영향을 주는 그런 우주에 말이야! 한 가지 예를 들어볼까? 1987년 2월 24일이었지. 남반구 하늘에서 마젤란 성운에 있던 별 하나가 폭발하는 걸 육안으로도 볼 수 있었단다. 그 별이 평생을 가꿔온 새 원자들이 폭발을 통해 우주 속으로 날아갔지. 또 다른 예를 들어보자. 이건 14년 전의 일이야. 바로 네가 네 엄마의 배 속에 생겨난 것이란다. 그리고 지금 이렇게 나와 함께 밤하늘을 보며 수많은 질문을 던지고 있잖니.......
이렇듯 하늘과 땅에서 수많은 일이 벌어지고, 그 일들은 모두 내가 ‘모험 우주’라 부르는 이 우주 대역사의 각 순간을 장식한단다.
우주의 모험이 아니라 모험 우주라고요?
그래, 모험 우주.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우주 자체가 모험이라는 거야!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나게 큰 공간, 아니 어쩌면 끝이 없을 그런 공간에서 140억 년 전부터 우주가 살아오고 있잖니. 태양, 우리의 존재, 네 고양이의 삶...... 이 모든 것은 우주라는 대서사시의 짧은 일화일 뿐이야. 서로 연관이 되었거나 동시에 일어나는 수많은 사건들이 미래로 가는 우주의 발전에 영향을 준단다.
천체학 덕분에 우리 인간들이 세상의 중심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어. 여태껏 그렇게 생각해 왔었지만 말이야. 의자에 앉아 밤하늘을 지켜보는 우리는 수십억 개도 넘는 은하들 중 어느 한 은하 곁에 위치한 태양이라는 노란 별 주위를 돌고 있는 아주 작은 별 지구에 있는 거란다.
어쩌면 더 놀라운 일일 수도 있는데, 우리가 생각하는 시간이라는 관념이 조금씩 조금씩 그 영역을 확대하고 있단다. 아주 오랫동안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했지. 세상은 몇천 년 전에 태어난 것이라고. 하지만 지금은 어떠니, 수십 억 년으로 넓어지지 않았어? 우리네 인생은 우주의 나이나 태양의 나이에 비교했을 때 짧고도 짧은 것일 수밖에 없단다. 1년에 비해 윙크를 한 번 하는 시간이 짧듯이 말이야. 19세기 미국 작가였던 마크 트웨인은 스스로를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인간들을 비난할 목적으로 또 다른 예를 들었단다.
인간이라는 존재가 생존하는 그 시간은 에펠탑의 높이에 비해 터무니없이 짧은 페인트칠 두께와 같다고! 당시 사람들은 생명이 출현하기 위해 필요했던 거대한 영역을 이해하지 못했거든. 지식의 기본 구조를 성립하기 위해서는 몇 십억 년이 필요했어. 이건 백억 광년의 값이라고 볼 수 있단다. 이것 역시 과학 연구를 통해 알게 된 위대한 발견이 아닐 수 없지.
와, 정말 놀라워요! 하지만 전 알아요. 할아버지는 이 아름다운 이야기의 다음 내용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는 걸요. 왜 그런 거죠? 뭐가 문제예요?
그래,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환경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자. 이 문제는 인류 지식의 발현, 인간 지식의 규모와 가능성, 그리고 인간들이 이뤄낸 쾌거와 간접적으로 관련이 있단다...... 이에 대해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이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했단다. 최초 생물의 탄생 당시 에피메테우스와 프로메테우스라는 형제가 있었어. 그 형제는 각 종들에게 자연적 위험이 닥쳤을 때 그것을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줬지.
우선 에피메테우스가 일을 시작했어. 코끼리에게는 기억력을, 고양잇과 동물들에게는 빠른 속도를, 그리고 새에게는 날 수 있는 능력을 주었단다. 그걸 본 프로메테우스는 에피메테우스가 인간에게 아무런 능력도 주지 않았다는 걸 알았어. 그래서 인간에게는 지식을 선사했지. 그래서 인간은 도구를 만들고 불을 사용할 수 있었던 거야.
아름다운 전설이네요. 하지만 현실은 어땠나요?
첫 인류의 탄생은 2만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단다. 당시의 삶이 녹록하지만은 않았어. 포식 동물들로 가득한 땅에서 살아남으려면 스스로를 보호할 줄 알아야 했고, 또 자식을 보호할 줄 알아야 했지. 하지만 인간에게는 그런 위험에서 벗어나기 위한 별다른 능력이 없었단다. 잡아먹히지 않기 위해서는 잡아먹을 수밖에 없었지. 그래서 인간의 지식이 다른 생물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능력처럼 발달하게 된 거란다. 그렇게 본다면 지식이란 바로 조직의 복합화로 인해 여러 동물들이 탄생하고, 인간도 탄생하면서 생긴 새로운 특징이라고 할 수 있겠지? 따라서 지식이라는 것이 모험 우주의 전개에 발을 디딘 것이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처음에는 유용하기만 했던 이 지식이 문제가 되었어. 우리 인간들은 지식 덕분에 놀라운 효력이 있는 테크놀로지를 발전시킬 수 있었지. 하지만 그게 끝이 아니야. 예를 들어볼까? 한편으로 약을 발명했다면, 또 한편으로는 바닷속을 비워내고, 숲을 파괴하고, 비옥하던 농업용 땅을 망가뜨렸단다. 몇억 년 전부터 이 땅을 지켜온 수많은 동물들과 식물들의 혈통을 끊어버린 거야. 우리 지구는 영원한 게 아니고, 이 한계에 맞서야 한다는 걸 사람들은 알고 있어. 이걸 환경문제라고 하는 거야. 환경, 생태라는 단어는 집과 관련이 있단다. 그러니 우리가 사는 집을 제대로 유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말이 되겠지. 이 생물계와 그 안에 사는 모든 생물들까지도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