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면 증후군을 겪는 사람들은 자신의 성공을 자신의 능력이 아닌, 단지 사람들을 속인 덕분이라고 생각하며, 이런 감정은 종종 불안과 자기 의심을 불러일으킨다. 자신이 충분히 자격이 없다고 느끼거나, 성공을 이어갈 수 있을지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저자 밸러리 영도 이 같은 증후군을 겪었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을 찾기 위해 많은 연구와 워크숍을 통해 경험을 쌓아왔다.
책을 끝까지 읽고 나면 필연적으로 자신을 자신 있고 훌륭하게 느끼게 될까? 그렇지는 않다고 저자는 말한다. 가장 바꾸기 어려운 게 감정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두려움이나 불안, 걱정이 사라지길 기다리지 말고 먼저 책에서 제안하는 대로 생각과 행동을 바꾼 다음, 감정이 따라오도록 하자.
■ 저자 밸러리 영
40여 년 동안 가면 증후군을 연구해왔다. 저자 스스로 가면 증후군 때문에 학문적으로나 직업적으로 꿈을 포기할 뻔했고, 이를 바탕으로 왜 똑똑하고 유능한 수많은 여성이 스스로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는지 이해하는 것을 과제로 삼았다.
자신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1983년 처음으로 가면 증후군 워크숍을 열었다. 이후 다양한 조직에서 4만 명 넘는 사람들에게, 그리고 하버드대학교, 스탠퍼드대학교, MIT, 캘리포니아공과대학교, 존스홉킨스대학교, 프린스턴대학교 등 100개가 넘는 대학교에서 가면 증후군에 관한 강의를 진행하며 실제로 가면 증후군으로 고민하는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2017년에는 TED에서 강연을 하기도 했으며, 2020년에는 가면 증후군 문제의 해결을 전 세계적으로 확장하기 위해 가면증후군협회(Impostor Syndrome Institute)를 공동설립했다.
밸러리의 연구에는 대학원 시절 그녀가 받은 DE&I 교육, 7년간 기업을 경영하고 30년간 사업을 운영하며 얻은 통찰력, 다양한 분야·직업·커리어의 사람들과 수천 개의 워크숍을 진행하며 얻은 경험이 담겨 있다.
■ 역자 강성희
동아대학교에서 독문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브라이튼대학교 대학원에서 문화비평론을 전공했다. 현재 번역 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에서 출판 기획자,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인생을 바꾸는 40가지 일기 수업》, 《마르크스라면 어떻게 할까?》, 《로즈》, 내셔널 지오그래픽 세계 위인전 시리즈 등 다수가 있다.
■ 차례
한국의 독자들에게 당신과 그들 사이의 차이는 단 하나다
프롤로그 우리가 서로의 비밀을 안다면 얼마나 위안이 될 것인가
1. 가면 증후군이란 무엇인가?
자신의 성공을 우연이라 말하는 사람들
성공을 불편하게 만드는 감정의 이름
당신은 왜 성공을 변명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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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당신이 스스로 능력을 의심하는 일곱 가지 이유
날 때부터 가면 증후군인 사람은 없다
집단 속에서 끊임없이 타인과 자신을 비교한다면
혼자라 느낄 때, 자기의심이 커질 때
“내가 잘해야만 다른 사람도 피해 입지 않을 거야.”
더 나아가기
3. 모든 게 당신 탓은 아니다
여자인 당신의 유능함을 인정하지 않는 사회
남자는 능력이 좋아서, 여자는 운이 좋아서?
여자의 일은 언제나 작고 사소해진다
성별과 인종에 따른 ‘고정관념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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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능력을 감추려는 노력들
“그저 남들보다 노력했을 뿐이에요.”
안 하는 척하거나, 들키기 전에 도망가거나
일을 끝마치지 못하는 건 게을러서가 아니다
당신이 보호기제로 얻는 것들
어떤 대가를 치르게 될까
5. 여자는 왜 자신의 성공을 우연이라 말할까?
성공의 필수 요소 네 가지 : 행운, 타이밍, 인맥, 성격
성취를 내면화하는 구체적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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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유능함의 기준 바로잡기
유능함에 대한 왜곡된 강박들
모든 것이 완벽해야 한다 - 완벽주의자 유형
가르쳐주는 사람이 없어도 잘해야 한다 - 타고난 천재 유형
전문가라면 모르는 것이 없어야 한다 - 전문가 유형
도움을 요청해선 안 된다 - 개인주의자 유형
주어진 역할을 모두 해내야 한다 - 초인간 유형
항상 100퍼센트로 살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더 나아가기
7. 실패, 실수, 비판에 흔들리지 않는 법
여자들은 모든 비판을 내면화한다
비판이 개인적인 공격처럼 느껴진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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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성공의 발목을 잡는 배려와 관계에 대하여
성공에 대한 복잡한 두려움
성공에 죄책감을 느끼는 이유
‘성공이 나를 외롭게 만들 거야.’
‘다른 사람들은 성공한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더 나아가기
9. 여자는 정말로 성공을 두려워할까?
여자는 다른 스타일의 성공을 원한다
성공을 거부하는 직접적인 이유들
더 나아가기
10. 때로는 될 때까지 되는 척하라
남자들의 비합리적 자신감 증후군 vs. 모든 것에 답하려는 증후군
남자들은 허세도 능력으로 생각한다
자신감을 불편해하는 사이에 치고 나가는 남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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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모르는 길도 아는 것처럼 모험할 용기
모험 근육을 키우는 방법
담대함과 유연성의 열쇠, ‘후츠파’
두려워하는 한 가지 일을 매일 반복하라
더 나아가기
12. 대범하게 권리를 되찾는 방법
겸손한 현실주의자들이 말하는 ‘실패할 권리’
지금부터의 나를 위한 선언
당신이 못할 이유는 없다
에필로그 아마 당신은 완치되지 못할 것이다
미주
가면 증후군을 겪는 사람들은 자신의 성공을 자신의 능력이 아닌, 단지 사람들을 속인 덕분이라고 생각하며, 이런 감정은 종종 불안과 자기 의심을 불러일으킵니다. 자신이 충분히 자격이 없다고 느끼거나, 성공을 이어갈 수 있을지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게 되는 것입니다. 밸러리 영은 가면 증후군의 발생 원인과 그것이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을 설명하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한 실질적인 전략을 제시합니다.
우리는 왜 성공할수록 불안해할까
가면 증후군이란 무엇인가?
자신의 성공을 우연이라 말하는 사람들
세상의 문제는 어리석은 자들은 늘 확신에 차 있으며 현명한 사람들은 스스로를 지나치게 의심한다는 데 있다.
-버트런드 러셀
우리는 지성과 능력, 재능을 겸비하고도 자신이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는 여성들을 주위에서 흔히 발견한다.
걸스사(Girls, Inc)의 회장 겸 CEO인 조이스 로체는 몇 없는 여성으로서, 심지어는 흑인으로서 레블론과 에이본에서 촉망되는 인재로 주목받던 젊은 시절을 돌아보며 당시 자신이 사로잡혀 있던 생각을 떠올린다.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사람들이 하는 말을 믿지 못했어요. 이제 곧 나는 삐끗하고 넘어질 테고 그들이 진실을 알게 되는 건 시간문제라고 생각했죠.” 당신은 여기 있을 자격이 없어. 못할 줄 알고 있었다고. 당신을 뽑지 말았어야 했는데.
기업가인 리즈 라이언은 비즈니스계의 오스카상이라는 스티비상을 받았지만 자신이 수상자라는 사실이 실감나지 않았다.
여성 온라인 토론 커뮤니티인 월드위트의 창업자이자 CEO로서, TV 리얼리티쇼 어프렌티스 출신의 기업가 빌 랜식이 상을 받기 위해 뉴욕에서 무대에 올랐을 때, 그녀의 머릿속을 채운 생각은 다음과 같았다. 내가 뭐라고 이런 상을? 난 그저 집안 세탁실에 밀린 빨랫감이 넘치는, 머리카락에 사과 소스를 묻힌 채 돌아다니는 두 살 난 아이의 엄마일 뿐인데.
이런 기분을 느끼는 사람은 수없이 많다. 당신이 방금 위에서 읽은 이야기들은 실제로 가면 증후군을 겪고 있는 사람들의 사례다(다른 언급이 없는 한 이 책에 등장하는 모든 이름은 가명을 사용했다). 자, 그럼 당신은 어떤가? 다음 질문에 답해 보자.
-자신의 성공이 타이밍, 운, 또는 전산상의 실수 때문이라고 생각하는가?
-내가 할 수 있다면 누구든 할 수 있다라고 생각하는가?
-업무상의 아주 사소한 실수에도 괴로워하는가?
-건설적인 비판마저 내 부족함의 증거라고 여겨 절망에 빠지는가?
-어떤 일에 성공하면 이번에도 사람들을 잘 속여 넘겼다고 생각하는가?
-진짜 실력이 들통나는 건 시간문제일 뿐이라고 걱정하는가?
만약 이 질문들의 일부(혹은 전부)에 그렇다라고 답했다면, 당신은 아무리 사람들의 인정을 받고 학위를 여러 개 따고 더없이 높은 지위에 올라간다 해도 아무 소용 없다는 것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실제로 많은 사람이 당신을 똑똑하다거나 재능이 있다거나 아주 뛰어나다고 생각하지만, 당신이 생각하는 당신은 그 어디에도 해당하지 않는다. 당신은 스스로에 대해 깊은 의심을 품고 있다. 무엇을 이루었고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든,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자신이 가면을 쓰고 사람들을 속이는 사기꾼, 가짜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성공을 불편하게 만드는 감정의 이름
당신은 이 애매하지만 압도적인 자기불신과 불안의 감정에 이름이 있다는 사실을 몰랐을 것이다. 나 역시 그랬다. 대학원 1년 차 시절, 폴린 클랜스 박사와 수잰 임스 박사가 1978년에 함께 쓴 논문을 보기 전까지는 말이다. 당시 두 심리학 교수는 조지아주립대학에서 학생들을 상담하다가 성적이 뛰어난 많은 학생이 자신의 성공이 분에 넘친다고 생각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가면 증후군은 흔히 알려져 있듯이 자신에게 지능도 능력도 부족하다고 일관되게 믿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말이다. 이들은 자신의 성취가 타인의 칭찬과 인정을 받을 자격이 없다고 확신하며 모든 것이 운, 매력, 인맥, 기타 외부 요인들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자신의 성공을 합당한 결과라고 느끼거나 받아들이지 못한 채 자신에게 과거의 성공을 되풀이할 능력이 있는지 끊임없이 의심한다. 성공을 거두면 기뻐하기보다 안심한다.
이런 감정은 시간이 지나고 지식과 경험이 쌓이면서 사라질 수도 있다. 또는 많은 사람에게 그러듯 자신의 분야에서 경력을 쌓아가는 내내 이어질 수도 있다. 어떤 사람의 경우 자신이 허세를 부리고 있다는 기분이 부모 역할이나 다른 관계 속 역할에까지 확장되기도 한다. 직장에 다니는 엄마들이 학교 기금 모금행사에서 전업주부 엄마들의 심사하는 듯한 시선을 피하기 위해 가게에서 사온 파이를 집에서 만든 것처럼 보이려 한다거나, 데이트를 할 때 어떤 주제에 전혀 관심이 없는데도 관심 있는 척하는 경우가 그렇다.
우리가 여기서 이야기하는 남을 속인다는 느낌은 당신의 지식이나 능력에 대한 불안과 관련 있는 것으로, 주로 학문이나 전문 영역에서 발생한다. 당연히 가면 증후군은 대체로 자신에게 익숙하지 않거나 중요한 업무를 맡을 때처럼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거나 과도기일 때 나타난다.
가면 증후군이 언제부터 있었는지는 확실치 않다. 확실한 것은 가면 증후군이 놀랄 만큼 흔하다는 사실이다. 심리학자 게일 매슈스가 성공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무려 조사 대상의 70퍼센트가 인생의 어느 시점에선가 가면 증후군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보고했다. 가면 증후군은 진단 가능한 심리적 증상은 아니다. 원래 쓰이던 단어는 가면 현상(imposter phenomenon)이었는데, 당황스럽게도 1983년부터 심리학을 포함한 정신건강 학계에서 이를 가면 증후군(imposter syndrome)으로 바꿔 사용하기 시작했다.
확실히 해두자면, 가면 증후군은 자기가 아닌 다른 사람인 척 행동하는 것과는 다르다. 진짜 사기꾼처럼 정상에 올라서기 위해 속임수를 쓰는 행동을 가리키지도 않는다. 실제로 가면 증후군인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표절 같은 학문적 부정행위를 덜 저지른다는 것이 입증되기도 했다.
가면 증후군을 낮은 자존감의 다른 이름으로 오인하기 쉽다. 하지만 이 둘은 같지 않다. 가면 증후군과 낮은 자존감을 연결 짓는 연구들도 간혹 있었지만, 이를 제외한 다른 연구들에서는 둘 사이의 강력한 연관성을 밝히지 못했으며, 이는 곧 자신을 사기꾼이라고 느끼지 않아도 불안감을 느낄 수 있다는 뜻이다. 물론 그렇다고 가면 증후군자들이 가끔 자존감의 위기를 겪지 않는다는 말은 아니다(그렇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하지만 만약 당신이 가면 증후군이라면 적어도 어떤 목표를 정하고 그것을 성취해낼 만큼 자존감이 튼튼한 사람이라는 뜻이다.
모든 게 당신 탓은 아니다성별과 인종에 따른 고정관념 위협
미국 하원의원이자 선구적 정치가였던 셜리 치점이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의사가 여자아이네요라고 말한 순간부터 여성에 대한 감정적·성적·심리적 고정관념화가 시작된다.”
다양성 전문가인 리타 하디먼과 베일리 잭슨은 고정관념화가 진행되는 두 가지 다른 양상을 지적한다. 소위 더 많은 권력을 가진 집단이 늘 이름 붙이기를 하며, 이름 붙이기를 하는 집단은 그 이름이 지적하는 특성이나 행동이 자신들 내부에는 없다고 부정하거나, 있다고 인정하더라도 그 특성이나 행동을 긍정적인 용어로 다시 바꿔 부른다는 것이다.
가령 이런 식이다. 그는 당당하다/그녀는 권위적이다, 그는 자기주장이 강하다/그녀는 못돼 처먹었다, 그는 끈질기다/그녀는 너무 밀어붙인다, 그는 결단력 있다/그녀는 충동적이다, 그는 화를 낸다/그녀는 히스테리를 부린다, 그는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신중히 고려한다/그녀는 결정을 못 내린다.
물론 남성들도 고정관념에서 자유롭지 않다. 하지만 경력적 측면에서 당신이라면 이 두 고정관념 중 어느 쪽에 속하고 싶겠는가? 남자의 경력에서는 (공격적이고 성취도가 높고 일중독이라는 모두 A형 성격이라는 보증마크와도 같은) 고정관념은 자산이지만, 여성인 당신에게는 불리한 특성으로 여겨진다. 이것만으로도 왜 가면 증후군이 A형 성격의 여성 사이에서 많이 발생하고 A형 성격의 남성에게서는 그러지 않는지 설명이 가능하다(A형 성격 유형은 1959년 미국 심장병전문의인 마이어 프리드먼박사가 관상동맥질환의 원인을 찾는 과정에서 발견한 행동 특성과 성격으로, 적극적이고 투쟁적인 A형과 느긋하고 여유로운 B형으로 나뉜다-옮긴이).
남성은 자신의 나약함을 사과하도록 배웠고, 여성은 자신의 강함을 사과하도록 배웠다.
-로이스와이스, 작가, 칼럼니스트
고정관념은 큰 문제다. 너무 쉽게 진실로서 내면화되며, 반복된 연구에서 드러나듯이 내면화된 고정관념이 다시 행동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고정관념 위협이라는 현상으로, 스탠퍼드대학 연구원인 클로드 스틸과 조슈아 애런슨에 의해 처음 입증되었다.
모두가 여성은 수학에 약하다고 알고 있다. 그런데 모두가 이러한 추정적 사실을 공유하기 때문에, 단순히 수학 시험을 치기 전 여학생들에게 그것이 성별과 상관없는 시험이라고 알려준 것만으로 그들은 더 좋은 성적을 냈다. 반대로 그것이 성별에 따라 다른 결과를 보여주었던 시험이라고 알려준 다음에는 성적이 현저히 떨어졌다. 고정관념의 위협은 더 섬세한 상황에서도 작용한다. 단순히 시험지에 성별 표시란을 만들어놓은 것만으로 여성들이 남성들보다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
사례는 더 많다. 각각의 연구들에서 부정적 고정관념이 자극된 여성들은 그러지 않은 여성들과 비교해서 다음과 같은 경향을 보였다.
-시험에 나온 수학 문제를 풀지 않으려는 경향이 높았다.
-리더의 위치에 서는 것에 관심이 적었다.
-컴퓨터 작업에 실패했을 때 자신의 무능을 탓하는 경향이 높았다. 반면에 남자들은 작업 실패를 장비 탓으로 돌렸다.
-외모에 호들갑을 떨거나 전형적인 여성 활동에 참여한 여성을 묘사하는 TV 광고를 본 후에는 뛰어난 수학 실력이 필요한 직업에 선호도가 떨어졌다.
이와 비슷한 결과는 인종과 계층에 관한 연구에서도 나타났다. 흑인 학생들에게 언어 능력을 측정하는 시험임을 알리고 시험을 쳤을 때, 그들은 지능에 따른 인종적 고정관념이 자극되어 그 정보를 받지 않은 다른 학생들보다 낮은 점수를 받았다. 프랑스에서는 학생들에게 자신이 속한 사회경제적 위치를 떠올리게 한 다음 시험을 치르자 저소득계층 학생들이 고소득계층 학생들보다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
고정관념은 남성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남성이 여성보다 뒤떨어진다고 알려진 사회적 감수성에 관한 시험이라는 말을 들은 남성들은 그것이 복잡한 정보 처리 능력을 측정하는 시험이라는 말을 들은 남성들보다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 동일한 시험에서 여성들의 성적은 두 집단이 다르지 않았다.
고정관념은 큰 문제다. 소위 긍정적인 고정관념도 행동을 잘못된 방향으로 바꾸어 한계를 설정하기 때문이다. 골프 퍼팅 테스트에 타고난 운동 능력을 측정하는 시험이라는 프레임을 씌웠을 때 흑인 학생들은 백인 학생들보다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그 테스트를 스포츠 지능 측정 테스트로 바꾸자 두 집단 모두에서 반대의 결과가 나타났다.
마찬가지로 아시아계 미국 여성들에게 그들의 민족적 정체성을 상기시킨 다음 수학 시험을 치게 했을 때, 그들은 통제 집단보다 더 좋은 점수를 받았다. 하지만 여성이라는 정체성을 부각시킨 후에는 성적이 떨어졌다.
고정관념은 큰 문제다. 다음 세대의 여성들이 스스로를 인식하는 방식에 계속해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물론 지금 자라고 있는 여자아이들에게는 많은 것이 바뀌었다. 2004년에 바비는 남자 친구인 켄을 차버렸고, 요즘 여자아이들은 공주 바비나 간호사 바비만큼 해적 바비, 우주인 바비, 히스패닉계 대통령 후보 바비도 갖고 있다. 그들에게 앞으로 뭐가 되고 싶은지 물어보라. 대부분의 아이들은 뭐든 될 수 있다고 말할 것이다. 물론 그 말이 대체로 맞다.
하지만 더 깊이 들어가보면 여자아이들은 또 다른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한다. 걸스사의 조사에 따르면 고등학교 졸업 후 대학에 진학하고 싶어 하는 비율이 71퍼센트에 이르지만 그중 3분의 1 이상은 대다수 사람들이 결혼해서 아이를 갖는 것이 여성에게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믿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오늘날의 젊은 여성들은 예전보다 더 어린 나이에 특정한 여성 고유의 성공 모델을 따라가야 한다는 압박감을 강하게 느낀다. 여자는 말라야 하고 옷을 잘 입어야 한다는 등 외모에 대해 높아진 기대감과 함께, 잘난 척하지 않고 조용히 말해야 하며 돌보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는 고정관념도 지속된다. “사회는 여성들이 그들의 능력과 바람에 대한 전통적인 기대감을 뛰어넘을 만한 여지를 어느 정도 만들어주고 있는 듯하다. 단, 그들이 여성스러움에 대한 기존의 개념에 순응한다면.” 연구자들의 결론이다.
여자는 정말로 성공을 두려워할까?
여자는 다른 스타일의 성공을 원한다
자기만의 방식으로 자신의 인생을 살 수 있는 것, 그것이 단 하나의 성공이다.
_크리스토퍼 몰리
과거에 학교나 직장에서 성과가 좋았다면 앞으로도 계속 성공적일 거라고 기대하는 것은 합리적이다. 적어도 대부분의 사람에게는 그렇다. 하지만 당신은 대부분의 사람이 아니다. 당신은 지금까지 자신이 이룬 성과들이 순전히 행운 때문이었다고 믿는 사람이다. 따라서 당연히 더 성공해야 한다는 생각은 스트레스가 된다. 더 많은 책임이 생길 테고, 더 많은 사람이 당신에게 의지할 것이다. 위험은 더 커지고 추락할 바닥은 더 멀어진다. 성공을 거듭할 때마다 당신이 그리 유능하거나 재능 있는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을 사람들이 알아낼 가능성도 커진다.
개인적으로 나는 가면 증후군자가 성공을 두려워한다고 말하지 않는다. 성공이 두렵거나 무서울 수 없다는 뜻이 아니다. 당연히 그럴 수 있다. 특히 자기 자신이 가짜라고 믿는다면 더더욱. 하지만 나는 누구에게나 성공하고 싶은 강한 내적 욕구가 있다고 믿는다. 거기에는 당신도 포함된다.
성공 불안감이 생길 수밖에 없는 이유들을 몇 가지 알고 나면 좀 더 유리한 위치에서 스스로를 위한 결정을 내릴 수 있을 것이다. 당신의 두려움은 할 수 없다는 생각 때문일까, 아니면 그것을 원하지 않아서일까?
왜 성공을 두려워하는가? 말할 필요도 없이 성공에는 분명한 장점이 아주 많다. 하지만 성공에 대한 정의는 각자 다를 수 있다. 예컨대 당신이 지금의 일을 시작한 건 열정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복잡한 프로그래밍 문제를 해결하는 일을 좋아했을 수도 있고, 직접 아이들과 접촉하는 일이나 깊이 있는 연구에 참여하기를 좋아했을 수 있다. 문제는 조직이 개별적인 기여자로서 행복해하는 사람을 데려가 관리자나 관료로 만들어버리고, 위원회에서 일하게 한다거나 다른 선량한 시민적 기능을 수행하도록 만든다는 것이다. 그렇게 당신은 애초에 그 일에서 느꼈던 매력에서 점점 멀어진다.
일반적으로 성공이 더해질수록 복잡함도 그만큼 증가한다. 큰 회사를 운영하며 많은 직원을 관리하고 동시에 여러 프로젝트도 능숙하게 해내고 있다면 별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늘 단순함을 추구하는 스타일이었거나 처음에는 출세가도를 달리는 게 좋았지만 지금은 회사 식물을 관리하는 정원사가 부러워 보인다면, 상황이 복잡해질수록 당신은 점점 더 앞으로 나아가기 싫어질 것이다.
성공에 대한 여성의 관점을 이해하지 못한 채 여성이 가면 증후군에 더 취약한 이유나 성공을 두려워하는 이유를 이야기하기란 불가능하다. 실제로 여성들이 전통적으로 남성의 영역이었던 직업 세계에 대규모로 진입하기 시작한 1980년대까지는 어느 누구도 여성이 성공을 두려워한다는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일단 여성이 직업 세계에 발을 들이고 나자 여성들도 당연히 전통적인 성공 척도인 지위, 돈, 권력을 갖고 싶어 할 거라고 여겨졌다. 실제로 많은 여성이 그것들을 손에 넣었다. 하지만 모두가 임원이 된 건 아니었다. 혹은 적어도 고위직에서는 배제되었다.
돈, 권력, 지위라는 모델을 받아들이든 받아들이지 않든, 당신은 이 요소들이 작용하는 상황, 즉 연봉 협상을 하거나 자기 분야의 표창 대상자로 선정되거나 승진 대상자로 결정되는 상황에 처하면 내가 정말 그럴 자격이 있을까?, 내가 진짜 그 일을 해낼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것은 우연이 아니다. 자신이 그런 생각을 하는 이유가 자기 능력을 믿지 못해서라고 생각하지만 말이다. 물론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여성들이 생각하는 성공의 정의는 늘 복잡다단했다. 그렇기 때문에 만약 당신이 성공하는 것에 불안감을 느낀다면 그것은 성공의 사회적 정의와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가치가 서로 어긋난다는 신호일 수 있다. 지위, 돈, 권력이 중요하지 않은 것이 아니다. 그것들이 당신에게 최고의 가치일 수도 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여성들은 사적생활이든 공적생활이든 그 생활의 질에 더 높은 가치를 둔다(혹은 그렇게 할 수 있도록 허용되어 왔다고 말해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여성 소유의 기업들이 남성 소유의 기업들보다 규모가 작은 경향을 보이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여성들은 사장이 되어 회사를 가능한 한 크게 키워보고 싶다는 욕망보다는 개인적인 도전 차원에서, 혹은 일과 가정의 융합을 위해서 사업을 시작하는 경우가 더 많다.
분명하게 해둘 것은 우선순위가 다른 것과 목표가 낮은 것은 다르다는 것이다. 아주 유능한 여성들도 성공에 대한 시각은 남자들보다 더 넓다. 여자 의대생, 여자 레지던트, 여자 교수들에게 무엇이 성공인지 정의해보라고 하자 대부분이 “일도 잘하면서 개인의 가치와 책임도 지킬 수 있는 직업적 효율성이 필요하다”라고 입을 모았다. 쉽게 말해서 성공적인 경력과 함께 개인적인 삶도 원한다는 것이다.
돈과 명예가 목표가 아니라면
많은 여성에게 성공은 일 자체의 특성과도 많은 관련이 있다. 우리는 소득 액수가 여성의 자존감에 그리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따라서 돈을 많이 버는 것과 개인적으로 즐겁거나 의미 있는 일을 하는 것 중에서 하나를 고르라면, 여자는 남자보다 후자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기 때문에 과학·기술·공학 분야에 더 많은 여성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어떻게든 그 일의 사회적 가치를 강조하는 게 중요하다.
자기만의 방식으로 인생을 사는 것
미국의 사업가 앤 스위니는 말했다. “자신의 언어로 성공을 정의하고, 자신의 규칙으로 그것을 성취하고, 스스로 자랑스러울 만한 삶을 살아라.” 성공을 어떻게 정의하느냐가 중요하다. 가면 증후군을 갖고 있다면 더욱더 그렇다. 스스로에게 물어보아야 한다. 내가 하는 일과 그 일의 환경이 나의 재능과 우선순위에 맞아도 지금과 같은 정도로 내 능력을 의심할 것인가? 그래도 의심할 것 같다면 진로 변경을 생각해봐야 할 수도 있다. 내일 당장 직업을 바꿀 필요는 없다. 하지만 적어도 불안이 찾아올 때 그 원인이 무엇인지는 알 수 있을 것이다. 진로를 변경하기로 결심한다면 무엇보다 자신의 타고난 재능과 관심이 이끄는 방향으로 움직이자.
성공에 대해 분명한 생각을 갖고 일을 시작한다면 자신의 유능함과 성공에 오래 품어왔던 불안감이 새로운 각도에서 완전히 다르게 보일 수 있다. 지금까지 성공에 대한 두려움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사실은 다른 사람이 정해놓은 조건에서 성공하는 것에 대한 건강한 거리낌이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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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정보는 도서의 일부 내용으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보다 많은 정보와 지식은 반드시 책을 참조하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