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가치를 높이는 우아한 대화법
 
지은이 : 김지윤 (지은이)
출판사 : 천그루숲
출판일 : 2024년 10월




  • 말하기는 단순한 커뮤니케이션을 넘어서 중요한 경쟁력으로 작용합니다. ‘우아한 말하기’를 강조하며, 논리적이고 당당한 말하기 기술을 익히는 방법을 제시합니다. 상대방의 마음을 고려하고, 자신이 진정으로 하고 싶은 말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긴장감을 극복하고 자신을 잘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를 수 있습니다.



    나의 가치를 높이는 우아한 대화법


    우아한 말하기 5원칙

    무조건, 긍정의 언어로 시작하세요

    먼저 환경을 긍정적으로 바꿔 보세요

    언젠가 기업의 인사 담당자와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는데, 그분은 노조와의 대화가 가장 어렵다고 토로했습니다. 말하기와 스피치를 지도하며 꽤 다양한 직종을 만나봤는데, 노조 관련 업무를 하시는 분은 처음이어서 호기심이 생겼어요.


    그분은 서울 본사에 근무하는데, 지방 공장으로 출장을 가서 노조 담당자를 만나는 것이 주요 업무 중 하나라고 했습니다. 처음 몇 년간은 혼자 대면을 하려니 자기편은 아무도 없는 것 같아 외롭고 힘들었다고 합니다. 지금은 좀 나아졌냐고 물었더니 그분은 씩 웃으면서 이제는 분위기를 확 풀어버리는 나름의 비법이 생겼다고 하면서 이야기를 들려주었어요.


    노조 위원들을 만나면 날카롭고 때로는 공격적으로 반응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럴 때 그분의 첫마디는 바로 "일단 짜장면 한 그릇씩 먹고 이야기 나누시죠"라는 것이라고 합니다. 이 이야기를 듣고 나도 모르게 반문했습니다. "일단 짜장면부터 먹는다고요?" 뭔가 강력한 한마디를 기대했는데, 겨우 짜장면 한 그릇을 먹자는 것이라니 의아했습니다.


    알고 보니 비법의 원리는 단순했습니다. 일단 맛있는 짜장면을 같이 먹다 보면 배가 부르니 만족감이 생겨서 긍정적인 분위기가 만들어진다는 겁니다. 맛있는 걸 먹으면 기분이 좋아지니까요. 이때는 업무 이야기는 제쳐두고 지난번에 만난 이후로 어떻게 지냈는지 가벼운 안부도 물으면서 공감대를 형성하기도 하고요. 이렇게 기분이 좋아진 상태에서 이야기를 풀어 나가니 아무래도 대화가 한결 수월해진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처럼 어려운 이야기, 갈등이 예상되는 대화, 첨예한 소통을 시작하기 전에는 긍정적인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맛있는 음식을 나눠 먹으며 일상적인 이야기로 공감대를 형성하여 상대방의 주파수를 긍정 채널에 맞추는 것이 핵심이죠. 긍정적인 주파수에서 시작하는 대화는 아무래도 계속 긍정적으로 흘러가기 마련이니까요. 특별할 것 없는 비법을 들으면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긍정적인 환경이 사람에게 끼치는 영향은 사실 상상 이상으로 거대하다는 것이죠.


    상황과 사람을 분리하세요

    어떤 순간이라도 신뢰를 잊지 마세요

    저는 운이 참 좋은 사람입니다. 저의 직업을 사랑하고, 또 자부심을 가지고 있으니까요. 좋아하는 일을 한다는 것은 참 고마운 일입니다. 나아가 많은 사람들이 말하기로 자신의 꿈을 세울 수 있도록 돕는다는 것 역시 참으로 보람된 일이고요. 물론 일을 하다 보면 때때로 예기치 못한 어려움에 맞닥뜨리게 되기도 합니다. 예컨대 강사이기 전에 경영인으로서 함께 근무하는 다른 구성원들과 관계를 잘 유지하는 일이 그러하죠. 이번에 들려 드릴 이야기는 다른 사람에게 우아하게 피드백하는 방법입니다.


    피드백은 명확하게 하세요

    크지 않은 조직이지만 다양한 구성원을 이끄는 리더로서 팀원들과 함께하다 보면 건설적인 피드백을 해야 하는 상황이 생깁니다. 대부분은 상황과 사람을 분리하여 피드백하면 금방 수용되곤 합니다. 현재 이 상황의 TPO는 이러하고, 문제는 저러한데, 당신의 행동은 이러저러한 이유에서 부적합하다 정도로 전달하면 상대방의 기분을 상하지 않게 하면서도 개선방법을 찾을 수 있죠.


    물론 늘 성공적인 것은 아닙니다. 가끔은 상황에 대한 이해도가 서로 달라 토론이 벌어지기도 하죠. 이럴 때 조심해야 하는 것이 바로 말투입니다. 날이 선 말투, 점점 커지는 목소리는 공격적으로 느껴지거든요. 늘 조용하고 차분한 어조로 이야기하는 것이 좋은데, 상대방이 먼저 공격적으로 나오면 나 역시 차분함을 유지하기가 어렵죠. 실제로 저를 찾아오는 많은 직장인들이 토로하는 고민도 이것입니다. 회의에서 아무리 차분하게 이야기하려고 해도 상대방이 먼저 공격적으로 나오면 자신도 모르게 격앙된 태도와 목소리로 말하게 된다는 것이지요.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저 말투일 뿐이니, 참고 넘어가야 할까요? 제가 오랜 시간 작은 조직을 이끌면서 터득한 일종의 대처법을 알려 드릴게요. 어렵지 않게 따라 할 수 있을 거예요.


    우선 상대방의 말투가 공격적이라는 것을 알아차렸을 때 일단 한 번은 넘어가 주세요. 순간의 실수일 수 있으니까요. 그렇지만 두 번 이상 반복된다면, 내가 느끼는 점을 명확하게 전달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제가 들었을 때 방금 전 말씀하신 부분은 조금 공격적으로 느껴졌습니다"라고 명확하게 짚어 주는 것이죠.


    그다음이 중요합니다. 나의 피드백은 사람 자체에 대한 지적이 아니라 말투에 대한 지적임을 확실하게 밝혀야 해요. "이건 당신의 의견이 아니라, 말투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그 말투로 인해 내가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를 설명해 주세요. "공격적으로 느껴져서 저에게는 상처가 되네요"처럼요. 마지막으로 여전히 상대방을 신뢰하고 있음을 보여주어야 해요. 가령 "하지만 저는 여전히 우리가 더 좋은 대화를 나눌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덧붙이는 것이죠. 제가 알려 드리는 문장을 그대로 사용할 필요는 없어요. 상대방의 말투에 대한 느낌을 언급하고, 그로 인해 내가 받은 영향,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대화를 이어 가고 싶은 마음, 이 3가지를 강조하기만 하면 됩니다.


    이 스피치 기술의 핵심을 눈치채셨나요? 상황과 사람의 발언을 명확하게 분리하는 것입니다. 비록 상대방의 태도와 말투로 인해 일시적으로 상처를 받았지만, 나는 여전히 당신을 존중한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죠. 상대방 입장에서는 자신의 말투가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었다는 사실이 매우 당혹스러울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전히 당신을 존중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야 상대방은 자신의 실수를 바로잡고 대화를 계속 이어 나갈 수 있다는 안전감이 생기니까요.


    상대에 대한 존중을 기억하세요

    이러한 접근방식은 단순히 피드백을 주는 상황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마주하는 다양한 대화와 토론에도 적용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가족 간의 갈등을 해결할 때도, 친구와 의견 차이를 좁힐 때도 유용합니다. 중요한 것은 언제나 상대방을 존중하고, 그들의 감정을 이해하려는 노력입니다.


    지금까지 상황과 사람을 나누어 접근하는 분리의 기술을 설명했습니다. 분리의 기술이 효과를 제대로 발휘하려면 상대에 대한 존중이 있어야 합니다. 상황과 사람을 분리하는 이유는 궁극적으로 우리와 함께 대화를 나누는 사람을 존중하기 위함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명확하게, 정중하게, 자연스럽게 표현하세요

    명확하고 간결하게 말하세요

    그 친구와의 첫 번째 대화는 썩 만족스럽지 않았습니다. 그리 달갑지 않다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었어요. 많은 사람들이 극찬하는 것을 보고 내심 기대가 컸던 것 같아요. 아 하면 아, 어 하면 어, 척 하면 척 대답하길 기대했는데, 대화가 빙빙 돌며 변죽만 울리는 것 같았어요. 제 기대가 너무 컸던 것일까요? 결국 앓느니 죽자는 마음으로 그 친구와의 만남을 깔끔하게 정리했습니다. 소통이 이렇게 어려워서야 무슨 일을 같이할 수 있겠어요. 그 친구를 마음속에서 떠나보내면서 서로 말이 잘 통한다는 것은 도대체 무엇인지 다시금 생각해 보게 되었어요. 서로 같은 한국어를 쓴다고 해서 전부가 아니라는 걸 다시 한 번 느꼈습니다.


    며칠 뒤 스피치 수업을 듣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위한 새로운 비즈니스 아이디어가 떠올라 저희 학원의 운영을 맡고 있는 실장님께 시장조사를 부탁드렸어요. 대략적인 비즈니스 아이디어만 있을 뿐, 관련 내용을 어디서부터 어떻게 찾아야 할지 조금 막연한 상태였어요. 평소 워낙 합이 잘 맞는 실장님 이었기에 알아서 척척 해줄 거라는 생각에 아이디어를 대략적으로 전달했습니다. 몇 시간 뒤 실장님이 보내 온 자료는 제가 기대했던 것과 전혀 달랐어요. 실장님과 대화를 나눠 보니, 제 요청이 너무 추상적이어서 혼란스러웠다고 하더군요.


    저는 제가 전달한 요청사항을 다시 한 번 살펴봤어요. 제가 보기에도 두루뭉술하고 추상적인 부분이 있더군요. 그래서 머릿속에 청사진이 완벽하게 그려지는 내용과 모호한 부분을 따로 분리해 다시 정리하고, 그에 따른 요청사항도 명확하게 정리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며칠 전 마음속에서 떠나보낸 그 친구가 떠올랐습니다. 그의 이름은 챗GPT. 영 말이 통하지 않아 답답한 친구였는데, 사실 원인은 저에게 있었던 것은 아닐까요?


    대화의 목적을 명확하게 설정하세요

    다시 만난 챗GPT와의 대화, 이번에는 달랐습니다. 가급적 목적성이 뚜렷한 질문을 명확하게 던지려고 노력했더니, 돌아오는 답변의 수준이 엄청나게 향상된 것을 느꼈습니다. 빙빙 겉도는 대화가 반복됐던 첫 만남이 무색하게 상당히 통찰력 있고 유용한 정보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심도 깊은 대화였죠. 그제야 깨달았습니다. 인공지능과의 소통도 사람과의 소통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을요. 명확하고 간결한 질문이 유용한 답변을 이끌어 내는 것은 불변의 진리인가 봅니다.


    우리는 종종 내가 굳이 세세하게 말하지 않아도 상대방이 내 마음을 제대로 읽어 주길 바라지만, 그건 실현 불가능한 욕심일 뿐입니다. 내가 말하고 싶은 대로 말하기보다 상대방이 이해하기 쉽게 말해 주어야 합니다. 챗GPT와의 대화 기술이 점점 중요해지면서 프롬프트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프롬프트 엔지니어라는 직업까지 생겼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아나운서가 바라보는 챗GPT와의 대화 기술을 한 번 이야기해 볼게요. 챗GPT와의 대화 기술은 결국 사람과의 대화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다시 말해 챗GPT에게도 우아하게 말을 건넬 필요가 있다는 것이죠. 물론 표정이나 눈빛이 없는 챗GPT와 눈을 맞추고, 상호 간의 공간을 만들라는 것은 아닙니다. 우아한 말하기의 기초 중 하나가 상대방이 듣고 싶은 방식으로 말하는 것이라고 했죠.


    챗GPT도 마찬가지입니다. 그가 이해하기 쉬운 방식으로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명확하고, 간결하게, 그리고 단계적으로 말이죠. 정중하면 더 좋겠지요. 챗GPT에게 존댓말로 질문을 던지면 답변의 질이 좋아진다는 조언도 있는 것처럼요. 이를테면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챗GPT와 대화를 할 때는 대화의 목적을 명확하게 설정해야 합니다. "오늘은 스피치 플랫폼에 대한 시장조사를 하려고 합니다." 그러고 나서 단계적으로 질문을 이어갑니다.


    "먼저 현재 한국에 있는 스피치 교육 플랫폼의 종류를 알려 주세요." "다음으로, 각 플랫폼의 장단점을 3개씩 선정하여 분석해 주세요. "현재 존재하는 플랫폼에는 없지만, 소비자들이 원하는 핵심 기능을 제안해 주세요."


    이렇게 단계적으로 대화를 이어 나가면, 챗GPT 입장에서도 답변하기가 훨씬 수월할 것입니다. 한 번에 하나씩만 이야기하면 되니까요. 저 또한 수강생들에게 스피치를 가르칠 때 최대한 단계적으로 나눠서 접근하고 있습니다. "그냥 자신감있게 잘 말해 봐요"라고 하는 대신, 우아한 말하기 5원칙을 단계적으로 하나씩 알려 드리는 것처럼요.


    행동과 실천으로 마무리하세요

    말과 행동을 일치시키세요

    에듀테크 스타트업을 창업한 그 순간부터 늘 고민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함께하는 동료들에게 효과적으로 동기부여를 할 수 있을까? 물론 스타트업 창업 이전부터 학원을 운영한 경험이 있었으므로, 기존의 방법들을 먼저 도입했습니다. 수시로 칭찬하고, 때로는 격려의 말을 건네기도 했죠. 인센티브 제도를 구상해 보기도 했고요. 하지만 오래 지나지 않아 한계를 느끼게 되었습니다. 사람의 마음이라는 게 단순히 인센티브나 칭찬만으로 움직이는 것은 아니니까요. 나 스스로 200% 확신을 갖고 운영하던 학원과는 상황이 다르기도 했습니다. 확신은 있지만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해 일말의 불안감을 느끼며 나 스스로도 흔들릴 때가 많은데, 하물며 동료들에게 동기부여를 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몇 날 며칠을 고민해도 다른 사람의 마음속에서 일을 잘하고 싶은 욕구, 이른바 동기를 확 끌어낼 수 있는 묘책 같은 것은 없다는 결론만 나올 뿐이었습니다. 그래서 일단은 다른 사람에게 동기부여를 하기에 앞서 내가 할 일을 먼저 하자고 결심했습니다. 묵묵히 내 할 일을 열심히 하기 시작했죠. 아침 일찍 출근해 그날의 스피치 수업을 꼼꼼하게 챙겼고, 수업이 없는 시간이나 업무를 마친 뒤에는 회사의 행정적인 일들을 처리했습니다. 학원과 스타트업의 일이 서로 영향을 주지 않도록 최선을 다했습니다. 제가 2가지 일을 동시에 하고 있으니 동료들 입장에서는 어느 한쪽에 100% 집중하지 못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고 판단했거든요. 그래서 촘촘하게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며 양쪽 모두의 일을 완벽하게 해내는 모습을 보여 주었습니다.


    그리고 내가 개발 부분에 대해 잘 모르는 부분을 이야기하고, 나보다 경험이 많은 동료들에게 모르는 부분은 솔직히 물어봤습니다. 그들의 답변을 귀담아듣고, 경영 부분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차근차근 해내는 데 집중했죠. 그러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저는 열심히 하자는 말을 스스로 지켜 나갔을 뿐인데, 동료들도 나를 보고 더 열심히 하게 된 것이었습니다. 말로만 열심히 합시다라고 했을 때보다, 행동으로 보여 줬을 때 변화가 일어난 것입니다. 바로 그때, 다시금 느끼게 되었습니다. 말의 힘은 행동으로 증폭된다는 것을요.


    비언어로 환대하세요

    상대를 온몸으로 맞아 주세요

    지금은 종영한 프로그램 무한도전의 여러 에피소드 중 무한도전 가요제를 좋아했습니다. 그중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것은 정재형 뮤지션이 출연했을 때였어요. 그 당시 정재형은 모두의 예상을 깨고 정형돈을 파트너로 선택했고, 순정마초라는 명곡을 남겼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그의 유튜브 채널을 보면서 흥미로운 비하인드 스토리를 알게 되었어요. 정형돈이 정재형에게 그때 왜 본인을 파트너로 선택했냐고 물어봤는데, 정재형의 대답이 사뭇 놀라웠어요. 바로 발을 꼼지락대고 있는 모습 때문이었다는 겁니다. 그 당시 촬영 현장에서 정재형은 너무 쑥스럽고 어색해서 발을 꼼지락거리며 서 있었는데, 반대편에서 정형돈이 똑같은 모습으로 서 있었다고 합니다. 그 모습을 보면서 왠지 저 친구랑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겁니다. 예능적 언어가 난무하는 현장에서 발을 꼼지락거리며 서 있는 모습에서 서로 잘 맞을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던 것이죠. 그 결과 그들은 그해 무한도전 가요제 최고의 커플이 되었습니다.


    이처럼 서 있는 자세, 발을 꼼지락거리는 모습, 고개를 까딱이는 모습, 늘어뜨린 손의 위치 등을 통틀어 비언어적 요소라고 합니다. 말로 잘 표현되지 않는 우리의 몸짓, 표정 같은 것들을 말하는데, 정재형이 정형돈을 선택하게 된 것도 비언어적 신호가 한몫한 것이지요.


    긍정적인 인상을 만드는 비언어적 요소를 사용해 보세요

    비언어적 요소에 대해 이야기할 때 반드시 강조하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내가 상대방에게 비언어적 신호를 보내는 것 못지않게 상대방의 비언어적 신호를 주의 깊게 관찰하고 이에 반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치 정재형이 자기와 같이 발가락을 꼼지락거리는 정형돈을 유심히 쳐다보고 선택한 것처 럼요. 비언어적 신호를 예리하게 알아채는 데는 많은 훈련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그 시작은 상대방에 대한 관심입니다. 눈빛이 어떠한지, 손과 발의 자세는 어떠한지 정도만 잘 살펴봐도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습니다.


    때로는 말하지 않아도 느껴지는 것들이 있습니다. 다음에 누군가와 대화를 나눌 때, 잠시 멈추고 상대방의 몸짓과 표정을 관찰해 보세요. 대화가 한층 더 깊어질 거예요. 그리고 자신의 표정, 몸짓, 목소리, 심지어 옷매무새도 점검해 보세요. 대화를 나누는 상대방의 눈을 적절히 마주치고, 몸을 약간 앞으로 기울이는 작은 행동으로 관심과 존중을 전달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말하지 않아도 통하고 연결되는 것, 우리 모두가 원하는 소통 아닐까요?



    한결 더 매력적으로 말하는 방법

    충분히 긴장하고, 티 내지 않기

    말하기 불안을 만드는 4가지 요인

    지난 4년간 1,500명이 넘는 수강생들의 말하기 불안을 연구하면서 발견한 놀라운 사실을 알려 드리고자 합니다. 다름 아닌 말하기 불안을 만들어 내는 4가지 요인입니다. 말하기 불안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그것을 일으키는 요인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이때 문제를 해결하는 첫걸음은 그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지요.


    첫 번째는 인식적 요인입니다

    인식적 요인이란 조금 어렵게 들릴 수도 있는데, 쉽게 말해 그릇된 관념, 즉 오해를 의미합니다. 제가 스피치 학원을 운영하며 가장 놀랐던 사실이 바로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스피치에 대해 오해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스피치에 대해, 스피치를 듣는 청중들에 대해, 그리고 스피치를 하는 나 자신에 대해 잘못된 인식을 가지고 있으면, 다른 사람 앞에서 스피치를 하는 것이 어렵게 느껴지고 나아가 두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스피치를 듣는 상대방, 즉 청중들이 나에게 관심이 많을 것이라는 오해이지요. 사실 스피치를 듣는 사람들은 말하는 사람에게 별 관심이 없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흔히 세상은 우리에게 별 관심이 없다고 하잖아요. 다시 말해 사소한 실수를 한다고 해서 스피치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데, 스스로 실수를 과도하게 의식할 뿐입니다.


    한 가지 더, 나 자신에 대한 오해 역시 말하기 불안을 일으킵니다. 자신이 어떻게 비쳐질지, 자신의 목소리가 어떤지, 자신의 과거 경험 등이 오해를 불러일으킨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인식적 요인은 어찌 보면 가장 개선하기 쉬운 부분이기도 합니다. 오해를 바로잡기만 하면 되니까요.


    두 번째는 기질적 요인입니다

    선천적으로 타고난 기질 중에 말하기 불안을 유발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민감함입니다. 자기 자신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면 완벽주의로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스피치를 제법 괜찮게 하더라도 너무 민감하게 생각하면 자신의 장점과 단점이 너무나 크게 보입니다. 다른 사람이 괜찮다 고 하더라도 자꾸만 자신의 부족한 점에 집착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자신의 스피치에 대해 항상 불만족스러울 수밖에 없겠지요. 게다가 민감함이 자신의 스피치를 듣는 상대방에게 향한다면 그들의 반응에 과도하게 신경 쓰게 됩니다. 이것 역시 완벽주의로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선천적 기질은 말 그대로 타고난 것이니 바꿀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이러한 선천적 기질은 때로는 약점이, 때로는 강점의 씨앗이 됩니다. 따라서 주어진 선천적 기질을 강점으로 변화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가령 타고나길 민감하다면 발표 중간중간 청중의 반응을 다른 사람들보다 훨씬 더 예리하게 포착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청중의 반응에 따라 발표 내용을 적절히 수정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세 번째는 경험적 요인입니다

    선천적인 기질과 무관하게 경험의 결과로 말하기 불안이 생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스피치 성공 경험이 없는 경우 자신감이 부족할 수 있고, 반대로 스피치 실패 경험이 많은 경우 낮선 사람들 앞에서 말하는 것 자체에 트라우마가 생길 수 있지요. 주변에서 부정적인 피드백을 받는다면 자신감 부족과 트라우마는 더욱더 심해집니다.


    이런 경험적 요인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꾸준한 연습과 준비가 필요합니다. 평소에 작은 성공의 경험을 계속 쌓아 가는 것이죠. 우리 안에는 놀라운 잠재력이 숨어 있습니다. 실패의 경험이 있으면 그러한 잠재력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합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놀라운 잠재력에 빛을 비춰줄 성공 경 험인데, 이것은 충분한 연습과 준비에서 비롯됩니다.


    네 번째는 상황적 요인입니다

    상황적 요인은 말 그대로 말을 해야 하는 상황의 특수한 요인들입니다. 말하기와 스피치 실력이 많이 쌓이더라도 쉽게 익숙해지지 않는 것이 바로 상황적 요인 때문입니다. 상황은 그때그때 다르니까요. 친구들과 편하게 대화하는 상황과는 다르게 혹독한 평가를 받아야 하는 순간의 스피치는 당연히 불안하고 긴장될 겁니다. 경쟁자가 많다면 그 불안과 긴장은 더욱 커질 것이고, 스피치를 듣는 청중이 자신보다 뛰어난 전문가일 경우에도 말하기 불안이 생겨납니다.


    이러한 상황적 요인은 이미 앞서 살펴본 인식, 기질, 경험과는 조금 다른 부분이 있습니다. 인식, 기질, 경험의 요인은 어떤 형태로든 개선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상황적 요인은 개선의 대상이 아닌 대응의 대상이지요. 인식, 기질, 경험상으로 스피치 준비가 잘되어 있다 하더라도, 개인적으로 엄청나게

    중요한 스피치인 데다 쟁쟁한 사람들과 경쟁하고 평가까지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면 불안하지 않는 것이 이상하겠죠?


    아무리 스피치 실력이 뛰어나도 말하기 불안을 불러일으키는 상황적 요인은 늘 우리 곁에 있으므로, 이에 대해 현명하게 대처하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 중요합니다. 반복된 연습과 준비만이 이러한 상황적 요인을 극복하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기억하세요. 연습만이 성공을 만든다(Practice makes perfe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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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정보는 도서의 일부 내용으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보다 많은 정보와 지식은 반드시 책을 참조하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