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이 자기 곁에 있는 누군가 때문에 마음에 상처를 입고, 관계를 지속해야 할지 고민을 한다. 헤어지고 싶다는 마음이 굴뚝같아도 혈육이라서, 자녀들 때문에, 먹고살기 힘들어서 등등, 다양한 이유로 이별을 결심하기가 어렵다. 게다가 어릴 때 입은 마음의 상처는 어른이 된 후에의 인간관계에도 영향을 준다. 사람을 대할 때 자신이 없고, 상대가 진심으로 다가와도 그 마음을 믿기가 힘들다. 뭔가 일이 잘 안 풀리면 다 내 잘못인 것만 같다. 저자는 이렇게 우리가 인간관계로 고통스러워하면서도 이별을 선택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가, 인간은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는 존재이기 때문이라고 보았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라는 명제에서도 알 수 있듯이, 타인과 함께하는 것이야말로 인간이 지닌 본성이며, 타인과 함께 살아가는 것이 무엇보다 ‘나 자신의 생존’을 위해 꼭 필요한 조건이라는 것이다.
이 책은 소통 강의를 하는 저자가 강의를 다니면서 많은 사연들을 들으면서 찾은 소통의 해법을 지금 이 순간에도 헤어질까 지속할까, 고민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전하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이 책은 단순한 소통 기술을 넘어 감성 지능(EQ)을 통해 인간관계 속 갈등을 예방하고 진정한 소통의 본질을 이해하는 방법을 제시한 혁신적인 내용과 함께 감성 지능을 바탕으로 이기적 소통이 어떻게 이타적 행동으로 진화할 수 있는지 명쾌하게 설명하고 있다.
■ 저자 박보영
화법, 소통에 진심인 소통 전문가. 여리고 낯을 가리는 성격을 타고나서 어릴 때부터 인간관계 때문에 마음고생을 많이 하였다. 가족 간의 관계도 어려웠지만, 사회인이 되어 만나는 이들과의 인간관계는 훨씬 더 어려운 점이 많았다. 바로 이점이 저자가 소통을 진심으로 고민하고 연구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사람의 본성인 감정을 들여다보고 행복하게 사용하는 방법을 제시, 행복한 나로 완벽히 존재하도록 돕는 감성 전문가이다.
연세대학교를 졸업하였고, 같은 대학 교육대학원에서 상담교육학과 석사, 성균관대학교 신문방송학과 휴먼커뮤니케이션 박사학위를 받았다. 아시아나 항공 cabin 승무원 재직 시절, 고객들과의 뛰어난 소통 능력을 인정받아 교육훈련 교관을 역임하였다. 서울 힐튼호텔 트레이닝 센터 원장을 거쳐 강사로 전업한 후에는 청와대 비서실을 비롯한 관공서와 대기업, 그리고 대형 병원 등에서 직장 동료 및 고객과의 지혜로운 소통법을 알려주는 강의를 25년째 진행하고 있다. 저서로는 『So통: 감성으로 행복하게 소통하기』, 『화난 고객과 쿨하게 소통하기』 가 있으며, 유튜브 ‘박보영의 이기적 소통 TV’를 운영 중이다.
현재 센토스(SENTOS) 컨설팅 대표로 기업과 공공기업에서 소통과 감정 코칭 등을 강의하고 있다.
■ 차례
들어가는 이야기_지금 이 순간에도 헤어질까 지속할까, 고민하는 당신에게
Chapter 1. 마음이 아파 견딜 수 없나요
〔1〕 이렇게까지 살아야 할까
〔2〕 그럼에도 관계를 포기할 수 없는 이유
〔3〕 사람 때문에 울지만, 사람 덕분에 살아간다
Chapter 2. 상처받은 내 마음 들여다보기_‘온전한 나’를 회복하는 법
〔1〕 ‘파충류의 뇌’에 지배당하지 않으려면
〔2〕 감정대로 행동한다면 온통 패자뿐
〔3〕 소통의 순간, ‘목표’를 되새김질하기
Chapter 3. 상대의 마음으로 한발 다가서기_얽히고설킨 관계의 실마리를 푸는 공감 노하우
〔1〕 나 자신을 위한 이기적인 선택, 공감
〔2〕 상처받은 이에게 필요한 건 ‘선생님’이 아니다
〔3〕 구체적으로, 정성을 기울일수록 마음 문이 열린다
〔4〕 부정적 감정을 무력화시키는 영리한 언어 표현
Chapter 4. 부드럽게, 따뜻하게, 명료하게
〔1〕 이기적 소통을 위한 감정 조절 ①: 상황 인식하기
〔2〕 이기적 소통을 위한 감정 조절 ②: 상황 추측하기
〔3〕 이기적 소통을 위한 감정 조절 ③: 상황 해석하기
〔4〕 억울하다고 호소하기 전에 짚어봐야 할 것
〔5〕 상대의 요구에 의문이 생길 때 대처법
〔6〕 무뚝뚝한 성격을 친절하게 변화시키는 다정다감 대화법
〔7〕 실수는 바로잡되, 감정은 지켜주는 리더의 언어 습관
Chapter 5.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도록_언어만큼 중요한 비언어적 소통 요소
〔1〕 상대가 보고 듣는 모든 것이 소통이다
〔2〕 비언어적 요소 ①: 환경 & 타이밍_소통을 위한 최적의 순간
〔3〕 비언어적 요소 ②: 몸짓_친근하고 진지하게
〔4〕 비언어적 요소 ③: 표정_볼수록 기분 좋은 사람
〔5〕 비언어적 요소 ④: 눈맞춤_진심을 가득 담기
〔6〕 비언어적 요소 ⑤: 감탄사_불꽃놀이 같은 감정 전달
못다 ㅎㆍㄴ 이야기_어눌하고 서툴러도 행복한 관계를 이어가고픈 그대들에게
감성 지능(EQ)을 통해 인간관계 속 갈등을 예방하고 진정한 소통의 본질을 이해하는 방법을 제시합니다. 또한 소통 상대에게 존중과 공감, 이해의 기술을 어떻게 구체적으로 사용해야 하는지 명쾌하게 설명하며 다양한 관계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고 싶은 사람, 자존감을 높이고 행복한 삶을 살길 원하는 사람, 효과적인 리더십을 발휘하고 싶은 사람 등 더 나은 관계를 원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소통의 기술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켜줍니다.
이기적 소통
마음이 아파 견딜 수 없나요
그럼에도 관계를 포기할 수 없는 이유
그 무엇보다 소중한 존재
엉켜버린 관계로 고민하는 분들은 하나같이 상대의 눈치를 보곤 한다. 상대의 기분을 풀어주기 위해 이런저런 노력을 해보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는다. 좌절감과 죄책감에 자신을 채찍질하다 보면, 어두운 수면 밑으로 계속 가라앉는 것만 같단다.
잘 해보려다 관계가 엉켰을 때, 상대보다는 자기 탓을 하면 해결이 더 힘들어진다. 예컨대 내가 말을 잘못해서, 무신경해서, 표현이 서툴러서 상대의 마음을 상하게 했다는 식이다. 물론 실제로 내 잘못이 커서 그 바람에 관계가 꼬여버렸을 수도 있다. 자신에게 잘못이 있다면 돌아보고 자기 성찰을 하는 것은 관계 개선을 위해 중요한 태도이다.
문제는 꼬여버린 관계에 매달리고 상대의 반응에 연연하다가, 내 마음을 놓쳐버린다는 데 있다. 상대의 마음만큼 상한 자신의 마음을 돌아보지 못해 무방비 상태로 버려둔다. 그래서 막상 상대의 마음이 회복된 후, 미처 돌아보지 못했던 내 마음이 괴상하게 바뀌었다는 걸 뒤늦게 알게 된다. 엉뚱한 순간에 불쑥불쑥 괴상한 감정이 터져 나오는 걸 보면서 말이다. 이렇게 악화되기 전에 먼저 내 마음을 함께 살펴보았더라면 어땠을까.
그동안 수많은 소통 문제를 접해오면서 뼈저리게 느낀 점은 ‘나를 귀하게 여기고 내 자존감을 지키는 것’이야말로 건강한 관계를 위한 첫걸음이라는 사실이다. 이 세상에서 내가 가장 소중하게 여겨야 할 사람은 누구일까. 누군가는 ‘자녀’라고 답할 것이고, ‘배우자’나 ‘부모님’, ‘친구’라는 답변도 나올 것이다. 하지만 이 답변들은 모두 틀렸다. 내가 최고로 귀하게 여겨야 할 사람은 바로 ‘나 자신’이다. ‘나’의 존재가 가장 소중하다는 것을 한시도 잊지 않는다면, 우리는 매 순간 매우 지혜로운 선택을 할 수 있다. 내가 온전히 평온하고 힘이 있어야만, 타인과의 관계도 행복하게 유지할 수 있다. 한마디로 나부터 행복해야 타인과도 행복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면 나는 어떨 때 가장 행복할까?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최인철 교수의 행복론을 빌어 행복의 세 가지 조건을 짚어보자.
첫째, 자유로운가.
둘째, 유능하다고 느끼는가.
셋째, 관계가 좋은가.
자유롭게 내 마음대로 무언가를 할 수 있는 환경에 있고, 자신이 유능하다고 느낄 만한 성과를 거두며, 함께하는 사람들과의 관계가 좋을 때 우리는 행복감을 느낀다는 뜻이다. 스스로에 대한 자존감,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내가 존중받는 자존심 모두 높기 때문이다.
반대로 자유롭지 않고, 무능감을 느끼고, 주위 사람들과의 관계가 좋지 않을 때 불행하다고 느낀다. 스스로가 초라해 보이고, 타인에게 인정받지 못하며 무시당한다고 느끼는 것이다. 그러면 마음이 슬퍼지고 불행해진다. 이때는 내 안에서 나를 지켜내는 에너지가 급격히 소모되면서 맥이 빠진다. 아무 일도 할 수 없고, 하기도 싫어지다. 그리고 나를 무시하는 듯한 상황이나 사람에 대한 분노와 저항이 시작된다. 자존심이 상하고 불행한 감정을 안겨주는 상황이나 사람에 대해 거부감이 심해진다. 내 마음이 이렇게 바뀌면 상대는 어떨까. 역시 마음이 좋지 않게 바뀔 것이다. 결국 행복한 이는 아무도 없으며, 모두가 불행해진다.
이렇게 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세상에서 나 자신이 가장 소중한 존재라는 사실을 잊지 않으면 된다. 내가 가장 소중하기에 먼저 내 자존심을 지켜야 한다. 내 자존심이 손상당하지 않으면 상대를 대할 때 예의와 배려를 지킬 수 있는 에너지가 있다. 뒤틀린 마음은 뒤틀린 표현을 낳는다. 그래서 열과 성을 다해 나의 자존심을 지켜내는 방법을 배우고 연습해야 한다.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나를 우선 지키면서 상대와 잘 지내는 방법이기에 나는 이를 ‘이기적 소통법’이라고 부른다. 내 자존심을 보호하고 상대의 마음을 배려하면서 좋은 관계를 이어나갈 수 있는 똑똑한 소통의 방법, 어떤 상황에서든지 ‘나’를 중심에 두고 이기적으로 소통하면, 내가 행복해질 수 있다. 그러면 관계가 안녕해진다. 함께하고픈 누군가와 오래오래 관계를 지속할 수 있게 된다.
상처받은 내 마음 들여다보기
감정대로 행동한다면 온통 패자뿐
지금 나의 감정은 어떤 상태일까
우리가 느끼는 감정의 시작은 우리의 의지와 관계없이 어떤 대상에 의해 ‘툭’ 일어나며 그렇게 ‘툭’ 느껴지는 감정을 인지한다는 것은 관계를 유지하고 소통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영화 ‘인사이드 아웃’에서는 감정 지능의 기능 중 ‘자기감정 인식’에 관해 그 중요성을 드러내지는 않았지만, 매 순간 일어나는 상황과 상대방과의 대화에서 주인공 라일리가 느끼는 감정은 선명하게 등장한다.
이렇게 상황과 사람에 대한 감정을 선명하게 인지할 수 있어야 감정 컨트롤 장치에 입력되고 원하는 감정으로 조정된다. 자기가 느끼는 감정의 정체를 알지 못한다면 무엇을 컨트롤해야 하는지도 알 수 없기에, 혼란스러워하거나 엉뚱한 결과를 가져오는 행동을 저지를 수 있다. 소통 상황에서도 “그런데 왜 화를 내?”라는 상대의 말에 내가 화가 난 건지, 짜증이 난 건지, 걱정이 되는 건지를 구분할 수 없다면 소통은 더 어려워진다.
EQ이론을 구축한 뉴햄프셔 대학교의 심리학 교수 존 메이어 박사는 자기 감정을 인식하는 상황을 ‘자기의 기분을 알고, 동시에 그 기분에 대한 자신의 생각도 아는 것’, 그러니까 ‘내가 이 기분을 느끼는 것은 OO때문이야.’를 알고 있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자기 기분이 어떤 상대인지를 정확하게 아는 것은 그 감정을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컨트롤할 수 있는 가능성을 말해 준다. 감정컨트롤 본부인 전두엽에 ‘이건 슬픔’, ‘이건 불쾌함’, 이건 분노‘로 입력하려면 자신의 감정을 깊이 들여다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자기감정 인식의 기능은 세 가지 형태로, 관계의 형성과 소통과정에서 작동한다.
첫째, 어떤 상황에서 나는 가장 기분이 좋은지, 행복하지를 알 수 있다. 또한 스트레스 상황이 어떤 상황인지도 알 수 있기에 스트레스 관리에서도 감정 인식은 큰 역할을 한다. 스트레스를 느끼는 상황과 사람을 알고 있다면, 그에 관해 준비하고 대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둘째, 자기가 인식한 감정을 정확히 표현할 수 있다. 자기 감정을 단어로 표현할 수 있다면, 불필요한 오해를 하지 않게 되어 소통이 조금 더 수월해질 수 있다. 이처럼 자신의 감정을 단어로 표현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 작업이 어려운 상태를 ‘언어 감각 불능증’ 또는 ‘감정 표현 불능증’, 영어로는 ‘Alexithymia’라고 한다. 감정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는 사람은 ‘감성적 공백’으로 무덤덤하고 아무 느낌 없는 삶을 살게 되며, ‘함께 하기’를 어려워한다. 현실적으로 본인보다 함께 하는 사람들이 더 힘들어하기 때문에, 이런 증상이 있는 사람은 소통과 관계 유지에 어려움을 겪는다.
셋째, 내가 어떤 상황에서 어떤 감정을 느끼며, 그럴 때는 어떤 표정을 짓는지 정확히 알고 있다. 그러므로 상대의 표현을 인지하고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 예컨대 나 자신이 상대와 비슷한 상황이었을 때 당황했던 경험이 있고, 지금 상대의 표정이 그때의 자신과 같다면, “아이고, 저런! 너무 당황하셨겠어요.”라고 공감할 수 있는 것이다.
불쾌한 감정에 휘둘리지 않기 위한 요령
상황이나 사람에 대해 느낀 감정을 전달하는 경우를 경험한 적이 있을 것이다. 디지털 AI가 절대 가질 수 없는 우리의 ‘감정의 뇌’로 감정을 인식한다는 것은 나의 삶을 긍정적 감정으로 충만하게 채워가기 위한 노력인 동시에 행복하게 ‘함께하기’ 위한 일이기도 하다. 중요한 순간 함께하는 사람에게 우리의 감정을 알도록 말로 표현하는 것은 확신과 신뢰를 줄 수 있으며, 때로는 오해와 불신이 생기지 않게 하는 중요한 소통 방법이다.
우리는 상대나 상황 때문에 화가 났을 경우, 함께하는 사람이 당연히 우리가 느끼는 감정을 알고 있을 것이라고 단정짓곤 한다. 그리고 우리의 감정을 고려하지 않은 행동이나 말을 할 때, 불같이 분노를 뿜어내며 관계를 어렵게 만든다. 감정 컨트롤 본부의 결재를 받지 않은 두 사람의 감정은 ‘어디 한번 끝까지 가보자!’하면서 상처만 남는 불통을 시작한다. 한바탕 전투를 치르고 난 후 어느 정도 시가니 지나면 감정의 뇌인 편도체는 평온을 되찾고, 그제야 ‘후회’라는 감정이 찾아온다.
감정의 뇌인 편도체가 강한 감성적 자극을 받아서 감정이 활성화되면,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고 나서 다시 평온해진다. 편도체가 진정되어 평온해지려면 시간이 필요한데, 이때 상황과 상대방을 피해 다른 장소에 가서 심호흡을 하고 바람을 쏘이고 따뜻한 햇볕을 느끼는 등의 시도가 필요하다. 이때 도움이 되는 것이 ‘마음의 발코니’이다.
차를 한잔 마실 정도의 잠깐의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그리고 출퇴근 시간에라도 ‘마음의 발코니’에서 감정 컨트롤 본부를 작동시켜 편도체를 진정시키려는 습관은 ‘함께하기’를 성공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니 익숙해질 수 있도록 자주 연습해 보자. 그리고 또 한 가지, 시간과 상황이 허락한다면 나의 감정이 어떤 상태인지 상대방에게 알려주면서 협조를 구하는 방법은 매우 효과적이다. 담담하면서도 진솔하게!
지혜로운 이 순간이 진짜 중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부정적이고 불쾌한 감정에 휘둘려 상황을 망치지 않고, 서로에게 상처 주지 않은 채 성공적으로 소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끊김 없이 말을 주고받는다고 해서 소통이 성공적인 것은 아니다. 불쾌한 감정에 휘둘리지 않도록 감정을 추스르기 위한 ‘멈춤’의 기회를 나에게도, 상대에게도 충분히 주자. 더 안정적이고 평온한 상태에서 누구에게도 상처를 주지 않고 진실한 소통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상대의 마음으로 한발 다가서기
부정적 감정을 무력화시키는 영리한 언어표현
끓어오르는 감정에 기분 좋게 찬물 끼얹기
“눈부시게 예쁘게 생겨 가지고 왜 말귀를 못 알아들어!”
어느 드라마의 한 장면, 남녀 주인공이 텔레비전 출연을 놓고 서로 나가겠다고 다투는 과정에서 남자가 여자에게 갑자기 던진 말이다. 이 말을 들은 여자는 당황하면서도 순식간에 기분이 좋아져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결국 남자에게 기회를 주게 된다.
소통하는 두 사람의 갈등은 그 뒤에 숨겨진 욕구를 간파해야 해결될 수 있으며 갈등의 뒤에 숨겨진 공통적 욕구는 자존심이다. 자신이 원하는 것이 마음대로 안 되고 무시당했을 때 느끼는 상처는 어떤 대가를 치루더라도 반드시 관철하고야 말겠다는 본능을 건드린다. 이때 극적으로 갈등의 감정을 잠재우고 소통의 목표로 되돌리는 작업을 해야 설득할 수 있는데, 가장 빠른 방법은 상대방의 능력과 장점을 인정하는 칭찬이다.
사실에 입각한 칭찬을 ‘훅’ 등지면 순식간에 마음의 빗장이 열린다. 대화의 내용과도 전혀 상관없는 ‘뜬금포’를 날려도 상관없다. 갑자기 기분이 좋아진 상대방은 변화된 감정을 드러내지 않으려 발버둥치지만, 이미 전의를 상실한다. 서로에게 갈등을 만들었던 이야기를 이해하려 애쓰며 한발 물러설 이유를 찾는다.
이때도 방법이 필요한데, 정말 갑자기 ‘훅’ 칭찬을 말하고, 그 다음 설득할 말을 하는 것이다. 칭찬은 감정을 춤추게 하기 때문에 그다음에 한 말은 빨려들 듯 받아들이게 된다. 말하자면 저항 자체를 할 수 없게 만드는 것이다. 우리의 뇌는 감성 신호에 빛의 속도로 반응하므로 이 ‘훅’치고 들어가는 칭찬 기술은 갈등을 풀어내는 소통에 매우 효과적이다.
아이가 어릴수록 거짓말을 안하고 솔직한 마음을 이야기하도록 하는 소통 방법은 엄마가 큰 소리로 호통을 칠거라 예상하며 불안해하는 아이에게 ‘훅’하고 ‘내 마음이 이래.’라고 말하며 부모의 감정을 알려주는 것이다. 전투태세를 갖추었던 아이의 감정의 뇌는 그야말로 갑자기 ‘훅’ 들이닥친 ‘엄마의 슬픈 감정’을 마주하고 전의를 상실한다. 엄마를 더 슬프게 하지 않아야겠다고 결심한 아들은 거짓말이나 변명을 하지 않고 그야말로 허심탄회하게 털어놓는다.
당연히 ‘아, 그랬구나.’하며 스스로 어떻게 할 것인지 말할 수 있도록 기다려주면, 아무도 큰 상처 없이 소통은 성공적으로 끝난다. 이 과정에서 아이는 거짓말하지 않는 자기 자신이 자랑스럽고 부모의 믿음을 확인하는 기회가 되어 자존감 높은 아이로 성장할 수 있다.
끓어오르는 감정에 찬물을 끼얹는 ‘훅’치고 들어가는 소통 방법은 내가 선호하는 매력적인 소통 방법 중 하나이다. 상대의 감정을 안정시키고 긍정적으로 만들어 주는 ‘칭찬’과 ‘감정 말하기’는 결과적으로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설득되지 않았다 해도 서로에게 감정적 상처를 남기지 않고 관계가 유지되는 성공적인 소통으로 이끌 수 있다.
‘훅’치고 들어가서 감정을 무력화시키는 소통 방법을 적절하게 사용해야 하는 이유는 나의 감정도, 상대의 감정도 상처받은 상태로 평온하지 않으면 소통의 목표는 잊히고, 나중에는 무엇 때문에 그렇게 까지 화가 났는지도 모르는 상태로 서로에게 뜨거운 맛을 보여주며 ‘헤어질 결심’을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부드럽게, 따뜻하게, 명료하게
실수는 바로잡되, 감정은 지켜주는 리더의 언어 습관
직원을 성장시키는 리더는 이렇게 말한다
“이 대리, 보고서 올릴 때는 두 번씩 보는 건 기본인데 몰라? 오타 봤어? 도대체가!”
“아빠가 말하는 거 그냥 듣고 해! 내가 더 오래 살았어! 내 말이 맞아!”
내 일이 아닌 듯 들어도 딱 하기 싫어지게 만드는 말이다. 정말 모든 것이 다 나를 위하는 일이라 할지라도, 또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맞는 말이라 할지라도, 감정이 건드려지면 부화가 치밀어 오른다. 특히 직장에서 상사의 위치나 개인적인 관계에서 손윗사람의 위치에 있다면, ‘꼰대’ 소리를 듣건 말건 하고자 하는 말을 본인의 언어 습관대로 쏟아내는 사람이 있다.
“내 말이 맞아, 틀려? 틀린 거 있으면 말해봐!”
마무리도 이렇게 깔끔하게 위협적이다. 일상적으로 하는 소통에서의 언어 습관이라면, 상사의 입장 손윗사람의 입장에서는 또 하나의 소통 기술을 장착해야 한다.
‘멘토/멘티’ 또는 ‘코치/코치이’과정을 진행할 때, 리더의 입장으로 참석한 교육생들은 모두 이 답답한 신입들을 어떻게 사람을 만들지에 고민이 많다. 세대는 물론, 성격도 상황도 다르기 때문에 하나 하나 맞춰가면서 가르쳐야 하는가에 대한 의문부터 들고, 이미 ‘아무 것도 모르는 제로’라고 결론을 내리고 시작하는 리더는 가르치기 전에 열부터 받아 ‘뱀의 뇌’가 되어 있으니 제대로 소통이 될리 만무하다. 그러나 제대로 알려주고 싶다면 제대로 소통해야 한다. 특히 소통의 에너지인 ‘자존심’이 목숨만큼 소종하다는 것을 잊지 않았다면 생각보다 소통은 쉬워진다.
“할 수 있는 거 아는데, 이것도 한번 생각해보면 어떨까?”
소통을 위한 다정한 언어 습관을 총동원하여 믿음을 말로 표현하는 것이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이다. 일을 가르치는 것은 소통이 성공하면 한 번에 두 마리씩 토끼를 잡아오게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가진 능력, 즉 공부하는 뇌를 최대한 활용하게 하려면 감정의 뇌를 먼저 극도로 즐겁게 해주어야 한다. 감정의 뇌는 존재가 인정받았을 때 가장 해복하여 에너지를 발산한다. 상대를 꾸짖을 때도 감정의 뇌에 집중하여 자존심을 건드리지 않도록 표현해야 하며, 만약 실패하면 소통도 관계도 실패한다.
“나 혼났는데···. 괜찮아. 알려준 덕분에 밤새 워크숍 준비했잖아.”
“아빠가 하신 말씀 생각해봤으니 너무 걱정 마세요.”
성과도 내고 관계도 망가지지 않는 ‘기분 나쁘지 않게 알려주는 방법’으로 ‘3시와 3정’ 소통방법을 권하고 싶다. 3시, 즉 ‘무시, 지시, 감시’는 당장은 성과는 날지 몰라도 모래 위에 나무젓가락을 꽂아두는 일이다. 바람만 살짝 불어도 순식간에 형체도 없이 사라진다. 반면에 3정, 즉 ‘인정, 걱정, 다정’은 꼼짝없이 상대를 내 사람으로 만들 수 있는 소통 방법이다.
진심은 상대방을 무시하지 않고 있어도 “이렇게 해! 저렇게 해!”는 분명 상대를 무시하는 말이다. “잔말 말고 시키는 대로 해!”는 명백한 지시어이고, “이거는 이렇게 해야지. 어떻게 하나 똑바로 지켜볼 거야!”는 상대를 믿지 않을 때 하는 감시의 말이다.
상대를 무시하고 몰아붙이는 ‘3시’ 대신에 ‘3정’의 방법을 사용하면, 마음의 에너지를 끌어올려 스스로 노력하게 하는 소통이 된다. “오, 그 방법도 좋아! 그리고 이런 방법도 한번 해볼래?”라는 인정과 제안의 말은 힘이 나게 한다. “잘하는 거 아는데 너무 긴장하니까 걱정이 되어서 그러는 거야, 이 매니저.”, “우리 딸, 공부하는거 아는데, 피곤해서 힘들면 어쩌나 걱정이 되어서 보러 온 거야.” 하면서 걱정해주는 다정한 말은 상대방에게 따뜻하게 걱정하는 속마음이 오해 없이 전달되는 훌륭한 소통이 된다.
집단 무의식 속에 장착된 생각과 태도가 소통에 주는 영향은 어마어마하다. 특히 우리나라는 손윗사람에 대한 공경과 복종이 의무인 것처럼 입력되고, 그 태도들을 물려받으며 관계가 형성되었다. 그래서 손윗사람은 나이가 어리고 직급이 아래인 손아랫사람에게 심사숙고한 언어를 사용하는 것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품격을 갖춘 말이 추앙받는 윗사람의 덕목으로 꼽히는 이유이며, 나이가 어린 사람에게도 존중하는 말투와 단어를 사용하여 자존심을 위해 주는 것은 어른으로서 자신의 인격을 지켜내는 ‘언격(言格)’이기도 한 것이다.
호칭과 지칭을 정성을 다해 말해야 한다는 내용을 기억한다면 덧붙여 ‘3정’으로 상대방이 나에게 귀한 존재임을 매 순간 전달하는 진실한 소통을 해야 할 것이다. ‘3시’로 무너트릴 수 있는 위험한 관계를 ‘3정’을 사용하여 단단하고 행복한 관계로 만들 수 있도록 지혜롭게 사용해 보기를 적극 권한다.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도록
비언어적 요소: 눈맞춤
말하지 않아도 온 몸으로 느낄 수 있는 이유
무언(비언어)으로 표현되는 속마음은 재채기처럼 감출 수가 없다. 애써 감추려 해도 눈빛이나 표정, 목소리의 톤이나 몸에서 드러나는 제스처로 바로 들켜버린다. 특히 눈빛은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는 속마음이며 진심이다. 말로 하지 않아도 보이는 비언어적 소통은 상대방에게 조금만 집중해도 알 수 있다 그리고 상대가 나에게 소중한 존재일수록 더 잘 알아챌 수 있다.
“내 눈 피하지 말고 똑바로 말해. 뭐 숨기는 거라도 있어?”
무언의 표현 뒤에 감추어진 속내는 눈빛을 통해 무수히 많이 전달되는데, 그 이야기는 상대방의 진심을 알려면 눈을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앞서 언급했던 ‘멜라비언의 법칙’도 소통에서 언어가 차지하는 비율은 고작 7%에 불과하다는 것을 지적하고 있다. 이처럼 우리는 말보다 표정을 포함한 몸짓, 즉 비언어소통을 먼저 시작했기 때문에 어쩌면 상대방의 몸짓 표현에 집중하여 소통해야 말보다 더 중요한 것을 놓치지 않을 수 있다.
그 중 ‘눈빛’이 주는 영향력은 단연 압도적이다. 따라서 진심의 소통을 하기 위해서는 눈빛 신호를 재빨리 분석하고 진심과 의도를 알아차리는 노력을 해야 한다. 반면 나의 진심을 들키지 않기 위해서는 눈을 피하고 소통을 하는 것이 유리할 때가 있다. 그리고 들키고 싶지 않아하는 상대의 속마음을 확인해야 할 때도 눈을 마주치지 않고 소통하는 방법은 곤란하거나 무안해지는 상황을 자연스럽게 피하며 편안하게 진심을 털어놓을 수 있는 소통이 된다.
“엄마가 생각해 보니까 조금 있으면 어린이날인데, 지금 그 선물 살까?
“가만있어 보자. 우리 아들이 선물 받을 만큼 착한 일을 한 거 같은데 뭐였더라?”
손을 잡고 걸어가며 네 속마음을 알고 있다고 말하면서 옆 눈으로 슬쩍 보니, 눈빛과 표정에서 조그만 머리가 분주하게 움직이는 것이 드러난다.
이 방법은 ‘쓰리쿠션 소통’인데 진심을 끌어내어 눈앞에 펼쳐 보이는 것보다 명분을 찾아주고 당위성을 갖게 하며, 슬쩍 눈빛을 피하고 말하는 ‘쓰리 쿠션 소통’은 스스로 진심을 보이는 용기를 낼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더 좋은 방법인 것이다. 솔직함을 예의와 배려로 표현하는 ‘쓰리 쿠션 소통’은 눈빛으로 맞닥뜨리는 공격이 아니라, 옆에 가서 슬쩍 앉아 말하는 안심과 편안함을 주므로 결과적으로 나에게 더 유리하다는 것이다.
미처 말로 전하지 못하는 진심이 무언으로 전해질 때는 분명 이유가 있다는 것을 이해하고 조금 더 긴장하고 세심하게 상대를 살펴보자. 그의 눈빛이 말하는 것을 알아차리기 위한 노력은 관계를 더 좋게 만들 것이다. 사랑과 미움이 말이 아니라 첫눈에 시작되는 것처럼 말하지 않아도 느낄 수 있는 우리의 감정의 뇌를 더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진심을 알아주는 소통을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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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정보는 도서의 일부 내용으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보다 많은 정보와 지식은 반드시 책을 참조하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