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내 말의 요점을 잘 좀 알아들었으면 좋겠다.’ 모두 원하는 바지만 쉽지만은 않다. 불통을 유발하고 혼란을 일으키는 요소가 말 속에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다듬어지지 않은 표현, 부족한 논리, 그냥 쏟아내는 정보, 비합리적인 전달 방식…. 이런 것들만 잘 걷어내도 당신의 말과 글은 사람들의 집중력을 사로집을 수 있다.
제목부터가 관심을 끌어당기는 책, 『사람들이 내 말에 집중하기 시작했다』를 쓴 앵커 로스 앳킨스는 ‘BBC 수석 설명가’라는 별명을 가진 앵커다. 20년간 현장과 뉴스룸을 오가며 수많은 방송 프로그램을 제작해온 베테랑 언론인에다 명료하고 탁월한 브리핑으로 수백 만 조회수를 기록하며 전 세계 시청자를 사로잡은 뉴스쇼의 진행자로 유명한데, 그런 그조차도 말이 어려웠던 시간들이 있었다고 한다. 면접과 회의, 협상을 비롯해 ‘통하는 말’이 필요한 때마다 갈고닦아온 자신만의 말하기 원칙과 전략을 『사람들이 내 말에 집중하기 시작했다』에 담았다. BBC 기자, 앵커로 20년간 현장에서 구축해온 그만의 공식을 압축한 책이다. 1분 1초가 시급한 뉴스룸을 오가며 상대에게 통하는 말하기란 일종의 기술이라는 걸 터득한 그는 실제 현장 사례를 중심으로 ‘신뢰’와 ‘호응’을 얻는 말하기 공식을 7단계로 정리했다.
■ 저자 로스 앳킨스(Ros Atkins)
로스 앳킨스는 국제 사회의 굵직한 사건을 취재 및 보도해온 BBC 소속 언론인 이다. BBC 뉴스 채널과 BBC World News에서 실시간 다중 온라인 브라우징을 활용한 생방송 뉴스 프로그램 〈Outside Source〉를 비롯해 다수의 프로젝트를 제작하고 진행했다. 세계 각국의 빅 이슈를 전하는 그는 전 세계인에게 복잡한 이야기를 명확하고 소화하기 쉬운 방식으로 설명하는 능력으로 유명해진 인물이다. 특히 주요 이슈를 간결하고 날카롭게 보도하는 뉴스 클립쇼 〈Ros Atkins on...〉은 BBC의 여러 플랫폼을 통해 수백 만회의 시청 수를 기록했고, 그의 설명 자체가 하나의 현상이 되어 비즈니스, 정치, 언론계에서 두루 화제를 모았다. 디지털 플랫폼, TV, 라디오를 넘나들며 복잡한 정보를 명확하고 간결하게 스토리텔링하는 능력으로 BBC의 수석 설명자explainer-in-chief라는 수식어를 얻기도 한 그는 BBC 저널리즘의 다양한 표현을 지원하기 위해 2017년부터 시작한 50:50 프로젝트의 창립자이며, 저널리즘과 미디어, 혁신, 창의성에 대해 연설하는 글로벌 저널리스트다.
■ 역자 이민희
충실하게 듣고 능숙하게 전달하는 사람이 되고 싶은 번역가. 늘 가장 좋은 해석을 꿈꾼다. 옮긴 책으로 『무기가 되는 시스템』, 『드라이』, 『디지털 원주민 키우기』, 『과학자가 되는 시간』, 『기후변화, 그게 좀 심각합니다』 등이 있다.
■ 차례
프롤로그 | 내 말이 통하는 말이 되려면
1장. 통하는 말하기의 조건
단순함 | 필수 디테일 | 복잡성 | 효율성 | 정확성 | 맥락 |
방해 요소 제거 | 흥미 유지 | 유용함 | 명확한 메시지 | 1장 요약
2장. 듣는 사람의 눈높이 맞추기
대상: 청자가 누구인가?
지식수준 판단: 무엇을 알고 싶어 하며, 얼마만큼 아는가?
맞춤화: 어떤 방식으로 정보를 전달받기 원하는가?
개인화: ‘날 위한 이야기’라 느끼게 하려면?
신뢰: 어떻게 신뢰감을 전할까?
2장 요약
3장. 핵심을 확실하게 전하는 7단계 말하기 공식 (기본편)
1단계: 구상하기
2단계: 정보 수집하기
3단계: 정보 추출하기
4단계: 정보 정리하기
5단계: 정보 연결하기
6단계: 긴축하기
7단계: 전달하기
3장 요약
4장. 어떤 상황에서도 당황하지 않는 7단계 말하기 공식 (응용편)
어떤 상황에서든 순발력 있게 말하기
1~3단계: 정보 준비하기
4단계: 정보 정리하기
5단계: 말로 해보기
6단계: 암기하기
7단계: 질문에 답하기
4장 요약
5장. 일상에서 전달력을 높이는 말하기 기술
말로 간단히 설명하기
글로 간단히 설명하기
5장 요약
에필로그 | 세상과 선명하게 연결되는 법
전 세계에서 일어나는 복잡한 일들을 명쾌하게 보도하는 말의 대가로서 기자 및 앵커로 일하며 20년간 현장에서 구축해온 자기만의 공식을 압축했습니다. 1분 1초가 시급한 뉴스룸을 오가며, 실제 현장 사례를 중심으로 ‘신뢰’와 ‘호응’을 얻는 말하기의 요령을 7단계로 제시합니다.
사람들이 내 말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통하는 말하기의 조건
단순함
BBC 언론계의 거인이자 당대 최고의 각본가인 앨런 리틀은 사내 교육 영상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단순함이 이해의 열쇠입니다. 단순한 언어는 청자나 독자의 이해를 가로막는 걸림돌을 최소화합니다. 여기서 요점은 신중하게 선별한 정보에도 사람들이 이해하는 데 방해가 되는 단어, 문장, 사실 관계가 있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접근하니 곳곳에서 이해의 걸림돌이 발견됐습니다. 제 말의 상당 부분이 제가 의도한 메시지에 도움이 안 될뿐더러 되려 해를 끼친다는 걸 깨달았죠. 그때부터 저는 단순함을 더욱 중시하게 되었습니다.
2022년에 뉴질랜드 정부는 모든 공공 커뮤니케이션이 "단순하고 체계적이며 이용자 친화적이어야 한다"고 규정하는 쉬운 말 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가디언》 등의 매체를 비롯한 학자들은 이와 관련해 "정부 커뮤니케이션은 이민자 정책, 이혼 절차, 복지 수당 수급, 내 집 마련 등 시민들의 삶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불분명한 소통은 시민들의 서비스 이용을 가로막고, 정부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며, 사회 참여를 저해할 수 있다"라고 밝혔죠. 불필요한 수식어, 모호한 용어, 길고 복잡한 문장 대신 쉬운 말로 전하는 메시지는 청자가 귀를 기울이고 실행에 옮길 가능성을 키웁니다.
그래서 저는 '이 내용을 더 단순하게 전달할 수 없을까?' 하고 끊임없이 자문합니다. 단순히 문장의 길이나 정보를 줄이는 것이 능사는 아닙니다. 관건은 산만하고 불필요한 정보를 제거하는 것입니다.
필수 디테일
디테일이라 하면 앞서 말한 단순함과 모순된 것처럼 보일 수도 있는데 그렇지는 않습니다. 우리의 목표는 필요한 모든 정보를 쉽게 전달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현실에서는 필수 세부 사항이 간과되는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2010년대 들어 뉴스 미디어는 짧고 간결한 영상 제작에 집중했습니다. 시청자들이 긴 영상을 싫어한다는 통념 때문이었죠. 하지만 2016년에 저는 유튜브 런던 지사를 통해 의외의 데이터를 접했습니다. 콘텐츠가 매력적인 경우라면 시청자들은 오히려 더 긴 영상을 선호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는 관심 있는 주제에 대해서는 대중이 더 깊이 있고 상세한 설명을 원한다는 점을 시사했습니다.
해설형 언론에 중점을 두고 2014년에 출범한 미국의 뉴미디어 매체 복스(vox)는 이러한 사실을 일찌감치 깨닫고 일반 TV 보도보다 훨씬 긴 영상으로 빠르게 많은 시청자를 확보했습니다.
복잡성
우리는 단순하고 필수적인 정보를 원합니다. 그런데 쉬운 말로 전하는 필수 정보에도 불가피하게 복잡한 내용이 담겨야 할 때가 있습니다. 주제나 사안이 복잡할수록 효과적으로 말하기란 어렵기 마련이죠. 자칫하면 상대방에게 혼란이나 좌절, 더 나아가 불쾌감을 안길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복잡한 내용을 마냥 피하는 것이 능사는 아닙니다. 필수 세부 사항을 무시할 수 없는 것처럼, 말하고자 하는 내용의 본질적인 복잡성을 무시해서도 안 됩니다. 우리가 설명하려는 주제는 대부분 복잡하며, 제대로 전달하려면 그 복잡성을 감수해야 합니다.
누구나 복잡한 내용을 설명하려다 포기한 경험이 있을 것입니다. 스스로 설명하려는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거나 더 간결하게 설명하려는 의지가 없었기 때문이겠죠. 두 이유 모두 효과적인 소통에 걸림돌이 됩니다. 복잡한 정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전달하면 청중의 이해도와 신뢰도를 떨어뜨릴 수밖에 없습니다.
효율성
핸드폰이 우리의 집중력을 망쳤다고들 하지만, 우리는 넷플릭스, 유튜브, 영화관, 팟캐스트가 제공하는 콘텐츠에 얼마든지 장시간 동안 몰입할 수 있습니다. 결국, 얼마나 '기꺼이' 집중할 수 있느냐의 문제입니다. 흥미가 떨어지는 즉시 시선을 돌릴 수 있기에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오기 위한 경쟁이 더더욱 치열해졌습니다. 바야흐로 관심 경쟁의 시대인 것입니다.
훌륭한 편집자는 작성자도 모를 만큼 티 안 나게 원고에서 1000단어를 없애버릴 수 있다.
몇 년 전 《뉴욕타임스》 기자 제인 브래들리가 트위터에 올린 이 문구는 제가 지극히 공감하는 말입니다. 단어 수가 줄어든다고 해서 정보의 질이 낮아지진 않을까 우려스러울 수도 있지만 그런 경우는 드뭅니다. 오히려 그 반대인 경우가 더 많죠. 저도 설명문이나 연설문 등을 작성할 때 여러 번 훑어보며 거품을 거둬냅니다. 검토하면서 불필요한 단어, 정보, 문장을 제거하거나 압축합니다. 이 과정을 많이 거칠수록 효율적으로 전달할 수 있습니다. 단 효율적인 말하기와 간략하게 말하기는 다릅니다. 효율성은 주어진 시간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하죠. 따라서 효율적으로 설명하면 메시지가 명확해질 뿐 아니라 메시지를 전할 공간까지 최대한 확보할 수 있습니다.
정확성
BBC 사내 교육 영상에서 앨런 리틀이 한 말이 있습니다. 좋은 글쓰기란 자신의 의도를 정확한 말로 정확하게 표현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두 단계가 필요합니다. 첫째, 하고 싶은 말이 뭔지 파악하고 둘째, 적절한 단어를 선택하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이 이 두 단계를 간과해 의사 전달에 실패하곤 합니다.
의미를 전하는 방식은 다양하며 정확성이 커뮤니케이션의 필수 전제 조건은 아닙니다. 단, 효과적으로 설명해야 할 때 정확성은 필수 요소입니다.
맥락
맥락은 매우 중요합니다. 인간의 경험은 모두 다른 사건, 사람 또는 지식과의 관계 속에서 의미를 지닙니다. 우리는 이를 본능적으로 알고 있지만, 무언가를 설명할 때 맥락보다는 해당 주제나 사건의 세부 사항을 우선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뉴스 보도가 특정 사건에만 초점을 맞추고 그 사건을 일으킨 상황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는 경우가 그러합니다. 그러나 맥락을 생략하면 사람들이 해당 주제나 사건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거나 관심을 덜 기울일 수 있습니다. 그러면 어떤 형태의 설명도 효과적이지 않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상사에게 영업 성과를 보고할 때는 담당 전 영업 실적을 언급해야 합니다. 업무상 팀의 구조를 변경해야 한다고 주장할 때는 수차례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10년 동안 구조가 변경되지 않았다는 점을 언급해야 합니다. 맥락은 사람들의 관심과 이해를 부르는 열쇠입니다.
흥미 유지
디지털 세상에서 사람들은 빠르게 이동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시청률, 조회수, 팔로워 등의 데이터를 통해 사람들이 관심을 끊는 지점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이런 현실은 가혹하지만 발전의 동기가 되기도 합니다. 우리는 사람들이 어디서, 왜 관심을 잃는지 파악해야 합니다. 불분명해서? 지루해서? 쓸데없는 정보를 제공해서? 이는 동영상, 프레젠테이션, 연설, 보고서 등 모든 형태의 말하기에 적용됩니다. 다이얼 테스트를 떠올리며 잠재적 청자의 흥미와 관심을 떨어뜨리지 않기 위해 고민할 필요가 있습니다.
명확한 메시지
제가 쓰라린 경험을 통해 배운 바로, 말하고자 하는 바가 명확하지 않으면 상대방은 쉽게 알아챕니다. 그런 순간이 오면 추진력을 회복하고 상대방의 관심을 되돌리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이를 피하기 위한 제 전략은 미리 목적을 명확히 하는 것입니다.
리포트를 쓰든, 예산안 브리핑을 하든, 자선 모금 행사를 열든, 전달하는 모든 정보는 달성하고자 하는 목적에 부합해야 합니다. 당연한 말처럼 들려도 우리는 종종 취지에서 벗어난 정보를 단순히 흥미롭다는 이유로 설명에 포함하곤 합니다. 그러면 설명의 초점과 목적을 잃게 됩니다.
제가 설명이나 소통의 적합성을 평가하는 방법은 각 요소가 전체적인 목적을 뚜렷하게 뒷받침하는지 점검하는 것입니다. 목적에 도움이 안 되는 요소를 제거하면 정보들이 일관성을 갖추게 되고, 이제 그 정보들을 간단명료하게 전달하기만 하면 됩니다. 목적이 모호하거나 목적에서 벗어난 정보가 있으면 커뮤니케이션의 질이 떨어지기 마련입니다. 모든 정보가 하나의 목적으로 귀결될 때 설득력 있고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이 될 수 있습니다.
듣는 사람의 눈높이 맞추기
대상: 청자가 누구인가?
저는 소속, 연령대, 관심사, 전공 분야, 직급, 업무 성격 등 청중에 대한 최대한 많은 정보를 얻으려고 노력합니다.
라디오 프로그램을 기획한다고 하면 동료, 배급자, 청취자 등 설득할 대상을 파악하는 데 몇 주에서 몇 달까지 투자합니다. 그들에 대한 깊은 이해가 프로그램의 성패를 좌우하기 때문이죠. 만약 BBC 고위급 인사가 갑작스럽게 회의를 요청하는 경우라면 그가 누구인지, 조직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제게 어떤 의견이나 정보를 원할지 1분이라도 짬을 내어 파악합니다. 완벽하진 않아도 아무 준비 없이 참석하는 것보다는 훨씬 낫습니다.
어떤 상황에서든 누구에게 말할지 파악하고 있으면 더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습니다.
지식수준 판단: 무엇을 알고 싶어 하며, 얼마만큼 아는가?
물론 모든 사람의 개별적인 지식수준을 다 알 수는 없습니다. 청중의 규모가 크고 다양할수록 더더욱 그렇지요. 그렇지만 되도록 전반적인 수준은 알아내고서 시나리오를 짜는 편이 훨씬 낫습니다.
예를 들어 대중 연설의 경우 그 자리에서 청중에게 질문하여 알아낼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보통 누군가가 자신에게 관심을 기울이고 말하는 내용이 자신과 관련 있는지 확인하는 것을 불쾌하게 여기지 않습니다. 다만 쉽게 구할 수 있는 정보를 요구하면 게을러 보일 수 있습니다.
또한, 청중이 '무엇을 알고 있는지'뿐 아니라 '무엇을 알고 싶어 하는지'도 고려해야 합니다.
개인화: ‘날 위한 이야기’라 느끼게 하려면?
정보의 홍수 속에서 누군가의 관심을 끌기란 쉽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자신과 관련 있고 자신에게 의미 있는 정보라고 느낄 때 훨씬 더 집중합니다. 따라서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내가 말하려는 바가 그들을 위한 것임을 분명히 하는 것입니다.
청중의 규모가 클수록 개인적으로 소통하는 느낌을 주기 어렵습니다. 이런 경우 저는 BBC 월드 서비스에서 배운 전화 연결 인터뷰 기법을 활용합니다.
저는 매일 한 가지 이슈나 화두에 관해 청취자의 의견을 듣곤 했습니다. 하지만 세계 곳곳에 흩어져 있는 청중을 대상으로 할 때 '여러분의 생각을 들려주세요'와 같은 개방형 질문은 참여도가 그리 높지 않았습니다. 참여도를 높이기 위해 질문의 대상을 좁히기 시작했습니다. 예를 들어 우간다와 케냐에 관한 이슈를 다룰 때 단순히 "누구의 잘못이라고 생각하십니까?"라고 묻기 전에 '우간다와 케냐에서 듣고 계신다면'이라고 덧붙이면, 더 강한 호응을 끌어낼 수 있었습니다. 기후 변화와 같은 글로벌 이슈를 다룰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광범위한 질문 대신 "미국에서 듣고 계신다면 정부에 바라는 점이 무엇인가요?" 또는 "호주에 계신다면 기온 상승으로 어떤 영향을 받고 계신가요?"라고 물었습니다. 이렇게 특정 대상을 향해 질문하면 참여도가 더 높아졌습니다.
핵심을 확실하게 전하는 7단계 말하기 공식 (기본편)
1단계: 구상하기
가까운 미래에 무언가를 설명해야 한다고 가정해봅시다. 논문, 보고서, 발표, 강연, 업무 브리핑 등 계획된 시나리오에 따라 자세히 말하거나 글을 써야 하는 상황입니다. 가장 먼저 할 일은 다음 질문들에 답하는 것입니다.
누구를 위한 설명인가?
그들 사이에 일관된 지식이 있는가?
이 주제에 대한 청중의 지식수준은 어떤가?
청중이 나에게서 얻고자 하는 내용을 어떻게 요약하겠는가?
이 설명을 통해 특히 어떤 질문에 답해야 하는가?
청중이 어떤 방식으로 정보를 전달받기 원할까?
더 자세히 알아볼 방법이 있는가?
이 설명을 어디에서 하는가?
정해진 시간이 있는가?
시간을 엄수해야 하는가?
구상하기의 목적은 앞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를 설정하는 것입니다. 좋은 설명은 감으로 이뤄지지 않으며, 특정 상황과 목표에 맞게 적절히 조정해야 합니다. ‘구상하기’ 단계의 질문들을 통하면 전체 그림을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그다음이 바로 정보를 수집할 차례입니다.
2단계: 정보 수집하기
어떤 주제에 대한 설명이나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구성하는 작업은 부담스럽기 마련입니다. 저는 직업상 거의 매일 하는 일이긴 하지만 여전히 처음 시작할 때는 막막하게 느껴집니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 '내가 이 낯선 분야를 유창하고 이해하기 쉽게 설명할 수 있을까?' '이건 설명하기 너무 어렵지 않을까?' '모든 내용을 다룰 시간이 있을까?' 마치 산기슭에서 까마득한 정상을 올려다보는 심정입니다. 대학 시절 매주 리포트를 준비할 때는 물론이고, 지금도 해설 영상이나 강연, 중요한 회의를 앞두고 그런 기분에 사로잡힙니다.
우선은 심호흡을 하고 가볍게 출발합니다. 주제에 대해 간결하고 조리 있게 말하는 문제는 뒤로 미뤄두고, 주제와 관련 있어 보이는 정보를 수집하는 것입니다. 이 단계에서 관련이 있는지 없는지 확신할 수 없는 것은 지극히 정상입니다.
3단계: 정보 추출하기
저는 잉글랜드 남서부 콘월 출신입니다. 18~19세기에 콘월은 광업으로 번성했고, 한동안 전 세계 주석의 대부분을 생산했죠. 광산들은 문을 닫은 지 오래지만, 관광 차원에서 몇몇 폐광산을 방문할 수 있습니다.
광석을 가공하던 구역을 '밀(The Mill)'이라고 합니다. 땅에서 채굴된 거대한 광석 덩어리가 이곳에서 제련을 거쳐 주석이 됩니다. 첫 단계는 큰 원통 안에서 강철 공이 회전하면서 광석을 작은 조각으로 쪼개는 것입니다. 이 '볼밀(Ball Mill)' 단계를 거치지 않으면 다음 단계도 없죠.
우리가 수집한 정보도 광석을 제련할 때와 비슷한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특히 설명해야 할 정보가 많을 때는 먼저 정보를 훑어 불필요한 요소를 제거하고 필요한 요소만 남겨야 합니다.
4단계: 정보 정리하기
이제 주제가 좀 더 명확히 보일 것입니다. 추출한 정보를 체계적으로 정리할 차례란 이야기죠. 4단계에서는 갈래들을 파악해야 합니다. 여기서 '갈래'란 주제의 다양한 측면에 따라 분류된 정보의 계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떤 갈래는 분명할 테고 어떤 갈래는 불분명하되 포함할 가치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 단계에서는 일단 떠오르는 대로 포함해보세요.
제의 주요 갈래 목록 만들기
정해진 갈래의 수는 없습니다. 떠오르는 대로 목록을 작성하고 각 갈래에 제목을 붙이세요. 갈래의 순서는 중요하지 않으며 작업이 진행되면서 얼마든지 목록이 바뀔 수도 있습니다.
5단계: 정보 연결하기
이제 스토리텔링을 시작할 차례입니다. 논문이나 보고서처럼 글로 설명하는 경우 요소들을 중심으로 글을 쓰기 시작할 것입니다. 발표나 강연처럼 말로 설명하는 경우라면 대본을 만들거나 말할 내용을 연습해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는 글로 설명한다고 가정하겠습니다. 나중에 말로 설명하기 위해 쉽게 조정할 수 있습니다. 발표나 강연 등 모든 말을 정확히 제어하고 싶은 경우에는 전체 대본을 작성하고 이를 따르는 것이 나을 수 있습니다.
6단계: 긴축하기
이 단계에서 우리는 이미 좋은 설명을 좀 더 탁월한 설명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저는 이 단계를 밟을 때면 학창 시절에 피아노곡을 연습하던 게 떠오릅니다. 악보를 소화할 수 있어도 매끄럽게 연주하려면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죠.
6단계는 직접 설명을 해보는 단계입니다. 이 단계를 거치지 않으면 중요한 정보들의 연결성과 설득력이 떨어질 위험이 있습니다.
설명을 다듬을 때도 사적인 감정을 배제해야 합니다. 해설 영상을 제작할 때 제 동료들은 종종 "아쉽지만 이건 버려야 할 것 같아요"라고 말합니다. 투자한 시간이나 특정 구절을 향한 개인적 애착은 반대의 근거가 될 수 없습니다.
버리거나 남기는 것이 큰 결정이라면, 여러분은 작은 결정도 많이 하게 될 것입니다. 자잘한 수정들만으로도 설명의 효율성과 추진력을 높일 수 있습니다.
이제 초안으로 돌아가 각 문장을 최대한 명확하게 다듬어 보시기 바랍니다.
7단계: 전달하기
인간의 커뮤니케이션은 예술과 과학의 환상적인 조합이며, 제가 처음에 제시했던 기준인 단순성, 디테일, 효율성, 정확성, 목적성, 복잡성 해결에 집중하면 빈틈없고 핵심적인 설명이 가능합니다.
문제는 사람들이 그런 설명을 기꺼이 들으려고 할 것인지에 있습니다. 쫓기는 기분이 들거나 과부하가 걸렸다고 느끼진 않을까요? 지나치게 효율적이기만 한 건 아닐까요? 말하고자 하는 바를 요점만 전달한다면 '몸에 좋은 약은 입에 쓰다'의 설명 버전이 되지 않을까요? 그래서 1장에서 살펴본 말하기의 조건에 '흥미 유지'라는 요소가 포함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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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정보는 도서의 일부 내용으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보다 많은 정보와 지식은 반드시 책을 참조하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