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매일 관계와 일, 책임의 무게 속에서 무너질 때가 많다. 타인의 기대에 맞추느라 정작 내 마음의 방향은 흐려지고, 어느 순간 나는 ‘괜찮은 사람’이지만 ‘행복하지 않은 사람’이 되어 버린다.
저자는 이 불균형의 원인을 ‘내 에너지를 어디에 쓰는지 모르는 상태’로 진단하며, 진짜 자유는 모든 걸 내려놓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단단히 세우는 능력에서 시작된다고 말한다. 그녀는 자주성을 확보하지 못한 채 ‘자격 미달’의 굴레에 스스로 갇혔던 과거를 고백하며, 바로 능동적 태도만이 자유를 쟁취할 수 있다고 선언한다. 하지만 타인의 시선과 요구 속에서 어떻게 ‘나의 에너지’를 지켜낼 수 있을까?
■ 저자 리샤오이
작가이자 언론인.
안후이대학교(安徽大學) 중문과를 졸업했다. 졸업 후 국제 마케팅 컨설팅 회사에서 총경리 비서로 근무하며 사회생활을 시작했고, 2004년에는 《안후이상보(安徽商報)》에 입사해 재경 기자로 일했다. 이후 《안후이상보·아이자주간(安徽商報·愛家週刊)》의 편집장으로 활동했다.
2014년 여성 지식 플랫폼 〈영혼이 향기로운 여자(靈魂有香氣的女子)〉를 설립한 이후, 수백만 여성 독자들과 함께 ‘삶의 기본기’와 ‘내면의 성장’을 주제로 꾸준히 글을 써 왔다. 온화하면서도 힘 있는 필치로 일상 속 감정과 관계의 문제를 통찰하며, 여성 스스로 자신의 가치와 자주성을 회복하도록 돕는 글을 써오고 있다. 그녀는 2015년 ‘당당왕(??網)’이 선정한 ‘영향력 있는 작가’에 이름을 올렸으며, ‘현대 중국 여성의 성장과 자립을 이끄는 작가’로 평가받고 있다.
대표작으로는 『영혼이 향기로운 여자(靈魂有香氣的女子)』 『감정의 힘(情?的力量)』 『기운은 어디에서 오는가(氣場)』 등이 있다.
■ 역자 이지연
서울외국어통번역대학원을 졸업한 후 SK차이나, NHN에서 통번역 업무를 담당했다. 현재 번역 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에서 출판기획 및 중국어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대표 번역서로는 『세상에서 가장 쉬운 감정 수업』 『성공을 위해 갖춰야 할 10가지』 『나는 충분히 괜찮은 존재입니다』 『경제 공부하는 아이, 팡팡이』 등이 있다.
■ 차례
들어가며 _ 더 나은 삶을 위한 기본기
1장. 자주성 _ 내가 ‘나’를 드러낼 수 있게
001. 능동적 태도 vs. 수동적 태도
002. 호감 가는 사람보다 ‘필요한 사람’
003. 포기하기 전 세 번은 노력하라
004. 작은 호의가 누군가에게는 큰 힘이 된다
005. 능력 밖의 호의는 독이 되어 돌아온다
006. 상대에 따라 달라지는 조건 교환의 전략
007. 세속적 성공이 주는 자유
008. 역전의 세 가지 비결
009. 생각의 전환이 길을 열어 준다
010. 끊임없이 가능성을 발견하다
2장. 자기 성찰 _ 내가 ‘나’임을 확인할 수 있게
011. 부드럽지만 날카로운 반격
012. 차가운 표정으로 긋는 관계의 선
013. 삶에 쫓기는 삶
014. 말하고 싶지 않을 때 말하지 않을 자유
015. 비울수록 채워지는 여백의 미학
016. 진정성의 진실한 가치
017. 누군가를 온전히 이해한다는 것
018. 사소하고도 강력한 배려의 힘
019. 자신을 과도하게 억누르지 않기
020. 당신의 단점은 무엇인가요?
3장. 자율성 _ 내가 ‘나답게’ 살아갈 수 있게
021. 책 향기가 지닌 고귀함
022. 운동은 단지 신체의 건강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023. 쉽게 살 빠지는 체질
024. 나를 갈고닦는 시간, 딥 워크
025. ‘비효율적 성실함’에 속지 마라
026. 결국은 걱정이 없는 걱정 상자
027. 나를 빠르게 성장시킨 다섯 가지 능력
028. 본질에 집중하는 삶, 미니멀리즘
029. 매일 아침 한 시간이 나를 바꾼다
030. ‘가짜 자기관리’의 고통
4장. 자기 수양 _ 내가 ‘나’를 다스릴 수 있게
031. 유리 멘털을 극복하는 법
032. ‘미모’라는 치명적인 덫
033. 번개 같은 단호함으로, 보살의 마음을 드러내라
034. 트렌드를 읽고 감각에 투자하라
035. 이익을 쟁취하는 세 가지 핵심
036. 아무리 치열한 곳에도 틈새는 있다
037. ‘학생적 사고’에서 벗어나기
038. 사람들은 능력 있는 자에게 관대하다
039. 운명의 가호를 감사히 여겨라
040. 저자세로 인간관계를 맺지 마라
5장. 자기 일관성 _ 내가 ‘나’와 조화를 이룰 수 있게
041. 성공적인 프레젠테이션을 위한 여섯 가지 팁
042. 애매한 물음에 좋은 세 가지 답변
043. 권위를 높이는 세 가지 열쇠
044. 대화에서 자연스럽게 반응하는 법
045. 선의를 대하는 세 가지 원칙
046. 핵심부터 말하는 역 피라미드 구조
047. 자신감을 연기하라
048. 질문에 답하기 전 상대의 의도를 파악하라
049. 귀를 기울이고, 열린 질문을 던져라
050. 대화의 이타성
6장. 관계성 _ 내가 ‘나’를 억압하지 않게
051. 대립을 협력으로 전환하는 방법
052. 곤란한 순간의 페이지를 넘기는 법
053. 친밀한 관계 = 개방성 + 반응성
054. 건강한 인간관계의 여섯 가지 특징
055. 귀인을 만나는 네 가지 길
056. 쉽게 용서하지 않는 지혜
057. ‘지나친 선함’의 함정
058. 왜 나는 인간관계에서 항상 약자가 되는가
059. 어른들의 우정은 천천히 성장한다
060. 좋은 관계에는 거리를, 나쁜 관계에는 배려를
7장. 자연스러움 _ 나를 ‘있는 그대로의 나’로 받아들이게
061. 역경에서 살아남기
062. 예기치 않은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하기
063. 까다로운 건 억지로 맞추지 않는다
064. ‘처세술이 좋다’는 칭찬이 아니다
065. 고생 끝에 낙이 오지 않을 수도 있다
066. 차가움과 무관심은 다르다
067. 이해받지 못하는 것이 정상이다
068. 교양을 갖췄다는 것
069. 우아함, 아름다움을 넘어서는 품격
070. 두려운 일을 두려워 마라
8장. 자기 치유 _ 내가 ‘나’를 보듬을 수 있게
071. 감정 폭력에 신경 끄기
072. 결혼이라는 노동, 어리석고도 허망한 이야기
073. 좋은 배우자의 다섯 가지 조건
074. 사랑은 뜨겁게 질주하고, 결혼은 천천히 성장한다
075. 많이 줄수록, 사랑받기 어렵다
076. 사랑의 새로운 각본 vs. 오래된 각본
077. 자아를 찾는 길, 어렵지만 가치 있는 여정
078. 남을 위한 에너지를 나에게 할애하라
079. 인생이 주는 놀라움
080. 꽤 ‘괜찮은’ 결혼
9장. 자신감 _ 내가 ‘나’로 당당히 설 수 있게
081. 행복은 강아지 꼬리 끝에 있다
082. 시작하며 완벽을 꿈꾸다
083. 알려지지 않은 사랑의 몇 가지 진실
084. 허영심 내려놓기
085. 적당히 약한 모습을 보여도 괜찮다
086. 여성의 성장에 집안일은 걸림돌이 된다
087.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은 많을수록 좋다
088. 책이 선사하는 무한한 가치
089. 부모도 관리가 필요하다
090. 많은 고민은 한가함에서 비롯된다
10장. 자유로움 _ 나에게 영원한 날개를 선물하기 위해
091. ‘무능한 분노’ 다스리기
092. 평등한 시선으로만 진정한 나를 볼 수 있다
093. 적당히 내려놓기
094. 딸들에게 가르친 부(富)의 의미
095. 누구에게 내 목숨값을 빌릴 수 있을까
096. 타인의 우수함을 인정한다는 것
097. 인성의 ‘불가능의 삼각 정리’
098. 결혼의 존엄
099. 인간은 얼마나 복잡해질 수 있는가 _ 첫 번째 이야기
100. 인간은 얼마나 복잡해질 수 있는가 _ 두 번째 이야기
오랜 세월 쌓아 온 경험과 자신에게 도움이 되었던 개념, 성찰, 방법들을 간결하고 명확한 삶의 철학으로 정리하여 공유한다. 100가지 유익하고 감동적인 이야기 속에서 자유로운 삶을 위한 실용적 가르침을 만날 수 있다.
하고 싶은 대로 해도 괜찮아
자율성 _ 내가 ‘나답게’ 살아갈 수 있게
나를 빠르게 성장시킨 다섯 가지 능력
한 가지 일을 꾸준히 하기
운동, 악기 연주, 그림 그리기, 춤, 독서, 아침 일찍 일어나기, 노래 부르기, 심지어 포커 게임까지, 어떤 취미든 10년 이상 꾸준히 하면 그 결과는 놀라울 정도로 빛을 발한다. 대부분 열정은 3분, 인내심은 5분, 끈기는 7분을 넘기지 못하고 흩어진다. 하지만 꾸준함은 처음엔 눈에 띄는 변화가 없어 보이더라도, 시간이 쌓일수록 기하급수적으로 열매를 맺는다.
경제학의 '연못 효과'가 이를 잘 보여 준다. 연못 위의 연잎이 첫째 날 한장, 둘째 날 두 장씩 늘어나면 연못 절반을 덮는 데 49일이 걸리지만, 나머지 절반을 채우는 데는 단 하루면 충분하다. 연잎이 단순히 더해지는 게 아니라 배로 늘어나기 때문이다.
의미 있는 일은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 어렵다. 나는 초등학생 때부터 글을 써 왔고, 30대 중반에 이르러서야 직업 작가가 됐다. 사실 인생의 길은 생각보다 한산하다. 끝까지 꾸준히 걷는 사람은 많지 않기 때문이다.
2. 욕구 분배하기
나는 운동도 좋아하고, 맛있는 음식도 좋아한다. 하지만 '좋은 몸매'라는 장기적인 목표를 위해 먹고 싶은 욕구를 한 발 뒤로 물린다. 드라마 몰아보기도 즐겁지만, 건강을 위해 밤샘 대신 규칙적인 생활을 택한다. 쇼핑의 유혹도 크지만, 저축이 주는 안정감이 더 소중해 꼭 필요한 물건이 아니면 사지 않고, 매달 수입과 지출을 꼼꼼히 계획한다.
자기 관리는 의지력과의 전쟁이 아니라 욕구의 균형을 찾는 기술이다. 의지력은 한정된 자원이라 함부로 낭비해서는 안 된다. 욕구를 잘 배분하면 삶이 더 부드럽게 굴러간다.
3. 나 자신에게 선물하기
수입이 생길 때마다 나는 나에게 작은 선물을 건넨다. 꽃 한 송이, 향초, 과일, 화분, 전자기기, 귀걸이 등 비싼 것도 있고 소박한 것도 있다. 특히 책은 망설임 없이 산다. 읽을까 말까 고민되더라도 일단 장바구니에 담는다. 책은 가성비가 최고로 좋은 선물이기 때문이다. 책을 통틀어 단 한 문장만 영감을 준다고 해도 그걸로 충분하다고 믿는다.
물질적인 선물뿐 아니라 나는 스스로 자주 다독인다.
'넌 의지력이 대단해!'
'넌 정말 대단한 일을 해냈어!'
우리는 자신을 끊임없이 칭찬하고 격려해야 한다. 남에게 친절해지려 애쓰듯, 나 자신에게도 따뜻한 마음을 건네는 게 당연하지 않을까?
나는 부당한 요구에 단호히 "아니요"라고 말하고, 무례한 태도엔 즉시 맞선다. 사람들에게 미움받는 걸 두려워하지 않게 되니 새로운 기회도 과감히 잡는다. 누가 새로운 제안을 하면 망설이지 않고 "좋아요!"라고 답한다. 지나친 자존심은 내려놓고, 즐길 수 있을 때 인생을 만끽하자. 뻔뻔함은 인생을 더 자유롭게 한다.
5. 다른 의견 수용하기
나는 "최고는 없다, 다만 다를 뿐이다"라는 말을 좋아한다. '최고'라는 단어를 내려놓으면 다른 사람과 불필요한 다툼을 벌일 필요가 없어지고, 주류의 잣대에 얽매여 피라미드 꼭대기를 향해 숨 가쁘게 달려야 할 것 같은 강박도 사라진다. 억지로 남의 의견을 따를 필요는 없다. 쓸데없는 논쟁을 줄이는 건 나를 아끼는 일이 되고, 이는 자연스레 성장으로 이어진다. 성장은 늘 일정한 속도로 오지 않는다. 그래서 가끔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이렇게 열심히 했는데 왜 아무런 변화가 없지?'
그럴 때는 이 말을 떠올려 보자.
"모든 뛰어난 사람에겐 침묵의 시기가 있다. 큰 노력을 쏟아도 보답받지 못하는 시간, 우리는 이를 '뿌리내림'이라 부른다."
느리고 답답한 시간을 지나면, 어느 순간 혼잡한 도로를 벗어나 고속도로에 올라탄 듯 깨달음이 찾아온다. 그때부터 속도가 붙고, 목표는 어느새 손에 닿을 듯 가까워져 있을 것이다.
자기 수양 _ 내가 ‘나’를 다스릴 수 있게
유리 멘털을 극복하는 법
누구나 마음속에 '유리 멘털'을 건드리는 부분을 조금씩 품고 있다. 그런 순간이 닥치면 우리는 때로 '선택적 무시'라는 방어막을 쓴다. 친구들 사이에서 낯선 주제가 오갈 때 소외감을 떨치려 일부러 흘려들은 적이 있는가?
직장 동료가 생일 파티에 나만 빼놓고 초대했을 때, '내가 그에게 별 볼 일 없는 존재인가' 하고 고민에 빠진 적은 있는가? 남자친구가 기념일을 잊어버렸을 때, 그의 사랑이 부족하다고 느끼며 관계를 다시 생각해 본 적은?
'유리 멘털'은 때로 지나친 예민함에서 비롯되지만, 반대로 과도한 자만심에서 싹틀 수도 있다. 이런 태도가 습관이 되면 세상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기가 어려워지고, 건강한 인간관계를 쌓는 데도 걸림돌이 된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유리 멘털은 충분히 관리할 수 있다. 나 역시 유리 멘털을 다스리기 위해 두 가지 방법을 꾸준히 실천해 왔다.
첫 번째는 자기 합리화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자기 합리화는 우리를 점점 더 나약하게 만들고, 목표를 향한 진정한 발걸음을 방해할 뿐이다. 이는 원하는 것을 이루지 못했을 때 스스로 위로하거나 불편한 현실을 외면하려는 심리적 방어 기제다. 순간적인 위안은 될 수 있어도, 결국 성장을 가로막는 족쇄가 된다.
두 번째 방법은 '둔감력'을 키워 불필요한 감정노동을 피하는 것이다.
일본 작가 와타나베 준이치渡?淳一는 『나는 둔감하게 살기로 했다』라는 책에서 이렇게 조언한다.
"현대인은 지나치게 예민하게 반응하지 않는 '둔감력' 을 키워야 한다."
둔감력이 부족하면 사소한 일에도 쉽게 흔들리고, 나약한 사람으로 비친다. 미국 사회학자 앨리 러셀 혹실드는 이를 '감정노동'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한다. 그는 신체 노동, 두뇌 노동 외에 현대인이 겪는 세 번째 노동으로 감정노동을 정의했다. 처음엔 판매원이 억지로 친절한 태도를 유지하거나 간호사가 인내심을 발휘하는 등 직업적 상황에 한정된 개념이었지만, 혹실드는 『감정노동: 노동은 우리의 감정을 어떻게 상품으로 만드는가』에서 이를 확장하며, "사람과 상호 작용하는 모든 일에는 감정노동이 따른다."라고 밝혔다.
감정은 두 가지 차원으로 나뉜다. 하나는 우리가 실제로 느끼는 '감정 감수성', 다른 하나는 그 감정을 외부에 드러내는 '감정 표현'이다. 이 둘 사이의 간극이 클수록 감정노동의 무게도 커진다.
불필요한 감정노동을 덜어내려면 감정을 바라보는 시각부터 바꿔야 한다. 긍정적인 마음을 의식적으로 가꾸고, 일상에서 둔감력을 키우며 감수성과 표현의 간극을 좁히는 게 중요하다.
작가라는 직업 탓에 사람들은 나를 감성적인 'F'로 볼지 모르지만, 나는 기자와 광고부장으로 일하며 지극히 'T'적인 면모를 다져 왔다. 기자 시절, 인터뷰가 늘 즐겁지만은 않았다. 특히 부정적인 기사를 쓸 때는 강한 반발과 비난이 따랐고, 그 장애물을 하나씩 넘으며 마무리하는 과정 자체가 유리 멘털을 단련시켰다. 광고부장으로서의 판매 업무는 수익과 이익이 정확한 숫자로 드러나는 냉정한 세계였다.
이 경험들 덕분에 나는 깨달았다.
돈을 벌어야 할 땐 집중해서 벌고, 체면을 차릴 땐 제대로 차려야 한다는 것을.
관계성 _ 내가 ‘나’를 억압하지 않게
좋은 관계에는 거리를, 나쁜 관계에는 배려를
예전에 두 명의 여사원이 동시에 회사에 입사했다. 같은 팀에 배정된 둘은 마치 한 몸처럼 붙어 다니며 돈독한 우정을 쌓았다. 그러다 1년 뒤, 승진 기회가 찾아왔고, 단 한 명만 선택될 수 있었다. 그러자 절친이었던 두 사람은 경쟁자로 돌변했고, 서로의 비밀이 상대를 공격하는 무기가 됐다. 결국 우정이 산산이 부서지면서 한 명은 회사를 떠났고, 남은 한 명도 얼마 지나지 않아 퇴사했다.
젊은 시절, 나와 친하게 지냈던 두 친구가 있었다. 우리 셋은 자주 만나 밥을 먹고 이야기를 나누며 깊은 인연을 쌓았다. 하지만 두 친구가 함께 사업을 시작하면서 균열이 생겼다. 2년간 힘겹게 버텼지만 사업은 실패했고, 10년간 이어 온 우정도 허무하게 무너졌다. 한 친구가 나를 붙잡고 상대를 헐뜯었다.
"걔는 너무 고집이 세고 독단적이야! 지능도 떨어지고 품위도 없지."
나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뭐라고 말해야 할지도 몰랐고, 한쪽 편을 들어선 안 된다는 무언의 압박이 마음을 짓눌렀다.
반면 다른 친구는 사뭇 다른 태도를 보였다. 내 사무실을 찾아온 그녀는 아쉬운 목소리로 말했다.
"이제 셋이서 밥 먹을 일은 없겠네."
나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너는 걔가 안 미워?"
그 친구는 잠시 생각하더니 낮은 목소리로 답했다.
"미워하지 않아. 미움은 결국 과거의 나를 미워하는 거야. 미울만큼 강한 감정을 가졌다는 건 그만큼 깊이 아꼈다는 뜻이니까."
자연스러움 _ 나를 ‘있는 그대로의 나’로 받아들이게
두려운 일을 두려워 마라
어린 시절, 나는 선천적으로 설소대가 짧아 발음이 어눌했다. 설소대는 혀와 입 안 바닥을 연결하는 얇은 막인데, 이 부분이 짧으면 혀를 자유롭게 움직이기 어려워 정확한 발음이 힘들어진다. 특히 'zh, ch, sh,r' 같은 권설음이나 't' 같은 치경음을 발음할 때마다 바람 새는 소리가 났다. 게다가 우리 엄마는 정확한 발음을 무엇보다 중시하는 국어 선생님이셨다. 그 때문에 나는 더 위축되었고, 말할 때마다 목소리를 낮춰 얼버무리곤 했다.
결국 열한 살이 되던 해, 엄마는 나를 병원에 데려갔다. 의사는 설소대 앞부분을 잘라내면 발음이 자연스러워질 거라고 했지만, 수술 후에도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그러자 의사는 엄마에게 이렇게 말했다.
"이건 설소대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심리적, 습관적인 문제입니다. 아이가 특정 단어를 발음할 때마다 두려움을 느끼는 거죠."
그때부터 엄마는 내 발음 교정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수업 준비용 녹음기로 내 목소리를 녹음해 반복해서 들려주셨고, 내가 어려워하는 글자를 카드에 적어 매일 연습시키셨다. 심지어 시 낭송 대회에 나가게 하기도 했다. 결과는 뻔했다. 상은커녕 무대에 서는 것조차 버거웠다. 하지만 그 과정 자체가 내게는 큰 도전이었고, 한 뼘 더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일 년 뒤, 나는 중학교에 입학했다. 그리고 놀랍게도 새로 만난 친구들은 내가 한때 설소대 단축증이 있었다는 사실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이 일은 30년도 더 지난 일이지만, 나에게 용기와 실행력이라는 단단한 뿌리를 심어 주었다. 덕분에 나는 두려워했던 일들에 하나둘 도전하기 시작했고, 무엇보다 내 두려움의 근원을 깊이 들여다보게 되었다. 그것은 단순히 실력 부족 같은 객관적인 문제가 아니었다. 그 근원에는 '나는 이 일을 해낼 수 없다'라고 단정 짓는 내면의 장벽이 있었다. 매일 부정적인 메시지를 나에게 주입하며 시도조차 하지 못하고 좌절을 반복하는 것, 그것은 두려움을 키우고 마치 스스로 만든 '에너지 블랙홀'처럼 모든 가능성을 빨아들여 무력감에 빠지게 했다.
"사람을 빛나게 하는 결정적인 순간은 두려움을 마주하고 극복할 때 찾아온다"라는 말이 있다. 두려움을 넘어서는 것은 더 높은 차원의 삶으로 나아가는 문을 열어 주고, 우리를 새로운 세계로 이끈다.
마흔두 살이 되었을 때, 나는 또 다른 두려움을 마주했다. 바로 카메라 앞에서 쇼츠 영상을 찍는 일이었다. 처음 촬영한 영상을 다시 보면, 굳은 표정, 어색한 몸짓, 산만한 말투까지 모든 것이 어설프기 그지없다. 게다가 메이크업과 헤어스타일은 왜 그리 촌스러웠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서툰 시작 없이 유창함이 없듯, 그때의 어색했던 순간이 없었다면 지금의 나도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텍스트에서 비디오로 미디어의 주류가 빠르게 전환되는 시대에, 영상 촬영은 글쓰기만큼이나 중요한 기술이 되었다. 새로운 표현 방식을 익히는 것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익숙한 방식에만 머물러 있지 않으려면 변화의 흐름을 받아들이고 적극적으로 적응해야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내면의 두려움을 직시하고, 새로운 일에 과감히 도전해야 할까? 시대는 숨 가쁘게 변하고 있다. 변화를 두려워하고 도전을 망설이면 우리의 생존 공간은 점점 좁아질 뿐이다. 누구도 답답한 작은 틀 안에 갇혀살고 싶지 않을 것이다. 공자의 『주역 계사전』 하편 2장에 "궁즉변, 변즉통, 통즉구"라는 구절이 나온다. 이는 "궁지에 몰리면 변하고, 변해야 길이 트이고, 길이 트여야 오래간다. "라는 뜻이다. 지속적인 성장은 변화에 대한 유연함에서 비롯된다. 그리고 그 변화는 우리가 한 걸음 내딛는 바로 그 순간부터 시작된다. 이를 위해 우리는 네 가지 능력을 길러야 한다.
첫째, 새로운 흐름과 변화를 읽어라.
코로나 19 팬데믹 같은 예기치 못한 블랙스완 사건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변화는 서서히 모습을 드러낸다. 매일 조금씩 새로운 정보를 접하는 습관을 들여 보자. 경제 뉴스, 업계 동향, 유행하는 음악, 베스트셀러 도서 등 사소한 것이라도 상관없다. 연예 가십이나 뜬구름 잡는 이야기에 시간을 쏟는 것보다 훨씬 가치 있는 선택이다.
현실은 냉정하다. 한때 세상을 뒤흔들었던 스타도 시간이 지나면 한 시대의 흔적 속으로 사라진다. 변화에 둔감하고 흐름을 읽지 못하면, 유물이 되는 것은 다름 아닌 나 자신일 수 있다. 고인 물처럼 늙어 가는 삶을 원치 않는다면, 늘 호기심을 유지하고 예리한 감각으로 변화의 물결 속에서 유연하게 움직여야 한다.
둘째, 5%의 변화부터 시작하라.
심리학자 리쏭웨이는 말했다.
"100%의 변화를 바란다면 제자리걸음일 뿐이다. 단 5%만 바꿔도 인생에 새로운 가능성이 열린다."
나 역시 이 말에 깊이 공감한다. 열한 살 때 발음 교정을 위해 노력했던 경험을 떠올려 보면, 한 음절, 한 글자씩 천천히 연습하며 나아갔다. 하루에 1%만 개선되어도 충분하다. 중요한 것은 꾸준함이다. 작은 변화를 실천 가능한 계획으로 세우고 하나씩 실행하면, 시간이 쌓여 놀라운 결과를 만든다.
셋째, 계획을 세우고 야망을 가져라.
'야망'은 결코 부정적인 단어가 아니다. 야망은 뚜렷한 목표, 치밀한 계획, 그리고 강한 실행력을 뜻한다. 야망 없는 꿈은 그저 공상에 불과하다. 원하는 삶을 살고 자신의 가치를 실현하려면 '실력+변화+야망+행동'이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야망은 손오공의 근두운처럼 '내 운명은 내가 결정한다'라는 강한 추진력이 되어 준다.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정체된 리듬을 과감히 깨뜨려라.
넷째, 부족한 점을 숨기지 마라.
모르는 것이 있으면 솔직히 인정하라. 배우는 과정에서 주눅 들거나 감추려 애쓸 필요 없다. 처음 쇼츠 영상을 찍을 때, 나는 카메라 앞에서 어색한 모습이 드러날까 봐 잔뜩 긴장했다. 자연스러워 보이려 애썼지만, 오히려 몸은 더 굳었고 결과물도 실망스러웠다.
그러다 문득, 있는 그대로의 나를 보여 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솔직해지니 긴장이 풀렸고, 사람들은 나의 부족한 점들을 따뜻하게 지적해 주었다. 타인의 피드백을 유연하게 받아들이고 빠르게 고쳐 나가는 것이야말로 성장의 가장 빠른 길이다.
2년간 영상을 찍으며 한 번은 이런 댓글을 받았다.
"샤오이 씨의 목소리는 참 듣기 좋아요."
그 말이 나에게 얼마나 큰 힘이 되었는지 모른다. 나는 진심을 담아 답했다.
"제 목소리가 좋은 게 아니라, 당신의 귀가 따뜻한 겁니다."
유명 미디어 전문가이자 토크쇼 진행자인 뤄전위는 말했다.
"성장이란 주관적 세계와 객관적 세계 사이에 놓인 깊은 골짜기다. 그 속에 빠지면 좌절이고, 빠져나오면 성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