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은 왜 중요할까?
 
지은이 : 데이비드 헤즈먼드핼시 저자(글) · 최유준 번역
출판사 : 오월의봄
출판일 : 2024년 12월




  • 음악은 단순히 감정의 도구일까요, 아니면 우리 사회와 삶을 변화시키는 강력한 힘일까요? 함께 노래하고 춤추며 나누는 순간들이 우리의 공동체를 어떻게 번영으로 이끄는지, 그 답을 제시합니다. 음악의 공공성과 정동적 차원을 넘나드는 놀라운 통찰이 펼쳐집니다.


    음악은 왜 중요할까?

    음악의 사회적 가치와 공공성

    “음악은 중요하다. 사람들의 삶과 사회를 풍요롭게 할 만한 잠재적 힘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음악은 어떻게, 왜, 어떤 상황에서 그런 힘을 발휘할까? 똑같이 중요한 물음 한 가지를 덧붙여보자. 어떤 경우에 음악의 그러한 힘이 약해지는가?”

    음악은 단순히 개인의 감정을 자극하거나 미적인 즐거움을 제공하는 도구로만 여겨지지 않는다. 음악은 역사적으로 사회 변화를 이끄는 중요한 촉매 역할을 해왔다.

    예컨대, 미국의 시민권 운동에서 가스펠과 블루스 음악은 공동체를 하나로 묶는 연대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또한 반전 운동이나 젊은 세대의 저항에서 록 음악은 반문화적 메시지를 전달하며 사회적 변화를 일으키는 힘을 발휘했다.

    음악의 공공성은 단순히 무대를 넘어 사회적 대화와 행동으로 확장된다. 이는 사회적 이슈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동시에, 그 이슈를 해결하기 위한 공감대를 형성한다.

    그러나 음악이 이러한 기능을 온전히 발휘하지 못할 때도 있다.

    특정 장르의 음악이 상업화되거나 엘리트화되면, 원래 지녔던 사회적 가치는 퇴색될 위험이 있다. 또한 권력과 자본에 의해 음악의 본질이 왜곡될 때, 그 힘은 약화되거나 제한된다.


    감정의 매개체로서의 음악

    “모든 종류의 대중문화는 우리 자신과 타인의 감정적 삶에 대해 풍부한 성찰을 하게 해준다.”

    음악은 감정과 인간 경험을 탐구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매체 중 하나로 꼽힌다.

    슬픈 선율의 클래식 음악은 우리의 마음을 정화시키는 카타르시스를 제공하며, 신나는 리듬의 대중음악은 스트레스 해소와 함께 신체적 활력을 불러일으킨다.

    이처럼 음악은 감정을 불러일으키고 표현하는 데 탁월한 매체로 작용한다.

    음악을 통한 감정의 매개는 개인적 경험을 타인과 공유하게 만든다.

    예를 들어, 대규모 공연장에서 수천 명의 청중이 하나의 곡에 반응하며 동일한 정서를 느낄 때, 개인적 경험은 곧 집단적 경험으로 확장된다.

    이는 개인이 가진 외로움과 고립감을 해소하고, 타인과 연결되는 강렬한 순간을 제공한다.

    더 나아가 음악은 감정을 단순히 표현하는 것을 넘어, 그것을 변화시키고 재구성하는 역할도 한다.

    예컨대,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앓는 환자들은 음악 치료를 통해 자신의 고통스러운 경험을 다르게 인식할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음악은 개인의 심리적 회복을 돕고, 나아가 감정을 조절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음악과 계급: 문화자본의 역할

    “부르디외는 취향이 특정 사회계급과 관련된 특정 성향과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그리고 그들의 문화적 관행에서 지배계급이 사실상 그들의 우월성을 유지하고 활용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문화자본을 어떻게 축적했는지 보여주었다. 노동계급의 문화적 관습은 경멸당하고 무시당했으며 오해받았다.”

    음악은 단순히 취향의 문제가 아니라, 계급과 권력의 맥락에서 이해되어야 한다.

    부르디외의 문화자본 개념은 음악 취향이 개인의 사회적 지위를 강화하거나 드러내는 도구로 사용됨을 시사한다. 고급 클래식 음악은 종종 상류층의 정체성을 상징하며, 특정 장르의 대중음악은 노동계급의 문화적 표현으로 여겨진다. 이러한 구분은 음악적 선호가 계층적 위계질서를 강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러한 위계질서는 단순히 지배계급의 우월성을 반영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대중음악은 때때로 억압받는 계급의 목소리를 대변하며, 사회적 불평등에 대한 저항의 상징이 되기도 한다.

    예컨대, 힙합은 도시 하층민의 현실과 분노를 표현하며, 블루스는 미국 흑인의 억압된 역사를 대변한다. 하지만 이런 대중음악조차 상업화의 압력 아래 자주 왜곡되고, 본래의 메시지가 희석되기도 한다.

    결국, 음악은 계급 간의 갈등을 드러내면서도, 동시에 그 갈등을 초월하여 새로운 연결의 가능성을 모색한다. 이를 통해 음악은 사회적 맥락에서 보다 복잡하고 다면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음악 장르와 사회적 담론

    “록 문화의 지지자들이 록 이외의 장르에 대해서 진정성이 결여되었다는 이유로 거부한 것에 반대하여, 나는 많은 (전부는 아닐지라도) 전후 대중음악이 성, 로맨스, 친밀성의 문제들에 대한 풍부한 해석을 제공했다는 점, 그리고 이러한 해석에는 [노랫말을 통해서만이 아니라] 음악적 사운드를 통한 감정과 느낌의 표현이 포함된다는 점을 밝혀볼 것이다.”

    음악 장르는 특정 시대와 사회적 이슈를 반영하며, 그에 대한 담론을 형성한다.

    록은 젊은 세대의 저항과 자유를 상징하며, 1960년대 반전 운동의 중심에 섰다. 반면, 팝은 대중성을 바탕으로 한 접근성 덕분에 보다 넓은 청중층에게 다가간다.

    이러한 차이에도 불구하고 두 장르 모두 사회적 가치와 개인적 경험을 연결하는 중요한 매개체로 작용한다.

    그러나 이러한 장르 간 구분은 종종 편견을 동반한다.

    록은 종종 진정성과 저항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반면, 팝은 상업적이고 피상적인 것으로 간주된다.

    이러한 고정관념은 음악의 복합적인 본질을 간과하게 만든다. 록이 가진 성정치적 메시지가 때로는 여성혐오적 성향을 내포하는 사례에서 볼 수 있듯, 장르 자체의 이상화는 경계가 필요하다.

    음악 장르는 단순한 문화적 표현을 넘어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하며, 새로운 담론을 형성한다. 이를 통해 음악은 단순히 과거의 기록물이 아니라 현재를 비추고, 미래를 상상하게 하는 매체로 기능한다.


    음악을 통한 개인과 공동체의 연결

    “진정으로 즐겁거나 흥미롭다고 생각하는 일을 할 때, 호기심이나 열정을 불러일으키는 일, 또는 열중하게 되는 일을 할 때, 또는 정말 사랑하고, 욕망하고,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 자기 자신에 대한 감각이 달라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음악은 개인의 감정을 일깨우고, 공동체를 연결하는 강력한 도구다.

    예컨대, 축구 경기장에서 응원가를 함께 부르는 팬들은 순간적으로 하나의 공동체로 결속된다. 이러한 경험은 단순한 오락적 가치에 그치지 않고, 집단적 연대와 정체성을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

    음악은 또한 공공성과 개인성을 동시에 담고 있다.

    개인은 음악을 통해 자신만의 내면 세계를 탐구하지만, 동시에 그 음악을 통해 타인과 연결될 수 있다. 이는 음악이 가진 양면적 속성을 잘 보여준다.

    음악은 개별적이면서도 집단적인 경험을 창출하며, 이를 통해 사람들은 자신과 타인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형성하게 된다.

    공동체적 경험은 특히 현대 사회에서 더욱 중요하다. 개인주의가 강조되는 시대에 음악은 사람들을 하나로 묶는 중요한 연결 고리가 된다.

    이를 통해 음악은 단순히 감정적 경험을 넘어, 사회적 유대를 강화하고 공동체의 번영을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음악과 공공성의 미래

    “타인에 대해 열려 있다는 것을 가치 있게 여겨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또한 연대, 공동체, 평등보다 개인과 기업의 자유를 특권화하려는(양자 사이의 균형을 잡아 번영을 극대화해야 함에도 그것을 기피하는) 보수주의의 경향에 맞서 방어해야 한다고 나는 믿는다.”

    음악은 개인과 공동체의 경계를 허물고, 새로운 형태의 공공성을 만들어낸다. 함께 노래하고 춤추는 순간들은 사람들 간의 신뢰와 소속감을 형성하며, 이를 통해 더 나은 사회를 향한 길을 모색하게 만든다.

    음악의 공공성은 또한 사회적 약자나 소외된 집단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블루스와 힙합이 사회적 억압에 대한 저항의 상징으로 사용된 사례는 이를 잘 보여준다.

    그러나 음악의 상업화와 자본주의적 구조는 이러한 공공성을 훼손할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음악은 사회적 갈등을 조정하고, 공존의 가능성을 탐구하는 데 중요한 도구다.

    이를 위해 음악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접근 가능해야 하며, 상업적 가치보다 그 본질적 가치를 우선시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음악이 가진 힘은 단순한 오락을 넘어, 인간성과 사회적 연대를 강화하는 데 있다.


    * 핵심 메시지
    음악은 감정을 매개하고 공동체를 연결하며, 사회적 공공성을 강화하는 강력한 도구다.

    계급, 장르, 권력 구조 속에서 음악은 긍정적이고 부정적인 역할을 동시에 수행한다.

    음악의 본질적 가치를 이해하고 이를 저해하는 요인에 비판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 추천
    음악을 통해 개인과 공동체의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방법을 탐구하고 싶다면 꼭 읽어야 할 책.

    다양한 학문적 통찰을 통해 음악의 사회적 가치와 공공성을 심도 있게 이해할 수 있다.

    음악이 가진 잠재력과 그 한계를 비판적으로 고찰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