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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후의 글쓰기
 
지은이 : 미야케 카호 (지은이), 신찬 (옮긴이)
출판사 : 더페이지
출판일 : 2025년 11월




  • 당신의 심장이 터질 듯 좋았던 그 순간을 누군가에게 설명하려 할 때, 입가에 맴도는 단어가 결국 “대박!” 혹은 “쩔어!”가 전부이진 않은가? 열렬한 마음은 폭발하는데, 표현은 늘 상투적인 클리셰에 갇혀 버리기 때문이다. 이 답답함은 단순히 좋아하는 대상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다는 좌절감을 넘어 나중에는 그 감동마저 희미하게 만들어 버린다. 


    덕후의 글쓰기


    최애를 향한 마음, 나를 단단하게 만드는 언어의 기술

    자신이 열렬히 좋아하는 대상을 이야기하는 것은 단순히 취미를 공유하는 행위를 넘어선다. 배우, 아이돌, 애니메이션 캐릭터는 물론, 낚시, 등산, 책, 바둑 등 좋아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상관없다. 최애를 자기 언어로 풀어내는 과정은 곧 자신의 인생을 이야기하는 일이기도 하다. 이처럼 애정이 어디에서 왔는지 추적하는 과정은 곧 자기 자신을 깊이 이해하는 길이다.


    감동을 언어로 다듬는 세공술

    가슴을 뛰게 한 감동을 고작 “대박!”이나 “최고야!” 같은 상투적인 클리셰로 마무리하는 것은 너무 아깝다. 벅찬 감정을 표현하는 일은 요령의 문제이며, 제대로 된 스킬이 필요하다. 글쓰기도 스킬이 필요하다. 스킬을 잘 구사할 수 있어야 훌륭한 감상문을 쓸 수 있고, 좋은 감상문은 결국 자신이 좋아하는 책을 어필하는 독후감처럼 최애를 표현하는 방식일 수 있다.


    많은 이들이 글재주를 걱정하지만, 소설가가 아닌데도 자신의 글재주를 신경 쓰는 사람은 많지 않을지도 모른다. 문장력은 글재주가 아니라 얼마나 공을 들였느냐가 결정한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 이런 생각으로 세상의 글을 바라보면 또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래야 ‘아하, 이 단어가 문장을 이해하기 쉽게 만들어 주는구나’, ‘여기서 줄을 바꾸는 바람에 이야기 전개가 꼬인 거구나’ 등과 같이 다른 사람의 글을 통해 배울 수도 있다. 전해지는 글을 쓰기 위한 노력, 즉 ‘전해지는 글을 쓰기 위한 공’은 자신이 아닌 타인과의 거리를 메우는 수단이다. 무언가를 진정으로 전하고 싶다면 반드시 공을 들이는 시간이 필요한 법이다.


    타인의 감정으로부터 자기 언어를 지키는 법

    좋아하는 감정은 때로 흔들리고 소실될 수 있다. 가령 아이돌이 최애인 경우 라이브와 신곡 발매를 즐기다 스캔들이 터지면 많은 이가 비난하고 자신 또한 충격을 받는다. 하지만 설령 좋아하는 감정이 흔들려서 소실된다고 해도 언어로 한번 남겨 두면 그 감정은 계속 자기 안에 간직할 수 있다. 언어화는 감동을 보존하는 강력한 방법이다.


    더 나아가, 최애와 자신과의 관계에 ‘타인의 감정’은 아무런 관계가 없다. 여기서 말하는 타인의 감정은 다른 팬의 말이나 세상의 일반적인 목소리를 뜻한다. 굳이 타인의 감정을 끌어들일 이유는 없으며, 오히려 타인의 영향으로 그동안 구축해 온 자기 언어가 흔들릴 수 있어 아깝다. 타인의 언어를 빌리지 않고 자기 언어를 구사하겠다는 자세가 자기감정에 신뢰감을 심어 줄 것이다. 타인이 아니라 자기 언어를 사용해야 한다고 이렇게 반복해서 이야기하는 이유는 너무나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최애의 매력을 공유할 때 모두가 흔히 사용하는 말이나 개념을 그대로 사용하지 말고 자기 언어로 풀어서 생각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공유는 거리 파악에서 시작된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타인과 나누는 ‘공유’는 단순히 내 감정을 쏟아내는 일이 아니다. 원래 ‘공유’란 자신과 상대와의 거리를 파악하는 것부터 시작된다. 이는 면접, 프레젠테이션, 강연 등 모든 전달 활동에 해당한다. 상대와의 거리를 파악하는 것이 핵심이다.


    당연한 이야기이다. 자신과 상대의 정보가 똑같다면 공유가 필요 없으니까요. 여러분의 공유가 가치 있는 이유는 누군가와 여러분 사이에 ‘모르는 정보’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정보가 다소 무기질적일 수 있으나 ‘배가 고프다, 졸리다’와 같은 단순한 느낌 표현이라도 좋다. 상대는 여러분이 배고프다는 사실을 모를 테니 상호 간에 정보 격차가 있는 것이다. 그리고 상대가 여러분의 배고픔을 얼마나 알고 싶어 하는지가 해당 정보에 대한 상대의 입장이다. 공유 형식에 따라 이야기를 나누는 방식은 달라진다. SNS 단문이나 블로그를 비롯한 장문 그리고 친구에게 이야기할 때, 불특정 다수를 향해 이야기할 때 등과 같이 공유 형식에 따라 나누어 설명했다.


    개성을 찾는 글쓰기 전략

    글쓰기가 막힐 때의 대처법을 아는 것은 중요하다. 처음에 의심해야 할 것은 ‘애초에 글의 첫머리가 이상할 때’이다. 첫머리부터 무리해서 논리를 펼치거나 실은 별로 쓸 마음이 없는 주제라면 끝까지 써 내기가 힘들 수 있다.


    이때 좋은 글을 흉내 내는 것은 개성을 찾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 누군가를 따라 하다 보면 자신의 개성이 발현되는 순간이 온다. 처음부터 개성을 찾으려고 애쓰기보다는 자신이 선호하는 사람의 방식을 흉내 내면서 차별성을 찾는다면 그것이 곧 개성이 된다.


    이 책이 여러분의 최애를 빛내는 데 일조하기를 바란다. 그리고 무엇보다 여러분이 건전하게 최애를 즐기는 삶을 보낼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자신의 최애를 즐겁게 공유하자. 그리고 자기 언어를 구축하자. 우선은 그것이 출발선일 테니까요.


    - 핵심 메시지

    좋아하는 대상을 자기 언어로 표현하는 과정은 결국 자신을 이해하고 단단하게 만드는 일이다. 감탄사를 넘어선 구체적인 언어화는 약간의 요령과 공을 들이는 태도에 달려있다. 타인의 감정에 흔들리지 않고 스스로 구축한 ‘자기 언어’만이 최애를 빛내고 흔들림 없는 덕질 라이프를 가능하게 한다.


    - 추천 글

    이 책은 ‘최애를 향한 뜨거운 감정’을 단순한 감탄사에 가두고 싶지 않은 모든 이들을 위한 명쾌한 안내서이다. 어휘력이 아닌 감정을 세분화하고 글로 다듬는 실질적인 기술을 제시하며, 덕질을 넘어 자신의 취향과 가치관을 정립하는 강력한 무기를 선사한다. 좋아하는 것을 더 깊이 즐기고, 나아가 더 잘 공유하고 싶은 이들에게 이 책의 언어 치트키를 강력하게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