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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이 나에게
 
지은이 : 김찬희
출판사 : 몽스북
출판일 : 2025년 09월




  •                                                                     <b>“잘 하는 사람이 아니라, <br>계속 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서”<br>‘꾸준함’이라는 작은 용기의 아름다움<br><br>수영이라는 매개를 통해 자신과 세상을 조용히 껴안고 살아가는, <br>단단하면서도 유연한 생활 철학자의 기록 <br><br>일상의 철학을 담은 수영 에세이 <br></b><br>『수영이 나에게』는 수영이라는 일상적이고 반복적인 행위를 통해 삶을 바라보는 감성 에세이다. 책에는 힘든 하루를 버텨내는 사람들에게 전하는 수중 유머이자 인생의 은유가 가득하다. 물속에서 때론 ‘무적의 수영로봇’이 되는 상상을 하며 인생을 버티는 법을 배운 저자의 생활 철학자다운 면모가 책 속 곳곳에 흐른다. <br><br>매일 반복되는 동작 속에서 저자는 인생의 리듬과 감정을 길어 올린다. 물에 뜨고 가라앉는 순간들은 우리 삶의 희망과 무력함을 닮아 있다. 거창한 해석 대신 담백한 체험으로 풀어내는 성찰의 말들이 오히려 깊이 있게 다가오는 이 책은 수영이라는 일상의 행위가 이렇게도 철학적일 수 있다는 걸 알려준다. 수영장에서 겪는 작고 사소한 순간들, 누구나 겪지만 아무도 쉽게 말하지 않는 감정들을 저자는 물결처럼 잔잔하게 전해준다.                                                                                                 


    수영이 나에게


    속도보다 지속을 향한 물의 정직함

    물은 언제나 한결같은 진실을 말해준다. 우리의 몸이 가진 작은 긴장이나 심리적 부하까지도 물의 저항은 즉각적으로 반영한다. 일상생활에서 감추고 억눌렀던 감정의 무게나 전날의 과로가 물속에서는 여과 없이 드러나는 것이다. 물에 몸을 맡기고, 오직 숨쉬기만을 생각하면 어느새 물살을 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이때의 경험은 명확하다. 욕심을 버리고 힘을 뺄 때, 비로소 물이 나를 밀어 올리며 속도가 따라오는 역설을 경험한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수영은 매번 다르다. 새벽 수영을 하지만, 물과 몸은 매번 다르다. 몸 상태, 전날에 있었던 일상, 불현듯 찾아오는 속도 욕심 등이 수많은 변화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발차기에 힘이 너무 들어가면 물은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대신 몸을 수면 아래로 끌어내린다. 팔을 뻗는 스트로크가 불필요하게 커지면 어깨에 무리가 오고 금세 지치게 된다. 그래도 물과 몸은 정직하다는 사실은 한결같다. 이 단순하고도 강렬한 물리적 진실, 즉 내어주는 만큼 돌아온다는 걸 인정하면 수영이 비로소 즐겁다. 이는 삶을 견디는 기술이 물속에서의 꾸준함과 닮아 있음을 보여준다. 삶의 짐을 내려놓고 정직하게 현재의 나에게 집중할 때, 비로소 고통 없이 흘러갈 수 있게 된다.

    골목길처럼 유연하게 헤엄치기

    물속에서는 사회가 요구하는 네모 반듯한 완벽한 자세로 헤엄을 치지 않아도 된다는 유연함이 존재한다. 모든 사람이 올림픽 선수처럼 유려한 자세를 가져야 할 필요는 없다. 어깨가 아프면 자유형 발차기만, 배영 하라면 평영으로 바꾸어 나아갈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정해진 규범에 몸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몸의 상태에 맞게 나아가는 방식을 조정하는 지혜다.

    매일의 일상 또한 네모 반듯할 필요 없다. 구부러졌다고 쓸모없는 게 아니고, 다르다고 틀린 건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는 종종 남들과 비교하며 자신의 방식이 '틀렸다'고 단정하지만, 물은 그 모든 비틀거림을 허용한다. 이러한 유연성을 통해 비로소 한 가지는 분명해진다. 자세가 이상하다고 수영이 아닌 건 아니다. 폼이 망가져도, 우아하지 않아도, 비틀거려도 앞으로 나아가면 된다는 것. 심지어 '수영'의 자리에 '인생'을 넣어도 말이 된다. 인생은 짧고 수영은 길지만,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그 방향성만은 변하지 않는다. 가장 효율적인 길보다, 자신에게 가장 적절한 속도와 자세로 지속하는 것이 삶의 본질임을 물은 가르쳐준다.

    서툰 호흡 속에서 찾는 위로와 경계

    수영장 밖을 나설 때 여전히 서툰 숨쉬기를 탓하며 스스로를 다그치곤 한다. 물 밖으로 고개를 내밀 때마다 충분히 들이마시지 못한 공기 때문에 폐가 터질 듯한 답답함을 느끼기도 한다. 완벽한 호흡은 숙련된 수영인의 상징처럼 여겨지지만, 매 순간 완벽하지 않은 호흡이야말로 인간의 연약함을 대변한다. 하지만 문득 아파트 단지에서 초록빛 나뭇잎들이 햇살을 받아 호흡하는 경이로운 모습을 본다.  몇 달 전엔 앙상했는데, 계절의 변화 속에서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수행한다. 생명은 아름답고, 숨쉬기는 경이롭구나 하고 깨닫는다. 편안하게 혹은 멋지게 호흡하는 날이 영영 오지 않을 거야. 다 잘하는 사람은 재수 없잖아. 스스로 위로하며 완벽하지 않은 자신을 긍정하는 마음을 배운다.

    한편, 물속에서 평화와 위안을 얻는 동시에, 의욕은 과욕으로 흐르기 쉽다는 사실을 경계해야 한다. 과욕이 무서운 건 그 대상이 바깥으로 향할 때다. 타인을 바로잡겠다는 오만과 다른 이는 틀렸다는 편견을 잉태하면 폭력으로 변질한다. 적어도 경험에 비추면 그렇다. 타인의 영법을 비판하거나, 옆 레인의 속도를 따라가려 무리하는 순간 수영의 즐거움은 사라진다. 물속에서 오직 자신의 호흡에 귀를 기울이는 고요한 시간은, 타인을 향한 날 선 판단 대신 자신을 성찰하는 힘을 길러준다. 이 고요함 속에서 나는 내가 가진 불완전성을 인정하고, 그 한계를 존중하며 나아가는 법을 배운다.

    쉼표에서 느낌표로 가는 여정

    수영은 내가 나에게 던지는 고백이자 하소연이고, 휴식이자 위로다. 그리고 무엇보다 지루한 일상에 방점을 찍는 느낌표이다. 물살을 가르는 자신이 나에게 말을 건넨다. “이대로도 괜찮아. 지루한 일상이 쉼표와 마침표 사이에서 쳇바퀴를 돌다 느낌표를 찾았으니.” 이 물속의 대화는 일상에서 잃어버렸던 나만의 고유한 리듬과 페이스를 회복하게 해준다.

    물에 몸을 맡기고 힘을 빼야 나아갈 수 있듯, 삶도 마찬가지로 내려놓을수록 가벼워지고 원하는 방향으로 힘들이지 않고 흘러갈 수 있다. 완벽주의라는 짐, 남과의 비교라는 무게를 내려놓는 순간, 몸은 물 위로 떠오르며 추진력을 얻는다. 속도보다 방향, 완벽보다 지속을 향한 삶의 리듬을 물속에서 배우며, 매일의 일상 속에서 작지만 확실한 느낌표를 발견하게 된다. 물속에서 얻은 명징한 깨달음은 밖으로 나와 다시 현실을 살아낼 동력과 용기를 제공하며, 삶의 전환점이 된다.

    핵심 메시지

    수영은 물의 정직함을 통해 인간의 과도한 욕심을 내려놓고, 자신만의 속도와 자세로 삶을 지속하는 지혜를 가르쳐준다. 완벽하지 않은 호흡과 비틀거리는 영법일지라도 앞으로 나아가면 된다는 단순한 진리는, 곧 인생의 방향성을 제시한다. 타인을 향한 과욕을 경계하고 자신의 연약함을 인정하며 꾸준히 물살을 가를 때, 지루했던 일상에서 위로와 함께 강렬한 느낌표를 찾게 된다.

    추천 글

    이 글은 매일 새벽 물속으로 들어가고 나오는 모든 날들의 기록이자, 무언가를 오래 해본 사람만이 해줄 수 있는 내밀한 고백을 담고 있다. 이 악물고 버티는 끈기가 아닌 연약함을 인정하는 태도에서 안도감을 느끼게 된다. 수영을 통해 삶의 리듬을 되찾고, 완벽보다 지속을 향한 삶을 살고자 하는 모든 이들에게 이 글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