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은 오랜 역사에 걸쳐 그 문학적인 가치가 인정되었을 뿐만 아니라 후대에도 영향을 끼치는 작품을 말합니다. 고전은 고리타분한 옛날이야기가 아니라, 수 세기에 걸쳐 인간과 사물의 본성을 관찰하고 탐색한 통찰이 담긴 지혜의 보고입니다. 저자에게 고전은 때로 “자기계발서가 되고, 어떤 날은 육아서가 되고, 어떤 날은 눈물의 일기장”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고전은 우리 일상에 가까운 텍스트입니다. “읽을 때마다 보이는 게 다르고 같은 문장이라도 다르게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따금 멈춰서 일상을 다듬어갈 지혜가 담긴 글이 바로 고전”이라고 강조하지요. ‘나는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할까?’ ‘어떻게 살아야 할까?’ 등 인생에서 마주하는 중요한 순간에, 고전은 좋은 길잡이가 되어줍니다. 인생의 모든 지혜는 결국 고전에 있습니다. 그렇기에 고전을 옆에 끼고 읽고 또 읽으라고 당부합니다.
고전 교육은 교과 공부처럼 효과가 바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그럼에도 교실에서 혹은 가정에서 스치며 나누는 대화 속에, 아직 실천은 어렵지만 그래도 잘해보고자 다짐하는 자투리 글 속에서 자기만의 힌트를 찾게 합니다. 고전을 읽으며 고개를 갸우뚱하고 반발심이 생기는 순간에(《명심보감》 아저씨는요. 상당히 꼰대 같으시네요!) 아이들의 생각이 자라고, 자신의 모양을 알아갑니다. ‘나는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구나’라는 것을 발견하고 자신의 가치관과 세계관을 세워가는 것이지요.
부모와 아이가 고전을 나눈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내 아이와 맞는 고전 읽기 방법을 찾아봅시다. 독서 노트를 기록하거나, 글귀를 필사하거나, 대화만 하는 것으로도 충분합니다. 내 아이의 강점에 따라 고전을 접하게 해주면 됩니다. 어떤 방식이든 꾸준히 해나가는 게 더 중요합니다.
■ 저자 이은정
책을 좋아하는 15년 차 초등교사입니다. 매일 아침 고전, 동시, 그림책을 나눕니다. 아이의 통통 튀는 말을 들으면 신이 나고, 아이의 빛깔 있는 글을 읽으면 좋습니다. 칠판 필사를 즐겨합니다. 아침마다 고전 글귀를 칠판에 적어두고 아이들이 어떻게 읽는지 기다리는 게 하루의 시작입니다.
아이들은 학교에서 교과 공부뿐만 아니라 작은 사회를 경험합니다. 다른 사람과 어떻게 어울려 살아가야 하는지 배우고, 그 과정에서 내가 누구인지 알아가지요. 아이들이 자기 삶에 중심을 잡기 위해서는 교과 공부를 넘어 인문학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마음의 기둥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지혜의 보고인 동양 고전을 아이들과 함께 읽었습니다. 동양 고전으로 아이들이 겪는 고민거리에 대한 해답을 찾기도 하고 아이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삶의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이 책에는 아이의 생각과 마음 근력을 키워주는 고전 글귀와 더불어 생생한 아이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아이와 함께 이 책을 읽으며 아이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지은 책으로는 《초등 독서 노트의 힘》이 있습니다.
인스타그램 @starlight21210
■ 차례
들어가며
1부 초등학생에게 꼭 필요한 고전 가까이하기
1장 다시, 고전의 힘
왜 고전을 읽어야 할까요?
삶의 지혜를 배운다
나를 드러낼 수 있다
진정한 독서의 밑거름이 된다
천천히 읽는 습관을 기를 수 있다
객관적으로 자신을 돌아볼 수 있다
동양 고전은 실용적이고 활용성이 높다
2장 고전 읽기 처방전
어떻게 하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까요?
고전을 즐겁게 읽는 법
1) 흥미와 관심 유발하기 2) 마음에 드는 문장 찾기
3) 문장 필사하기 4) 파란색 펜으로 생각 쓰기
5) 대화 나누기 6) 친구와 함께 읽기
3장 부모와 학생을 위한 밀착 처방 열 가지
부모 편
한자 교육과 병행해야 할까요?
아이가 내용 해석을 잘못했어요
언제부터 시작해야 할까요?
무슨 말을 어떻게 나눠야 할지 막막해요
필사만으로 효과가 있을까요?
학생 편
이런 걸 왜 해야 돼요?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요
하기 싫어요
쓸 말이 없어요
지금 시대와 맞지 않아요
2부 동양 고전으로 단단한 마음 키우기
1장 자존감이 높은 아이
다른 사람이 부러워요 ㆍ 《명심보감》
주목받고 싶어요 ㆍ 《논어》
불평할 일 투성이예요 ㆍ 《채근담》
귀찮아서 안 하고 싶어요 ㆍ 《명심보감》
인기가 많았으면 좋겠어요 ㆍ 《논어》
전 못해요 ㆍ 《맹자》
나는 누구일까요? ㆍ 《도덕경》
용기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ㆍ 《맹자》
2장 배움이 즐거운 아이
공부를 잘하고 싶어요 ㆍ 《순자》
왜 배워야 할까요? ㆍ 《명심보감》
‘배움’과 ‘생각’은 어떻게 다른가요? ㆍ 《논어》
새로운 경험이 두려워요 ㆍ 《명심보감》
왜 공부를 해야 할까요? ㆍ 《논어》
왜 책을 읽어야 할까요? ㆍ 《격몽요결》
목적을 이루어야만 성공한 삶일까요? ㆍ 《맹자》
어떻게 하면 계획을 잘 실천할 수 있나요? ㆍ 《명심보감》
3장 감정을 잘 다루는 아이
화가 나서 참을 수가 없어요 ㆍ 《손자병법》
왜 착하게 살아야 하나요? ㆍ 《명심보감》
마음이 너무 힘들어요 ㆍ 《열하일기》
고민만 산더미고 실천을 못 해요 ㆍ 《논어》
친구에게 질투가 나요 ㆍ 《채근담》
마음이 조급해요 ㆍ 《맹자》
남이 나를 괴롭게 해요 ㆍ 《명심보감》
한번 토라지면 오래가요 ㆍ 《채근담》
4장 관계 맺음이 좋은 아이
어른의 충고는 꼭 들어야 하나요? ㆍ 《채근담》
친구의 험담을 들었어요 ㆍ 《논어》
윗사람이 중요한가요? ㆍ 《명심보감》
친구 관계가 고민이에요 ㆍ 《논어》
부모님을 사랑하지만 자꾸 부딪쳐요 ㆍ 《명심보감》
친구가 내 마음을 몰라줘요 ㆍ 《맹자》
어려움에 처한 친구가 있어요 ㆍ 《중용》
형제자매와 갈등이 있어요 ㆍ 《사자소학》
5장 미래를 그리는 아이
실패가 두려워요 ㆍ 《격몽요결》
적성은 어떻게 찾아야 할까요? ㆍ 《채근담》
어차피 해도 안 돼요 ㆍ 《대학》
아무것도 안 하고 놀고 싶어요 ㆍ 《채근담》
시작하기에 너무 늦은 것 아닐까요? ㆍ 《논어》
뭐부터 해야 하죠? ㆍ 《대학》
실천으로 옮기기가 너무 어려워요 ㆍ 《논어》
나에게 맞는 직업은 뭘까요? ㆍ 《손자병법》
나가며
부록 1 이 책만은 꼭 완역본으로 읽어보세요!
부록 2 동양 고전 초등 도서 목록
좋은 말도, 잔소리처럼 듣는 우리 아이 어떻게 해야 좋을까요? 아이가 내 마음 같지 않을 때는 백 마디 훈계보다 힘센 고전 한 줄이 더 효과적입니다. 마음을 보듬고 생각을 깨우는 40가지 고전 수업!
아이를 움직이는 한 줄 고전의 힘
초등학생에게 꼭 필요한 고전 가까이하기
다시, 고전의 힘 _ 왜 고전을 읽어야 할까요?
삶의 지혜를 배운다
고전은 오랜 역사에 걸쳐 그 문학적인 가치가 인정되었을 뿐만 아니라 후대에도 영향을 끼치는 작품을 말합니다. 고전을 읽다 보면 왜 고전인지 직감적으로 알 때가 있습니다. 단 한 문장에 압도되기도 하고 여러 번 문장을 곱씹으며 음미하기도 합니다. 고전이 여러 사람에게 힘 있게 와닿는 이유는 사람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지혜가 함축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고전이 주는 지혜는 크게 세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익숙한 일상을 새롭게 보게 합니다. 우리는 종종 반복되는 일상에 지루함을 느낍니다. 학령기에서 성인까지 활동하는 장소만 다를 뿐 하루 일과는 크게 바뀌지 않습니다. 그러나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도 만족과 기쁨을 찾을 수 있다면 더 이상 지루하지 않습니다. 요한나 슈피리의 소설 《하이디》를 보면 스위스의 전경이 아름답게 묘사됩니다. 아름다운 풍경이라도 매일 보면 감흥이 없을 텐데 하이디는 알프스의 해 질 녘 모습에 날마다 감탄합니다. 독자는 하이디를 통해 익숙한 일상을 새롭게 보는 법을 배웁니다. 이처럼 고전에서 만나는 수많은 인물은 독자에게 삶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을 가르쳐줍니다.
둘째,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합니다. 고전은 결과보다는 과정을, 미래의 목표만이 아니라 현재의 기쁨을 누리라고 말합니다. 숲속에서 길을 잃었을 때 높은 곳에 올라가면 쉽게 길을 찾을 수 있듯이 일상에서도 답이 안 보일 때는 높은 곳에 올라가야 합니다. 높은 곳에 올라가는 방법이 고전입니다.
셋째, 삶의 가치관과 방향을 잡아줍니다. 좋은 학교와 직장을 그만두고 여행을 떠나거나, 주변의 우려에도 개의치 않고 새로운 삶을 개척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의 용기는 어디서 나오는 걸까요? 바로 뚜렷한 삶의 목적에서 나옵니다. 삶의 목적이 뚜렷한 사람은 말에 힘이 있고 행동에 거침이 없습니다. 당당한 기상으로 주변에도 큰 영향을 미칩니다. 고전은 우리가 삶의 주도권을 지킬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공부는 왜 해야 하지? ‘배움이라는 것은 뭘까? ‘나는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할까? 등 삶의 중요한 문제를 생각하게 합니다. 마주한 과제를 해결하며 그저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인생을 멀리 보고 삶의 방향키를 잡게끔 끊임없이 고민하게 하지요.
고전은 고리타분한 것일까요? 아닙니다. 오히려 새롭고 진취적입니다. 일상을 새롭게 보게 하고, 삶을 만족과 감사로 채워줍니다. 삶의 주도권을 쥐고 용기 있게 살도록 합니다. 고전은 옆에 끼고 읽어야 합니다. 읽고 또 읽어야 합니다. 읽을 때마다 보이는 게 다르고 같은 문장이라도 다르게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따금 멈춰서 일상을 다듬어갈 지혜가 담긴 글이 바로 고전입니다.
동양 고전으로 단단한 마음 키우기
자존감이 높은 아이
전 못해요 ㆍ 《맹자》
-오늘의 글귀-
하지 않는 것과 못하는 것의 모습이 어떻게 다릅니까? 라고 묻자 맹자가 대답했다. “태산을 겨드랑이에 끼고서 북해를 뛰어넘는 것에 ‘나는 할 수 없다라고 말하는 경우, 그것은 정말로 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어른을 위해서 팔다리를 주물러주는 것에 대해 ‘나는 할 수 없다라고 말하는 경우 그것은 하지 않는 것이지 못하는 것이 아니다.”
-《맹자》양혜왕(梁惠王) 상
-이렇게 접근하세요-
“내가 어떻게 그걸 해? 난 못해.”
“난 걔랑 죽어도 화해 못 해.”
“난 원래 수학 못했어.”
해보지도 않고 자신의 스타일이 아니라는 이유로, 여건이 안 된다는 이유로 우리는 못한다는 말을 자주 씁니다. 자세히 살펴보면 정말로 할 수 없는 것과 하기 싫은 일 모두를 ‘못한다는 말로 통용하여 쓰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는 옛날에도 마찬가지였나 봅니다. 그런데 정말로 못하는 걸까요?
아이와 함께 공책을 준비합니다. 아이가 ‘잘 못한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쭉 쓰게 하세요. 많으면 많을수록 좋습니다. 생각나는 것 모두를 써봅니다. 잘하고 싶은데 못하는 것을 되도록 앞에 쓰면 좋아요. 아이와 함께 목록을 천천히 읽어봅니다. 그리고 아이 스스로 정말로 못하는 것과 할 수 있는데 안 하는 것을 구별해서 점검해봅니다. 반 아이들과 해보면 놀랍습니다. 못한다고 쓴 목록 중에 잘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 일이 대부분이거든요. 사실은 하기 싫었음을 절로 인정하게 됩니다.
아이와 천천히 《맹자》의 글귀를 읽어봅니다. 이 글을 읽으면 ‘하지 않는 것과 ‘못하는 것이 다름을 알 수 있습니다. 이제 아이들에게 필요한 덕목은 ‘용기입니다. 맹자가 강조하고 있는 덕목이기도 합니다. 수학을 못한다고 생각하는 아이를 떠올려 봅시다. 못한다고 하면 방법이 없는데 할 수 있다고 하면 방법이 있어요. 수학 능력을 향상할 여러 방법이 있습니다. 그런데 심리적으로 수학을 못하는 아이는 수학 공부를 하기가 힘듭니다. 그러니 노력도 하기 싫고 노력을 안 하니 성적도 안 나옵니다. 성적이 낮으니 자연스레 수학을 못한다고 생각하지요. 잘해보겠다고 다짐하고 용기를 갖고 도전하는 데는 부모와 교사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오늘 아이가 쓴 목록에서 딱 하나만 골라봅시다. 그리고 ‘나는 할 수 있다라고 크게 써 붙여놓고 여러 방법을 아이와 궁리해보면 좋겠습니다. 도전!
-아이와 나눌 질문-
못하는 것을 최대한 써볼까요?
목록을 찬찬히 살펴보며 못하는 것과 하지 않는 것을 구별해봅니다.
할 수 있는데 못한다고 생각했던 목록 중 한 가지를 골라 도전해봅시다.
배움이 즐거운 아이
왜 책을 읽어야 할까요? ㆍ 《격몽요결》
-오늘의 글귀-
도에 들어가려면 이치를 궁리해야 하고,
이치를 궁리하려면 책을 읽어야 한다.
왜냐하면 옛 성현들의 마음을 쓴 자취와,
착한 일과 악한 일을 본받고 경계한 일들이
모두 책 속에 있기 때문이다.
-《격몽요결》독서장(讀書章)
-이렇게 접근하세요-
《격몽요결》은 율곡 이이가 학문을 시작하는 아이들을 가르치기 위해 저술한 책입니다. 어린이용 《격몽요결》을 준비하여 독서장을 같이 읽어보기를 바랍니다. 학문을 처음 배우는 사람들을 위한 책인 만큼 독서 및 생활 습관, 바람직한 공부 자세에 대하여 상세하게 나와 있답니다. 특히 독서장은 독서를 왜 해야 하는지 명확하게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번 글귀를 통해 아이의 독서 경험을 함께 나누는 시간을 가져봅시다.
간혹 책 읽기를 입시나 성적과 연관 지어 교과목처럼 강조하는 부모님이 있습니다. 물론 책 읽기로 다채로운 배경지식과 어휘력을 쌓을 수 있어 교과 성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기도 합니다만 그렇다고 눈에 띌 만큼 직접적인 연관이 있지도 않습니다. 교과 성적은 독서뿐 아니라 학습 방법, 공부 시간, 집중력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습니다. 책을 많이 읽는다고 공부를 잘하는 것도 아니지요. 책을 많이 읽지만 학습은 안 되는 아이, 책이랑 담쌓았지만 공부는 잘하는 아이를 많이 보았습니다.
책 읽기는 무엇보다 아이의 삶을 풍요롭게 합니다. 책은 심적으로 고민이었던 부분을 해결해주기도 하고 우울할 때 기분 전환도 해주며, 아이 대신 모험도 떠납니다. 옛 성현들의 마음을 쓴 자취를 통해 수양을 강조하는 《격몽요결》과도 일맥상통합니다. 목적과 수단으로 접근하기보다는 아이의 삶을 동행하는 친구로 책을 안내해주세요.
아울러 독서 습관을 들일 수 있는 팁을 알려드릴게요. 아이들은 ‘책을 꼭 읽어야 한다는 당위성보다는 분위기에 영향을 받습니다. 교실에서도 책 읽는 분위기가 형성되면 책을 읽지 않던 아이도 책을 읽습니다. 같은 책을 친구와 교사가 모두 함께 읽거나 고학년이라도 앞부분을 읽어주면 아이들이 책에 관심을 가집니다.
가정에서도 부모가 책을 자주 들고 읽고 있으면 아이는 무슨 책인지 궁금해 기웃거리며 펼쳐봅니다. 책 읽는 분위기를 형성해서 독서를 간접적으로 독려해보세요.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따라옵니다.
-아이와 나눌 질문-
글에 담겨 있는 독서의 장점 두 가지는 무엇인가요?
책을 통해 도움을 받았던 경험이 있나요?
책을 왜 읽나요?
가장 좋아하는 책을 소개해봅시다.
감정을 잘 다루는 아이
화가 나서 참을 수가 없어요 ㆍ 《손자병법》
-오늘의 글귀-
군주는 분노에 사로잡혀 군사를 일으켜서는 안 되며, 장수는 성난다고 해서 전투해서는 안 된다. 상황이 유리하면 움직이고 유리하지 않으면 멈춰야 한다. 분노는 다시 즐거움이 될 수 있고 격분은 다시 기쁨이 될 수 있지만, 나라가 망하면 다시 일어설 수 없으며 죽은 사람은 다시 살릴 수 없다. 그러므로 훌륭한 군주는 이를 삼가고 훌륭한 장수는 이를 경계한다. 이것이 나라를 안전하게 하고 군사를 보전하는 길이다.
-《손자병법》 제12편 화공(火攻)
-이렇게 접근하세요-
《손자병법》은 춘추전국시대, 제후 간의 치열한 전쟁을 직접 겪은 손자가 다양한 실례와 역사적 기록,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집대성한 병법서로 동서고금을 막론한 최고의 군사 고전입니다. 《손자병법》에서는 직접 맞서 싸우는 것보다 싸우지 않고 적을 이기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전쟁을 하다 보면 장수의 뜻대로 일이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급습당할 때도 있고, 한순간에 수많은 군사를 잃을 때도 있을 겁니다. 그럴 때 손무는 감정적으로 일을 처리하지 말라고 말합니다. 격분해서 앞뒤 가리지 않고 공격을 명령하는 것을 경계합니다. ‘화라는 감정은 시간이 지나면 가라앉습니다. 상황이 지나면 웃을 일도 생깁니다. 하지만 화가 나서 섣불리 한 행동들은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낳습니다.
이번 글귀를 통해 아이와 함께 화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누어봅시다. 아이에게 ‘칠천량 해전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칠천량 해전은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을 통틀어 조선 수군이 유일하게 패했던 해전입니다. 이순신 장군이 무리하게 출전하라는 선조의 명령을 거부하여 백의종군하자 원균이 뒤를 이어 삼도 수군통제사에 오릅니다. 평소 이순신을 싫어했던 원균은 자기 능력을 보여주고 싶어 합니다. 그는 이순신과 달리 부산으로 가서 왜군을 단번에 무찌를 수 있다고 큰소리쳤지요. 그런데 삼도 수군통제사가 되고 보니 이순신의 말대로 적을 공격하기에는 무리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임금과 조정은 크게 화를 냅니다. 특별한 전과를 이루지 못하기에 당시 도원수 권율은 원균에게 곤장을 칩니다. 이에 원균은 제 성질을 이기지 못하고 홧김에 전 함대를 출전시킵니다. 《손자병법》의 글귀에서 경계하던 일이 일어난 거죠. 결국 칠천량 해전으로 군사 400여 명과 뛰어난 수군 장수들이 대부분 전사하고 원균도 전사합니다. 경상우수사 배설 장군만이 12척의 전선을 이끌고 남해로 후퇴합니다. 이 전투로 삼도 수군은 모두 무너지고 맙니다.
병법뿐이겠습니까. 화가 났을 때 했던 말들이 옳지 못했다면 후회가 밀려옵니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감정을 조절하기 어려운 순간들이 있습니다. 그때마다 떠올려야 하는 글귀입니다. 아이와 함께 화를 조절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 생각해봅시다.
-아이와 나눌 질문-
화가 날 때 어떻게 행동하나요?
화를 내고 후회한 적이 있나요?
올바르게 화를 내는 방법을 생각해볼까요?
관계 맺음이 좋은 아이
친구 관계가 고민이에요 ㆍ 《논어》
-오늘의 글귀-
유익한 벗이 셋이 있고 해로운 벗이 셋이 있다. 정직한 사람을 벗하고, 성실하고 신의가 있는 사람을 벗하고, 보고 들은 바가 많은 사람을 벗하면 유익하다.
앞에서는 잘하지만 뒤에서는 비방하는 사람을 벗하고, 아첨 잘하는 사람을 벗하고, 말만 잘하는 사람을 벗하면 해롭다.
-《논어》 제16편 계씨(季氏)
-이렇게 접근하세요-
김혜정의 판타지 소설 《오백 년째 열다섯》에는 등장인물 령이 “한 사람을 만나면 새로운 삶이 시작된다”라고 말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만큼 곁에 있는 사람이 중요합니다. 곁에 누가 있느냐에 따라 나의 모습도 달라지지요. 혹시 관계 때문에 힘들다면 주변 사람들을 떠올려봅시다. 함께 있으면 유난히 에너지가 소모되는 사람이 있어요. 흔히 에너지 뱀파이어라고 하죠. 정신과 전문의의자 UCLA 임상 교수인 주디스 올로프가 처음 사용한 말이에요. 매사에 자기 이야기만 쏟아내거나 냉소적인 태도를 보이며, 불평불만으로 가득한 얘기만을 늘어놓가 상대의 긍정적 에너지를 빼앗아 가는 사람을 말합니다. 이런 사람과 오랫동안 함께 있으면 우울해지고 부정적인 감정에 휩싸입니다. 이는 신경심리학자 자코모 리촐라티 연구팀이 명명한 ‘거울 뉴런과 관련이 있습니다. 부정적 감정이 거울처럼 비춰 전염되는 것이죠. 그래서 공자도 가까이 지내는 친구를 난초와 생선 가게로 비교하며 신중하라고 말합니다.
초등학교 4학년이 되면 친구 관계도 중요해집니다. 좋은 친구도 사귀지만 나와 잘 맞지 않는 친구와도 만나게 됩니다. 여학생의 경우 학기 초에 무리가 형성됩니다. 한번 무리가 형성되면 다른 친구와 사귀고 싶어도 무리에서 빠져나오는 것이 부담스러워 억지로 같이 다니게 되는 일도 있습니다. 친구들이 은근히 무시하거나 따돌리는 것 같은데도 섣불리 화를 냈다가는 무리에서 떨어져 나올 것 같아 불안합니다. 친구 그룹에 끼지 못하느니 상처받으면서 억지로 같이 다니는 걸 선택하죠.
공자가 유익한 벗과 해로운 벗을 구별한 것처럼 아이의 기준으로도 좋은 친구와 그렇지 못한 친구를 나누어봅시다. 진정한 친구는 친구가 힘들 때 위로하고 같이 슬퍼합니다. 친구가 잘될 때 진심으로 축하해주고, 친구의 부끄러운 점이나 약점을 일부러 들추지 않습니다. 함께 있으면 편안하고 즐겁습니다. 나쁜 친구는 친구가 나보다 잘하는 점이 있으면 시기 질투하고 괴롭힙니다. 상대를 쉽게 무시하거나 험담합니다. 친구에게 과한 부탁을 하거나 부탁을 들어주지 않으면 토라지거나 말을 하지 않습니다. 자기 기분에 따라서 친구를 대하는 태도도 달라집니다.
만약 아이의 곁에 해로운 친구만 있다면 아이에게 거리를 두라고 조언해주세요. ‘그 아이와 놀지 마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친구 사이가 힘들다면 꼭 같이 다니지 않아도 된다고, 친구 사이가 소원해져도 괜찮다고 말이죠. 아이를 지도할 때 항상 하는 말에 ‘혼자도 괜찮다가 있습니다. 꼭 친구가 있어야 내가 빛나는 것은 아닙니다. 나와 맞는 친구가 없다면 혼자여도 됩니다. 친구 떄문에 전전긍긍하며 내가 하찮아지면서까지 친구 무리에 있을 필요는 없습니다.
반 아이들의 교우 관계를 유심히 관찰해본 결과 혼자로 잘 지내다 보면 어느새 친구가 생깁니다. 또 반이 바뀌면 친구도 바뀝니다. 그 해, 그 학년, 꼭 그 무리의 친구들에게 집착할 필요가 없습니다. 사랑하는 부모님이 있고 지켜봐주는 선생님이 있으니까요. 아이가 자기만의 고유한 빛을 잃지 않도록 지지하고 응원해주세요.
-아이와 나눌 질문-
유익한 친구의 특성과 해로운 친구의 특성을 나누어 기록해볼까요?
위에서 쓴 특성과 나의 모습을 비교해봅시다. 나는 어떤 친구에 가깝나요?
유익한 친구가 되기 위해서 노력할 점이 무엇인지 생각해 볼까요?
주변 친구 중에 유익한 친구가 있다면 그 친구의 특성을 써봅시다.
미래를 그리는 아이
어차피 해도 안 돼요 ㆍ 《대학》
-오늘의 글귀-
마음으로 정성스럽게 구한다면 비록 적중하지는 않더라도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것이다. 자식 기르는 법을 알고 난 뒤에 시집가는 사람은 없다.
-《대학》 전(傳) 9장
-이렇게 접근하세요-
아이와 정서적으로 실랑이하고 난 뒤에 이 글을 보고 위로받았습니다. 옛사람들도 어린아이를 보살필 때 마음이 복잡했나 봅니다. 아이를 훈육하는 상황에서 적절하게 대처할 때도 있지만 바쁜 스케줄과 감정 상태에 따라서 불쑥 화를 낼 때도 있습니다. 과하게 나무라거나 감정적으로 아이를 대하고 나서 스스로를 돌아보면 참 괴롭습니다. 좋은 부모가 되고 싶은데 그렇지 못한 것 같아 속상합니다. 그렇다고 좋은 부모가 되긴 글렀다고 아이를 대충 키우고 싶지는 않습니다. 제 선에서 최선을 다하고 싶습니다. 《대학》의 글귀가 용기를 줍니다. 마음으로 정성스럽게 구한다면 비록 적중하지 않더라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답니다.
길을 걷는데 똑바르게 직선으로 가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가끔 구불구불 돌아가기도 하고 돌덩이에 걸려 넘어져 상처가 나기도 하지만 묵묵히 걸어갑니다. 육아도 이론과 실제가 다르고, 첫째 아이 둘째 아이 다르고, 부모의 성격과 기질도 다릅니다. 명확한 정답도 없고 아무도 딱 맞는 답을 모릅니다. 그저 걸어갈 뿐입니다. 고전에서는 어차피 안 된다고 생각하지 않고 마음만 진실하다면 바른길을 갈 수 있다고 얘기합니다.
수업을 하다 보면 ‘저는 어차피 안 돼요라는 말을 버릇처럼 하는 아이가 있습니다. 그런 말을 들으면 가슴이 덜컥 내려앉습니다. 한숨 섞인 아이의 작은 말 한마디가 저는 왜 이렇게 크게 들리는 걸까요. 한 아이가 모든 과목에서 그러는 건 아니고요, 각 시간마다 다른 아이들이 얘기합니다. 열 살 남짓한 아이가 지레 포기하는 모습을 보면서 왜 그럴까 생각합니다. 아이들에게는 각자 자기 효능감이 있습니다. 아이마다 잘 하는 부분이 있고 부족한 부분이 있지요. 아마 아이는 자주 실패했던 분야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무심코 내뱉은 걸 겁니다.
그런데 말이에요. 해도 안 되는 게 어디 있나요! 하면 되죠. 처음부터 다 잘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무언가를 잘하는 사람은 그만큼 정성을 들이고 시간을 많이 쓴 사람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결과만을 볼 뿐 정작 그 사람이 어떻게 살아왔는지는 눈여겨보지 않습니다. 그럴 때 오늘의 글귀를 한번 크게 읽어봅시다. ‘마음으로 정성스럽게 구한다면을 힘주어 읽어봅시다. 자신 없고 어려워도 마음으로 진실하게 구한다면 진일보하는 게 있습니다. 《논어》에도 나오죠. 태산을 옮길 때 흙 한 삼태기라도 옮겼다면 그것은 진보한 겁니다. 어차피 해도 안 된다는 생각이 든다면 조금만 마음을 바꿔봅시다. 다 할 수 있습니다. 부모님도 시간이나 여건이 부족해서 하지 못했던 일들을 아이와 함께 계획하고 도전해봅시다.
-아이와 나눌 질문-
‘어차피 해도 안 된다라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으면 써볼까요?
왜 그런 생각이 들었나요?
오늘 글귀 중 가장 중요한 구절에 밑줄을 긋고 1번과 2번 질문에 대한 답을 다시 살펴봅시다. 생각이 바뀐 부분이 있나요? 부모님과 대화를 나눠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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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정보는 도서의 일부 내용으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보다 많은 정보와 지식은 반드시 책을 참조하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