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말하기 연습
 
지은이 : 김하영 (지은이)
출판사 : 서사원
출판일 : 2024년 04월




  • 사춘기 이전부터 부모와 공감과 존중으로 대화하고 정서적 지지를 받아온 아이는 사춘기가 와도 자신의 감정을 말로 솔직하게 표현하며 소통을 이어갑니다. 자녀의 행복과 성장을 응원하는 마음을 담아, 아이의 마음을 여는 부모 말하기 방법을 소개합니다.


    부모 말하기 연습


    부모의 말하기 연습 : 부모에게 들어야 했던 말, 아이에게 들려줘야 하는 말

    괜찮아?

    같은 말이라도 부호가 다르면 문장의 의미가 달라지기도 한다. 특히 자녀에게 자주 사용하는 격려의 말 중에 ‘괜찮아는 물음표로 끝날 때와 마침표로 끝날 때, 화자와 청자의 관계에 따라 의미가 다르게 해석된다. 물음표로 끝나는 “괜찮아?”가 존중과 위로의 언어라면 마침표로 끝나는 “괜찮아.”는 감정을 단정짓고 외면하는 언어다. 시험을 망쳐 울적할 때도, 친구와 싸워 속상할 때도 부모는 “괜찮아.”라는 말로 아이의 마음을 다독이려 한다. 하지만 그 위로의 말은 부모의 의도와는 다르게 받아 들여지는 경우가 많다. 아이 스스로 “괜찮아.”라고 말하는 것은 자신에게 보내는 위로이지만, 타인에게 이 말을 들으면 자신의 감정을 무시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따라서 어떤 상황에서도 상대에게 위로와 존중의 마음을 담아 말하려면 “괜찮아?”처럼 물음표를 붙여야 한다. 감정이 어떤지 질문을 받으며 자란 아이는 자기 감정을 살필 줄 알게 된다.


    * 마음을 돌아보는 말, “괜찮아?”

    “괜찮아?”라고 질문을 받으면 아이는 질문에 답하기 위해 자기가 괜찮은 건지, 괜찮지 않다면 왜 그런지 원인을 찾게 된다. 그다음 어떻게 하면 감정이 해소될지 다시 물어보고, 아이 스스로 답을 찾도록 돕는다. 결국 자녀에게 도움 되는 것은 감정을 단정 짓고 상황을 끝내는 말이 아니다. 지금 내 기분이 어떤지 마음을 들여다보고 스스로 해결해나가도록 돕는 길잡이 역할을 해줘야 한다.


    딸아이가 어느 날 “아이들이 잘못했을 때 선진국 부모들은 ‘괜찮아?라고 물어주고, 우리나라는 ‘잘한다. 잘해라며 비난하거나 혼을 낸대요. 엄마는 괜찮아?라고 물어보잖아요. 참 괜찮은 엄마를 만나서 나는 행운아예요.”라고 말했다. 지금 부모 세대는 자신의 부모로부터 감정을 돌아보기 위한 질문을 받은 경험이 많지 않다. “괜찮아?”보다 “괜찮아.”를 많이 듣고 자랐다. 부모로부터 감정을 지지받지 못하고 외면당하면 아이들 스스로도 자기 감정을 외면하게 된다. 나 역시 부모에게 들어야 했던 말이지만 듣지 못해 나 자신에게도 들려주지 못한 말이 많다. 하지만 내 아이에게만큼은 의도적으로 연습해서 “괜찮아?”라고 묻는다. 자녀를 위한 의도적인 노력이 쌓여 습관이 되면 마침내 부모 스스로 자신에게도 “괜찮아?”라고 물어보게 된다. 감정을 알아차리는 것만으로도 부정적 정서는 사그라들고 이성적 사고를 하게 된다. 어떻게 하면 괜찮아질지를 생각하게 된다. 물음표 “괜찮아?”는 아이 인생에 존중과 위로를 더해주고 자기 감정을 살피는 조명이 된다.


    그랬구나

    “그랬구나.”라는 공감을 담은 이 짧은 한마디를 부모들은 쉽게 말하지 못한다. 특히 자녀들 앞에서는 더 그렇다. 자녀는 부모에게 공감을 바라지만 부모는 아이에게 가르침을 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부모들이 공감의 말을 쉽게 하지 못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지금 세대의 부모들은 부모·자녀의 관계가 수직적인 환경에서 자랐다. 그런 환경에서는 어른의 말을 조용히 듣고 무조건따르는 게 공경이며 예의였다. 부모들의 무의식에는 공감보다 명령, 지시, 지도, 조언의 가르침이 기록되어 있다. 사람은 자기의 경험을 무의식에 저장해두고 비슷한 상황에서 경험한 대로 반응한다. 즉, 과거의 경험에 기대어 현재를 산다. 또 하나의 이유는 공감이 허용이라고 착각하기 때문이다. 가르침이 빠진 공감으로 자녀가 무례하거나 예의가 없어질 것 같아 불안한 것이다. 그래서 부모들은 공감의 “그랬구나.” 보다 ‘그런데 ‘그렇지만 ‘그렇다고 ‘그래서 등 가르침의 접속사에 익숙하고 무의식적으로 사용한다. 하지만 공감이 곧 허용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공감은 상대방과 나의 다름이 수용된 상태에서만 가능하다. 수용은 다름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것으로 아이의 감정과 생각은 수용하되 잘못된 행동은 지도를 통해 바로잡아야 한다.


    공감보다 가르침을 많이 받고 자란 아이는 타인의 말이 맞는지 틀린지를 분석하고 판단해 가르치려 한다. 또 부모의 가르침은 아이가 틀렸다는 걸 전제로 하기에 아이의 자기 방어 기제를 강하게 만들어 핑계, 거짓말, 혼잣말, 비난, 험담, 공격적인 말 등으로 자기를 지키려는 데 에너지를 쓰게 된다. 사실 가장 훌륭한 가르침은 스스로 깨닫게 하는 것이다. 사람은 자기 감정이 수용되고 공감받을 때 자기 성찰을 한다. 자기 성찰이 있어야 깨달음이 있고 깨달음은 곧 성장의 동력이 된다. 자기 성찰을 하는 아이들은 부모의 가르침이 아닌 스스로의 깨달음을 통해 성장하며 주도적인 삶을 살아간다.


    * 공감에 익숙한 아이

    원래 착했던 아이가 사춘기라서, 친구를 잘못 만나서 말썽을 부린다고 많은 부모가 생각한다. 그러면서 사춘기만 지나가면 다 해결될 거라고 믿는다. 하지만 아이가 드러내지 않아 부모가 알아차리지 못할 뿐 해결되지 않은 부정적인 감정은 아이의 마음에 남아 있다. 초등기 아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어른처럼 먹고 사는 문제가 아니라 ‘재미이다. 친구와 어울려 노는 게 재미있느냐 없느냐, 학교가 재미있느냐 없느냐, 공부가 재미있느냐 없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그런데 많은 부모가 자기 생각에 휘둘려 자녀의 마음을 외면한다. 이렇게 단순하고 순수한 아이의 마음을 보지 못하는 것은 부모의 잘못이다.


    화산 폭발은 단기간에 일어나지 않는다. 땅속 깊은 곳 마그마에 오랜 시간 압력이 가해지면 지표면을 뚫고 마그마가 분출하게 된다. 아이의 감정 폭발은 사춘기여서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어린 시절부터 오랫동안 가해진 압력으로 인해 버티지 못하고 폭발하는 것이다. 공감과 수용의 말을 듣고 자란 아이는 자기 마음을 안전하게 부모에게 드러내 보인다. 자신에게 가해지는 압력을 숨기지 않고 드러내 해결한다. 살다 보면 어떤 방식으로든 마음에 압력이 가해진다. 하지만 그때마다 아이의 마음을 공감하고 표현해주면 폭발을 예방할 수 있다. 국어사전에 공감은 ‘남의 감정, 의견, 주장 따위에 대하여 자기도 그렇다고 느낌. 또는 그렇게 느끼는 기분이라고 정의되어 있다. 공감이 체화되지 않은 부모들은 마음속 깊이 우러나는 진짜 공감을 하기 어렵다. 이를 바꾸기 위해서는 의식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대화법 이론에서는 진심 없이 가짜 공감을 하는 대화는 옳은 방법이 아니라고 한다. 하지만 이론과 실제는 다르다. 대화법 전문가인 나도 실생활에서 이론대로만 대화하지 못한다. 현실에서는 이론보다 마음을 따라야 소통할 수 있다. 가짜 공감이라도 계속하다 보면 익숙해지고, 무의식에 새롭게 기록된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그랬구나.”보다 “그건 아니지, 네가 잘못했네.” 하는 가르침이 먼저 나올 때가 많다. 그럼에도 의식적으로 공감을 많이 해주면 아이는 “나는 지금 엄마의 공감이 필요해요. 문제는 제가 해결한다고요.”라며 감정을 표현하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고, 마음을 지키는 힘을 기르게 된다.



    부모의 태도 연습 : 마음이 단단한 아이로 키우는 일상 태도

    누구보다 자신을 잘 아는 아이로 키우기

    부모교육 강의를 나가면 부모들에게 “아이의 가능성은 무한하니 아이를 믿고 기다려주세요.”라는 말을 자주 한다. 하지만 교육자로서의 마음과 엄마로서의 마음을 같게 하기란 참 어렵다. 나 역시 가끔은 아이가 학업에서 뒤처질까 전전긍긍할 때가 있다. 공부가 인생의 전부가 아니란 건 알지만 부모 역할의 기준이 없으면 주변에 휩쓸려 부모의 욕심대로 아이를 공부에 희생시키고 만다. 자신의 의지가 배제된 공부가 과연 아이 인생에 어떤 영향을 줄까? 부모의 등살에 떠밀려 공부하는 아이는 과연 행복할까? 인간으로서 우리가 바라는 궁극적인 행복은 바로 ‘자기 자신으로 사는 것이다. 그것이 인간으로 누려야 할 기본권이라면 우리는 아이들에게 그것을 보장하고 있는가. 미래의 행복을 빌미로 아이가 현재 누려야 할 행복할 권리를 침해하고 있지는 않나 진지하게 돌아보아야 한다.


    * 자아 인식이 어려운 아이들

    청소년기는 ‘자아 인식 (self-awareness) 개념이 형성돼야 할 중요한 시기다. 자아 인식은 쉽게 말해 ‘자신을 이해하는 능력이다. 발생 시기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지만 자아 인식은 사회적 발달과 자기 효능감 등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다. 자아 인식이 형성된 아이들은 ‘나는 축구를 잘해, ‘나는 네가 이렇게 할 때 슬퍼와 같이 자신의 심리적, 내재적 능력이나 감정을 알아차리고 자발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 공적 자아(다른 사람과 있을 때 자신의 모습)와 사적 자아(혼자 있을 때 자신의 모습)를 구별하고, 자신의 내면을 구체적으로 생각해 추상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 그런데 현실은·어떨까. 아이들은 자아를 잘 인식하고 있을까?


    아이들에게 잘하는 게 뭔지 물어도 “잘하는 게 없어요.” “생각 안 해 봤어요.”라며 관심 없다는 듯 퉁명스럽게 말한다. 아이의 감정이 어떤지 물어도 “몰라요.” “그냥이요.”라고 답하거나 말없이 눈물을 뚝뚝 떨굴 뿐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자녀의 자아 인식 수준을 높이는 게 성적 올리기보다 어렵다. 그 첫 번째 이유는 유교사상에 있다. 자아인식을 높이기 위해서는 자신이 좋아하는 게 뭔지, 무엇을 잘하는지, 지금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자신을 오롯이 살피고 객관적인 사실과 감정을 있는 그대로 존중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유교사상은 잘하는 게 있더라도 드러내면 겸손하지 못한 것이라 가르치고,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면 불경하니 자기 감정을 숨겨 예의를 갖추라고 가르친다.


    두 번째 이유는 주입식 교육에 있다. 무조건적인 지식 습득을 강요하는 교육환경에서는 학생 개인의 감정, 흥미, 관심이 철저히 무시되고 아이를 보호해야 할 부모마저 강압적인 환경에 공조한다. 이런 상황에서 아이들은 스스로 자기 감정을 무시하고 있다. 감정을 무시하는 것이 대학 입시를 위한 노력이며, 힘든 감정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착각하며 자기를 잃어간다.


    * 자신을 소중히 여기는 아이로 키우자

    아이들에게 미래를 위해 지금의 감정을 희생하라고 강요하는 것이 과연 학업에는 어떤 영향을 끼칠까? 하버드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대니얼 골먼(Daniel Goleman)은 ‘성공이란 20퍼센트의 IQ(지능 지수)와 80퍼센트의 EQ(감성 지수)로 만들어진다라고 했다. IQ는 타고나는 지능으로 학업 성적에 영향을 미치고 EQ 는 후천적인 환경과 노력으로 키울 수 있으며 종합적인 능력에 영향을 미친다. 자아 인식은 EQ의 영역이다. 학령기 12년 중 입시에 힘을 쏟아야 하는 고등 3년을 제외한 9년 동안은 자신에게 집중해야 한다. 자신에게 집중하는 아이들은 유혹에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상황을 객관적으로 판단하고,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직시하고, 스스로를 소중히 대할 줄 안다.


    혹여나 자기에게 집중하는 것과 이기적인 것을 혼동하지 않기를 바란다. 자기에게 집중한다는 게 어떤 것인지는 이 책 전반에서 다루고 있으니 천천히 읽어나가보자. 인생을 살면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온갖 시련을 맞이하게 된다. 시련은 어른들에게만 오지 않는다. 아이들도 아이 나름대로 시련을 겪는다. 위기의 순간에도 자아 인식이 잘 형성된 아이들은 시련을 객관적으로 판단하고, 그때의 자기 감정을 받아들이고, 스스로 해결 방안을 모색할 수 있다. 그리고 이를 통해 삶에 감사하는 법을 배우고, 스스로 자신을 이끌 만큼 성숙 해진다.


    책 속에서 길을 찾는 아이

    ‘책 속에 길이 있다라는 격언이 있다. 이 말은 책을 통해 무수한 세상을 경험할 수 있다는 뜻이다. 우리가 직접 만날 수 없는 수많은 사람과 그들의 생각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는 게 책의 가장 큰 효용 가치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우리는 그 과정에서 내 안에 잠재된 무한한 가능성을 발견하기도 한다. 성공한 많은 사람이 책에서 기회를 찾았고 그들이 성공하기까지 끈기의 원천은 독서였다. 책을 가까이함으로써 우리는 우리가 나아갈 길을 찾을 수 있다.


    * 책, 세상을 간접 경험하게 하다

    유아교육을 전공한 나는 자연스럽게 유치원 교사가 되었고 유치원 원장이 되는 게 목표였다. 그것이 당연하고 그 길밖에는 없다고 생각했다. 스스로 가능성과 기회로부터 고립되어 살았었다. 그러다 꾸준히 독서를 하게 되면서 변화가 생겼다. 내게 많은 기회와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독서는 내 시야를 확장하고, 다양한 삶의 방식과 길이 있음을 보여주었다. 유치원을 그만두고 작가와 강사로 전직한 후 지금은 이전에는 미처 알지 못했던 삶의 의미와 가치를 발견하고 행복하게 살고 있다.


    지혜로운 성인들은 자녀교육의 으뜸으로 독서를 말했다. 나 역시 독서를 통해 삶이 변하는 걸 체험했으니 아이에게 독서 습관을 들이기에 전념했다. 어릴 때부터 꾸준히 독서를 한 아이는 책 속에서 질문하고, 생각하고, 자기 길을 찾으며 살아간다. 나는 아이에게 특별히 꿈이나 진로에 대해 얘기하지 않았다. 대신 자신의 길을 찾고 살아갈 힘을 키우도록 독서, 토론, 글쓰기를 가르쳤다.


    책 읽는 아이는 스스로 책 속에서 기회를 찾고 꿈을 만난다. 책을 읽으며 알게 된 심리조향사, 소설가, 프로파일러, 뇌 과학자, 인류학자, 웹툰 작가, 초등교사, 교육행정가 등에 매력을 느끼고 어떤 공부를 해야 하는지, 어떤 일을 하는지, 사회적 인지도는 어떤지 등을 스스로 알아보기도 한다. 사춘기가 된 후에는 어떤 일에 자기 가슴이 뛰는지 적극적으로 찾고 있다. 아이는 책을 통해 자기에게 무한한 잠재력이 있다는 것, 사람마다 능력이 다르다는 것을 배웠다.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고 가치 있는 삶을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에서 불가능은 없다는 것을 배웠다. 불가능은 자기 스스로 한계를 두는 것이라는 걸 배웠다. 이는 곧 아이가 인생을 대하는 태도와 연결된다. 이제 겨우 중학생인 아이가 책을 통해 배운 인생의 지혜는 이토록 값지다.


    *심심하면 도서관에 가는 아이

    아이는 초등학생 시절 학교 수업이 끝난 후 특별히 할 일이 없거나, 친구들과 약속이 없는 날은 심심하다며 학교 도서관을 찾았다. 초등학교 도서관은 일찍 문을 닫고, 대출도 두 권 밖에 할 수 없었지만 초등 수준에 맞는 재미있는 책들이 많아 아이가 책에 흥미를 갖기에 충분했다. 책에 재미를 붙인 아이는 주말이면 공공도서관에 갔다. 방학에는 등교하듯 도서관에 출석할 정도로 좋아했다. 도서관이 학교이며 놀이터인 셈이었다. 초등학교를 졸업하기 전까지 도서관에 있는 책을 다 읽겠다는 목표를 세우기도 했다. 책과 멀어지기 쉬운 중학생이 되어서도 습관처럼 도서관에 간다. 도서관 최다 대출 상을 받기도 했고 여전히 틈틈이 도서관을 들르며 책을 가까이 한다. 자기 인생을 고민하는 사춘기 아이를 보며 학원 대신 도서관 을 다니게 한 것에 보람을 느낀다. 책을 만날 기회를 열어주고 인연을 맺어주길 정말 잘했다고 생각한다.


    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꿈이 없어진다고 많은 사람이 생각한다. 하지만 독서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다. 나이와 상관없이 매일 새로운 세계를 만나며 새로운 미래를 그린다. 부모들은 아이가 꿈을 꾸는 사람이 되길 바라고, 독서가 중요한 건 알지만 학업에 밀려 뒷전이 되기 일쑤다. 사춘기 아이들에게 독서 습관을 들이기는 쉽지 않다. 책을 좋아하던 아이들도 사춘기가 되면 여러 이유로 책과 멀어지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사춘기 이전에 아이들에게 책 읽기의 즐거움을 심어줘야 한다. 아이들이 책을 가까이할 수 있는 환경을 많이 만들어주길 바란다. 가장 쉬운 방법이 도서관에 가는 것이다. 모든 부모가 자녀가 책과 인연을 맺기 위해 도서관에 즐겨가도록, 책 속에서 자신의 길을 찾도록 돕기를 바란다.



    부모의 마인드셋 연습 : 부모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하다

    열등감으로부터 아이를 지키는 부모의 마음가짐

    사춘기에 접어든 아이는 타인이 보는 자신, 타인에게 보이는 자신을 무척 신경 쓴다. 배드민턴을 하고 싶지만 밝은 시간에는 아파트 주민들 눈에 띄는 것이 싫어서 저녁 9시가 넘어야 나간다. 깜깜한 시간에 나가면서도 자기 모습이 괜찮냐고 묻는다. 무심하게 “아무도 신경 안 써.”라고 답하자 아이는 괜찮냐고 물었지 누가 신경쓸까 묻지 않았다며 짜증을 냈다. 사람들은 대부분 무의식적으로 타인을 의식하고 비교하며 산다. 부모는 자기 자녀를 다른 가정의 자녀들과 비교하고, 자녀들은 친구의 부모들과 자기 부모를 비교한다. 다른 사람과 자신을 비교하고, 이것과 저것을 비교하고, 이전과 이후를 비교하고, 성공과 실패를 비교하고, 잘함과 못함을 비교한다. 자신이 보기에 이상적인 이미지를 가진 사람과의 비교로 위축이 될 때도 있고, 자신보다 못한 사람과의 비교로 우쭐해 할 때도 있다. 타인과의 비교가 지나치면 열등감과 박탈감에 빠지고, 우울해진다.


    우리의 인식처럼 비교가 나쁘기만 하다면 비교를 하지 않으면 된다. 많은 전문가는 자신을 인정하고 행복해지기 위해서 비교하지 말라고 조언하지만 비교는 자연스러운 것이며 비교가 없으면 변화와 성장도 없다. 심리학자 레온 페스팅거(Leon Festinger)의 사회 비교 이론에 따르면 인간은 다른 인간들의 행위를 모방하고, 참고함으로써 삶에 유용한 정보들을 얻고, 사회적 비교를 통해 자기 자신과 타인들 간의 공통점은 키우고, 차이점을 줄임으로써 동질감을 갖는 등 끊임없는 사회적 비교 과정을 통해 생존에 중요한 이점을 얻는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가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은 비교 행위의 필요성과 부정성을 명확히 알고 그를 활용하는 자신만의 방법을 터득해야 한다는 점이다.


    우선 부모가 비교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 알아야 할 2가지를 소개한다. 하나는 자신의 양육 태도를 아는 것이다. 자녀와 대화할 때 자신도 모르게 비교하는 습관이 있는지 살펴보고 고쳐야 한다. 또 하나는 자녀가 스스로 열등감 때문에 다른 사람과 비교하고 있는지 살펴야 한다. 자녀가 스스로 열등감에 빠져 있으면 평소에는 위축되어 있다가 다른 사람과 비교를 당하면 불같이 화를 낸다. 이때는 자녀가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도록 도와야 한다. 스스로를 인정하는 가장 빠른 방법은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자신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면 상황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인간에게는 이야기 본능이 있다. 자신의 이야기를 하지 못하면 타인의 이야기를 하게 되고 시선은 자꾸 밖을 향한다. 타인을 의식할수록 자의식은 낮아지고 결국 자기 이야기를 상실한 채 살아간다. 자녀가 무의미한 비교를 멈추고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도록 부모와 자녀가 함께 솔직한 이야기를 꺼내야 한다. 자신의 이야기를 해본 경험이 적은 부모라면 처음에는 말을 꺼내는 게 어색하고 힘들 것이다. 하지만 자녀가 비교로부터 해방되길 바란다면 노력해야 한다.


    *열등감을 자극하는 부모의 양육 태도

    많은 부모가 아이의 열등감을 자극해 경쟁심을 부추기면 스스로 삶에 열정을 가질 거라고 착각한다. 자기가 그렇게 자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열등감에 의한 열정이라기보다 복수와 분노에 가깝다. 복수와 분노에 의해 이루어진 성공은 모래위의 성과 같아 언젠가 스스로 무너진다. 자신의 솔직한 이야기를 들려주지 못하는 부모들은 자꾸 타인의 이야기를 한다. 자녀의 열등감을 자극하려는 의도는 없지만 다른 집 자녀들의 잘난 부분을 자녀 앞에서 생각 없이 말한다. 누구는 수학을 잘한다는 둥, 누구는 줄넘기를 잘한다는 둥 부모 자신이 부러워하는 부분을 남의 이야기에 감춰 드러낸다. 부모가 아무리 의도 없이 말했다 해도 듣는 자녀는 비교로 받아들인다. 사춘기 아이들은 친구들과 키, 성적, 부모의 경제력 등등 온갖 것을 비교하며 이미 자신을 위축시키고 열등감을 키우는 중이다. 거기에 부모가 비교할 거리를 더해줄 필요는 없다.


    이런 부모의 양육 태도는 바뀌어야 한다. 사람의 생김새가 다르고, 생각이 다르듯 잠재력도 다른 법이다. 아이들 머릿속에 인간은 모두 다르다는 진리를 심어놓자. 아이의 생각이 바뀌면 말과 행동이 바뀐다. 자녀의 열등감을 자극하지 않으려면 자녀에게 친구들의 장점을 말하지 않는 게 좋다. 부모는 그냥 하는 말이어도 아이들은 비교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사춘기 자녀가 친구들의 장점을 말할 일은 거의 없지만 혹시나 말한다면 “그 친구는 수학을 잘하는구나. 우리 00이는 국어를 잘하잖아.”처럼 맞장구는 약하게 하고 자녀의 장점을 덧붙여 말해줘야 한다. 이때 주의할 점은 잘하는 것만이 장점이 아니라는 걸 알려줘야 한다. 좋아하는 것도 재능이고 장점이 될 수 있다. “그 친구는 바이올린을 좋아하니? 00이는 노래 부르는 걸 좋아하잖아.”와 같이 말해주자. 핵심은 부모 말의 주체가 다른 사람이 아니라 자녀임을 인지하게 하는 것이다.


    * 스스로 열등감을 키우지 않으려면

    자기의 이상적인 이미지를 타인의 삶에서 찾게 되면 자연스럽게 ‘왜 나는 부족할까?하고 자기 비하를 하게 된다. 자기 비하가 반복되면 생존 본능으로 자연스럽게 자기 합리화를 하게 된다. ‘나는 원래 그래. 상황이나 환경 때문에 어쩔 수 없어라고 합리화하며 비교 뒤에 숨는다. 비교 뒤에 숨어 사는 게 당장은 안전한 것 같지만 시간이 갈수록 해결되지 않은 감정은 열등감을 키운다. 비교하는 것 자체가 나쁜 게 아니다. 비교하며 자신을 비하하는 습성이 나쁜 것이다. 자신의 부족한 점을 인정하면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고, 비로소 자기 이야기를 시작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다른 사람들은 잘 사는데 왜 나는 가난할까?라며 비교를 할 때 ‘나는 가난하다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이자. 인정은 합리화와 다르다.


    합리화는 가난의 이유를 외부 환경에서 찾지만 인정은 가난한 현실을 받아들인 후 자신의 진짜 속마음을 듣는 것이다. ‘물질적으로 가난하지만 정신적으로 행복하니 괜찮다는 이야기일 수도, ‘더 이상 가난하게 살고 싶지 않다는 이야기일 수도 있다. 자기 마음의 이야기에 따라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할지 결정하게 된다. 인정은 ‘어떻게의 방법을 모색하게 한다. 타인에게 향했던 시선을 나에게 돌리는 것만으로도 비교에서 해방될 수 있다. 가정에 대화가 살아나 서로 자기 이야기를 편안하게 나눌 수 있는 환경이면 이상적이다. 부모가 자녀의 대화 상대가 되어주면 된다. 부모 자신의 대화 상대가 없다면 자기 이야기를 글로 쓰면 된다. 나는 일기장에 내 이야기를 쓰고 내 이야기를 내가 들어준다.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하고 싶을 때는 블로그에 쓴다. 있는 그대로 편안하게 나의 이야기를 하게 되었을 때 온전히 나를 인정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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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정보는 도서의 일부 내용으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보다 많은 정보와 지식은 반드시 책을 참조하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