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가 쉬워지는 최소한의 수학
 
지은이 : 오국환 (지은이)
출판사 : 지상의책(갈매나무)
출판일 : 2024년 05월




  • 경제적 자유가 삶의 새로운 목표로 떠오르고, 저금리·저성장의 시대가 계속되는 불확실성의 시대에 문제 해결력을 키워 합리적 선택을 내리는 일이 더욱 중요해졌습니다. 그 방법으로 ‘수학적 사고법’을 제시합니다.


    경제가 쉬워지는 최소한의 수학


    돈이 불어나는 원리를 찾아라! : 변화와 규칙성

    이자 : 돈이 돈을 버는 원리를 찾아서

    돈을 빌리는 게 오히려 가성비가 높을 때가 있다?

    이자에 따라 돈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이해하면 같은 돈으로 비교적 빨리 부를 쌓거나 과도한 빚을 지는 것을 피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집을 사려고 은행에서 2억 원을 빌렸다고 생각해봅시다. 만약 이자가 2%일 때 2억 원을 30년간 빌리면, 매월 74만 원 정도를 갚아야 합니다. 이때 2억 원에 대한 이자 총액은 약 6600만 원 정도입니다. 그런데 만약 이자가 5%일 때 2억 원을 30년간 빌리면, 매월 갚아야 하는 돈은 107만 원 정도로 늘어납니다. 갚아야 할 이자 총액 또한 1억 8650만 원 정도로 크게 늘어나지요. 이러한 차이를 이해하고 예상할 수 있다면,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이자가 높을 때 욕심내서 빚을 내지 않을 것입니다.


    - 돈의 사용료가 개인마다 다른 이유

    돈의 가치 변화를 고려하여 합리적 의사결정을 내리려면 단순히 ‘돈이 불어나는구나 하는 정도의 추상적인 이해를 넘어설 필요가 있습니다. 즉, 돈의 가치가 어떤 식으로 증가하거나 감소하는지, 시기에 따라 돈의 가치는 어떻게 변하는지, 원금의 크기는 이자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가장 먼저 이해해야 할 것은 바로 ‘이자입니다. 원금의 크기나 돈을 빌리는 기간에 따른 이자가 돈의 가치를 변화시키기 때문입니다.


    필요한 물건이 없을 때 우리는 그 물건을 살 수도 있지만 빌려서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결혼식 때 입는 드레스나 턱시도처럼 비싸고 사용 빈도가 낮은 물건은 굳이 사기보다는 대여료를 내고 빌려 쓸 때 가성비가 더 좋겠지요. 돈에도 같은 이야기를 적용할 수 있습니다. 무언가를 사거나 이용하는 데 돈이 필요할 때 우리는 남의 돈을 빌려 사용한 뒤 나중에 돌려주기도 합니다. 대신 이때에는 물건을 빌려 쓸 때 사용료를 내는 것과 같이 돈을 빌려 쓴 사용료를 내야 합니다. 돈에 대한 사용료가 바로 ‘이자입니다. 돈을 빌리거나 빌려주는 행위는 사회 구성원 각각의 필요를 적재적소에서 충족시킴으로써 결국 사회 전반의 만족도를 높여줍니다.


    이자는 보통 원금에 대한 일정 비율의 금액으로 결정됩니다. 이때 이자를 결정하는 비율을 ‘금리, 혹은 ‘이자율이라고 부릅니다. 금리의 입장에서 설명하면 금리는 이자의 원금에 대한 비율입니다. 금리는 일반적으로 개인마다 다르게 적용됩니다. 돈을 빌리는 사람의 신용이 낮을수록, 돈을 빌리는 기간이 길수록, 돈을 빌리려는 사람이 많을수록 높게 적용됩니다. 돈을 빌려주는 사람의 입장에선 돈을 돌려받기 어려울수록, 돈을 늦게 갚을수록, 이자를 높게 불러도 돈을 쓰겠다는 사람이 많을수록 높은 사용료를 부르는 편이 합리적일 테니까요.


    - 이자는 어떻게 계산할까? 단순하면 단리, 복잡하면 복리

    구체적으로 이자를 어떻게 계산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이자는 크게 단리와 복리 두 가지 방법으로 계산됩니다. 단리는 원금에 대해서만 이자를 계산하는 방법입니다. 영어로는 simple interest라고 하는데, 말 그대로 ‘단순하게 ‘이자를 계산하는 방법이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사례로 한번 볼까요?


    태준이가 희구에게 200만 원을 월 2%의 단리로 12개월 동안 빌렸다고 생각해보겠습니다. 단리를 사용하므로 이자는 원금 200만 원에 대해서만 계산하면 됩니다. 이자율은 원금에 대한 이자의 비율이라고 했지요? 이에 따라 2%=2/100=(이자)/(원금)의 식이 나옵니다. 즉, 다음과 같은 식이 성립합니다.


    (이자)=(원금) X 2/100


    이 식의 (원금)에 200만 원을 대입하여 계산하면, 이자는 4만 원임을 알 수 있습니다. 즉 태준이는 희구에게 한 달에 4만 원의 이자를 지불해야 합니다. 돈을 빌리고 나서 태준이가 희구에게 갚아야 할 돈은 매달 아래와 같이 늘어나겠지요. 단위는 만원입니다.


    204, 208, 212, 216, 220, 224, 228, 232, 236, 240, 244, 248, 252, ...


    돈을 12개월 동안 빌리기로 하였으므로, 12개월이 지난 후 태준이가 희구에게 갚아야 할 돈은 열두 번째 수인 248만 원이 됩니다. 원금 200만 원과 이자 48만 원의 합이지요. 이렇게 이자와 원금을 합쳐서 계산한 결과를 ‘원리합계라고 합니다.


    한편 복리는 원금뿐만 아니라 이자에 대해서도 이자를 계산하는 방법입니다. 예를 들어 100만 원을 빌려주고 이자가 붙어 원리합계가 110만 원이 되었다면, 그 다음 이자는 100만 원이 아니라 110만 원을 기준으로 계산합니다. 영어로는 복리를 compound interest라고 하는데, 원금과 이자를 합쳐 ‘복합적으로 ‘이자를 계산하는 방법이라고 보면 적당하겠네요. 마찬가지로 사례로 복리법을 알아보겠습니다.


    이번에는 희구가 태준이에게 200만 원을 월 2%의 복리로 12개월 간 빌렸다고 생각해보겠습니다. 돈을 빌리고 한 달이 지났을 때 이자는 200 X 2/100=4만 원이고, 원리합계는 204만 원이 됩니다. 그러면 두 달 후의 이자는 어떻게 계산해야 할까요? 이때는 앞의 원리합계 204만 원을 원금으로 생각하여 계산하므로, 이자는 204 X 2/100=4.08만 원이 되고, 원리합계는 208.08만 원이 됩니다. 같은 방식으로 계산하면 세 달 후의 원리합계는 212.2416만 원이 됩니다. 단리보다 복리의 원리합계가 더 크지요.



    숫자로 파악하는 경제 : 상대적인 크기

    비율과 지표 : 거대한 양의 변화를 쉽게 이해하는 법

    실업률과 고용률의 합은 왜 100%가 아닐까?

    포털 사이트 뉴스를 찾다 보면 실업률이나 고용률을 다룬 기사를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올해 실업률이 역대 최대라든지, 어느 지역 고용률이 전국 최상위라든지 하는 기사들 말이지요. 실업률과 고용률을 말 그대로 풀어보면, 실업률은 일자리를 갖지 않은 사람의 비율이고 고용률은 어딘가에 취업하여 일을 하는 사람의 비율인 것 같습니다. 사람은 일을 하든지 안 하든지 둘 중 하나의 상태를 가질 테니, 실업률과 고용률의 합은 100%가 되어야 할 것 같고요. 그런데 실제로 이 두 비율을 찾아서 더해보면 그 합이 100%가 되질 않습니다.


    - 비율로 설명할 때는 기준을 정해야 한다

    이제 실업률과 고용률의 정의를 알아보면서 왜 둘을 합해도 100%가 나오지 않는지 알아봅시다. 실업률은 경제활동 참가자 중에서 실업 상태인 사람의 비율을 말하고, 고용률은 생산가능인구 중 취업 상태인 사람의 비율을 말합니다. 즉, 실업률과 고용률은 각각 다음과 같이 정의됩니다.


    (실업률) = (실업자 수) / (경제활동인구 수) X 100

    (고용률) = (취업자 수) / (생산가능인구 수) X 100


    수식으로 놓고 보면 실업률과 고용률을 정의할 때 사용된 분모가 다르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여기서 경제활동인구는 만 15세 이상 인구 중 취업했거나 구직 중인 인구를 말하고, 생산가능인구는 돈을 벌 수 있는 사람, 즉 15세 이상 인구 중 군인, 의무경찰, 수감자 등을 뺀 인구를 말합니다. 그러니 당연히 두 값을 합치더라도 100%가 되지 않겠지요.


    이처럼 비율을 사용하여 무언가를 말하거나 계산할 때는 그 전체가 되는 것, 기준이 되는 것이 무엇이냐를 고려해야 합니다. 비율 자체가 전체에 대한 상대적인 크기를 나타내는 수이니까요. 기준이 되는 것이 같다면 그 비율을 더하더라도 무리가 없지만, 기준을 다르게 사용한 두 비율을 더하면 잘못된 결과가 나옵니다.


    경제 상황을 통계로 알려주는 다양한 경제지표

    실업률, 고용률과 같이 경제 상태를 알려주는 여러 자료를 경제지표라고 부릅니다. 사람의 건강 상태를 좋다, 나쁘다로 단순하게 말할 때보다 체중/혈당/체지방 등의 수치로 설명할 때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것처럼 경제 또한 경제지표로 나타낼 때 그 상태를 보다 세밀하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경제 현상은 단순히 개인이나 기업의 경제활동과 같은 몇 가지 변수만으로는 잘 설명되지 않습니다. 국가 간 외교 관계, 국내외 정치 상황, 과학의 발전, 개개인의 심리 변화, 그 외에도 여러 변수가 다양한 방식으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경제 상태를 설명하는 경제지표 또한 다양한 방식으로 정의되어 사용됩니다.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경제지표로는 실업률과 고용률 이외에도 코스피지수, 소비자물가지수, 경제 성장률, 환율, 기준금리 등이 있습니다. 이러한 주류 경제지표 이외에도 실질적인 환율을 설명하는 빅맥지수나 스타벅스지수, 투자자의 심리를 나타내는 공포-탐욕지수 등 다양한 경제지표가 존재합니다.


    경제지표는 현재의 경제 상황을 민감하게 반영하기도 하고, 앞으로의 경기 변화를 예측하는 정보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혹은 경기가 완전히 변화했음을 설명하기도 하지요. 경제지표는 경기를 앞서 설명하는지, 뒤따라가는지에 따라 선행지표, 후행지표, 동행지표로 분류합니다. 대표적인 선행지표로는 건설수주액, 장단기 금리차 등이 있는데, 이를 따로 모아서 한 번에 복합적으로 계산한 경기선행지수를 선행지표로 이용하기도 합니다.


    - 비와 비율과 비례는 어떻게 다를까?

    앞서 실업률과 고용률이라는 비율을 간단히 다루었습니다. 실제 생활에서 비나 비율의 개념이 매우 빈번하게 사용됨에도 불구하고, 비/비례/비율의 의미를 명확히 이해하는 사람은 드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여기에선 각 단어의 명확한 의미를 살펴보려고 합니다. 사실 비나 비례나 비율이나 다 똑같이 견줄 비 자를 사용하기 때문에 실제 생활에서 이 단어들의 의미를 명확하게 알지 못하더라도 적당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대충 전체에서 차지하는 양이 얼마인지를 나타낸 말이겠죠. 하지만 적당히 말만 통하고 이해만 되면 넘어가도 된다는 식의 태도는 공부하는 입장에선 적절치 않아 보입니다. 명확한 의미를 모르는 것과 아는 것은 희뿌연 안경으로 세상을 보는 것과 잘 닦은 안경으로 세상을 보는 것에 비유할 수 있지 않을까요? 세상만사를 명확하게 알기는 어렵겠지만, 기왕이면 많은 부분에서 맑은 시야로 세상을 보면 더 낫지 않을까 싶습니다.


    우선은 비입니다. 비는 근본적으로 두 양 사이의 관계를 나타내는 방법입니다.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더하기, 빼기의 관점입니다. 예를 들어 3은 6보다 3만큼 작다, 6은 3보다 3만큼 크다고 표현하는 종류입니다. 두 번째는 곱하기, 나누기의 관점입니다. 예를 들어 3은 6의 절반이다, 혹은 6은 3의 2배이다라고 표현하는 방식이지요. 비는 이 두 방법 중 후자와 관련되어 있습니다. 초등학교 6학년 교과서 2015 개정교육과정에는 비를 “두 수를 나눗셈으로 비교하기 위해 기호 :을 사용하여 나타낸 것”이라고 정의합니다. 앞의 예시를 사용하자면 두 수 3과 6을 비교할 때 3:6이라고 쓰는 것이지요. 이때 이 비는 “3 대 6”, “3의 6에 대한 비”, “6에 대한 3의 비” 등으로 읽습니다. 비를 표현할 때는 : 기호의 오른쪽에 있는 수가 기준이 됩니다.


    비를 사용하는 이유는 수가 커지더라도 비가 달라지지 않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급식 때 1인당 닭다리를 2개씩 받는다고 생각해봅시다. 그러면 사람 수와 닭다리 개수는 1명일 때 2개, 2명일 때 4개, 3명일 때 6개로 변하겠지요. 이 관계를 덧셈, 뺄셈으로 나타내면 닭다리가 사람 수보다 1개 많다, 2개 많다 등으로 표현이 계속 바뀝니다. 그런데 곱셈, 나눗셈으로 나타내면, 즉 비를 이용하면 사람 수와 닭다리의 개수는 1:2의 비를 갖는다고 간단하게 설명할 수 있겠지요.


    비율은 비를 하나의 수로 나타낸 것입니다. 즉, 비율은 기준량에 대한 비교하는 양의 크기를 말하고, 다음과 같이 계산합니다.


    (비율) = (비교하는 양) / (기준량)


    다음은 비례입니다. 비례한다는 것은 두 양의 값이 변하더라도 그 두 양이 이루는 비가 일정하다는 뜻입니다. 두 비가 같다는 말은 두 비가 이루는 비율이 같다는 뜻이고요. 예를 들어 앞에서 다룬 사람 수와 닭다리 개수를 생각해봅시다. 사람 수가 4명이면 닭다리 개수는 8개이고, 사람 수가 10명이면 닭다리 개수는 20개입니다. 이때 4와 8의 비, 10과 20의 비가 이루는 비율은 1/2로 변하지 않고 일정합니다. 따라서 사람 수와 닭다리 개수는 비례한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한편 4와 8의 비, 10과 20의 비는 비율이 같으므로 두 비가 같다고 말할 수 있는데, 이러한 상황을 등호를 사용하여 4:8=10:20과 같이 나타냅니다. 같은 두 비를 등호를 사용하여 a:b=c:d의 꼴로 나타낸 식을 비례식이라고 합니다.



    복잡한 경제를 단순하게 : 수학적 모델링

    생산과 비용 : 생산자는 얼마나, 얼마에 만들어야 할까?

    생산을 늘리고 비용을 줄이는 최적의 방법

    - 어떻게 해야 더 많이 만들까? 생산함수

    여러분이 도넛 가게를 창업했다고 생각해봅시다. 도넛이 맛있다고 소문이 나서 가게는 매우 번창하고 있습니다. 금방 부자가 되겠죠? 아무튼 몰려드는 손님을 감당하려면 도넛의 생산량을 더 늘려야 할 텐데, 어떻게 하면 도넛의 생산량을 늘릴 수 있을까요?


    당장 떠오르는 방법은 사람을 더 쓰는 겁니다. 일하는 사람의 수를 늘리면 도넛을 더 많이 만들 수 있겠죠. 도넛 만드는 기계를 더 좋은 것으로 바꾸는 방법도 생각해볼 수 있겠네요. 극단적으로는 옆 가게를 인수하여 가게를 확장하거나, 적당한 곳에 2호점을 내는 방법도 있습니다. 이 외에도 도넛의 크기나 토핑 재료의 양을 줄여서 같은 재료로 만들 수 있는 생산량을 늘리는 방법도 있겠지만 이런 방법은 아예 생산하는 품목 자체를 바꾸는 일이기도 하고, 입소문이 잘못 나면 가게 운영에 지장을 줄 수도 있으니 지양하는 편이 좋겠습니다. 지금 생각한 요소들을 정리해보면 사람을 늘리거나, 설비를 바꾸거나, 가게를 키우는 방법이 있겠네요. 실제로 경제학에서도 생산에 영향을 주는 대표적인 요소로 이 세 가지를 꼽습니다. 조금 더 고급스럽게 얘기하면 ‘노동, ‘자본, ‘토지이지요.


    생산함수는 이러한 생산 요소를 독립변수로, 생산량을 종속변수로 하는 함수입니다. 경우에 따라선 생산 요소에 경영 기술을 포함하기도 합니다.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이러한 요소는 모두 생산량 변화에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생산량을 Q라고 한다면, 이때 생산함수는 Q=f(토지, 노동, 자본)가 되겠죠?


    하지만 독립변수가 많으면 생산함수를 이해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따라서 독립변수 중 일부를 고정해서 생산함수에서 고려할 변수의 개수를 줄이는 과정이 개입합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면 토지, 노동, 자본 중 토지는 쉽게 바꾸기가 어려운 변수입니다. 백종원 씨도 조리 장비를 바꾸면 바꿨지 2호점을 내거나 옆 가게를 인수하라는 조언은 하지 않았잖아요? 따라서 생산함수를 나타낼 때는 보통 토지를 고정하고, 노동과 자본의 함수로서 생산함수를 Q=f(L,K)라고 표현합니다. 이때 L은 노동, K는 자본을 말합니다.


    그런데 아직도 변수가 2개라 조금 불편하죠? 이때에도 앞과 같은 방식으로 한 변수를 고정할 수 있습니다. 보통은 자본을 고정해서 Q=f(L)로 생산함수를 표현합니다. 이때 여러 독립변수의 변화를 동시에 고려해서 나타낸 함수를 장기 생산함수, 몇 개의 변수가 고정되었다고 가정하고 만든 함수를 단기 생산함수라고 합니다. 단기와 장기를 시간의 의미가 아니라, 변수가 고정되었느냐 아니냐로 구분하는 것이지요.


    - 어디에서 돈이 들어갈까? 비용함수

    생산자 입장을 설명하는 또 다른 함수로 비용함수가 있습니다. 비용이란 생산에 사용된 생산 요소의 가치를 말하는데, 쉽게 말해 재화를 만드는 데 돈이 얼마나 들었냐입니다.


    다시 한번 여러분이 도넛 가게를 창업한다고 생각해봅시다. 어떤 부분에 돈이 들어갈까요? 일단 장사를 할 장소가 필요하니 가게 임대료가 들어갈 겁니다. 기본적인 도넛 제작 시설을 갖추어야 할 테니 시설비도 들어가겠죠. 가게를 예쁘게 꾸며야 손님이 많이 올 테니 인테리어비도 추가로 들어갑니다. 가게를 갖추고 나면 도넛을 만들어야죠. 도넛에는 밀가루와 설탕, 기타 여러 토핑이 들어가니 재료비가 추가되고, 기름에 튀겨야 하니 기름값도 들어가겠네요.


    여러 요인이 떠오른다는 건, 비용을 하나의 함수로 표현하는 데 여러 변수가 포함된다는 사실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앞에서 말했듯이 어떤 상황을 수학적으로 표현할 때 변수가 여러 개면, 상황을 정밀하게 묘사할 수는 있겠지만 수학적으로 다루기도 어렵고 현상 자체를 이해하기도 쉽지가 않을 겁니다.


    경제학에서는 이러한 부분을 고려하여 비용을 단순하게 고정비용과 가변비용으로 구분합니다. 말만 들어서는 한 번 들어갈 돈과 계속 들어갈 돈으로 구분되는 것 같지만, 사실 이 구분의 기준은 ‘생산량에 따라 변하지 않는 비용과 ‘생산량에 따라 변하는 비용입니다. 도넛 가게를 예로 들면 시설비, 인테리어비, 가게 임대료 등이 고정비용이 될 테고, 재료비 등이 가변비용에 포함됩니다. 그러면 비용은 (비용)=(고정비용)+(가변비용)과 같은 관계식으로 나타나겠지요. 이때 변수를 생산량 Q라고 하면, 고정비용은 상수로, 가변비용은 생산량 Q에 대한 함수로 표현될 것입니다. 결국 비용은 생산량에 대한 함수가 되므로 비용함수는 C=f(Q)가 되겠지요.


    도넛을 한 개 더 만들 때의 추가 비용과 평균 비용

    생산량은 노동량을 늘린다고 해서 정비례하게 늘어나지 않습니다. 도넛 가게에서 직원을 계속 늘리다 보면 초반에는 생산량이 늘어나겠지만 가면 갈수록 가게가 복잡해져 오히려 효율성이 떨어지겠지요. 이를 ‘수확체감의 법칙이라고 부릅니다. 한편으로는 직원을 계속 채용하다 보면, 인건비를 비롯한 여러 비용이 급격히 불어납니다. 생산량은 점차 변화가 줄어드는데 비용만 늘어나니 생산자 입장에선 별로 속이 좋지 않겠죠. 결국 생산자는 직원을 적당한 수로 유지하면서 이윤을 최대로 만드는 생산량과 비용의 균형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이렇게 해서 ‘생산과 ‘비용이라는 현상을 설명할 수 있는 함수를 만들어보았습니다. 그 과정에서 각각의 현상에 관련된 독립변수들을 찾아보고, 현상을 가장 잘 설명하는 독립변수를 문자로 하여 Q=f(L), C=f(Q)라고 하는 생산함수와 비용함수를 만들어보았고요. 하지만 수학적 모형을 만들 때, 이 함수가 유일하고 절대적인 것은 아니라는 점을 늘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앞서 노동이나 생산량을 변수로 하여 함수를 다룬 이유는 현재 그러한 관점이 학문적으로 정착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여러분이 다른 변수를 사용하여 생산이나 비용을 의미 있게 설명할 수 있다면, 그 함수 또한 훌륭한 하나의 수학적 모형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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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정보는 도서의 일부 내용으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보다 많은 정보와 지식은 반드시 책을 참조하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