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나도 초등 신문 교육에 열을 올리고 있는 요즘, ‘책 읽고 공부하기도 바쁜데 왜 신문까지 읽어야 하지?’라고 반문하는 부모가 있다. 그럴 수 있다. 하지만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나는 것처럼 신문 교육을 열심히 한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들은 높은 학습력은 물론 남들보다 세상을 멀리 내다보는 눈을 갖춘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다.
‘뭐가 중요한지 모르겠지만 일단 남들이 하니까 나도 해보자’라며 아이들에게 신문을 들이민다면 아이들은 딱 그만큼만 읽게 될 것이다. 더 높은 곳을 향해 깊은 지식을 추구한다면 신문 읽기의 중요성과 교육법을 부모가 먼저 알아야 한다. 이 책에서 언급한 신문의 중요성, 읽기의 힘을 직접 깨닫고 실천한다면 아이들은 우리의 기대보다 높은 지식 성장을 맞이할 수 있다.
■ 저자 이혜진
대학에서 언론홍보를 전공하고 통신사 사회부에서 기자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신문사로 자리를 옮겨 다년간 교육 섹션을 제작했다. 두 아이를 낳은 후엔 월간지에서 교육 전문 객원기자로 활동했다. 아이들과 함께 읽고 쓴 경험을 바탕으로 『나는 매일 도서관에 가는 엄마입니다』, 『나는 매일 책 읽어주는 엄마입니다』, 『교과서가 쉬워지는 초등 생존 글쓰기』를 펴냈다. 독서지도사로 아이들을 가르쳤고 현재는 독서 및 글쓰기, 신문 활용 교육 관련 강연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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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 @librarymom0920
■ 차례
들어가는 글
세상을 읽는 아이로 키웁니다
신문 활용 교육 WARMING UP _ 우리가 신문을 읽는 이유
01 의외로 놓치기 쉬운 모국어 성장
02 우리말도 영어처럼 노출이 중요하다
03 아이의 가능성을 틔우는 아주 작은 성공 습관
04 한글을 뗐는데 ‘국어’는 왜 어려울까?
05 내 아이를 위한 현명한 투자, 신문 구독
06 신문이 가져온 변화, 우리만의 ‘미라클 모닝’
신문 활용 교육 STEP 1 _ NIE 시작하기
01 신문이 어렵다는 편견을 버리자
02 알고 보면 쓸모 많은 신문의 세계
03 교과서가 쉬워지는 신문 읽기의 힘
04 질문하는 아이가 세상을 바꾼다
SPECIAL PAGE NIE+ ‘NIE 시작하기’ 핵심 정리
신문 활용 교육 STEP 2 _ 신문과 친해지는 재미있는 신문 놀이
01 집중력을 높이는 오감 놀이
02 환경을 생각하는 DIY(Do It Yourself)
03 창의 사고력을 키우는 융합 활동
04 지식이 쌓이는 빙고 게임
05 진로 탐색의 첫걸음, 역할 놀이
SPECIAL PAGE NIE+ ‘NIE 초간단 활동’ 핵심 정리
신문 활용 교육 STEP 3 _ 읽기 실력 키우는 어휘력 쌓기
01 쉬운 단어도 다시 보자! 일상 속 숨은 낱말 찾기
02 문해력 키우는 어휘 3대장
03 신문 읽기 3주면 사자성어를 읊는다
04 입안에 가시가 돋고 귀에 못이 박혔다고?
05 갑툭튀 외계어, 네 정체를 밝혀라!
06 아는 만큼 보인다? ‘단어’를 아는 만큼만 보인다!
SPECIAL PAGE NIE+ 바쁜 부모님을 위한 국어 독해 지도법
신문 활용 교육 STEP 4 _ 글 실력 키우는 배경지식 쌓기
01 초등 필수 배경지식 인문편
02 초등 필수 배경지식 사회편
03 초등 필수 배경지식 과학편
04 초등 필수 배경지식 문화·스포츠편
05 초등 필수 배경지식 국제편
SPECIAL PAGE NIE+ 바쁜 부모님을 위한 자녀 논술 지도법
신문 활용 교육 STEP 5 _ 말하기 실력 키우는 하브루타
01 메타인지가 자라는 설명의 힘
02 의사소통 능력 키우는 토론의 힘
03 AI를 능가하는 질문의 힘
SPECIAL PAGE NIE+ 바쁜 부모님을 위한 토론 기술 뽀개기
신문 활용 교육 실전편
잘라서 쓰는 속뜻 표현 풀이
교과서가 쉬워지
신문에는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와 경제를 배울 수 있고, 문화와 예술적 학식을 갖출 수 있는 내용이 가득합니다. 교과서와 뗄 수 없는 교육 자료인 신문을 읽는 지도법을 전합니다.
교과서가 쉬워지는 초등 신문 읽기
신문 활용 교육 WARMING UP _ 우리가 신문을 읽는 이유
우리말도 영어처럼 노출이 중요하다
아이가 제대로 배우길 원한다면 읽기와 대화로 풍부한 모국어를 경험해야
세상을 배워 나가는 아이들에게 모국어는 학습을 위한 기본 도구다. 아이를 영어에 노출시키는 정성만큼 우리 아이의 모국어 환경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많은 부모님이 자녀의 문해력 교육을 위해 값비싼 전집을 들이고 주말마다 도서관에 다니며 아이가 책과 친해지도록 애쓴다. 아이의 교육을 위해 맹자의 어머니처럼 ‘도세권(도서관이 가까운 지역)을 찾아 이사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함께 책을 읽으며 아이가 책을 소화하고, 완전히 흡수할 수 있도록 돕는 데엔 소홀한 경우가 적지 않다. ‘구슬이 서 말이어도 꿰어야 보배인 것처럼 아무리 많은 책을 읽어도 독서의 효용을 높이는 활동을 하지 않으면 그 효과는 미미할 수밖에 없다.
책을 읽어도 걱정, 읽지 않아도 걱정인 부모님들께 내가 추천하는 대안은 바로 신문이다. 사회, 경제, 정치, 예술 등 전 분야의 최신 정보를 정확히 알려 주는 신문은 그 자체로 매일 발행되는 백과사전과 같기 때문이다.
요즘 신문은 지나치게 어렵거나 딱딱하지도 않다. 중요한 뉴스는 물론 신박하고 재미있는 소식도 많다. 최첨단 기술과 유행은 당연히 실려 있고, 전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신비하고 기상천외한 일 등 호기심을 콕콕 자극하는 기사들이 보석처럼 숨어 있다.
무엇보다 신문은 온 가족이 함께 읽고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주제를 풍부하게 제공한다. 현기증이 날 정도로 빠르게 변하는 현대 사회에서 부모는 아이가 꼭 알아야 할 정보를 알려 줄 수 있어 좋고, 아이는 독서에 대한 부담감에서 해방될 수 있어 좋다. 각자 고른 기사를 읽고 식사를 하며 대화를 나누면 그 자체로 훌륭한 밥상머리 교육이 된다.
읽기와 대화를 통해 부모가 친절한 국어사전이 되어 줄 때, 아이의 모국어 실력은 빠르게 성장한다. 아이를 영양가 있는 모국어에 ‘노출시키려면 부모의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아이가 내용과 맥락을 파악하는 안목을 키울 수 있도록 끊임없이 양질의 읽기 자료를 제공하고 함께 읽어야 한다. 영어 잘하는 아이로 키우기 위해 영어 노출 시간을 늘리는 것처럼 제대로 읽고 이해하는 아이로 키우려면 풍부한 모국어 노출이 필수다.
내 아이를 위한 현명한 투자, 신문 구독
아이의 미래를 위한 투자
매일 읽는 습관을 위한 신문 구독
입시 전문가들은 수학도 중요하고 영어도 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꾸준히 배우고 발전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선 무엇보다 읽기가 숨 쉬듯 자연스러워야 한다.
모든 학습은 읽기에서 시작한다. 영상 미디어에 익숙한 아이들은 읽기를 귀찮고 짜증 나는 숙제쯤으로 치부한다. 그러나 문자 중심으로 체질을 개선하지 않고선 평생 학습자로서 지속적인 성장을 기대할 수 없다.
책과 신문은 역사적으로 인류 발전에 큰 공헌을 한 활자매체다. 소크라테스는 “책을 읽으면 남이 고생해서 얻은 지식을 쉽게 내 것으로 만들 수 있고, 그것을 바탕으로 자기 발전을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누군가는 평생을 바쳐 알게 된 지식을 우리는 단 몇 시간 만에 독서를 통해 습득할 수 있는 것이다.
신문도 마찬가지다. 정기 구독을 신청하면 매일 아침 전 세계 최신 소식을 집안에서 편히 받아 볼 수 있다. 책이 한 분야의 지식을 깊이 있게 다룬다면 신문은 다양한 분야의 정보를 신속 정확하게 전달해 준다. 책과 신문을 함께 읽으면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이다.
신문은 평소 관심 없던 분야까지 훑어보도록 독자를 유도한다. 사회, 경제, 국제, 문화, 교육, 인물 등 꾸준히 신문을 훑어보기만 해도 시야가 확장된다. 신문을 구독하면 단 5분이라도 매일 읽는 습관을 들일 수 있다.
책은 완독하는 데 꽤 오랜 시간이 걸린다. 책 한 권을 손에 들기까지 넘어야 할 고비도 많다. 큰마음 먹고 도서관이나 서점에 가야 하고, 무엇을 읽을지 선택해야 한다. 읽기 초보자인 아이들에겐 혼자하기 힘든 일이다. 이런 면에서 신문은 좀 더 자유롭다. 일단 구독하고 나면 문 앞에 놓인 신문을 펼쳐 들고 읽기만 하면 된다. 읽는 방법이랄 것도 딱히 없다. 거실 바닥이든, 책상이든 편한 곳에 신문을 펼치고 앉아 눈으로 쭉쭉 훑어 나가면 된다. 그러다 소위 ‘꽂히는 기사를 발견하면 그때 집중해서 읽기 시작한다. 바쁜 날엔 헤드라인만 봐도 상관없다. 그렇게 하루 이틀 신문을 넘기다 보면 세상에 존재하는지도 몰랐던 나라, 종교, 문화, 기술을 배우게 된다(세상에 아돌프 히틀러의 이름을 딴 딱정벌레가 있을 거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매일 꾸준히 신문을 훑어보기만 해도 어휘와 상식이 시나브로 쌓인다.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신문을 읽으면 학교에서 선생님, 친구들과 나눌 이야기가 풍부해진다. ‘지구 열탕화, ‘스킴플레이션 등 전문가가 쓸 법한 단어도 배우게 된다. 신문기사를 인용해 발표하면 똑똑하다는 칭찬이 돌아온다. 일기나 독후감을 쓸 때도 할 말이 많아진다. 아이의 내면에 유능감이 쌓이고 점점 읽기가 재미있어진다. 한 번 재미를 느낀 아이는 갈수록 더 잘하게 된다.
신문은 가성비 좋은 정보원이다. 한 달 2만 원만 내면 국내외 전문가들의 조언은 물론 미래 예측에 도움이 되는 정보와 지식을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다. 돈을 더 주고라도 배우고 싶은 성공 노하우와 교육 정보도 아낌없이 풀어 놓는다. 앎의 영역이 확장되면 삶의 질이 달라진다. 무엇보다 신문 읽는 부모의 모습은 아이 눈에 매우 학구적으로 비친다.
신문을 구독하면 아이들이 활자를 읽을 확률도 높아진다. 집안에 양질의 읽을거리가 쌓이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라면 받침으로 쓰다가도 읽고, 신문지 위에서 물감 놀이를 하다가도 읽는다. 신문으로 읽기 연습을 한 아이는 고급 어휘를 구사하는 아이로 성장한다. 부모와 아이가 신문에서 읽은 내용으로 수다를 떨고, 모르는 단어를 찾다 보면 온 가족 문해력이 쑥쑥 자란다.
신문 활용 교육 _ NIE 시작하기
신문이 어렵다는 편견을 버리자
디지털 미디어 시대에 태어난 알파 세대에게 종이 신문은 주먹도끼 같은 존재일지 모른다. ‘역사적으로 의미 있다고 전해지나 나에겐 쓸모없는 존재. 나와 독서 수업을 함께 했던 1학년 학생은 “깨알처럼 박힌 글씨만 봐도 멀미가 나요.”라고 말했다. 다행히 중학교 1학년 학생은 신문을 자주 봤다고 했다. 반가운 마음에 어디서 봤는지 물었다. “다이소 매장에서요. 엄마가 그릇 사니까 신문지에 돌돌 말아주던데요.” 아이들에게 책은 냄비 받침, 신문은 포장지에 불과하다.
종이 신문 읽으며 읽기긍정감 회복하기
아이가 책을 읽지 않아 걱정하는 부모님들께 나는 신문 읽기를 추천한다. 그러면 책도 억지로 읽는(혹은 학습만화도 읽지 않는)데 어려운 신문을 어떻게 읽겠냐며 대부분 난색을 표한다. 일단 신문에 대한 선입견부터 바꿀 필요가 있다.
신문은 생각만큼 어렵지 않다. 일반 신문은 성인 독자를 대상으로 하지만 ‘중학생이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작성된다. 기자들이 기사를 쓸 때 반드시 지키는 원칙 중 하나가 바로 ‘쉽게 쓰기다.
주요 독자층이 유·초등생인 어린이신문은 말할 것도 없다. 눈길을 확 끄는 총천연색 사진, 큼지막한 표제(헤드라인), 짤막한 기사 덕분에 만만해 보이기까지 한다. 익숙지 않아 낯설게 느껴질 뿐이지 신문은 결코 어렵지 않다.
읽기를 어려워하는 아이일수록 읽기와 관련된 ‘긍정적 경험이 필요하다. 쉽고, 재미있어 보이는 읽기 자료를 통해 ‘나도 읽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쌓고, 나아가 ‘점점 아는 게 많아진다는 유능감을 느껴야 한다. 남들이 좋다는 벽돌 책(두꺼운 책) 말고, 아이가 관심을 가질만한 흥미로운 읽을거리를 제공해야 읽기 실력이 쌓인다.
어떤 책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다면 일단 아이와 어린이 신문부터 펼쳐 보길 권한다. 1면부터 천천히 훑어보면 호기심이 당기는 기사, 시선을 사로잡는 사진을 반드시 찾게 될 것이다. 흥미로워 보이는 기사 하나만 읽어도 신문이 어렵기는커녕 재미있고 쓸모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아이가 신문 읽기를 꺼린다면 각 면의 표제만 읽고 덮어도 괜찮다. 사진에만 관심을 보여도 칭찬해 주자. 그렇게 매일 신문을 훑어보면 아이는 어느새 토막기사를 읽고, 호기심이 동하는 날엔 전면을 가득 채운 기획 기사까지 읽어 나가게 될 것이다.
짧고 현란한 영상에 익숙해지며 긴 글 읽기를 어려워하는 학생들이 적지 않다. 이런 아이들에게 몇십, 몇백 쪽에 달하는 책을 주면 책장을 열어 보기도 전에 포기하기 쉽다. 대신 단문으로 구성된 짧은 기사를 매일 꾸준히 읽게 하면 쉽게 몰입하고 읽기에 대한 자신감을 회복한다. 영상매체가 발달한 시대, 역설적으로 학생들에게는 종이 신문이 꼭 필요하다.
질문하는 아이가 세상을 바꾼다
현대 사회는 빠르게 변한다. 온갖 정보가 폭포처럼 쏟아진다. 국내외에선 별의별 사건, 사고가 다 일어난다. 누군가 기적 같은 탄생의 기쁨을 맛볼 때, 누군가는 안타깝고 비통하게 죽음을 맞는다. 과학 기술은 늘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고, 예술은 계속해서 최고의 경지를 넘어선다.
그렇다고 이 모든 게 ‘뉴스가 되는 건 아니다. 정보마다 가치가 다르고, 신문의 지면은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신문에 실린 정보는 현대인이라면 꼭 알아야 할 ‘요약 노트인 셈이다.
매일 신문을 읽으면 급변하는 사회 흐름을 파악하고, 삶에 꼭 필요한 정보를 획득할 수 있다. 시대 변화를 읽고 발 빠르게 대응하고 싶다면 꾸준히 뉴스를 접해야 한다.
AI와 공존하는 미래
‘질문하는 힘 길러야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기술이 발달하면서 정보와 지식을 습득하고 활용하는 방식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무조건 지식을 달달 외우기보단 기초 지식을 바탕으로 창의적인 질문을 던지고, 이를 통해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방향으로 전환되고 있는 것이다.
미래엔 끊임없이 새로운 질문을 던지고 창의적으로 정보를 융합할 줄 아는 사람에게 더 많은 기회가 열릴 것이다. 정해진 질문에 답을 하는 건 인간보다 인공지능이 훨씬 더 잘하기 때문이다.
좋은 답은 좋은 질문에서 나온다. 남다른 결과물을 얻고 싶다면 먼저 창의적인 질문을 던져야 한다. 질문을 하려면 우선 그 분야에 대해 잘 알아야 한다. 세상에 대한 기초 지식이 부족하면 발전적 사고의 동력이 되는 질문 역시 떠올릴 수 없다.
질문은 관심에서 나오고 관심은 호기심에서 촉발된다. 관심과 호기심에서 싹튼 질문은 문제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탐구로 이어진다. 탁월한 질문을 던지려면 일단 세상에 무엇이 존재하는지부터 정확히 알아야 한다.
학교 앞 도로에선 차들이 왜 천천히 움직이는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전쟁을 하는데 왜 전 세계 밀 값이 폭등하는지, 바닷물로 어떻게 전기를 일으키고 배터리를 만드는지 관심을 가지고 세상을 들여다봐야 궁금한 점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이런 질문들은 궁극적으로 사회가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하도록 이끈다. 새로운 세대가 던지는 창의적인 질문은 미래 사회를 움직이는 원동력이 된다. 어른들과 마찬가지로 아이들이 ‘세상을 읽어야 하는 이유다.
신문 활용 교육 _ 읽기 실력 키우는 어휘력 쌓기
신문 읽기 3주면 사자성어를 읊는다
요즘 교육 현장에선 한자를 모르는 학생들 때문에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진다고 한다. 임시 제목인 ‘가제(假題)를 ‘랍스타(바닷가재)로 잘못 안다거나 고쳐서 다시 엮는다는 뜻의 ‘개편(改編)하다를 ‘개(진짜) 편하다로 읽는 일이 비일비재한 것. ‘입추의 여지가 없다, ‘고취시키다, ‘의연하다 등의 표현은 무슨 뜻인지 갈피조차 못 잡는 경우가 허다하다.
우리말의 절반 이상은 한자어로 되어 있다. 국어, 수학, 사회, 과학 등 교과서에 등장하는 주요 개념들도 대부분 한자어다. 예를 들어 초등 5학년 과학 교과서에 나오는 ‘용해는 ‘녹을 용(溶)과 ‘풀 해(解)자가 만나 이뤄진 낱말이다. 말 그대로 ‘녹거나 녹이는 일을 뜻한다. 용해의 뜻을 알면 ‘물의 온도에 따라 소금이 용해되는 양은 어떻게 달라질까?란 질문을 읽고 쉽게 정답을 떠올릴 수 있다.
수학도 마찬가지다. 초등 3학년부터 ‘수포자가 나오기 시작하는데, 가장 큰 원인으로 분수 단원이 꼽힌다. ‘나눌 분(分)에 ‘셈 수(數)가 결합 된 분수는 ‘전체에 대한 부분을 나타내는 수다. 지금까지 자연수만 배워 왔던 아이들에게 전체의 일부를 나타내는 분수는 굉장히 낯선 개념이다. 이 때문에 선생님들은 피자 모형을 열심히 잘라가며 학생들에게 분수를 가르친다.
초중고 교과서를 살펴보면 한자 뜻 자체가 개념인 경우가 적지 않다. ‘기약분수, ‘비례배분 같은 수학 개념은 물론이고 사회, 과학, 역사, 문학 등 전 교과 영역에 한자어 개념이 두루 포진해 있다. 단어를 구성하는 한자를 정확히 이해하면 개념을 달달 외우지 않아도 자연스레 습득된다. 주요 개념을 제대로 깨치면 교과 학습 역시 한결 수월해진다. 학습에서 한자는 아이들의 이해력과 독해력을 높이는 촉매제인 셈이다.
신문은 한문 선생님
한자 알면 모르는 단어 뜻도 척척
신문은 정확한 사실 전달과 적확한 표현을 위해 한자를 병기한다. 시민들이 조화(弔花, 조의를 표하는 데 쓰는 꽃)를 바쳤는지, 조화(造花, 인공적으로 만든 꽃)를 바쳤는지 정확한 의미 전달이 어려울 때, 한자를 표기하면 손쉽게 문제가 해결된다.
특히 각 면 표제엔 한자가 자주 쓰인다. 압축적 의미를 담고 있는 한자는 지면 제약이라는 한계를 극복하는 데 훌륭한 도구가 되어 주기 때문이다.
아이가 한자에 익숙해지도록 실생활에서 자주 활용되는 한자부터 하나씩 알려 주자. 초등 수준에선 한자를 보고 음과 뜻을 알아보는 수준으로만 공부해도 괜찮다.
같은 한자가 쓰인 다른 낱말을 함께 공부하면 자연스레 단어 추론 능력이 길러진다. 예를 들어 ‘재범(再犯)의 ‘재자가 ‘재차, 거듭의 의미란 걸 배운 아이는 ‘재도전, ‘재발급, ‘재발 방지의 의미도 쉽게 추리해 낸다. 문해력을 키우는 데 한자 학습이 도움이 되는 이유다.
처음부터 한자를 무조건 쓰고 외우게 하면 역효과가 나기 십상이다. 한자 학습을 꾸준히 이어 나가려면 아주 쉬운 기본 한자들부터 눈에 익히는 방식으로 접근하는 게 좋다. 매일 한두 글자씩 한자를 익히고, 해당 한자가 들어간 낱말을 찾아보는 것만으로도 어휘력이 몰라보게 달라진다.
꾸준히 한자를 공부하면 구사하는 어휘 수준이 남달라진다. 새로운 어휘를 습득하는 속도도 빨라진다. 한자의 기적을 경험하고 나면 아이도 한자 공부에 재미를 붙이고 흥미를 보이기 시작한다.
신문 활용 교육 _ 말하기 실력 키우는 하브루타
메타인지가 자라는 설명의 힘
학습은 배우고 익히는 활동이다. 아무리 배운 내용이 많아도 익혀서 내 것으로 체화하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인 것처럼, 내가 말로 설명하거나 글로 쓸 수 없다면 진짜 지식이 아니다. 신문을 읽고 알게 된 다양한 지식과 어휘를 정리해 나만의 지식망을 완성하고 싶다면 선생님처럼 설명하는 연습을 자주 하는 게 좋다. 남에게 설명할 수 있다는 건 내 지식이라는 반증이다.
설명하기는 메타인지를 높이는 활동 중 하나다. 메타인지란 한차원 높은 관점에서 자신을 관찰하고 종합적으로 사고하는 능력을 말한다. 쉽게 말해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스스로 구별할 줄 안다는 뜻이다. 가족이나 친구 앞에서 새롭게 배운 내용을 설명하다 보면 모르는 부분이나 안다고 착각했던 부분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설명하기의 핵심은 선택과 집중
가지치기 통해 알짜만 가려내기
다른 사람에게 내가 아는 것을 설명하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무언가를 설명하기까지 선택하고 결정해야 할 사항들이 꽤 많기 때문이다. 어디서부터 시작할지, 얼마나 구체적으로 설명할지, 상대방의 이해를 도우려면 어떤 말로 표현해야 할지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
박물관 해설사들 역시 전시관의 모든 유물을 방문객들에게 다 설명하진 않는다. 어떤 유물을 예로 들어 핵심 주제를 드러낼지, 설명하기의 관건은 ‘선택과 집중이다.
이런 능력은 하루아침에 완성되지 않는다. 연습하고 반복해야만 쌓이는 훈련의 산물이다. 아이가 좋아할 만한 기사가 실린 날에 함께 설명하기 놀이를 해 보자. 기사 내용 중 다른 사람에게 알려주고 싶은 정보 ‘딱 한 가지만 골라 설명하면 된다. 재미있는 기사로 연습하면 아이들도 어렵지 않게 과정을 수행해 낸다.
학습에 도움이 되는 메타인지를 키우고 싶다면 좀 더 길고 복잡한 내용의 기사를 활용하는 게 좋다. 먼저 기사를 읽고 핵심 내용만 간추려 쓴다. 특히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무엇인지, 독자들이 이 내용을 왜 알아야 하는지 자기 의견을 한두 문장 덧붙여 쓰도록 한다. 기사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 먼저 알아야 할 배경 지식이 있다면 인터넷이나 책으로 추가 조사해 기록한다. 이렇게 정리한 내용을 또박또박 소리 내 읽으면 말하기 실력까지 기를 수 있다.
아이가 저학년이라면 함께 신문 기사를 읽고 대화를 나누며 자연스럽게 질문을 던져 보자. 오늘 읽은 기사 중에서 어떤 내용이 가장 기억에 남는지, 새롭게 알게 된 내용은 무엇인지, 자기만의 언어로 표현해 보도록 유도한다. 아이가 대답하기를 어려워하면 부모가 먼저 어떤 내용이 재미있고 신기했는지, 기사 내용이 일상생활에 어떤 도움이 될지 구체적으로 말해 주자. 아이는 부모의 답변을 모범 답안 삼아 설명하는 법을 배운다.
내가 습득한 지식을 다른 사람에게 정확히 알려 줄 때, ‘진짜 아는 경지에 올랐다고 볼 수 있다. 아이에게 선생님 역할을 맡기고 자주 역할 놀이를 하면 그 자체로 훌륭한 학습 활동이 된다. 아이의 설명이 조금 부족하더라도 칭찬하고 열띤 반응을 보이면 아이의 자신감과 효능감이 쑥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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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정보는 도서의 일부 내용으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보다 많은 정보와 지식은 반드시 책을 참조하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