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저자인 배상기 박사는 자타 공인 대한민국 최고의 청소년 진로코칭 전문가이다. 과거 고등학교 진로상담 교사로 미래를 고민하는 학생들과 오랜 기간 함께 부대끼며 현장 경험을 쌓았을 뿐만 아니라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교육학 박사로 학문적인 연구를 진행했으며, 현재는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진학지원센터장으로 일하고 있다. 또한 그는 매년 100여 회 이상의 진로 특강을 숨 가쁘게 이어가며 부모가 자녀의 안정된 미래를 찾아 주는 일을 도와주고 있다. 특히 인류가 겪어 보지 못한 급격한 변화가 기다리고 있는 인공지능 시대의 미래에 우리 청소년들이 안정된 생계와 자아실현을 함께 이룰 수 있는 진로를 어떻게 찾을 수 있을지, 그리고 이를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문제에 천착해 왔다. 그리고 그간의 연구 결과와 상담 사례, 자신만의 통찰을 모아 이 책에 담아냈다. 저자는 책의 서두에서 이렇게 묻는다.
“우리는 자본주의 사회 속에서 살아간다. 자연스럽게 유망한 분야에 자본이 집중되는 흐름을 목격하곤 한다. 자녀가 자신의 꿈을 실현하고 만족스러운 삶을 살기 위해서는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서 흥미와 역량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인공지능 시대의 도래는 미래 직업과 산업 지형을 급격히 변화시키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 아이들의 성공적인 진로를 위해 지금부터 어떤 준비를 해야 하며, 어떤 분야에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할까?”
■ 저자 배상기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진학지원센터 센터장
한국대학신문에서 〈배상기의 진로코칭〉 칼럼을 연재하고 있는 교육학 박사이자 35년간 일반 고등학교에서 생명과학을 가르쳐 온 교사이다. 좀 더 좋은 교사가 되기 위해 서울대학교에서 직업교육으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서울 청원고등학교에서 진학부장과 누원고등학교에서 진로진학지원부장을 맡았고, 서울시 교육청 대학진학지도지원단에서 활동했으며, 가톨릭대학교 교육대학원에서 겸임교수로 재직한 바 있다.
진로와 직업 문제로 고민이 많은 청소년기에는 적절한 조언이 그들의 도전 정신을 자극하고, 인생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나가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특히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기 위해서는 각자 자기 삶을 짊어질 능력을 키우는 것이 핵심이다.
이 책은 인공지능 시대에 필요한 청소년 진로코칭을 담고 있으며, 급격한 기술 변화로 어떤 미래가 펼쳐질지 예측하기 어려운 불확실한 현실 속에서 자녀의 진로를 지도하는 데 유용한 길잡이가 될 것이다. 저서로는 『중위권 내 아이, 서울대 따라잡기』가 있다.
■ 차례
프롤로그_ 나만의 콘텐츠가 대학 졸업장보다 중요한 시대다!
Part 1 사람들이 기꺼이 돈을 쓸 일을 하라
돈은 가치를 평가하는 최고의 지표
. 원하는 직업도 돈을 못 벌면 불행하다
. 세상은 교양이 아니라 돈이 움직인다
. 시장의 수요와 개인의 욕구
. 교대라는 진로 선택
내 콘텐츠를 사람들이 살 것인가?
. 미용 전공 교수의 자녀 진로 지도
. 미술로 먹고살 줄 알았는데
. 브랜드에서 적합성으로
생각의 프레임을 바꿔라
. 인생은 단거리 경주의 연속
. 더 큰 ‘나’를 만들어라
. 훌륭한 태도가 경쟁력이다
인생에서 한 번은 최고가 되어라
. 지금도 늦지 않았다, 교과서부터 읽어라
. S의 서울대학교 대학원 합격
. 잠자는 공부 지니를 깨워라
Part 2 인공지능 시대를 위한 현실적 진로 설계
인간의 일자리를 위협하는 AI
. 의사도 위험하다고?
. 노동시장의 4계급
. 일자리 전쟁
. 플랫폼 전쟁
. 독해력은 생존을 위한 무기다
. 9개의 미래 권력과 기술 혁명
Plus Tips
. 청소년을 위한 미래 기술
. 인공지능 시대에 부상할 미래 직업들
. 로봇 분야
. 바이오 분야
. 연결 분야
. 안전 분야
. 에너지 분야
. 놀이 분야
. 건강 분야
. 의식주 분야
. 디자인 분야
Plus Tips
. 세상을 바꿀 10가지 직업군
내 아이는 앞으로 뭐 해 먹고 살지?
. 시대별 대표 직업
. 대표 직업이 바뀌는 이유
. 대졸 백수 400만 시대
. 생계비가 걱정인 MZ세대
. 빚만 남기는 대학 졸업장
. 공부의 배신
. 부모는 현명해져야 한다
Part 3 내 아이의 진로를 어떻게 찾아야 할까?
빨리 진로를 정하라고요?
. 진로 결정, 서두르지 말고 차분하게
. 고등학생의 진로
. 생산직으로 갈까?
. 의대 합격자 L 군의 진로 변경
. 꿈이 없다고 해서 잘못된 것은 아니다
딱히 잘하는 게 없어요
. 경험만으로 대기업에 입사한 제자 S 군
. 자기를 바라보는 눈, 자기 규정
. 영국 사이클 국가대표
적성을 잘 모르겠어요
. 하고 싶은 일은 자꾸 바뀐다
. 적성에 맞는 일을 찾고 있어요
. 적성검사는 참고자료일 뿐
. 자녀의 꿈을 키워 주는 방법
. 꿈은 미래의 삶을 구상하는 것이다
. 변리사 H의 꿈
세상은 공정하지도 만만하지도 않아
. 나는 할 수 없다는 두려움
. 도전을 거부했던 제자 W
. 돈과 시간
에필로그_ 다시 아이를 키운다면
인공지능 시대에 부모와 청소년이 함께 고민하고 준비할 수 있는 진로 설계 가이드를 제공합니다. 특히 AI 시대에 부각되는 새로운 직업군과 기술 혁신을 다루고, 직업 선택에서 명문대의 타이틀보다 개인의 학습 능력, 성향, 그리고 자기계발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AI 시대, 최고 멘토의 특별한 진로코칭
사람들이 기꺼이 돈을 쓸 일을 하라
돈은 가치를 평가하는 최고의 지표
"꿈을 이룬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합니까?" 학부모 대상으로 강의를 시작할 때 가장 먼저 던지는 질문이다. 부모라면 누구나 자녀가 잘 되길 바란다. 여기서 잘 된다라는 것은 곧 자녀가 잘살기를 바라는 마음을 의미한다. 좋은 직업을 가지고, 좋은 사람을 만나 가정을 꾸리며, 경제적 안정과 사회적 지위를 확보해 어려움 없이 행복한 삶을 누리는 것이 부모가 꿈꾸는 자녀의 성공적인 인생일 것이다.
많은 부모는 이러한 인생을 위해 자녀를 좋은 대학에 보내는 것이 가장 확실한 해결책이라고 믿는다. 그래서 때로는 자녀의 능력과 적성을 고려하지 않고, 큰돈을 들여 대학에 보내려 한다. 대학만 가면 사회에서 자연스럽게 좋은 직업을 얻고 인정받을 거라는 기대 때문이다. 그 말은 맞다. 학력이 좋으면 사회에서 좋은 직업과 직장을 얻고 경제적 자립을 이루기 쉽다. 사회적으로 인정받을 기회도 많다. 하지만 모두가 그렇게 되기는 어렵다.
오히려 부모와 개인의 희망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대학을 졸업하는 모든 사람이 좋은 일자리를 얻기에는 그들이 원하는 일자리가 그들이 원하는 만큼 준비되어 있지 않다. 또 그런 직업과 직장만이 우리에게 경제적 자립을 주고, 사회적으로 인정받을 기회를 주는 것도 아니다.
세상의 직업은 우리가 하고 싶은 일을 하라고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고용주가 돈을 많이 벌기 위해서, 그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 만든 것이 일자리다. 그러므로 고용주가 필요로 하는 능력을 갖춰야 고용된다. 대기업은 대기업대로 필요한 인재 유형이 있고, 중소기업은 그 나름의 기준이 있다. 공무원이나 교사, 그리고 공공기관도 필요한 조건이 있다. 그 조건에 맞아야 일자리를 얻을 수 있다.
일자리는 한정되어 있다. 특히 대졸 수준의 일자리는 더욱 그렇다. 대졸자는 점점 많아지고 있지만 모든 대졸자를 수용할 만큼의 일자리는 부족하다. 전국 여러 산업공단의 기업은 외국인 노동자들로 채워지고, 청년들은 대학을 졸업했다는 이유로 회피하고 있다.
그런데 대학 입학 정원이 고등학교 졸업생 수보다 많은 것이 현실에서 대학에 가지 않으면 뭔가 흠결이 있는 사람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대학 진학보다 더 중요한 것은 경제적 자립을 할 수 있느냐는 능력, 즉 생존 능력이다. 대학에 간다는 것은 경제적 자립을 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지 대학 진학, 그 자체로 만족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대학에 간다고 다른 사람이 돈 벌 기회를 주는 것도 아니다. 스스로 찾아야 한다.
꿈을 이룬다는 것은 대학 졸업 후 좋은 직업을 구하는 것도 포함하지만, 결국 평생을 살아갈 능력을 갖추고 원하는 삶을 꾸리는 것이다. 어떤 사람은 직업을 꿈으로 생각하고 도전하며, 어떤 사람은 그 이상의 것을 원한다. 그러나 또 다른 사람은 그런 생각까지도 하지 못한 채 대학만 가면 마치 꿈을 이룬 것처럼 착각한다. 그렇게 교육을 받아 왔기 때문이다. 좋은 대학을 졸업하면 좀 더 많은 기회를 가질 수는 있겠으나 오히려 그것이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 진로 결정을 어떻게, 왜, 무엇을 기준으로 하는지를 고민해야 한다.
인공지능 시대를 위한 현실적 진로 설계
노동시장의 4계급
따라가기 힘들 정도로 빠르게 진행되는 기술혁명은 머지않은 미래에 빈부 격차를 극명하게 나눌 것이다. 기술혁명이 가져오는 여러 가지 혜택을 충분히 받는 계급이 있는가 하면, 전혀 받지 못하는 계급도 생길 것이다. 계급은 부의 여부에 따라서 달라지겠지만, 교육의 정도에 따라서도 달라질 것이다.
교육의 정도라고 하는 것은 어느 대학을 졸업했는가?와 같은 정량적인 측면보다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공부를 제대로 했는가?와 같은 정량적이고도 정성적인 교육으로 달라질 것이다. 예를 들어, 학교에서 제공하는 프로그램이 우수하더라도, 사회에서 요구하는 기본 지식과 능력을 제대로 키우지 못했다면 그다지 쓸모가 없을 것이다. 그래서 정작 사회에서 쓸모 있는 공부를 제대로 해야 양극화가 극도로 진행되는 사회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국가에서 제공하는 기본소득이나 세금으로 주어지는 혜택이 아닌, 자신의 능력으로 살아갈 수 있다.
서울대학교의 유기윤 교수팀은 『미래 사회 보고서』에서 미래의 노동시장이 4개로 분화될 것이라 했다. 가장 상위에는 플랫폼 소유주들로 이루어진 노동시장이 존재할 것이다. 그 하위에는 플랫폼 스타, 그리고 프레카리아트, 그리고 맨 하단에는 인공지성의 노동시장이 있다. 각 계급의 특징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플랫폼 소유주: 전 세계 상위 기업 중 플랫폼으로 성공적으로 변신한 기업가와 투자자
-플랫폼 스타: 대중의 감정을 요리하는 정치 9단, 타고난 예체능 천재, 창조적 전문가
-프레카리아트: 플랫폼에 종속되어 프리랜서처럼 일하며 살아가는 절대다수의 시민으로 인공지성에 의해 일자리를 뺏기게 되어 일을 하지 못하는 사람이 증가할 것이다.
-인공지성: 스스로 진화하는 지성을 지닌 정보 시스템이자 법인격을 지닌 인공 생명체로, 사람의 일자리를 점차 빼앗아 갈 것이다.
『미래 사회 보고서』에 따르면, 미래 우리 자녀가 속할 시장을 예측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어떤 시장을 목표로 준비해야 하는지 알 수 있다. 그러나 우리 자녀가 플랫폼 소유주가 되는 것은 매우 어려울 것이다. 현재의 대기업들이 주로 이 계급에 속하며, 전체 인구 중에서 플랫폼 소유주가 될 확률은 약 0.001%에 불과하다. 따라서 대기업의 소유주가 아닌 이상, 플랫폼 소유주가 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다만, 소규모 플랫폼을 만들어 소유주는 가능할 수 있으며, 그 플랫폼이 시장에서 인정받고 활용도가 높다면 그 가능성도 열릴 수 있다. 그러나 플랫폼 스타가 되는 것은 더욱 힘든 일로, 그 확률은 약 0.002%에 불과하다. 현재의 교육 체계로는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운 현실일 수도 있다.
사람은 인공지성이 아니다. 그러므로 인간은 나머지 시장인 프레카리아트라는 시장에 속할 확률이 99.99%를 넘고, 보통 부모 자녀의 미래는 프레카리아트라고 보는 것이 맞다.
인공지능의 발달로 인공지능은 사람들이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일을 할 수 있는 상태가 될 것이다. 인지적인 분야는 물론 창조적인 분야나 사람의 감정까지 다룰 수 있게 되면서 인공지성은 사람의 일자리를 전방위적으로 침투할 공산이 크다. 고용주가 인간과 인공지성 중에 누구를 고용할 것인가를 선택할 때, 여러 면에서 인공지성을 선택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러면 인간은 인공지성에게 일자리를 내줄 수밖에 없고 일을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지경에 이를 수 있다.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하기 위한 기술의 발달이 인간의 일자리를 사라지게 하는 것이다.
우리 자녀들이 속하는 프레카리아트의 입지는 갈수록 좁아질 것이다. 미래로 갈수록 일자리는 한시적인 계약직이나 프로젝트별 계약직 혹은 프리랜서의 개념으로 대체될 것이다. 이는 대부분 노동자가 플랫폼에 종속되어 불안정한 일자리에서 일하며 살아간다는 의미다.
내 아이는 앞으로 뭐 해 먹고 살지?부모는 현명해져야 한다
2022년 여름, 고3 학생의 어머니가 진학 문제로 상담을 요청했다. 자녀가 특성화고에 재학 중인데 전문대학이라도 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지고 있었다. 어머니는 자녀가 성적이 좋지 않은데 그 성적으로 전문대학은 갈 수 있을지를 물었다. 나는 거주지 근처의 전문대학을 추천해 주었고, 전문대학은 지원 횟수에 제한이 없으니 수시 1차와 2차에 모두 지원해 보라고 조언했다. 그런데 갑자기 어머니는 4년제 대학의 사회복지학과나 유아 교육과를 가는 것은 어떠냐고 물었다. 그 질문에 나는 찬성하지 않았다. 현재 자녀의 상황을 보았을 때, 4년제 대학에 오래 다니는 것보다 사회에 빨리 나가 자립하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이라고 판단했다. 왜냐하면 경제 형편이 좋지 않아 국가의 지원을 받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상황에서 굳이 4년제 대학을 보내는 것이 옳을까? 빠르게 졸업하고 경제활동을 시작하는 것이 더 현명한 선택일 수 있다. 사회복지사 자격증은 여러 경로를 통해 취득할 수 있으며 공부에 흥미가 없는 아이가 4년 동안 대학에서 학업을 제대로 이어갈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또한 지금 공부 습관이 잡히지 않은 아이가 대학에 간다고 해서 갑자기 달라질 리도 없다. 오히려 짧은 기간 안에 자격증을 취득하거나 현장 전문가로서 경험을 쌓는 길이 더 현명한 선택일 수 있다. 공부에 흥미가 없는 사람도 현장에서는 두각을 나타낼 수 있기 때문이다.
마음이 착잡했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어머니가 4년제 대학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니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음에도 자녀의 미래를 너무 안일하게 바라보는 많은 부모의 욕심으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자녀가 대학 공부를 할 준비가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부모는 4년제 대학 진학만을 바라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자녀의 미래는 부모의 희망이나 자녀의 희망만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사회와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재가 되어야하고, 사회가 자녀의 능력을 인정할 때에야 가능하다. 자본주 의 사회에서 승자는 자신이 삶을 주도적으로 이끌어갈 수 있는 사람이다. 대학 졸업장보다 중요한 것이 사회에서 인정받는 능력이다.
자기 생존과 이익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모여 각축을 벌이는 세상에서 자녀에게 필요한 능력은 무엇일까? 생존 능력을 어떻게 키워 줄 것인가? 부모는 현명해야 한다.
내 아이의 진로를 어떻게 찾아야 할까?
빨리 진로를 정하라고요?
고등학생의 진로
우리나라에서 고등학생의 진로는 크게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취업, 일반대학 진학, 전문대학 진학이다. 먼저 취업은 고등학교 졸업 후 바로 일자리를 찾는 경우로, 주로 특성화고등학교에서 이루어진다. 일반계 고등학교에서는 드문 일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특성화고등학교도 대학 진학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두 번째는 일반대학 진학이다. 이는 대부분의 고등학생이 선택하는 경로로, 현재 우리나라에는 약 196개의 4년제 일반대학이 있으며, 입학 정원은 약 34만 명이다. 학문연구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전문대학 진학이 있다. 전국에 약 130개의 전문대학이 있으며, 입학 정원은 약 16만 명이다. 현장 전문가를 만드는 직업교육을 담당하고 있으며, 취업이 목적이다.
이외에도 고용노동부 산하의 폴리텍대학, 직업전문학교, 학점은행제 기관, 그리고 방송통신대학, 사이버대학, 디지털 대학 등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학생들이 가장 많이 선택하는 진로는 일반대학과 전문대학이다.
일반대학에 진학하면 대부분 학사 학위를 취득하고 취업을 준비한다. 더 공부하고 싶다면 대학원에 진학해 석사나 박사 과정을 밟기도 한다. 하지만 일반대학을 졸업했음에도 취업이 어려운 일부 학생들은 취업이 잘되는 전문대학이나 직업 교육기관에 다시 진학한다. 특히 간호학과나 물리치료과 등 보건 계열의 많은 학생이 일반대학을 졸업한 후 다시 전문대학에 입학한 경우다. 이러한 현상이 빈번함에도 우리나라 고등학교는 여전히 일반대학 진학을 당연하게 여기고 있다.
그래서 전문대학이나 직업 교육을 선택하면 마치 잘못된 선택을 한 것처럼 보이는 분위기가 형성되곤 한다. 이런 진로 환경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물론 실용적이고 직업 전망이 좋은 대학과 전공을 추천하는 선생님들도 있다. 하지만 많은 교사가 어떻게든 학생을 일반대학에 진학시키려는 경향이 있다. 학생의 학습 습관이나 심리적 상태, 그리고 사회의 직업 수요 변화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단순히 대학 입학만을 목표로 삼는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학생과 학부모는 피해자가 된다.
전문대학으로 진학하는 경우, 학위를 취득한 후 바로 취업하는 경로를 선택할 수 있다. 보통 인문사회 계열은 2년제, 보건 계열이나 유아교육, 공학 계열은 3년제로 운영된다. 간호학과는 4년제로 운영되며 일반 학사 학위를 취득한다. 2년제나 3년제 전문 학사를 취득한 학생들은 전문대학에서 제공하는 학사학위 과정(학사학의전공심화과정이라고 함)을 통해 4년제 학사 학위를 취득할 수도 있다. 또한 많은 전문대학은 일반대학과 연계된 무시험 편입 제도를 운영하고 있어 이를 통해 일반 4년제 대학으로 편입도 가능하다. 더 나아가 전문대학에서도 전문 기술 석사 학위를 취득할 수 있는 대학원 과정이 운영되고 있다.
그렇다면 학생들은 어떤 기준으로 대학 진학을 결정해야 할까? 일반대학과 전문대학 중 어느 곳이 더 나은 선택일까? 꼭 고등학교 졸업 후 바로 대학에 가야만 할까? 현재는 고등학교 3학년 학생 수가 대학 입학 정원보다 적어 대학에 진학하지 못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다만 학생들은 더 나은 대학,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대학에 진학하려 하기에 어려움을 겪는다. 이런 이유로 재수나 삼수를 택하기도 한다. 특히 의대를 목표로 하는 학생들은 재수·삼수도 마다하지 않는다. 이는 생계유지와 평생 안정적인 수입에 대한 기대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의사의 수입은 다른 직업에 비해 매우 보수가 높고 안정적이어서 의대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나는 학생들에게 대학에 진학하더라도 생계를 보장할 수 있고, 충분한 수입을 올려 안정된 삶을 누릴 수 있는 직업을 가질 수 있는 대학을 선택하라고 권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생계를 유지할 능력이 없다면 대학을 졸업한 의미가 크게 줄어들기 때문이다. 따라서 학생이 스스로 목표하는 최고의 대학에 진학하되, 그 과정에서 자신을 몰아붙여 준비하고 도전해야 한다. 그러나 고등학교에서 충분히 공부하지 않았다면, 대학 진학을 심각하게 고민해 봐야 한다. 고등학교 때도 공부하지 않았는데, 대학 에 가서 과연 공부를 잘할 수 있을까? 그렇게 4년을 보낸다고 해도, 사회에서 필요한 역량을 갖추고 졸업할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면 차라리 직업 교육을 선택하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다. 어쩌면 대학 진학을 포기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일 수도 있다. 만약 대학에 간다면 그곳에서 자신의 모든 열정을 쏟아부어 공부해야 한다. 세상에는 거저 얻을 수 있는 것은 없다. 개인의 삶도 마찬가지다.
세상은 공정하지도 만만하지도 않아
공평과 공정은 좋은 의미를 담고 있다. 하지만 이를 자신에게 항상 그대로 적용되길 기대하는 것은 삶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공평과 공정은 단순한 원칙을 넘어, 여러 복합적인 요소에 의해 좌우되기 때문이다. 자본, 사람들과의 관계, 같은 부류를 선호하는 태도 등이 공평과 공정의 기준이 되는 때가 많다.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다수결이 중요시되기 때문에 소수가 생각하는 공평과 공정은 자주 무시될 수 있다. 심지어 그 소수의 의견이 사회에 더 중요한 가치를 지니더라도 말이다.
사람마다 원하는 공평과 공정의 기준은 다를 수밖에 없다. 각자의 필요와 상황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가 교과서에서 배운 공평과 공정은 실제 사회에서는 드물게 적용된다. 법 앞에서 모두 평등하다고 하지만 억울한 사람도 생긴다. 사회는 정보와 부의 불균형으로 인해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처럼 불평등한 상태다.
만약 공평과 공정한 대우를 받고 싶다면, 스스로를 발전시켜야 한다. 타인이 나를 공정하게 평가하기를 바란다면, 내가 그런 평가를 받을 만큼 준비하고 노력해야 한다. 공평과 공정에 기대기보다는, 그 기준에서 희생자가 되지 않도록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을 증명하면 기울어진 기준에서도 어느 정도 벗어날 수 있다.
돈과 시간
우리 인생에는 돈과 시간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 자주 발생한다. 그때마다 무엇을 선택할지는 개인의 시간과 돈에 대한 인식, 인생 목표나 열정 등 여러 요소에 따라 달라진다. 하지만 자신과 미래에 대한 통찰력이 없다면, 주어진 기회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돈과 시간을 허비할 수 있다. 돈은 시간의 결과물이고, 시간은 돈을 벌 기회다. 돈은 시간을 살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고, 시간은 돈을 벌거나 쓸 수 있는 기회를 준다.
돈을 너무 가볍게 생각하는 것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바람직한 사고방식이 아니다. 돈을 투자했다면 그 투자에 대한 성과가 있어야 한다. 학원에 다니면서 성적을 올리지 못한다면, 학원에 다닐 필요가 없다. 학원에서 학교 수업 내용을 다시 배우는데도 효과가 없다면, 시간과 돈을 잘못 투자하는 것이다. 차라리 그 돈을 아껴 종잣돈을 모으고, 직업 교육을 받는 것이 더 현명한 선택일 수도 있다.
돈을 썼다면 시간을 절약할 수 있어야 하고, 시간을 썼다면 돈을 아끼거나 벌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시간은 금이다라는 명언이 생긴 것이다. 학원비를 썼다면 그만큼 성취도가 높아야 하고, 다른 공부할 시간을 벌어야 한다. 많은 학생이 그렇지 못한 이유는, 돈과 시간을 제대로 사용하는 방법을 배우지 않았기 때문일 수 있다. 학원비를 내며 공부하는 자녀에게는 시간과 돈의 중요성을 가르쳐야 한다. 돈의 중요성을 모르면 시간의 중요성도 모른다. 그런 자녀에게는 돈을 들여 공부를 시키는 것보다. 그 돈을 자녀의 통장에 넣어 종잣돈으로 만드는 것이 더 현명한 선택일 수 있다. 이는 아이의 장래를 준비하는 방법이자 부모의 노후를 대비하는 지혜이기도 하다.
의사 친구 Dr. Lee는 돈은 생명을 유지하는 피라고 말했다. 피가 없으면 사람이 죽듯, 돈이 없으면 삶을 유지할 수 없다. 돈이 삶에 영양을 공급하고, 쓸모없는 것을 내보내며 생명을 유지하는 조건을 만들어 주듯이, 돈은 삶을 유지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돈을 함부로 쓰는 것은 생명을 소홀히 대하는 것과 같다고 했다. 돈이 없으면 자녀를 키우거나 교육할 수도 없다.
돈과 시간은 소중하다. 돈과 시간을 사용했다면 그만큼의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 어떤 사람은 돈이 인생의 전부이고, 어떤 사람은 시간이 인생의 전부다. 돈이 없어 삶을 포기해야만 하는 이들에게는 돈이 인생의 전부다. 그러나 경제적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시간을 유용하게 쓸 수 있어 시간당 더 큰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시간보다 돈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선택은 시간을 투자해 돈을 벌기 위해 준비하는 것이다.
청소년 시기에 돈과 시간을 아낄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도록 하는 교육이 필요하다. 돈을 귀하게 여기고 낭비하지 말아야 한다. 돈을 제대로 다루고,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어야 자기 꿈을 이루기가 더 쉽다. 반면, 아무리 꿈을 위해 노력해도 경제적 자립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꿈을 이루기가 어렵다. 자본주의 사회이기 때문이다. 이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 돈 앞에서 선의는 없다.
2017년 2월,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청년층일 때 빈곤을 경험하게 되면 다시 빈곤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이후 나이가 들어도 빈곤 경험이 잔상으로 남아 탈빈곤할 가능성이 낮아진다."라고 했다. 즉, 청년 시절에 경제적 자립을 이루지 못하면 빈곤의 고리를 끊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인공지능의 발달로 일자리가 줄어들고, 수명이 100세를 넘기는 시대에서 가장 중요한 진로는 젊을 때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는 진로를 선택하고, 그에 필요한 능력을 키우는 것이어야 한다. 생존은 학벌보다 가치 있고, 생계는 모든 사람이 가진 본능이면서 위대한 꿈이다.
* * *
본 정보는 도서의 일부 내용으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보다 많은 정보와 지식은 반드시 책을 참조하셔야 합니다.